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혼전문변호사 김형민 변호사입니다.
최근 상간자 위자료 청구소송과 관련하여 증거보전신청을 진행한 바가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소송의 당사자는 자기에게 유리한 법규의 요건사실의 존부에 대해 증명책임을 집니다. 따라서 소송요건의 존부, 상간자 위자료청구소송에서는 원고 측에서 피고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입증을 하여야 합니다. 상간자로 인해 가정파탄이나 정신적 피해를 입은 분이 그 배우자와 상간자가 주고받은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 또는 둘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진을 가지고 있으면 불법행위를 입증하기 한결 쉬울 것입니다. 반대로 흔히 말하는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증거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배우자가 호락호락 “그래 나 바람피웠어. 다른 이성을 만났어”라고 인정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연히 배우자가 다른 이성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낌새가 들어 그 배우자의 자동차 블랙박스를 확인하고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확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개해 드릴 사건도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의 차량 블랙박스를 통하여 부정행위를 확인한 사안입니다.
배우자가 다른 이성과 호텔을 들어가는 것을 보았거나 차량 블랙박스 확인으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확인하는 순간, 이성을 잃을 수 있을 것이고 물론 그것이 십분 이해가 가나 그럴수록 냉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차량 블랙박스는 호텔 주차장에 주차한 것까지만 촬영됨이 보통이어서 차를 호텔에 두고 근처에 밥을 먹으러 갔다거나 호텔 커피숍에서 커피만 마셨다거나 블랙박스 영상만으로 부정행위의 증거로 불충분한 경우가 다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호텔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CCTV영상을 확보한다면 엘리베이터에서 이루어지는 스킨쉽은 물론 객실이 위치한 층에 같이 내렸다는 것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보통 호텔에 찾아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간청하기도 하지만 귀찮다는 투로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는 것이 보통일 것입니다. 억울한 마음에 경찰에 연락을 해보기도 하나 간통죄가 폐지되어 형사사건이 아니어서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증거보전절차입니다. 증거보전이란 소송절차에서 본래의 증거조사를 행할 기일까지 기다리면, 그 증거방법의 조사가 불가능하거나 또는 곤란하게 될 사정이 있는 경우에 본안의 소송절차와는 별도로 미리 증거조사를 하여 그 결과를 확보하여 두는 판결절차의 부수절차입니다. 증거보전 절차는 가사소송법이 아닌 민사소송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12조는 “가사소송 절차에 관하여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사소송법」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가사소송 절차에서 민사소송 절차를 따르지 않도록 규정한 절차를 제외하고는 민사소송법이 규정한 절차에 따라 가사소송절차에서도 증거보전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신청의 방식]
증거보전은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신청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민사소송법 제375조). 법원의 직권에 의한 증거보전이 가능하나, 법원은 ①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 ② 소송이 계속된 중에만 직권으로 증거보전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379조). 상간자 위자료청구소송에서는 직권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보면 됩니다.
증거보전신청은 “미리 증거조사를 하지 아니하면 그 증거를 사용하기 곤란할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합니다. 증거보전신청서에는 신청인 및 당사자의 표시, 증명할 사실, 보전하고자 하는 증거, 증거보전의 사유를 밝혀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377조 제1항). 또한 증거보전의 사유는 소명하여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377조 제2항). 그러니 증거보전 절차를 변호사를 통하지 않고 스스로 하시겠다고 하면, 소명사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여 법원의 보정명령이 내려지는 등으로 시간만 지체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급박하게 증거를 보전하겠다고 신청한 사건도 진행이 늦어질 뿐만 아니라 그 사이 증거보전의 대상이 되었던 증거가 없어지는 등 예상치 못한 일도 발생한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숙박업소 CCTV의 경우 조금 지체되면 덮어씌워지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표시]
소송계속 중이면 상대방 당사자를 표시하고, 소송이 진행되기 전이면 장래에 본안의 소송에서 상대방이 될 자의 주소와 이름을 적으면 됩니다. 증거보전의 신청은 상대방을 지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법원은 상대방이 될 사람을 위하여 특별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378조). 뺑소니 사고를 당한 경우에는 도주차량 운전자를 알 수 없으므로 상대방을 지정할 수 없는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검증목적물과 소지인의 표시]
증거보전의 대상이 되는 cctv 영상과 이를 소지하고 있는 소지인도 표시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보전하고자 하는 증거]
증거는 증거보전의 대상인 구체적 증거입니다. 여기서는 호텔에서 보관하고 있는 배우자와 다른 이성의 호텔에서 드나든 것이 녹화되어 있는 cctv 영상이 보전하고자 하는 증거입니다.
[증거보전의 사유]
미리 증거보전을 해 두지 않으면 장래에 그 증거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또는 증거가 멸실된다거나 증거조사가 곤란하게 되는 등의 사정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증인의 중병, 검증의 대상이 되는 건물의 현상변경 가능성이 있는 경우입니다. 방치하면 증거조사가 물리적으로 곤란한 경우만이 아니라, 현저히 경비가 증가할 경우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의 호텔 cctv 영상을 설명드리자면, 보통 cctv 영상은 일정기간 보관되어 있다가 먼저 녹화된 cctv 영상이 순차적으로 삭제되는 것은 다 아실 겁니다. 통상 소송은 소장접수 후 소장심사, 소장부본 송달, 답변서 제출에만 보통 2-3개월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 동안 호텔 cctv 영상에 대한 증거보전 절차를 해 두지 않으면 재판 도중에는 원하는 기록은 삭제될 것입니다. 즉 기록저장장치의 저장용량초과 등으로 자동삭제 기능에 의한 삭제의 염려가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증거보전신청서에는 증거보전의 사유에 관한 소명자료도 같이 제출하여야 합니다.

