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용물이용협박죄, 강요죄 항소심 무죄 + 검사 항소 기각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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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용물이용협박죄, 강요죄 항소심 무죄 검사 항소 기각 사례 

김현귀 변호사

무죄 + 검사항소기각

2****

[해당 사건은 비밀 유지 의무 원칙에 따라 많은 내용이 각색되어 기술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1. 사건의 발단

의뢰인 A는 30대 초반의 회사원입니다. 어플로 여성 B를 만나 약 두달 간 사귀었습니다. 교제하는 기간 동안 B는 다른 남자들과 연락을 주고 받거나 술만 먹으면 A에게 헤어지자고 하는 등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사귄 지 한달 쯤 되는 어느 날, 술을 마신 B는 또 A에게 전화하여 '오빠를 사랑한다고 말했던 게 다 거짓말이야, 외로워서 이용한거야. 몰랐니?"라고 술주정을 하였습니다. 더이상 사귈 수 없다고 생각한 A가 헤어지자고 말하자, B는 갑자기 돌변하여 "내가 미안해. 미쳤었나봐, 계속 사귀어줘"라고 말하였습니다. A는 어이가 없어 "니가 날 계속 진지하게 사귈 각오가 있으면 누드 사진이라도 보내줘, 그 정도로 진심이야? 싫으면 헤어지던가"라고 말하였습니다. (차라리 B가 보내주지 않아서 헤어지는 게 좋다고 생각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자 B는 정말로 자신의 나체 사진을 보내주었습니다. B의 각오를 확인한 A는 B를 용서해주고 다음 날 만나 신촌에서 데이트를 하고 성관계도 하였습니다. (두 명 다 아이폰이라 위 대화 내용은 녹음되지 않음)

그로부터 한 달 뒤 다시 B가 같은 실수를 하였고 A는 "헤어지자. 더는 만날 생각이 없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B가 돌변하여 "한 달 전에 니가 나에게 [가족들에게 나와의 성관계 과정을 알려버리겠다. 싫으면 나체 사진을 보내라]라고 협박하여 나체 사진 보낼 것을 강요햇잖아. 그리고 사귀는 내내 그 사진을 유포한다고 협박했잖아. 촬영물 이용협박이랑, 강요로 고소할거야"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약 한 달 뒤 성범죄 피해자를 전문으로 대리한다는 법인을 내세워 고소를 감행하였습니다. 고소된 죄명은 폭행, 준유사강간, 촬영물이용협박, 강요 총 네 가지나 되었습니다.


2. 매우 불리했던 요소와 1심 결과

가. A가 동종범죄로 누범기간이자, 집행유예 결격기간이었음.

문제는 A가 과거 채팅 어플로 만난 여성들과 성관계하는 과정을 몰래 찍은 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여 추가 성관계를 강요한 사실로, 2년 넘게 실형을 살고 나온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이것은 판검사가 선입견을 가지는 것외에 ① 피해자와 합의를 보아도 집행유예 자체가 불가능하고 ② 누범기간이라 1/2의 형이 가중된다는 것입니다. 즉 무죄가 나오지 않을 시 적어도 5년 이상의 실형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나. 1심 진행 결과 - B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하여 1%의 확률인 무죄를 받아내다

통상 형사 공판 1심 무죄 확률은 2020년 검찰 자료 기준 0.8%입니다.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피고인이 과거에 동일한 전과로 실형을 살고 나온 경우 0.5%미만입니다.

1심을 제가 진행하였는바, B를 증인으로 불러내어 B가 울음을 터트릴 정도로 강도높고 예리한 질문들을 하였고, B는 모순되거나 번복된 답변을 몇개 하였습니다. 그 결과 0.5%의 확률을 뚫고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3. 본 사건의 특징

가.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 B측 법인의 행동

B가 선임한 법인은 성범죄 피해자들을 주로 대리하는 곳입니다. 다른 사건은 모르겠으나 정말 이번 사건에서 만큼은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우선

① 상담자가 주장하는 피해에 대해서 입증할만한 증거를 가지고 있는지, 거짓말하거나 착각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검토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 추측건데 '그건 고소가 안될 것 같은데요'라고 말하면 선임되지 않을 것이고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B측 법인은 상담자가 불러주는 내용에 대해 아무런 검토 없이 고소장에 복사 붙여넣기 하였습니다. 그 결과 4가지 죄명 중 폭행이나 준유사강간은 경찰단계에서 불송치되었고, 나머지 두개는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B는 1심, 2심 고소 대리 선임료만 날리고, 이제 무고죄로 고소당하거나, 손해배상청구를 당할 일만 남은 것입니다.

② 재판 과정에서 B를 법정에 데리고 나와, 감정에 호소하는 것을 반복하였습니다. 그리고 A가 전과자라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언급하였습니다.

- 재판은 눈물, 호소, 감정으로 하는 것이 아닌 증거 싸움입니다. 그러함에도 피해자의 진술권을 거론하며 우선 B를 법정에 데리고 나옵니다. 그후 피해자가 말 할 기회를 달라고 한 뒤, 방청객에 있던 B가 서럽게 울면서 '내가 죽어야 저 사람이 처벌되느냐'라고 감정에 호소합니다.


