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명령과 정식재판청구, 어떻게 해야 할까요?

로그인/가입

첫 상담 100% 지원!

약식명령과 정식재판청구,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법률가이드
형사일반/기타범죄

약식명령과 정식재판청구,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아람 변호사

안녕하세요, 법무법인SC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약식기소와 정식재판청구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하는데요. 검사가 사건을 기소하면 무조건 재판으로 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이 계시죠? 정확히 말하면 검사의 기소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바로 벌금형 약식기소, 줄여서 구약식, 그리고 정식기소, 구공판입니다. 이중에서 구공판의 경우 우리가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법정에 나가서 재판을 받아야 하지만, 구약식의 경우 재판이 열리지 않습니다. 그럼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 궁금하시겠죠?

 

우선 검사가 판단하기에 이 사건은 징역이나 금고형, 집행유예를 구형할 필요가 없고, 벌금형으로 충분한 사안이라면 구약식 처분을 하게 됩니다. 참고로 구약식은 구공판보다 검사실에서 만들어야 하는 서류도 훨씬 적고, 절차도 아주 간단합니다. 그래서 벌금 사안이라면 거의 다 구공판 아닌 구약식을 하게 되는데요. 여기에도 예외는 있습니다. 첫 번째, 공범이 있는데 공범에 대해서는 실형이나 집행유예를 구형하는 경우, 이때는 공범들에 대해 각각 기록을 복사해서 만들기가 어렵고, 또 공판과정에서 서로 증언하게 될 일이 많기 때문에 그냥 다같이 구공판을 합니다. 두 번째, 벌금형을 하더라도 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심하게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세 번째, 사건을 구약식으로 빨리 종결하기보다 재판 과정을 거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은 경우, 네 번째, 벌금을 구형하더라도 피의자를 법정에 세워서 겁을 좀 주고 싶은 경우, 이런 때는 벌금 사안이라도 구공판을 합니다. 이런 세부적인 부분들은 아마 이전에 다른 데서는 듣지 못하셨을 겁니다. 주임검사가 구약식을 하겠다고 들고 가면 부장 검사님께서 이놈은 정신 좀 차리게 해야 하지 않겠냐.” 아니면 이 사건은 합의 가능할거 같은데?” 라고 하시면서 구공판을 바꾸라고 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겁니다.

 

이처럼 특별한 사례가 아닌 한 가벼운 사건은 구약식 처분을 하게 되는데요. 검사가 벌금액수를 정해서 법원에 약식명령을 청구하면, 법원에서 약식전담 판사가 기록을 검토한 후 그 액수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확정하게 됩니다. 웬만하면 검사가 청구하는 그대로 해주는 편이지만, 조금 낮추거나 올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약식명령을 받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시죠. 오늘 제가 아주 명확하게, 헷갈리시지 않게, 제대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 내가 정말 혐의대로 잘못한 게 맞고, 벌금도 이 정도 나올만했다 싶으면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시고 벌금을 내시면 됩니다. 간혹 벌금을 할부로 내고 싶다면서 정식재판청구를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정식재판은 벌금 액수만 조정할 수 있지 납부 방식은 조정할 수 없습니다. 벌금을 집행하는 곳은 검찰청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형편이 많이 어려우시다면,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게 아니라 검찰청 민원실에 가셔서 벌금 분할 납부가 가능한지, 조건이 되는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두 번째, 내가 잘못한 건 맞는데 벌금이 너무 많이 나왔다. 이때는 큰 고민 없이 정식재판을 청구하시면 됩니다. 사실관계를 다툴 게 아니기 때문에 변호사 도움도 받을 필요가 없고, 그냥 고지서에 적혀 있는 대로 7일 이내에 정식재판청구서를 내시면 됩니다. 간혹, 정식재판청구를 하면 판사가 기분 나빠하면서 벌금을 올려버리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여기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정식재판과정에는 형종변경금지, 그러니까 벌금을 집행유예나 실형으로 바꿀 수는 없다는 원칙만 적용되고 불이익변경금지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검사도 벌금을 올려 구형할 수 있고 판사도 올려서 선고할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소송비용부담이라고 해서, 정식재판에서 유죄판결을 하면서 피고인에게 국선변호사 비용이나 증인여비를 물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검사와 판사가 형을 올리는 것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청구를 하는 것 자체가 너무 괘씸하고, 이런 재판을 하는 것 자체가 국가적인 낭비라서 피고인에게 이 돈이라도 물게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 때입니다. 제가 봤던 실제 사례를 들면 공무집행방해 사범이 경찰관이 먼저 자기를 때렸다며 온동네 경찰관들을 죄다 증인으로 출석시킨다거나, 성추행 사범이 피해자를 꽃뱀 취급하면서 법정에서 피해자를 비난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다거나,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아무런 근거도 없이 허위증거라고 하면서 불필요하게 재판 절차를 지연시키는 경우 등이었습니다. 상당히 심각한 사례들이죠? 이렇게 수사기관과 재판부를 불쾌하고 분노하게 만들었을 때, 벌금이 약식명령보다 더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 단순히 내가 형편이 너무 어려우니까 조금만 깎아주시라 읍소하면서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것으로는, 벌금이 올라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양형주장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송비용을 물게 되는 경우도 없고요. 한가지 더 중요한 걸 말씀드리자면, 정식재판청구로 벌금감액을 신청하실 때는 그냥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뭐라도 하나 새로운 자료를 들고 가는 게 좋습니다. 제일 좋은 건 피해자와의 합의서일 것이고, 합의가 안된다면 공탁, 피해자가 따로 없는 사건이라면 반성문, 탄원서, 가족관계증명서, 기초생활수급내역, 혼인신고서, 봉사활동증서, 표창장 뭐라도 하나 들고 가셔야 판사가 선처해줄 만한 여지가 생깁니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내가 억울할 때, 약식명령문에 적힌 그런 일을 한 적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하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 검사님이 보고 약식기소하셨고, 판사님도 도장 찍으셨으니, 나는 빼박 유죄고 뭘 해도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으로 그냥 포기하고 받아들이시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기서 진짜 중요한 얘기를 하나 해드리려고 합니다. 그게 뭐냐면, 일반적으로 수사기관에서는 구공판 기소를 할 때보다 구약식 기소를 할 때 훨씬 노력과 시간과 품을 적게 들이는 편이고, 그러다 보니 실수도 많이 나오며 부실하게 기소되는 부분도 많다는 것입니다. 벌금 사건은 연차가 높은 부부장, 수석, 차석급 검사보다는 초임을 비롯하여 연차가 낮은 검사들이 더 많이 맡아서 처리하게 되고, 정식 검사가 아니라 검사직무대리라고 해서 구약식 처분만 할 권한을 받은 수사관에게 배당하여 처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구공판 사건의 무죄율보다, 구약식 사건을 정식재판청구해서 진행하는 이른바 정재사건의 무죄율이 훨씬 높은 편입니다. 그만큼 잘 뒤집힌단 이야기죠. 벌금형을 선고받게 되면 돈도 돈이지만, 그 벌금 전과가 전과경력조회서에 계속 남는 것이 문제입니다. 특히 현직 공무원 분들이나 공무원을 준비하거나 생각하시는 분들, 대기업 직원이나 대기업 취직을 희망하시는 분들, 직업상 해외 출입국이 잦거나 비자 시민권 영주권 등이 걸려 있으신 분들은 벌금형 전과가 생기는 게 평생의 불이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수사가 부실하게 이루어졌다면, 나에게 유리한 증거가 있다면, 꼭 정식재판을 청구해 다투어 보아야 합니다.

