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무고로 억울한 옥살이해도, 국가배상책임이 부정된 이유는?

로그인/가입

첫 상담 100% 지원!

이웃집무고로 억울한 옥살이해도, 국가배상책임이 부정된 이유는?
법률가이드
손해배상형사일반/기타범죄미성년 대상 성범죄성매매성폭력/강제추행 등디지털 성범죄

이웃집무고로 억울한 옥살이해도, 국가배상책임이 부정된 이유는? 

김현귀 변호사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감옥에 갈 수 있다!?

- 사법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 아닐까?


여러분은 살아가면서 내가 정말 하지도 않은 일로, 가지도 않은 장소에 갔다는 이유로, 만나지도 않은 사람에게 나쁜 일을 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갈 수 있다는 상상을 하시나요?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들 생각하고 사실겁니다. 왜냐면 경찰과 검사, 그리고 판사들이 진실을 밝혀줄 거라고 믿으니까요.

하지만 오늘 소개해드릴 사건은, 그러한 여러분의 믿음을 완전히 깨뜨릴 황당한 사건입니다. (제 예전 포스트에도 해당 사건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른바 '비대면 강간'사건입니다.

                                               [사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는 있는 걸까]


어느 날 아동강간범으로 체포된 아빠.그 후 10개월동안 돌아오지 못했다


사건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 여성청소년 A는 고모, 고모부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모부가 수 차례 A양을 성폭행하였습니다.

② 이 사실을 알게 된 고모는 자신의 남편이 감옥에 갈 것이 걱정되어 이웃집 중년 남성 B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기로 하였습니다.

③ 고모는 A에게 철저히 거짓말을 연습시키고 경찰 조사에도 동석하여 A가 거짓말을 하도록 유도합니다.

④ 하지만 당연히 거짓말이기에 매우 허술했습니다. 예를 들어 B가 A를 데리고 갔다는 모텔 CCTV영상에는 방문 영상이 없습니다. 심지어 A가 진술한 B의 자동차 모양과 색깔도 달랐습니다.

- 그야말로 개판이다.


수사과정에서 변호사를 선임하여 진행하였고, 쉽게 진실히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 B씨와 그의 딸. 하지만 수사기관에는 제대로 된 조사자체를 하지 않았고, 오로지 A와 A의 고모, 고모부의 진술만에 의하여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었습니다.

B의 딸은 직접 아빠의 무죄를 밝히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항소 후 갑자기 A가 가출한 것을 알게 되었고, 긴 노력끝에 버스 안에서 A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옆 자리에 앉아 A와 친해진 후 그 날의 진실을 듣게 됩니다. A가 한 말은 즉슨 "나를 성폭행 한 사람은 고모부였다"..

결국 항소심에서 A의 양심 고백이 드러나 10개월의 감옥생활 끝에 B는 무죄를 선고받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A에게 거짓말을 안하면 장애인 센터로 보내버리겠다고 협박 고모. 인간의 탈을 쓴 악마다]

국가배상을 청구한 B. 하지만 어쩐 일인지 국가는 잘못이 없단다.

- 도대체 왜?


10개월간 청소년강간범으로 몰려서 10개월간 옥살이를 한 B. 너무 억울한 마음에 국가가 나에게 사과하고 합당한 배상을 하라는 청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B가 전부패소했다는 기사가 19일 올라왔습니다. B가 패소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재판부의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

국가공무원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다

- 국가배상법 제2조

즉 경찰 = 공무원 (경찰, 검사)의 잘못을 근거로 국가에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하기 위해서는 세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2. 해당 사건에 적용해보자

① 공무원일 것 - 경찰과 검사는 공무원이 맞습니다 (O)

② 직무를 집행 중 발생한 일일 것 - 피의자 조사는 경찰의 직무범위 내에 속합니다 (O)

③ 고의 과실로 법령의 위반하였을 것 - 재판부가 보기에는 수사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다하더라도, 고의나 과실로 법령을 위반한 적은 없다고 보았습니다. (X)

더 쉽게 말하자면, "그래. 내가 국가인데, 내 손발인 공무원 중 경찰이 수사할 때 좀 모자란 부분이 있네. 그런데 그 경찰이 법령을 어긴 게 있어? 없잖아. 그러니 나한테 따지지마"입니다.

3. 판결에 대한 평석

재판부가 B씨의 억울함을 몰랐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억울함에 공감해주는 것과 법에 따라 판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담당 경찰관이 TV에 나와서 실명과 얼굴을 밝힌 채 인터뷰를 했을 정도로 수사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즉 성범죄 피해 여성, 그것도 '발달 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진술은 다소 어색할 수 있으며, A양을 심리상담한 전문가 역시 진실을 이야기 한다고 하여 그렇게 믿을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죠.

그저 수사를 열심히 한 것 밖에 없고, 피의자를 거꾸로 메달아 고문하거나, 변호인을 참석못하게 하거나, 검사가 물고문을 하는 등 법령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공무원이 법령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지 않았기에, 위 국가배상법에 따르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릴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법에는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글을 마치며 하고 싶은 말

- 그러면 B가 입은 피해는 누가 보상하나요?....


적어도 B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기 전까지 세 명은 그 일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첫 째. 담당 수사관, 둘 째 담당 검사, 셋 째 재판부입니다. 하지만 세 명 그 누구도 증거를 면밀히 살펴보거나, 피고인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도 결국 피해주장자인 A가 진실을 고백했기에 B에게 무죄가 선고될 수 있었습니다. 만약 A가 영원이 침묵하거나 사고사로 죽어버렸으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까요. B는 7~8년을 감옥에서 억울하게 썩어야 했습니다... 과연 사법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나 하는 걸까요? 우리가 그 시스템을 믿고 죄를 짓지 않으면 감옥에 가지 않겠지라고 안심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며 한 마디 남깁니다. 지금 감옥에 있는 사람 중에, 운 좋게 A같은 사람을 만나지 못한, 또 다른 B가 있지는 않을까요?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현귀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488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