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건은 의뢰인에 대한 비밀 유지 의무 원칙에 따라 많은 내용이 각색되어 기술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1. 사건의 발단
의뢰인 A는 20대 초반의 대학생입니다. 평범한 부모님 아래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가끔 데이트를 하며, 언니 오빠들과도 잘 지내는 그런 아주 평범한 여성이었죠. 하지만 A에게는 누구에도 말하지 못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2021년 1월 경부터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속이 메스끄럽거나 식은 땀이 나다가 생리를 하지 않는 달이 2개월 정도 지속되었습니다. 설마하는 마음에 임신 테스트기를 해 본 결과, 양성반응이 나온 것을 보고 극심한 충격에 휩쌓였습니다.
A는 여러 이유로 임신 사실을 가족과 남자친구에게 바로 알리지 못하였습니다. 그렇게 언제, 어떻게 말할지 고민하던 시간은 결국 6월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6월초 집에서 복부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던 A는 집 화장실에서 혼자 출산하였습니다. 그 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A는 당일 아기를 근처 교회 문앞에 두고 도망가버렸습니다.
7월 초경,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선 A는 경찰에 의하여 체포된 후, 영장실질심사가 기각되어 바로 구속되었습니다. 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하여 A의 친오빠와 남자친구, 이모가 저를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2. 본 사건의 특징 - 구속 상태의 해제가 절실한 상황
가. 집행유예를 목표로 해야 함
A의 죄명은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이며, 혐의를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아동을 경찰서나, 병원, 교회 앞에 내려놓고 누가 데리고 갈때까지 지켜보고 오더라도 본 죄는 성립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정상참작을 받아 집행유예로 끝내기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
나. 구속 상태의 해제가 절실함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피의자에 대한 수사가 불구속 상태가 아닌, 구속 상태에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① 피의자가 출산하고 한달 도 되지 않은 시점에 구속되었기에 산모의 건강악화가 우려되었습니다.
② 무엇보다 구속 상태에서는 변호인의 조력을 쉽게 받지 못하여 재판 결과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에 변호인으로 선임되어 이틀 간 피의자의 친오빠, 이모, 남자친구를 통하여 사건을 최대한 파악한 후, 바로 월요일에 구속적부심사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3. 구속적부심사 청구 진행 (실무상 인용률은 10%정도이다)
가. 구속 상태에서 벗어날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은?
피의자가 체포된 후 구속당하면 아래와 같이 총 두 번의 방어절차가 있습니다.
① 구속 영장 실질 심사 - 구속 영장이 청구된 즉시. 그 타당성 여부를 판사 앞에서 다투는 절차 - 그나마 인용율이 10~20%대로 높음
② 구속 적부 심사 청구 - 구속 영장이 발부된 이후에, 애초에 구속 영장 발부가 잘못되었다고 다투는 절차 - 인용률을 실무상 10%미만
피의자의 경우 국선변호인이 진행한 영장실질심사는 기각되어, 구속적부심사가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나. 구속적부심사 진행
1) 청구서를 관할 법원에 제출
구속적부심사 청구에서는. 피의자에 대한 수사는 불구속 수사가 원칙인 점, 만일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치 않거나 도망, 증거인멸할 염려가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구속 수사를 한다는 원칙을 설명하였습니다.

(구속적부심사 청구는 서면 내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죄가 아무리 무거워도 우선은 불구속 수사가 원칙임을 주장하였음)
그리고 피의자의 경우 친오빠와 지내는 일정한 주거가 있으며, 왜 도망가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없는지를 각증 근거와 함께 상세히 설명하였습니다.

(증거는 곧 유기된 아기인바 아기를 인멸할 수는 없다 / 그리고 가족이랑 함께 살고 있고 직장도 있기에 도망갈 염려도 없음을 적극 주장함)
2) 심사기일에 법원에 출석하여 변론
적부심사청구서를 넣으면 다음 날 법원에서 심사기일이 잡힙니다. 해당 기일에 출석하여 영장전담판사 앞에서, 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발부가 잘못되었는지를 요목조목 설명하였습니다.
다. 진행 결과
정말 다행히도, 법원은 검사의 판단을 배척하고, 변호인의 의견을 받아들여 피의자에 대한 석방을 명하였습니다. 구속할 필요가 있다는 검사의 주장을 완전히 배척한 것입니다. 피의자는 다행히도 앞으로의 수사와 재판과정을 가족의 품에서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능성은 5%미만으로 보고 마음을 졸이던 피의자의 가족, 남자친구에게는 천만다행인 소식이었습니다.

4. 본 사건의 시사점
- 가능성의 희박하여도, 변호인이 목숨 걸고 한다면 가능하다.
제가 진행하는 사건 중, 정말 이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의뢰인과 힘을 합쳐 목숨을 건 각오로 진행해서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구속적부심이 거의 인용되지 않는 영아유기 사건의 구속적부심이 가능했던 것도 그러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피의자를 대리하여, 이제 남은 수사와 재판과정도 성실히 진행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서, 제 의뢰인인 피의자가 다시 구치소, 교도소로 가는 일은 없다면 변호인으로서는 최고의 보람이고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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