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밀보호법 무죄 - 직장내괴롭힘 증거 수집차 녹음한 사건 | 형사일반/기타범죄 해결사례 | 로톡
통신비밀보호법 무죄  -  직장내괴롭힘 증거 수집차 녹음한 사건
해결사례
형사일반/기타범죄

통신비밀보호법 무죄 - 직장내괴롭힘 증거 수집차 녹음한 사건 

김현귀 변호사

무죄

2****



[의뢰인에 대한 비밀 유지 의무 원칙에 따라 많은 내용이 각색되어 기술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

​

1. 사건의 발단

​

철호(가명)씨는 30대 중반의 평범한 남성 공무원입니다.수년간의 수험생활 끝에 들어간 첫 발령지... 하지만 거기서 A가 겪게 된 것은 직장 동료 A, B, C, D들의 텃세와 괴롭힘이었습니다. 처음에는 A가 사소한 지적을 반복하였다가 ,나중에는 노골적으로 B, C, D가 가담하여 들리는 거리에서 대놓고 "병x, 혼자 밥 잘 X먹네. 우리가 자기 X나 싫어하는 거 아는 듯 ㅋㅋㅋ. 아주 그냥 X라이라니깐요." 라고 욕을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

어느 날 철호씨는 사무실 안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A, B, C, D는 이를 알면서도 사무실 구석 자리에서 철호씨를 욕하였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철호씨는 핸드폰으로 그것을 녹음하였고, 모욕죄로 경찰에 고소하였습니다. 하지만 얼마뒤 경찰에서 온 연락은 처호씨를 절망에 빠뜨렸습니다. A, B, C, D가 오히려 자신들이 탕비실에서 모여 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대화를 철호씨가 몰래 녹음하였다면서 통신비밀보호법 혐의로 맞고소하였다는 것입니다.


2. 본 사건의 특징

​

가. 사건 초기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하여, 기소가 이미 된 상태로 의뢰함.

​

철호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A, B, C, D의 대화를 한 것은 맞으나 ① 그들의 대화 장소가 밀폐된 탕비실이 아니라 공개된 사무실 인점 ② 그 네명이 자신에게 들릴 정도로 욕을 해서 녹음한 점 ③ 자신이 오히려 피해자인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무혐의를 밝히는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주장들이었고, 결국 기소 의견으로 검찰로 송치, 검사가 정식기소한 후 찾아오셨습니다.

​

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죄는 벌금형이 없습니다.

​

가장 중요한 건 통비법 위반은 벌금형이 없습니다. 실형 OR 집행유예 OR 무죄입니다. 원래 1심에서 무죄가 나올 확률도 10프로 미만일 뿐더러, 지금까지 타인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된 사건에서 무죄가 나온 케이스는 단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

제14조(타대화비밀 침해금지) ①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할 수 없다.​

제16조(벌칙)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1.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

​

철호씨에게 A, B, C, D 네 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하여 진실을 밝혀보겠지만 무죄가 나올 확률을 매우 낮음을 소개한 후 사건을 진행하였습니다. 일단 검사가 기소했다는 것은 유죄입증의 자신이 있다는 것이기에, 무죄가 나올 확률을 매우 낮습니다.

​

3. 법적 조력 방향

​

가. 변호인의견서 제출 - 성실한 변호인의견서 제출은 변호사 업무 중 90%를 차지한다.

​

변호인의견서 초안을 철호씨에게 보내주고 피드백을 받아 다시 재수정안을 주기를 반복하여 아래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는 의견서를 작성, 재핀부에 제출하였습니다.

① 통비법에서 말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대화의 의미는 대법원 판례에 의할 시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자가 녹음 할때"를 말하며

② 사무실 내 좌석 배치표에 의할 시 당시 A, B, C, D의 대화장소는 밀폐된 탕비실이 아니라 공개된 장소인 사무실인 점

③ A, B, C, D가 입을 맞추어 대화 장소를 탕비실이라 거짓말하고 있으나 이는 피고인을 음해하려는 거짓말인 점

④ A, B, C, D가 피고인에게 들리게 할 의도로 욕을 한 것이라면 이는 공개되지 아니한 대화로 볼 수 없는 점

⑤ 피고인이 녹음한 것은 자신의 피해를 밝히기 위한 정당행위에 해당하는 점들을 상세히 주장하였습니다.



