명예훼손과 모욕에서 공연성(전파가능성)에 관한 판단
유명인, 연예인, BJ, 인플루언서 등의 명예훼손 고소 기사를 종종 접하게 되는데,
대부분은 인터넷 게시판 등에 작성된 댓글이 주가 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이 명예훼손이냐 모욕이냐의 문제와
사실이냐 허위사실이냐의 문제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갑니다.
명예훼손과 모욕은 법리상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나 판례는 "사실의 적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 1987. 5. 2. 선고 87도739판결에 따르면,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보호법익은 다같이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이른바 외부적 명예인 점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다만 명예훼손은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를 하여 명예를 침해함을 요하는 것으로서 구체적 사실이 아닌 단순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으로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모욕죄와 다르다."라고 판시한 것이 좋은 기준이 될 것입니다.
쉽게 말해 욕설이나 비하표현 등 모욕의 대상의 행위 등에 대한 구체적 사실이 없이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면 모욕죄,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를 하면 명예훼손죄로 본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적시된 사실이 실제 사실일 경우에는 형법 제307조 제1항, 허위사실일 경우에는 형법 제307조 제2항에 따라 처벌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제307조(명예훼손)
①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오늘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위의 내용과는 조금 다른 관점의 문제입니다.
모욕이나 명예훼손을 하였는데, 모욕과 명예훼손 모두 "공연성"을 그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으므로 모욕적이거나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표현을 하더라도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형법상 죄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공연성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판단이 어려우므로 공연성과 전파가능성에 관한 판례를 몇가지 소개할까 합니다.
모욕과 명예훼손의 구성요건이 되는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대법원의 판결로 그 개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으로서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고,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하였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적시된 사실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때에도 공연성이 인정된다. 개별적인 소수에 대한 발언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을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막연히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고도의 가능성 내지 개연성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검사의 엄격한 증명을 요한다. 특히 발언 상대방이 직무상 비밀유지의무 또는 이를 처리해야 할 공무원이나 이와 유사한 지위에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관계나 신분으로 인하여 비밀의 보장이 상당히 높은 정도로 기대되는 경우로서 공연성이 부정되고, 공연성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관계나 신분에도 불구하고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수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여야 한다.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서 공개적인 장소에서 말하거나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인터넷 게시판 등에 글을 게시하는 것은 당연히 공연성이 성립하지만, 다소 소수의 사람들 심지어 1:1 대화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개별적인 사실관계에 관하여 판단하는 것은 이상과 같은 전파가능성이라는 개념만으로는 부족하고 관련된 판례들을 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연성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례
피고인이 갑의 집 뒷길에서 피고인의 남편 을 및 갑의 친척인 병이 듣는 가운데 갑에게 ‘저것이 징역 살다온 전과자다’ 등으로 큰 소리로 말함으로써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갑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병이 갑과 친척관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파가능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피고인은 갑과의 싸움 과정에서 단지 갑을 모욕 내지 비방하기 위하여 공개된 장소에서 큰 소리로 말하여 다른 마을 사람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였던 것으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의 위 발언은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피고인들이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적시한 서명자료를 만들어 여러 명의 동료들에게 읽게 하고 서명을 받았다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해당하고, 설령 그 내용이 동료들 사이에 만연한 소문이었다고 하더라도 명예훼손죄를 구성한다고 판단
대법원 2020. 12. 30. 선고 2015도15619 판결
개인 블로그의 비공개 대화방에서 상대방으로부터 비밀을 지키겠다는 말을 듣고 일대일로 대화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대화 상대방이 대화내용을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명예훼손죄의 요건인 공연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8155 판결
피고인이 2014. 8. 1. F 카카오톡 채팅방에 올린 글의 내용 및 문맥, 그 표현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판시와 같은 표현은 피해자를 비하하여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서 모욕적인 언사에 해당한다. 또한 위와 같은 표현이 집단채팅방에서 이루어져 다른 대화자들에게도 전파되었으므로 공연성도 인정된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15. 11. 27. 선고 2015고정746 판결
위와 같이 공연성을 인정한 판례들을 보면, 공연성은 전파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도 인정하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의 판례이고, 전파가능성은 모욕이나 명예훼손의 상황 당시가 아니라 이후에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인정되는 것으로 상당히 폭넓게 인정이 됩니다.
특히 카카오톡 대화방이나 심지어 1:1 대화방의 경우에도 공연성이 인정되고, 소수의 사람이 들었다고 하더라도 공연성은 인정되며, 들은 사람이 친분관계가 있거나 비밀로 하기로 한 약속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만연한 소문이라고 하더라도 전파가능성에 따라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법원은 공연성과 전파가능성의 판단에 있어서 '소수가 들은 것이라고 하여 공연성을 부정하지 않고' , 그 내용을 들은 사람이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사관 교육생이던 피고인이 동기들과 함께 사용하는 단체채팅방에서 지도관이던 피해자가 목욕탕 청소 담당에게 과실 지적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도라이 ㅋㅋㅋ 습기가 그렇게 많은데”라는 글을 게시하여 공연히 상관인 피해자를 모욕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도라이’는 상관인 피해자를 경멸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모욕적인 언사라고 볼 수 있으나, 피고인의 위 표현은 동기 교육생들끼리 고충을 토로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사이버공간에서 상관인 피해자에 대하여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에 불과하고 이로 인하여 군의 조직질서와 정당한 지휘체계가 문란하게 되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이러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20도14576 판결
피고인이 사무실에서 이 사건 발언을 할 당시 공소외 2만 있었는데, 이는 공연성이 부정될 유력한 사정이므로, 피고인의 발언이 전파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 또한 피고인과 공소외 2의 친밀 관계를 고려하면 비밀보장이 상당히 높은 정도로 기대되기 때문에 공연성을 인정하려면 그러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수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피고인이 공소외 2 앞에서 한 발언 경위와 내용 등을 보면 위 발언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거나 피고인에게 전파가능성에 대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 2020. 12. 30. 선고 2015도12933 판결
이 사건 당시 그 자리에 피고인과 피해자 외에 피해자의 남편, 출동한 경찰관 2인, 피고인의 처만이 있었다면, 이들은 피고인이 발설한 내용을 함부로 전파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특별한 인적 관계 내지 직무상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므로 공연성을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8도2090 판결
공연성을 부정한 판례들을 보면, 핵심적인 것은 1:1의 비밀스러운 대화인 경우와 함께 관계상 또는 직무상 외부에 발설가능성이 적은 경우입니다.
상관모욕에 관한 판례는 '도라이'라는 표현 하나에 대한 판단이므로 공연성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크지는 않습니다. 동기생들이 고충을 토로하는 방이라고 하더라도 공연성은 인정이 되므로 일정한 선을 넘어서 심하게 모욕적이거나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을 하는 내용이라면 충분히 유죄판단이 될 것이고, 해당 사건은 사회상규상 용인되는 수준의 '도라이'라는 표현 하나에 대해서만 판단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욕과 명예훼손에 있어서 "공연성"과 전파가능성에 대한 부분을 판례를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물론 이상의 내용이 명예훼손과 모욕에서 공연성에 관한 판단에 있어서 전부도 아니고, 개별사안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다양한 법리에 의해 여러가지 주장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욕이나 명예훼손을 당해 고소를 하고 싶으시거나,
반대로 해당 혐의로 고소를 당하셨다면,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법리적으로 적극 대응하시고 필요한 경우 합의에도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홍경열 변호사는 언제나 의뢰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서면을 작성하고 변론을 준비합니다.
억울하고 힘든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상담을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최선을 다해 의뢰인의 편에서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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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성을 부정하는 취지의 판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