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간과 블랙아웃
피해자와 술을 마시고, 모텔에 가서 상호 합의하에 성관계를 하였습니다.
성관계가 끝나고, 피해자가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고 하면서(블랙아웃)
강간을 당했다고 신고하였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준강간죄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빠진 사람을 간음할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검사시절 다루었던 대부분의 준강간 사건에서 볼 수 있는 피해자의 주장은 만취하여 아무런 기억이 없다이고, 대립되는 피의자의 주장은 피해자가 술에 취하긴 했으나, 성관계에 대한 동의표현은 확실히 있었다는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피해자가 '블랙아웃'을 주장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실체적인 진실은 다르겠으나, 경우에 따라서 피의자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약간 취기가 있어 보일 뿐 외관상 멀쩡해 보여 성관계를 한 것인데 피해자가 갑자기 자신의 심신상실, 항거불능 상태를 주장하며 강간죄 성립을 주장한다면 굉장히 억울한 심정일 것입니다.
피해자의 블랙아웃 주장 수사초기 대처가 중요
피해자가 블랙아웃 주장을 하는 경우, 대법원 판례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음주 후 준강간을 주장하는 경우,
피해자가 범행 당시 알코올이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다면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에 비하여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7도7190 판결).
문제는 실제 준강간 사건에서 피해자가 블랙아웃을 주장할 경우, 피의자 입장에서는 혐의사실을 벗어나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즉, 판례의 입장처럼 피해자가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가 아닌, 단순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 상태였음이 확인되어야 하는데, 자칫 초동수사 미흡으로 위와 같은 상태를 확인할 만한 자료들이 충실히 확보되어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고소나 신고 초기단계에서 이루어졌어야 할 술집, 모텔 CCTV, 관련자 진술(함께 동석하여 술을 마신 사람 등), 문자메시지 내역 등이 조속히 확보되지 못해, 피의자 입장을 대변해 줄 증거들이 시일이 지나 사라지는 바람에 피의자가 난처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뒤늦게 변호사의 조력이 개입되더라도, 피의자가 혐의를 벗어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준강간죄의 법정형은 강간죄와 같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으로 적절한 증거를 조기에 확보하지 못해 기소에 이르고, 법정에서 범행을 부인하다가 유죄가 인정되면 실형선고 가능성이 높은 범죄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준강간 신고나 고소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혐의가 억울하다면 조속히 사건 수사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수사초동단계부터 대응을 해나가고, 관련 자료들을 신속히 확보해 혐의를 초기에 벗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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