(의견서 초반부에는 상세히 사실관계를 정리해준다)


​(사건 당일, 피고인과 나머지 네 피해자의 동선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정리하였다)

나. A, B, C, D 모두에 대한 증인신문 준비

​

본 사건에서 철호씨의 무죄를 밝히려면 - A, B, C, D의 대화 장소가 밀폐된 탕비실이 아니라 공개된 장소인 사무실인 것을 밝혀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A, B, C, D 모두에 대한 증인신청이 필수적입니다. 문제는 A, B, C, D는 철호씨를 죽도록 싫어하며 수사과정에서부터 입을 맞추어 거짓말을 해온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네명을 증인신청하는 것은 자칫 독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

A, B, C, D 각자에 대한 증인신문서를 만들어서 철호씨를 사무실로 불렀습니다. 변호인인 제가 질문을 하면, 철호씨가 A, B, C, D 각자의 역할을 하여 대답해보고, 어떤 질문이 가장 곤란한지를 생각해보면서 증인신문사항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이러한 연습을 2~3번 하고나면 실제 증인들이 어떤 질문에서 헛점을 드러내는 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

다. 공판 기일 참석과 증인 신문

​

공판 기일날, 드디어 A, B, C, D 각자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되었습니다.네 명이 입을 맞추어 왔을 가능성이 있기에 재판장님에게 네 증인의 분리를 요청한 후 예리한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그동안 입을 맞추어 거짓말을 하던 네 증인도 변호인의 질문에 각자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① 대화 장소가 탕비실이라 하였는데 네 명이 어디에 있었는지 묻자 A, B, C는 "모두 의자에 앉아있었다"라고 했고, D는 "자신은 서있었다"라고 하거나

② 대화의 시작을 누가하였는가에 대하여 누구는 A, 다른 사람은 B라고 하거나

③ 당시 네 명이 마신 음료의 종류에 대해서 누구는 아이스티라고 하고, 누구는 아이스 커피라고 하거나

④ 탕비실내에 피고인을 보았느냐에 대한 질문에 누구는 명확이 보았다고 하였고 다른 사람은 보지 못했다라고


하였습니다. 거의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증인신문을 통하여 네 증인들의 진술은 어딘가 하나씩 어긋나기 시작했고. 이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즉 판사로 하여금 철호씨가 탕비실에 녹음하였다는 공소사실에 합리적 의심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2시간 30의 증인신문이 끝나고 철호씨와의 대화)

​

라. 증인신문 과정에서 드러난 모순점을 정리하여 2차 변호인의견서 제출

​

자칫 증인들 진술의 모순점을 재판부가 간과할 수 있기에, 증인 네 명 진술간에 엇갈리는 점을 한번에 정리하여 2차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증인신문이 끝나면 보통 공판도 종료되기 떄문에 다른 변호사들은 거의 하지 않는 조치일 것이다)

​

(증인신문을 유리하게 진행하였다면, 2차 의견서를 내서 더욱 강하게 못을 박아야 한다)

​

3. 법적 조력 결과

​

너무나 마음 조리던 선고기일, 합의 재판부는 검사의 공소사실을 모두 배척하고, 변호인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여, 철호씨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변호인인 저 조차도 이게 무죄가 될까?...라고 걱정하며 진행했던 사건이었으나, 결국 저와 피고인의 수많은 준비 끝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선고를 들은 철호씨와, 철호씨의 형이 마음 졸이다 울으셨고, 저 또한 울컥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

(무죄 선고는 언제 들어도 가슴이 벅차다)

​

4. 본 사건의 시사점

​

실무상 1심 무죄 확률은 10프로 미만입니다. 몰래 녹음하였다는 이유로 통비법으로 기소된 사건에서 녹음 파일까지 증거로 제시된 경우 무죄가 나온 사건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철호씨의 포기하지 않는 노력과 변호인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무죄를 만들어 냈습니다.

​

결국 최고의 결과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노력으로 만들어 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현귀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573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