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개요
A는 공인중개사를 통해 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소개받고, 아파트를 직접 확인하고 매수하기로 마음먹습니다. A는 아파트 소유자 B와 매매대금, 이사 날짜 등의 합의를 하고 가계약금으로 1,000만원을 B의 계좌로 송금하였습니다. 며칠 후 공인중개사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 내용은 ‘B가 정식 계약 체결을 원하지 않는다. 가계약금 1,000만원은 자신이 받았으니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송금하겠다’라는 것으로 위 아파트의 정식 계약서 작성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A는 B로부터 가계약금의 2배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지 방변에게 문의주셨습니다.
부동산 거래를 하며 가계약금을 송금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더욱이 공인중개사를 통해 부동산 거래를 할 경우 가계약금 명목의 송금이 빈번히 이루어집니다. 여러 명의 공인중개사가 하나의 부동산 중개 의뢰를 받은 경우 우선적으로 부동산계약을 체결할 지위를 획득한 후 부동산 중개를 성사시켜 중개보수를 받으려는 목적, 정식 계약서를 바로 작성할 수 없는 당사자의 사정, 본 계약 체결 시까지 가격에 대한 협상을 하기 위한 목적 등등 다양한 필요와 목적 하에 가계약이 이루어지고 가계약금을 송금합니다.
하지만 가계약금 송금 또는 수령 후 일방이 부동산 계약을 파기하거나 정식 계약 체결을 거부 하는 일이 발생하는 경우 가계약금을 송금한 사실만 가지고는 실제적인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2. 가계약금 배상청구 요건
가. 매매계약이 성립하여야 합니다.
계약이 성립하여야 계약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고, 계약 성립은 당해 계약의 본질적 사항이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 합의가 있거나 적어도 장래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기준과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 져야 하기에(대법원 2006. 11. 24. 2005다39594 판결) 부동산 매매에 있어서는 매매목적물, 매매대금, 부동산인도시기 등의 본질적 사항에 대해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판례에서 “부동산 매매에 관한 가계약서 작성 당시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 등이 특정되고 중도금 지급방법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면 그 가계약서에 잔금 지급시기가 기재되지 않았고 그 후에 정식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매매계약은 성립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나. 가계약금을 위약금(또는 손해배상)으로 한다는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계약금은 민법 제 565조에 따라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배상하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해약금의 성질을 가지나, 위약금의 성질을 인정하는 법률 규정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가계약금을 위약금(또는 손해배상)으로 한다는 합의가 있어야 일방의 계약 위반시위약금 등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계약서를 보면 “채무불이행과 손배배상”이라는 항목으로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에 대해서는 계약금을 손해배상의 기준으로 한다’라는 규정을 발견하는데 이 부분이 계약 위반에 대비해 계약금을 위약금(또는 손해배상)으로 하기로 하는 합의입니다.
3. A는 어떻게 되나요?
A의 경우 B와 매매목적물, 매매대금, 매매목적물 인도시기 등에 대해 합의를 하였기에 매매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볼 가능성이 높지만 별도로 위약금 약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식 계약 체결을 일방적으로 거부한 B를 상대로 가계약금 상당의 금전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단 B의 계약 파기로 인해 구체적 손해를 입었고, 그 손해를 입증할 수 있다면 그 손해 부분을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B의 일방적 계약 파기는 적법한 계약 해제가 아니기 때문에 A는 아파트 매매계약의 매수인으로서 B를 상대로 아파트 소유이전등기절차 이행을 구할 수 있고, 만약 이행을 하지 않는다면 법원에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자신의 권리를 지키실 수 있습니다.
4. 마치며
가계약금의 부동산 관행상 가계약금을 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보다 불리한 지위에 놓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니 가계약금을 송금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면 가계약금은 위약금이 된다는 구두 합의를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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