 

자 이제 이쯤 되면 또 의문이 생기실 겁니다. 아니, 아까는 사실관계를 다투면서 재판하면 판사 검사가 괘씸하게 생각해서 벌금 올릴 수도 있고, 비용도 부담시킬 수 있다면서, 이제는 또 무조건 다퉈보라고 하네. 뭐가 맞는건가, 하고 말이죠. 사실 둘 다 맞습니다. 정식재판 청구로 유무죄 주장은 할 수 있고 해야 하지만, 함부로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따르죠.

 

그래서 제가 항상 권해드리는 방법은, 변호사의 도움을 단계적으로 받는 것입니다. 변호사를 선임할 때 반드시 1심 전체, 이런 식으로만 선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단계적인 약정이 가능합니다. 정식재판 청구기간인 7일을 놓치면 안되기 때문에 우선 정식재판을 청구해놓고, 변호사에게 기록 검토를 부탁하세요. 정식재판 사건이 되면 수사 과정에서와 달리 피고인과 변호사가 증거기록을 전부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수사와 법률 과정에 있어서 잘 알고 있는 유능한 변호사, 가령 저 같은 검사 출신 변호사한테 기록 검토를 맡기시면 이게 정식재판 가서 뒤집을 수 있는 건인지 아닌지 명확하게 진단해 드릴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변호사가 검토하여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1심 전체 수임으로 해서 사건을 맡기시면 되고, 변호사가 가능성이 없을 것 같다고 하면 기록 검토비를 지불하신 후 정식재판청구는 취하하시면 됩니다. 정식재판청구를 취하하면 불이익은 없는지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아무런 불이익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변호사들은 다 사기꾼이고 돈만 요구한다고 불평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이런 단계별 약정이라면 모두가 만족하고 윈윈할 수 있겠죠?

 

약식명령과 정식재판에 대한 궁금증, 이제 시원하게 풀리셨을까요? 저는 바로 저번 주에도 정식재판에 다녀왔는데요. 이 의뢰인분도 약식명령을 받은 다음 정식재판을 할까 말까 고민하시면서 저를 찾아오셨고, 제가 먼저 기록을 검토해본 후 꼭 재판을 해보자고 강력 권고드려서 재판을 진행하게 된 사안입니다. 의견서 제출 단계부터 증인신문 단계까지 모든 게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너무 잘 풀려가서, 조만간 또 한 번의 무죄를 받게 될 것 같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서아람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6,313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