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은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을 작성·교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의료법 제17조의2 제1항). 그리고,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의료인이라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는 할 수 없습니다(의료법 제27조 제1항).

그렇다면, 의사가 간호사에게 처방전 발급을 지시하고, 간호사가 그 지시에 따라 처방전을 작성·교부하였다면 항상 의료법을 위반한 것일까요?
처방전은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판단을 표시하는 것으로, 사람의 건강상태 등을 증명하거나 민·형사책임을 판단하는 증거가 되는 등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 그 정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고 위해 직접 진찰한 의사에 한정하여 발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처방전 발급에 관한 의료법 규정은 의사라도 진료기록만을 보거나 진찰내용을 전해 듣기만 한 경우 처방전을 발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 대면 진찰을 한 경우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의사는 전화나 화상 등을 이용하여 환자의 용태를 스스로 듣고 판단하여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의사가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에게 처방전에 기재할 내용을 특정하여 발급을 지시한 이상, 의사의 지시에 따라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환자에게 처방전을 작성·교부하는 행위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나아가 처방전 발급과 무면허의료행위에 대한 의료법 규정은 그 입법목적, 요건 및 효과(처벌규정)를 달리하므로, 의사가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에게 직접 진찰하지 않은 환자에 대한 처방전 발급을 지시한 경우 의료법 제17조의2 제1항 위반만 성립하고, 의료법 제27조 제1항 무면허의료행위는 문제 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상과 같은 취지에서, 의사인 원고가 의료기관에 없는 상태에서 기존에 진료를 받아오던 환자가 내원하자 간호조무사가 원고에게 전화하여 원고로부터 전에 처방받은 내용과 같이 처방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에 따라 간호조무사가 처방전을 출력하여 환자에게 교부한 사안에서, 그 처방전의 내용은 간호조무사가 아니라 의사인 원고가 결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무면허의료행위가 문제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의료법은 의료영역의 전문성·복잡성 등으로 법률해석의 중요성이 크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또한, 의료분야의 기술 발전과 대비해 단속기관의 보수적인 태도로 법원에서 그 판단이 뒤집히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따라서 의료법 위반이 문제 되는 경우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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