제가 직접 가정법원에 제출하여 인용받은 증거보전신청서를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주문]
1. 별지 기재 검증목적물에 대한 검증을 실시한다.
2. 검증목적물 소지인은 이 결정을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제1항 기재 영상물이 저장된 매체를 이 법원에 제출하라.
3. 검증기일은 추후 지정한다.
[별지 : 증거의 표시]
1. cctv 영상 촬영장소
○○호텔의 로비, 복도, 주자창 내에 설치된 각 cctv 영상
2. cctv 영상 촬영 기간
○○○○. ○○. ○○. 19:45 - 같은 날 20:45까지
[별지 : 증거의 표시]에서 cctv 영상을 통하여 배우자와 다른 이성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을 입증하고자 함이 반영되었음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증거 소지인의 증거제출]
증거보전신청에 의하여 검증목적물을 법원에 제출하라는 결정문을 통지받은 소지인은 해당 목적물을 법원에 제출하게 됩니다.
[증거 소지인이 검증목적물(증거)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증거보전 결정문을 받은 증거소지인이 귀찮아서 또는 불이익을 염려하여 검증목적물(증거)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판사님이 결정한 것이니 당연히 따라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판사면 다야? 나하고 친해? 내가 시키면 따라야 해?" 이런 사람들도 있습니다. 민사소송법은 제374조에서 제384조까지 증거보전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으면서 이러한 경우에 대하여는 제출을 강제하는 규정이 있지 않아, 증거 소지인이 검증목적물(증거)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 이를 강제할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보통 임의의 협조를 요청하고 협조가 되지 않을 경우 주변 파출서나 경찰서 경찰관에게 협조를 요청 및 동행하여 증거 소지인을 방문합니다. 아무래도 경찰관 참석했다는 점에서 증거 소지인은 무언의 압박을 받아 증거 소지인이 검증목적물(증거)을 제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출된 cctv 영상의 검증]
증거 소지인, 호텔에서는 보관하고 있는 검증목적물(증거) cctv 영상을 법원에 제출합니다. cctv 영상 확인은 추후 본안소송이 진행되면 검증기일이 지정되고 상대방(또는 대리인)이 출석하여 cctv 영상을 확인합니다. 검증까지 마친 cctv 영상은 그대로 증거로 제출한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증거보전을 통한 증거수집이 끝나게 됩니다.

제 경우 호텔 측에서 어떻게 제출하여야 하는지 부담을 가질 수 있으므로 호텔 측에서 제출할 수 있도록 위와 같은 서면을 만들어서 USB를 가지고 찾아가 바로 영상을 USB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증거보전신청을 해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나 호텔 측에서 확보한 cctv 영상을 바로 증거로 제출하였습니다. 통상적으로는 cctv 영상에 부정행위를 한 자신들이 나오기 때문에 증거능력을 다투지 않아 별다른 문제는 없고, 다툴 경우 정상적인 증거보전신청을 통한 증거제출 방식으로 하면 되나 현실적으로 그런 경우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이혼소송은 조정전치주의 때문에 변론기일 이전에 조정기일이 잡히는 것이 보통이고 의뢰인이 조정절차에서 조속히 종결되기를 바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원칙적으로 진행하였다면 조정기일 지나고 변론기일이 되어서야 cctv의 검증을 거쳐 증거제출이 가능하였을 것인데, 그렇게 하였다면 조정기일 전에 제출이 안 되었을 것입니다. 상간소송도 그렇고 이혼소송도 그렇고 의뢰인이 바라는 바를 정확히 알고 그것을 어떻게 조속하고도 효율적으로 이뤄줄 수 있을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재판을 진행하여야만 할 것인데 원칙만 알고 응용하지 못하고 이를 고집하는 답답한 변호사들이 다수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상간자 소송을 별도로 제기하지 않고 재판상 이혼 소송만 제기할 경우 조정전치주의 때문에 조정이 먼저 열리는 것이 보통인데, 정상적으로 증거보전신청을 하여 증거로 제출하려면 변론절차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정절차에서 증거보전을 활용할 수 없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러한 이유로 번거롭고도 비용도 더 들게 상간자 소송과 재판상 이혼 소송을 별도로 제기하는 변호사도 있으나 cctv영상을 확보한 이상 이를 직접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보다 더 직접적이고 신속한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증거보전신청은 성범죄 사건에서 피의자에 유리한 결정적인 cctv영상을 수사기관에서 확보해주지 않는 경우에도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경찰만 믿고 있다가 뒤늦은 대처로 결정적인 cctv가 소실되고 억울하게 기소된 사례를 다수 보았습니다. 이 경우에도 증거보전신청이 답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다만 성범죄 피의자를 변호하면서 증거보전신청을 할 경우에는 상간소송과 다른 노하우가 필요한 점이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성범죄 변호시 증거보전신청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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