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강간(아청법위반)에서 죄명을 변경해 이유무죄를 받은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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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강간(아청법위반)에서 죄명을 변경해 이유무죄를 받은 사례 

서아람 변호사

강간 이유무죄


안녕하세요, 서아람 변호사입니다.

"성범죄에 있어서 여자 판사, 여자 검사, 여자 변호사는 무조건 피해자(여자) 편일 것이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말이 100% 맞는 것은 아닌데요.

물론 같은 여성이다 보니 실제로 피해를 입은 여성 피해자를 만나면 훨씬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시비비를 따지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지요. 여성의 허위고소(무고)나 허위/과장 진술, 증언에 대하여 그 누구보다 무섭고 냉철하게 따지고 드는 것 또한 여성 법조인들입니다.

성범죄 피고인의 경우에도, 성별과 연령을 불문하고 잘못한 게 있으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하나, 그렇다고 해서 본인이 하지 않은 부분까지 뒤집어쓰거나, 불필요하게 무겁게 처벌을 받을 필요는 절대 없다는 것이 제 신조이자, 모든 법조인들의 공통적인 생각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제가 제 일처럼 발 벗고 나서서 싸웠던 성범죄 변호 사건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1. 사건 개요


(의뢰인의 비밀보장을 위해 사건 상세 내용은 생략 또는 각색을 거쳤습니다) 


본 사건의 의뢰인은 20대의 남자 대학생으로,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만난 여학생과 오프라인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의뢰인은 여학생이 고등학생인 줄 알고 만났으나, 알고 보니 여학생은 중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고등학생이든 중학생이든 성인이 미성년자를 만나는 것은 당연히 잘못된 일이지만, 만남은 수 차례 이어졌고, 성관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여학생의 부모님은 의뢰인을 아청법위반(강간)으로 고소하였고, 의뢰인은 "초범이니 인정하면 집행유예가 나온다"는 변호사의 말에 1심 첫 기일에서 공소사실을 자백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함을 지울 수 없었고, 심지어 기존 변호사는 변론 종결 후 자신의 수임 단계는 끝났다며 연락을 받아주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고민 끝에 변론 종결 후 선고기일을 앞두고 뒤늦게 저를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2. 서아람 변호사의 조력


경찰에서 송치, 검찰에서 기소, 재판과정에서 자백까지 한 사건이니 저도 '유죄겠지'하는 예단을 갖고 시작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증거 기록을 보다 보니 도무지 납득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피고인이 폭행 협박으로 피해자를 강간하였다는 것이 공소사실인데 그러기엔 범행 이후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가 악화된 것이 전혀 없어 보였습니다. 또 피고인의 주장 내용과 피해자의 진술 내용이 너무 다르고 피해자 진술 중간중간 모순된 부분이 많은데, 거기에 대하여 피해자 추가조사나 보완수사가 이루어진 것도 전혀 없었습니다. 이미 변론이 종결된 사건이라 변론 재개가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피해자의 연령과 공소장에 기재된 폭행 협박의 정도를 봤을 때 이대로 있다가는 징역 5년 이상의 엄벌을 피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상세한 의견서와 함께 변론재개신청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의견서에 단순히 의견만 넣는 게 아니라 추가증거를 상세히 첨부한 덕분인지 변론재개 허가가 떨어졌고, 사건을 다시 심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 증인신문을 하게 되었는데요. 성범죄 피해자의 경우 증인신문 자체가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라 2차 가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피고인 변호인 입장에서도 재판부의 노여움을 사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심스럽게, 피해자를 배려하면서도 명확한 증언을 얻어낼 수 있도록 신문사항 하나하나에 그도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피해자라면 무조건 피고인에게 나쁜 말만 할 것 같지만, 변호인이 증인과 라포가 형성되었을 경우, 진실에 부합하는 증언,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언을 해주는 일도 생기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해자가 공소장에 기재된 바와 같은 폭행 협박은 없었다는 것을 법정에서 증언해주었고, 수사기관에서의 일부 진술을 정정해주었습니다. 증인신문이 끝난 후 재판부에서는 검찰 측에 공소장변경을 검토해보라고 하였는데, 기존 공소장에 있는 폭행 협박이 인정되지 않는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3. 사건 결과






검찰 측은 위계등간음을 예비적 죄명으로 추가하였고, 피고인보다 어린 피해자가 피고인과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저희도 이 부분은 인정하였습니다. 다툴 것은 다투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최대한 결과를 좋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고에서는 주위적 공소사실이었던 강간 부분은 무죄로 판결받고, 변경된 죄명에 대해서만 유죄가 선고되었습니다.



4. 결론


"무조건 자백해야 판사가 선처해준다."는 말은 잘못된 말입니다.

선처를 받고 싶어서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할 필요는 없고, 그게 본인에게 항상 득이 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자백하지 않았으면 판사도 더 고민해보고 무죄를 쓸 수도 있었을 사건인데, 피고인이 냅다 자백하는 바람에 더 이상 심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유죄가 나오고, 중형이 나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꼭 끝까지 다투시고, 그 과정에서 유능한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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