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보이스피싱 범죄
제347조(사기)
①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제32조(종범)
①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한다.
②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한다.
현재의 전화금융사기(속칭 '보이스피싱') 범죄는, 기망책, 관리책, 수거책, 총책 등 여러 단계의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기망책은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금융기관 직원 등을 사칭하면서 "대출을 해주겠다."거나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추가 대출이 된다."라는 등의 거짓말을 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이 현금을 준비하도록 하고, 관리책은 수거책을 모집하여 그들에게 피해자들이 있는 장소 및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현금을 입금할 계좌 등을 알려주고, 수거책은 이에 따라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받아 위 계좌에 입금하거나 관리책에게 수거하여 전달하고, 총책은 위 조직원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각각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이러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3만 900여건이 발생하여 그 피해액은 7,744억원에 이를 정도로 보이스피싱이 심각하게 사회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TF'를 운영하여 범정부적 대책 마련과 함께 경찰청과 정부합동수사단을 중심으로 강력한 단속과 수사를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말단 조직원부터 해외콜센터 등 주요 조직원은 물론, 전방위적 단속을 하여 1만 6천여명을 검거하는 등으로 인하여 올해는 전년 대비 보이스피싱 발생건수와 피해금액이 30% 가량 대폭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보이스피싱의 본범(해외 거점의 보이스피싱 조직 등)을 직접 검거하기는 어려운 것이 실상이고,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이용당하는 아르바이트를 가장한 일명 '보이스피싱 수거책'을 검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알고 참여하였든, 단순 아르바이트 활동인 줄 알았지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모르고 참여하였든,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활동을 하게 되면, 사기(보이스피싱 본범)죄의 방조범(종범)으로써의 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여기서 방조라 함은, 보이스피싱 수법의 사기죄 범인(본범)의 지시에 따라 현금지급기에서 편취된 돈을 인출하였거나 인출된 돈을 수거하는 아르바이트 활동을 한 경우에는, 사기죄의 범죄가 실질적으로 종료되기 전에 범죄 실행을 돕는 방조행위로서 사기죄의 종범(방조범)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아르바이트 활동을 하게된 경우에는, 그 즉시 아르바이트 활동을 멈추고 수사기관에 신고나 자수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할 것입니다.
2. 실제 사례들에서의 보이스피싱 수거책 모집 수법
보이스피싱 조직이 보이스피싱의 수거책을 모집하는 수법들은 그 모습이 매우 다양하나, 대부분 평범한 아르바이트를 가장하여 모집하고 있습니다.
A 사례에서는 성명불상의 관리책이 '교차로' 사이트에 게시한 광고를 보고 연락하여, 위 관리책으로부터 "채권추심 업무를 담당할 사람이 필요하다. 추심 금액의 2%를 인센티브로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받고, 그 무렵부터 수거책 역할을 담당하고 일당을 받기로 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하였고,
B 사례에서는 페이스북 구인광고를 통하여 알게 된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관리책으로부터 자신이 지정하는 장소에서 특정인을 만나 현금을 수거하여 특정 계좌로 입금하는 업무를 하면 수단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는 수법을 사용하였습니다.
C 사례에서는 성명불상의 관리책이 아르바이트 모집 사이트를 통하여 근무조건 및 일급의 수당이 높은 구인광고를 게시하고, 이에 연락하는 자들에게 "해당 아르바이트는 이미 마감이 되었다. 비슷한 조건의 다른 아르바이트가 있다. 해외 명품 가방 등을 판매하는 회사인데, 거래처에서 대금을 받아 임원에게 전달하는 업무를 하면 일급을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하는 수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경우에서 공개적인 플랫폼을 통하여 구인광고가 이루어지고, 마치 합법적인 업무처럼 가장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업무의 내용은 공통적으로 특정인으로 부터 '현금'을 받아, 그 현금을 다시 특정인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아르바이트 업무와 매우 모습이 다른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고임금의 아르바이트 업무를 보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하여야 하고, 그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것입니다.
