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밀집장소추행 (버스, 지하철 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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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밀집장소추행 (버스, 지하철 추행) 

고산요 변호사

공중밀집장소추행 


많은 분들이 출퇴근을 위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데요. 만원 버스와 지하철에서 부득이한 신체접촉으로 인해 여성의 오해를 받고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일례로 일본에서는 지하철 내에서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다가 인근 건물에서 뛰어내린 사례도 있었고, 재판 끝에 무죄를 받았지만, 평생 일했던 직장에서 해고되는 등 성추행 혐의만으로 개인적·사회적으로 견디기 힘든 압박감을 받게 됩니다.

   

저는 버스, 지하철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는 의뢰인의 억울한 사정을 자주 접하는데요. 적어도 경찰 조사를 받기 전 본인의 혐의가 어떠한 범죄인지 알고 조사에 임하시라는 의미에서 버스, 지하철 성추행에 대해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규정된 공중밀집장소추행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에서 발생한 강제추행을 처벌하는 규정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죄명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공중밀집장소추행)입니다.

   

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형법에 규정된 강제추행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비교적 공중밀집장소추행의 처벌 규정이 경하고, 이는 통상 공중밀집장소추행의 정도가 강제추행보다 비교적 경미한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성범죄는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사회적 제약을 수반하는 부수처분이 존재합니다.


성범죄사건은 단순히 형사처벌로 끝나지 않습니다. 성범죄자로 신상정보가 등록되고, 본인의 신상정보를 주기적으로 제출해야 하며, 출입국 시 신고의무가 부과됩니다. 심지어 성범죄자 신상정보가 공개될 수도 있고, 취업이 제한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결혼을 앞둔 남성이 신혼여행을 가야 하는데 과거 성범죄로 비자가 나오는지, 취업을 앞둔 남성이 본인의 성범죄전력이 노출되는지 전전긍긍하며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성범죄전력은 인생의 치명적인 오점으로 따라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이란?


공중밀집장소추행이란, 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비교적 경미한 추행을 처벌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강제추행의 구성요건(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에 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라는 장소적 요건이 추가된 범죄입니다.

   

그리고 추행의 의미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고, 이에 해당하는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방식),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고 판시(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5856 판결 참조)하였습니다. 따라서 엉덩이, 가슴을 만진 경우는 물론 명백한 의사에 반하여 어깨를 주무른 경우까지도 대법원은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또한 ② 강제추행은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추행을 하는 범죄인데, 폭행·협박의 의미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이며, 이 경우에 있어서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고 판시(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2417 판결 참조)하였습니다. 이는 기습추행을 인정한 것으로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이 있는 경우 강제추행의 요건인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인 강제추행에 해당하게 됩니다.

   

결국,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이 추행에 해당하고, 이를 고의적으로 한 경우, 공중밀집장소추행죄가 성립하게 됩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 혐의를 받을 때 대처방안


공중밀집장소추행은 많은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에서 부득이한 신체접촉을 가장한 고의적인 추행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장소적 요건이 신체접촉을 수반하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인데요. 결국, 중밀집장소추행의 주된 쟁점은 고의성이 있는지 여부라고 할 것입니다.

 

고의와 같은 주관적 범죄 요소의 입증방법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이러한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그 내심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입증할 수 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분석·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고 판시(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7377 판결 참조)하였습니다. 대법원이 설시한 내용은 말이 어려운데요. 쉽게 말씀드리자면 실수로 인한 신체접촉인지 아니면 고의적인 추행행위인지 여부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사건 발생 당시 상황과 피해자의 오인가능성 등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바탕으로 고의가 없었음을 논증해야 합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이 무죄가 나온 사례


앞서 설명드린 내용을 사례로 이해할 수 있게금 하급심에서 무죄가 나온 사안을 소개해드립니다.

   

부산지방법원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클럽 스테이지에서 피해자의 음부부위를 만진 사실이 없고, 피해자가 착오를 일으켜 피고인을 강제추행 피의자로 지목하였거나 클럽 스테이지가 너무 붐벼 의도적이지 않은 신체접촉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사실상 유일한 증거는 피해자의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진술이다. 그 주된 취지는 다음과 같다. '2층 스테이지 근처에 있던 피해자가 3층에 있는 지인에게 술을 가져다주기 위하여 스테이지를 통과하고 있었는데, 당시 스테이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로막혀 한 발자국씩 천천히 통과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옆에서 누군가가 피해자의 바지 위로 음부를 손으로 만지는 것을 느끼고 두 차례 정도 그 손을 뿌리쳤으나 계속 음부를 만지는 느낌이 들어 자신의 음부 부근에 있는 팔을 따라서 위로 올려다보니 회색 후드티를 입고 있는 피고인이 자신의 음부를 만지는 것을 확인하고 피고인의 팔을 잡고 스테이지 밖으로 나와 신고하였다. 추행을 당한 시간은 30초에서 40초가량이다.'

  

피해자의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진술에 일부 세부적인 부분에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일관성이 있고, 피해자의 진술태도나 그 밖에 여러 사정에 비추어 유죄의 증거로 삼지 못할 정도로 신빙성이 없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당시 스테이지는 이를 통과하고자 하는 피해자조차도 한 사람을 지나쳐갈 정도의 거리인 2~3 발자국을 옮기는데도 30~40초가 걸릴 정도로 극도로 붐비는 곳이어서 의도치 않는 신체적 접촉이 일어날 가능성이 다분히 존재하고, 피해자는 그전에도 클럽에서 불쾌한 신체적 접촉 경험이 많았으나 스테이지가 붐비는 까닭으로 그 행위자를 번번이 놓친 적이 많아, 이번의 의도치 않은 신체적 접촉을 의도적인 추행으로 느낄 가능성도 존재한다. 나아가 위와 같은 붐비는 스테이지에 더하여 당시 전체적으로 어두운 스테이지에 현란한 조명이 번갈아가면서 비추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착오를 일으켜 피고인을 강제추행 피의자로 지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보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다.

   

그 밖에 피고인에 대하여만 실시한 폴리그래프 검사결과(거짓말탐지 결과)를 더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고 판시(부산지방법원 2018. 8. 20. 선고 2018고단2000판결 참조)하였습니다.

 

전문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는 공중밀집장소추행으로 의뢰인의 검찰조사에 동행했을 때 황당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여성 수사관과 여성 검사에게 의뢰인의 손이 우연히 여성의 허벅지에 스쳤을 가능성을 설명드렸습니다. 그러나 여성 검사는 여자는 스쳤는지 만졌는지 본능적으로 알아요라고 하며 법조인으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답변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수사기관이 의뢰인을 범죄자로 단정짓고 조사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비상식적인 경험이었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 혐의로 조사를 받는 의뢰인이 수사관의 압박질문을 버텨내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수사관은 의뢰인을 잠정적 범죄자라는 선입견을 갖고 공격적인 태도로 수사에 임합니다.

   

의뢰인이 홀로 조사를 받는 자리에서 간접사실과 정황사실을 논리정연하게 설명하며 고의성을 부정하는 진술을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공중밀집장소추행으로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반드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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