- 더하여 B측 변호인은 항소심 법정에 출석하여, 재판장에게 "A가 과거에 동종범죄 전과자입니다"라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언급하였습니다. 과거에 죄를 지었으니 이번에도 죄를 지었을 것이라는 것인데. 재판을 과거 파헤치기와 주홍글씨 새기는 과정으로 생각하는 것 같이, 한심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③ 1심 무죄가 나온 날 피고인에게 전화하여 "차를 빼달라"라고 말하는 변호사가 있다?

더 황당한 일은 1심 판결 선고일날 발생하였습니다. 무죄를 선고받고 나오는 데 피고인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 "0000번 차주 분이시죠? 차좀 빼주실래요?"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1심 선고일 날 피고인은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99%였기에 택시를 타고 왔습니다.

이상해서 발신번호를 구글로 검색해보니 B측 변호사의 핸드폰 번호였습니다. 즉 당연히 A에게 유죄가 선고되어 법정 구속이 되면 전화를 받지 못할거라 생각했던 B가, 확인차 A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수신이 되자 다른 말로 둘러댄 것이었습니다. 상대편 변호사가 저런 식으로 사건 결과를 조회해보는 걸 보니, 참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 검사는 법률가이지, 사또가 아닙니다.

항소심 검사가 재판 과정 내내 보여준 태도 역시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에게 "사진 속 여성의 표졍이 어두운데 협박한 것 아냐?" "여성을 심리적으로 지배한 것 아니냐?" "왜 여성에게 나체 사진을 보내라고 하느냐"라고 윽박지르기를 반복하였습니다. 피고인 입자에서는 "니 죄를 니가 알렸다. 더 중한 실형을 구형하기 전에 스스로 죄를 고하라"라는 것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검사는 법률가이지 사또가 아닙니다.

4. 변호인 의견서로 주장한 사항들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변호사 업무 중 99%의 중요성을 가지는 것은 최선의 변호인의견서 제출입니다. 공판 기일 때 적극적을 변론하고, 증인신문을 날카롭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판사님이 판결을 내릴 떄에는 의견서 내용을 보시게 됩니다. 항소심에서 검사는 단 1회 의견서를 제출하였고, 저는 7번이나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가. 피해자가 재차 얼굴이 나오게 2차 사진을 보낸 것에 관하여


① A가 B에게 "가족들에게 둘 간에 있었던 수치스러운 일들을 다 알리고, 오빠가 다니는 호텔에 전화해서도 알리겠다.”라고 협박한 사실 자체가 없음. 협박이 없으므로 강요 역시 성립하지 않음

② 사진 속 B의 표정이 증거가 될 수는 없움. 피해자의 표정이 어둡다고 하여 공소사실을 인정할 시 실체적 진실과 무관한 요소로 유·무죄가 결정되어 증거재판주의 원칙 자체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됨.

③ A에게 동종·유사 전과가 있는 것은 본 재판 공소사실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 본 사건에서 검사가 제시해야 하는 증거는 피고인의 협박과 강요를 증명할 수 있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 통화 녹음 파일, 문자 메시지이지. 피고인의 과거 전과가 아님.

④ 둘은 두 달 남짓 사귀면서 무려 6000회가 넘게 카카오톡으로 대화하였는바, B가 나체 사진에 대해서 문제 삼거나 걱정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음.

⑤ 가족에게 수치스러운 일들을 알리겠다는 협박을 받아, 나체 사진을 강제로 보내야 했다던 B가 단 하루 뒤에 A와 성관계를 포함한 데이트를 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음.

(협박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피해자 표정이 어둡다고 유죄가 선고될 시 증거재판주의 이념이 무너지게 된다.)

(피고인이 과거에 죄를 지었다고 해서 현재에도 무조건 죄를 짓는다는 법은 없다)

5. 법적 조력 결과 - 항소심 무죄 + 검사 항소 기각

상대편 측의 감정적 호소와 검사의 억지에도 불구하고, 항소심 재판부는 철저하게 증거재판주의 입각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1심과 2심을 모두 합치면, 이 판결문을 얻기까지 10번이 넘는 변호인의견서가 들어갔다.)

(판결이 난 후 A와의 대화)


​​

6. 본 사건의 시사점

성범죄 피의자, 피고인을 대리하다보면 정말 치가 떨리는 말이 있습니다. ① 성인지감수성 ② 피해자의 진술이 다소 어색하지만 전체적으로 일관되다 ③ 피해 여성이 딱히 거짓말을 할리가 없다 입니다.

성인지 감수성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매우 추상적인 개념으로서, 결코 증거재판주의, 의심스러울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대원칙 위에 있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다소 어색하면 무죄가 선고되어야 합니다. 피해 여성이 거짓말을 왜 하는지는 피고인이 명확히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아무 이유없는 거짓말도 존재합니다.

본 사건은 상대편측 변호사와, 검사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하여 1%도 안되는 가능성을 이겨내고 항소심 무죄를 받아낸 사례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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