3. 보이스피싱 수거책의 실제 처벌 사례
위와 같이 보이스피싱 수거책의 업무를 맡게 되면, 사기죄의 방조범으로써 처벌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수거책의 업무의 실상을 살펴보면, 일반 대중이 보더라도 보이스피싱 범죄의 일부라는 사실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다는 것이 실제 실무의 이론적 구성입니다. 따라서 의심할 수 있었음에도 수거책 업무를 계속한 것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에 자발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의 처벌이 이루어진 실제 사례 몇가지를 살펴보자면,
① 피고인 A는 보이스피싱을 가장한 업체에 입사하기 위하여 면접 등의 과정을 거친 사실도 없고, 모든 업무를 카카오톡이 아닌 텔레그램과 같은 특정 어플을 통하여 지시를 받았고, 사람을 만나 돈을 전달받아 이를 송금하는 단순한 일을 하고도 고액의 대가를 받았으며, 접선대상자의 인적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거나 대화를 하지 않고 바로 현금을 수금하고, 이들로부터 현금을 수거한 뒤에는 제3자의 인적사항을 이용하여 이를 100만 원씩 여러 차례에 걸쳐 서로 다른 계좌로 무통장 송금하여야 했으므로, 피고인 A는 위와 같은 비정상적인 업무가 보이스피싱 범죄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승낙한 것으로 법원은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수거책 업무를 통하여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로부터 총 9회에 걸쳐 합계 1억 이상의 금원을 교부받아 결국 피고인 A는 징역 2년의 형을 선고받게 되었습니다(울산지방법원 2022. 2. 24. 선고 2021고단3866, 2022고단104(병합), 2021초기1462, 1474 판결).
② 피고인 B는 자신이 채권추심 업체에 채용되어 채권추심 업무를 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채용과정에서 피고인 B는 신분증 사본,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 사진만을 찍어서 카카오톡으로 전송하였을 뿐 별도의 면접이나 이력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자신을 채용하는 업체나 채용담당자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확인하지도 않은 채, 단지 성명불상자로부터 텔레그램이나 전화를 통하여서만 지시를 받아 현금의 수거 및 전달 업무를 하는 등, '현금수거책'의 전형적인 역할에 해당하는 점을 고려해볼때, 결국 보이스피싱 범행을 이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한 상태에서 업무를 계속한 것으로 법원은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수거책 업무를 통하여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로부터 총 7회에 걸쳐 합계 1억 3천만원 이상의 금전을 교부받아 결국 피고인 B는 징역 1년 2월의 형을 선고받게 되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2. 5. 26 선고 2021노2714 판결).
이와 같이 실무에서는 위와 같은 업무는 비정상적인 업무로, 일반 대중이 보더라도 보이스피싱 범죄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식하기에 충분하다는 논리로 실형의 형을 선고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특히 이러한 업무는 단순하지만, 건당 20만 원 내지 30만 원의 일급을 지급받기도 하는 등 그 난이도에 비해 과다한 액수의 보수를 받는 점도 충분히 의심스러우며, 범행 직후 텔레그램 등의 업무지시 내용을 삭제하라는 지시에 따라 삭제하는 등의 행위는, 수년 전부터 보이스피싱 범죄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어 범행의 수법과 그 해악이 각종 언론이나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고, 온라인 거래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서로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거액의 현금을 주고 받는 일은 보이스피싱범죄 외에는 상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실무적인 판단의 주요 이유입니다.
3. 이러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기 위해서
위와 같은 수거책이 검거되는 경우 현재 검찰은 지침에 따라 전국의 모든 사건에 대해 공모공동정범으로 기소하고 있는 것이 실무적인 현실이나, 그 혐의에 대해 모든 사건에서 유죄의 판결을 받는 것이 아니고, 충분히 무죄 주장이 가능한 경우도 존재합니다. 즉, 보이스피싱 수거책에 참여하게 된 동기나 원인, 그 모습은 모든 경우에 따라 다르며, 그 모습 속에서 도저히 보이스피싱을 의심할 수 없었다는 정황을 제시하는 등으로 자신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즉, 현재 실무에서 강한 형사정책적 요구로 보이스피싱 수거책과 같은 방조범에게는 몇 가지 의심되는 정황으로써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는 것임을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은 나날이 새로운 방법이 개발되어, 다른 경로로 사전에 경험하지 않고서는 의심하기는 어렵고,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 노동 강도에 비해서 많은 보수를 받았고, 지시하는 상대방을 전혀 알지 못하며, 보수를 별도로 받는 것이 아니라 심부름하는 현금에서 빼가는 등 비정상적인 요소가 있는 것은 맞지만, 일반인 관점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보이스피싱의 의심 정황이라고 인식할 근거는 빈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보이스피싱 수거책의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주된 이유인, "미필적 고의"의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무죄 등)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보이스피싱임을 전혀 몰랐고, 단순 심부름만 한것이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거나, 실제로 언론 등을 통해서 자신이 한 행위가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 수법의 일종이라는 것을 전해 듣거나 접해보았다는 증거가 없는 점, 또한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전에 보이스피싱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적도 없는 점, 취업과정에서 고용주 등을 상대로 신원정보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거나 확인하는 것이 흔한 일이라거나 쉬운 일이 아닌 점 등을 들어 최대한 미필적 고의를 추인하는 근거들을 반박하는 것을 통하여 보이스피싱 수거책 혐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여야 할 것입니다.
4. 법률사무소 위픽의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