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은 제가 담당했던 "용역비 사건"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민사사건은 변론주의가 적용됩니다. 즉 민사사건에서 판사는 원고와 피고가 주장한 법리에 따라 판결을 해야하고, 원고와 피고가 주장하지 않은 법리에 따라 판단할 수 없습니다. 결국 민사사건의 승패는 오로지 변호사의 역량에 따라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변호사들도 한 사건에서 여러가지 법리를 찾아내야 하고, 근거를 설시하면서 판사를 설득해야 합니다. 따라서 민사법리에 약한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우, 충분히 승소할 수 있는 사건임에도 패소를 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가 민사소송을 수행하면서 제일 뿌듯한 순간을 뽑으라면, 1심에서 패소한 판결을 검토하여 항소심에서 새로운 법리를 주장하고, 상대방이 새로운 법리로 인해 외통수에 걸려 제대로된 주장을 할 수 없어, 결국 항소심에서 사건을 뒤집는 판결을 받았을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해드릴 사건이 이러한 사건이었습니다. 기간을 정한 용역계약대로 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결국 분쟁으로 서로의 관계가 파탄된 경우, 상대방의 용역비 청구에 따라 돈을 지급해야 할까요?
용역비 청구 방어 성공사례
사건의 개요
상대방인 원고는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는 업체를 상대로 하여 자문 등을 해주는 컨설팅 업체이고, 의뢰인은 화장품 수입 판매업,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는 회사였습니다. 원고는 피고의 행정업무, 경영전반에 관한 자문, 중국 진출을 위한 실무, 피고 직영 스파 매장 위탁경영업무, 온라인 쇼핑몰 위탁경영업무, 중국어 홍보물 제작등을 하는 내용의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매월 700만 원씩 1년동안을 용역 기간으로 정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첫달 700만원을 원고에게 지급하였고, 다음달 500만원을 지급하였습니다.
그러나 2개월만에 용역계약과 관련한 분쟁이 생겼고, 결국 상대방인 원고는 용역계약상 업무에서 철수를 하였으며, 용역계약에 따른 의무를 다했다는 이유로 의뢰인에게 7900만원을 청구하였습니다.
의뢰인은 1심에서 전부패소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억울한 마음에 법률사무소 로진을 방문하였습니다.
법률사무소 로진의 대응
제가 법원에서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는데요. 저의 전 사건이 법정에서 진행중이었는데, 판사가 화를 내며 원고에게 "만약, 이 사건이 패소하게 된다면 이는 순전히 원고의 변호사 탓이다"라고 말씀하셨고, 변론이 종결된 후 법정 밖에서는 시끄럽게 싸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민사사건을 진행하다보면 유리해보였던 사건도 상대방이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면서 불리해지기도 하고, 불리했던 사건도 새로운 돌파구가 발견되면서 상황을 반전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판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면, 분명 원고가 충분히 이길수 있는 사건이었는데, 변호사가 잘못된 법리를 주장하였기에 원고 패소판결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들렸습니다.
변론주의가 적용되는 민사소송은 변호사의 법리적 역량이 매우 중요합니다.
본건은 1심을 진행한 변호사가 잘못된 법리를 주장한 사안을 아닙니다. 다만, 아쉬웠던 부분은 1심 사건에서 쟁점을 잘못 선정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내용을 살펴보았는데, 상대방인 원고가 수행한 업무의 결과가 엉성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리고 1심 사건을 수행한 변호사님도 이 부분을 강조하면서 원고가 제대로된 계약상 이행을 하지 않았고, 계약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라는 논리 즉 불완전이행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용역계약이 불완전한 이행임을 인정받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상대방인 원고가 용역계약서에 규정된 일정한 사무를 이행하였다면, 이 부분이 의뢰인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주관적인 불만족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즉, 용역계약에서 계약의 이행 정도는 매우 너그럽게 인정됩니다.
민사소송의 핵심은 합의의 내용에 대한 민법상 법적 성질을 규명하는데서 시작합니다.
2심에서는 다른 법리 주장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고민끝에 위임계약의 법리를 주장하기로 하였습니다. 위임관계는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다른 계약과는 달리 계약의 양 당사자는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해지의 자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위임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해지가 있을때까지의 비용만 지급하면 됩니다.
민법 제689조(위임의 상호해지의 자유) ①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
민법 제686조 ③ 수임인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중에 수임인의 책임없는 사유로 인하여 위임이 종료된 때에는 수임인은 이미 처리한 사무의 비율에 따른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
저는 우선 이 사건 계약의 의무 내용을 검토하여 계약의 성질이 민법상 위임계약임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 분산되어있는 각기 다른 기간들을 해석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의 기간이 1년임을 주장하였습니다. 아울러 상대방인 원고가 분쟁을 이유로 철수를 하였고, 이 사건 용역계약은 해지가 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본 사건의 결과
2심 재판부는 저의 위임계약 법리 주장을 전면적으로 인정해주었습니다. 즉 이 사건 용역계약의 법적성질은 위임계약이고, 계약은 해지되었으며, 의뢰인이 월 700만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부분에서 기존 500만원을 지급한 나머지 200만원(부가세 제외)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사실상 전부승소에 가까운 판결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2심 판결문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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