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내일은커녕 한 치 앞도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안정성’이란 참 매력적인 단어인 것 같습니다.
저같이 어디 묶여 있기 질색하고, 남의 말 때려죽여도(?) 안 듣는 태생적 반골도 아주 가끔은 안정된 직장이 주던 그 소속감과 안정감이 그립기도 하니까요. 그래서일까요. 요즘은 고등학생들도 일찌감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하더라고요. 정년 보장되고, 회사 망할 일 없고, 월급 따박따박 나오고, 안정적이고 안정적이고. 무엇보다도 안정적이고.
그렇지만 당연하게도, 공무원이라고 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철밥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직무상 의무를 다하지 않거나, 국가공무원법 및 내부적인 업무처리규정을 위반하거나, 형사 처벌을 받거나, 그 밖의 비위 사실이 밝혀지는 등의 경우에는 정직, 감봉, 강등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해임, 파면 등의 징계처분까지도 가능하지요.
2. 공무원 징계처분에 대한 소청심사
20여 년간 단 한 번의 징계나 복무규정 위반 없이 성실히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근무하는 동안 여러 공적을 인정 받아 수 개의 장관급 표창까지도 받으신 분이 징계처분을 받았다며 황망한 얼굴로 저를 찾아오신 적이 있습니다.
제 의뢰인은 국가사업의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절차상의 공정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그 기간을 연장하였는데요, 이를 두고 인사위원회에서는 법상 성실의무 및 공정의무 위반이라며 견책 처분을 내린 것입니다.
소청심사청구 제기기간: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30일 이내
이에 저희는 즉시 소청심사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공무원징계에 대해 다투기 위해서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반드시 공무원소청심사제도를 거치게 되는데요, 주의해야 할 점은 반드시 징계처분이 있는 것을 안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여야 합니다. 법으로 정해진 기간이고 그 기간이 굉장히 짧게 때문에 꼭 주의하여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소청심사에서 다투어 볼 만한 사항들
물론 사안마다 다투어 볼 만한 부분이 다르겠지만, 먼저 징계처분의 과정에서 절차적인 위법은 없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징계불복의 각 심급은 피징계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종전의 단계에서 문제 삼지 않았던 징계사유를 새롭게 징계사유로 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는데요(대법원 1996. 6. 14 선고 95누6410 판정 등 참조), 즉 종전 단계에서 문제삼지 않았던 사유를 가지고 이후의 단계에서 징계처분을 내리는 것은 절차적으로 위법이 있다는 말이지요.
다음으로는 징계가 왜 위법·부당한지 사안에 따라 정확하고 면밀하게 주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공무원이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고의나 중과실 없이 적극행정을 하였음을 입증하여 면책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케이스마다 사안을 통찰력 있게 파악하여, 적확한 법리와 주장으로 징계의 위법·부당성을 밝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덧붙여, 그간의 표청공적 내역이나 근무실적 및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탄원서 등은 참작 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필히 정리하여 제출하여야 합니다.
위와 같은 부분들을 촘촘히 다투어 결국 제 의뢰인은 징계처분을 다행히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
3. 나가며
이 의뢰인 분을 뵐때마다 저희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던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너무 진부하고 감상적인 소리라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지만요. 한 평생 홀로 가장의 책임을 등에 이고 지고, 청년시절 자신의 꿈과 소망들은 어느 한 구석에 밀어둔 채, 본인의 젊음과 열정과 몸과 마음을 다 바쳐가며 그저 묵묵히 일만 하신 그 모습에서 저희 아버지의 모습이 얼핏 얼핏 비추어 보였습니다. 얼추 헤아려보니 이제 저도 스스로 밥벌이를 시작한 지 8년씩이나 된 사회인이 되었는데요. 좋은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배워가면서, 아버지가 그간 포기하셨을 자신의 꿈들과 피할 수 없었던 수 많은 희생들이 이제야 피부로 와닿는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비슷한 문제로 현재 어려우신 상황이라면, 그간 열심히 살아오신 삶의 행적에 오점이 남지 않도록 성심성의껏 돕고 싶습니다.
늘 당신의 여정에 함께하는 조력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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