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에서는 소송 이외에 화해라는 분쟁 해결 방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화해의 유형은 다양한데요. 법원은 제기된 소에 대해서 판결보다는 화해가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당사자에게 조정을 권고하기도 하고 재판상 화해를 통해 소송을 종료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화해가 꼭 소 제기 이후에만 이루어질 수 있는 분쟁해결방식은 아닙니다. 추후 특정한 사건이 발생할 것에 대비하여 사전에 화해를 약속할 수도 있는데요, 이를 '제소전화해'라고 합니다.
제소전화해의 효력
제소전 화해는 기판력과 집행력, 창설적 효력을 갖습니다. 기판력이란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면, 그 내용에 대해선 판결과 다른 주장을 할 수 없다는 소송법상 효력을 말합니다. 따라서 강제집행이 가능한 집행력도 가지게 되는데 이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한, 제소전 화해의 내용이 화해계약을 이루는 경우에는 창설적 효력을 가지기도 합니다. 창설적 효력이란 종전의 권리 및 의무관계는 소멸하고 제소전 화해의 내용과 같은 권리의무나 채권관계가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제소전 화해의 창설적 효력은 '당사자 간에 다투어졌던 권리관계'에만 미치는 것이므로 화해의 대상이 되지 않은 종전의 다른 법률관계까지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1997. 1. 24. 선고 95다32273 판결, 대법원 2001. 4. 27. 선고 99다17319 판결)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제소전화해과 계약갱신청구권
임차인과 임대인은 점포에 대해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 때, 임대차 계약에 대한 특약사항으로서 ① '원고가 임대차보증금 잔금 완납일에 제소전 화해조서를 작성하기로 하고 이 의무를 위반할 경우 이 사건 임대차게약을 해약한다.', ② '추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갱신할 시에는 원고와 피고들이 상호 협의하여 결정하기로 한다'고 정하였습니다.
임차인와 임대인은 위 특약사항에 따라 아래와 같은 내용의 제소전 화해를 하였습니다.

이후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내용증명우편을 보내 이 사건 임대차게약의 갱신을 요구하였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임차인의 청구는 정당한 것일까요? 임대차계약에서 제소전화해를 했더라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이 사건 판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판례(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9다299058 판결)

이 사건 판례에서 다루어진 쟁점은 임차인과 임대인이 점포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임차인은 임대차기간 만료일에 임대인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음과 동시에 점포를 임대인에게 인도한다.”라는 내용의 제소전 화해를 하였는데,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전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한 사안에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에 화해의 창설적 효력이 미치는지 여부입니다.
판결요지
대법원은에 따르면 판결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임차인(갑)과 임대인(을) 등이 점포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임차인은 임대차기간 만료일에 을 등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음과 동시에 점포를 을 등에게 인도한다"라는 내용의 제소전 화해를 하였는데,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전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한 사안에서, 임대차계약에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배제하는 내용이 없고, 오히려 계약을 갱신할 경우에 상호 협의한다고 정한 점,
화해조서에 임대차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하는 경우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음과 동시에 임대인 등에게 점포를 인도한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나 이에 관한 권리관계에 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으며, 그 내용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와 양립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미리 포기할 이유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고, 화해조서에서 점포의 반환일을 임대차기간 만료일로 기재한 점이나 화해의 신청원인으로 '합의된 사항의 이행을 보장하고 장래에 발생할 분쟁을 방지하고자'함에 있다고 기재한 사정만으로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포기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화해 당시 분쟁의 대상으로 삼지 않은 사항으로서 화해에서 달리 정하거나 포기 등으로 소멸시킨다는 조항을 두지 않은 이상 화해의 창설적 효력이 미치지 않고 갑은 화해조서 작성 이후에도 여전히 법이 보장하는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입니다.
결론
따라서 판례에 따르면, 임차인과 임대인이 점포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임차인은 임대차기간 만료일에 을 등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음과 동시에 점포를 을 등에게 인도한다."라는 내용의 제소전 화해를 하였는데,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전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한 사안에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화해 당시 분쟁의 대상으로 삼지 않은 사항으로서 화해의 창설적 효력이 미치지 않고, 임차인은 화해조서 작성 이후에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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