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명의신탁의 유형별 법률관계 (민사와 형사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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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명의신탁의 유형별 법률관계 (민사와 형사책임) 

방정환 변호사



1. 부동산 명의신탁의 개념

부동산 명의신탁이란, 부동산의 소유권자, 매수인 등이 타인과의 약정에 의해 실체적 권리관계와는 달리 그 부동산의 소유권이나 기타 물권의 등기명의를 그 타인의 명의로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A가 자신의 주택을 그대로 소유하기로 하면서 다만 등기명의만을 B에게 이전등기해주는 경우나, A가 토지를 매입하면서 자신의 이름으로 등기하지 않고, 친구인 B의 이름으로 등기하는 경우에, A가 B에게 해당 부동산을 명의신탁한 것이 됩니다.

이러한 부동산 명의신탁은, 1995. 3. 30.에 제정되어 1995. 7. 1.부터 시행된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에 의해 전면적으로 금지되었고, 다만, 담보가등기나 양도담보, 상호명의신탁, 신탁법에 의한 신탁은 그 적용이 제외되었고, 종중, 배우자, 종교단체의 명의신탁에 대하여는 특례가 인정되었습니다. (부동산실명법 제8조) 즉, 원칙적으로 부동산 명의신탁은 금지되는 행위로서 그 명의신탁약정과 그로 인한 등기가 모두 무효가 되지만, 위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는 부동산 명의신탁이 유효하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금지되는 '부동산 명의신탁'은 그 방식에 따라, 양자간 명의신탁, 중간생략형(3자간) 명의신탁, 계약명의신탁으로 나누어지고, 그 종류에 따라 법률관계가 달라지게 됩니다.

2. 양자간 명의신탁

(1) 부동산소유자가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그 등기명의를 수탁자에게 이전하는 경우로서,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실명법 제4조 1항에 따라 무효이고, 수탁자 명의의 등기도 무효가 되어, 신탁자가 소유권을 회복하게 됩니다.

(2) 만약 수탁자가 부동산 등기의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 신탁자는 소유권자로서 원인무효인 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하거나 진정명의 회복을 위한 이전등기청구를 하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대법원은 종전(2002년 9월)에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실명법상 무효이지만 약정 자체가 선량한 풍속이나 기타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불법원인급여 주장을 배척한 바 있었는데(2002다35157), 2019년에는 기존 판례의 변경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2019. 2. 20. 공개변론을 열어 각계의 의견을 듣는 등 불법원인급여 주장의 타당성을 심리하였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2019. 6. 20. 선고에서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를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기존 대법원 판례의 태도를 유지하였습니다.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함)


대법원은 "부동산실명법은 부동산 소유권을 실권리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전제로 명의신탁약정과 그에 따른 물권변동을 규율하고 있다"면서 "법을 제정한 입법자의 의사도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실권리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명의신탁에 대해 불법원인급여 규정을 적용한다면 재화 귀속에 관한 정의 관념에 반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그간 판례의 태도에도 합치되지 않는다"며 "명의신탁을 금지하겠다는 목적만으로 명의신탁자의 신탁부동산에 대한 재산권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종전과 마찬가지로 양자간 명의신탁이나 3자간 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신탁자가 수탁자를 상대로 부동산을 반환받을 수 있다는 법리가 그대로 유지된 것입니다.

(3) 이러한 경우, 수탁자가 임의로 부동산을 처분하는 경우, 타인의 재물을 보관자가 횡령한 것이므로, 신탁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태도였습니다.(대법원 1999. 10. 12.선고 99도3170 판결; 대법원 2000. 2. 22. 선고 99도5227판결)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 대법원 그 후 견해를 바꾸어, 명의신탁약정이 무효인 경우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는 위탁관계가 성립하다고 보지 않고 있으므로, 위 판례와는 달리 명의수탁자에게 횡령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고, 이런 취지의 하급심 판례도 존재합니다. (서울중앙지법 2019고합511호) 결국,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1. 2. 18. 기존 판례를 변경하여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의 위탁관계를 형법상 보호할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명의수탁자인 A씨는 명의신탁자인 B씨에 대해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횡령죄의 성립을 부정하였습니다. (대법원 2016도18761호 전원합의체 판결)

3. 중간생략형 명의신탁(3자간 명의신탁)

(1) 명의신탁자가 매도인과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또한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체결한 다음, 매도인의 협조하에 수탁자 명의로 부동산물권을 등기하는 경우로서, ‘2자간 등기명의신탁’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1항, 제2항 본문에 의하여 명의신탁약정과 수탁자명의의 등기가 모두 무효가 되지만, 명의신탁자와 매도인 사이의 계약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유효하며, 부동산에 대한 권리도 매도인에게 그대로 남게 됩니다.

(2) 민사적으로, 명의신탁자는 매도인에 대한 채권자로서, 매도인을 대위하여 명의수탁자에게 이전등기의 말소 등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고, 매도인을 상대로는 계약에 기하여 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매도인을 상대로 하는 이전등기청구권은 10년의 소멸시효에 걸리지만, 명의신탁자가 해당 부동산을 인도받아 점유하고 있으면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습니다.

(3) 명의수탁자가 해당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 제3자는 선의, 악의를 불문하고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나, 명의수탁자의 횡령죄 성립여부가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종전에 이러한 중간생략형 명의신탁의 경우에도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하였으나(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도2926 판결), 2016. 5. 19.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4도6992 전합)에서, 이 경우에는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와의 관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아니므로, 횡령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견해를 변경하였습니다. 즉, 이 경우에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4. 계약명의신탁

(1) 명의신탁자가 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체결한 다음, 수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수탁자 명의로 이전등기를 하는 경우로서,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명의신탁약정은 무효가 되지만, 수탁자와 매도인간의 매매계약은 부동산실명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유효합니다.

매도인이 선의인 경우는 부동산실명법 제4조 2항 단서에 따라 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도 유효하지만, 매도인이 악의인 경우에는 3자간 명의신탁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명의신탁약정과 소유권이전등기가 모두 무효로 됩니다.

(2) 민사적인 법률관계는 좀 복잡합니다.

매도인이 악의인 경우에는 3자간 명의신탁과 마찬가지로 매도인에게 소유권이 남겨져 있는데, 명의신탁자는 매도인과 계약관계가 없으므로 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없고, 별도로 매도인과 명의신탁자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만 이전등기청구가 가능할 뿐입니다.

매도인이 선의인 경우에는,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지만, 수탁자 명의 이전등기는 유효하므로, 명의신탁자는 수탁자에게 매매대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청구할 수 있을 뿐입니다.

다만, 부동산실명법 시행전에 명의신탁이 이루어지고, 실명전환없이 유예기간 1년(1996. 7. 1.)이 도과한 경우에는, 명의수탁자가 당해 부동산 자체를 부당이득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명의신탁자는 수탁자에게 당해 부동산자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0.2.11. 선고 2008다16899)

(3) 명의수탁자가 해당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 제3자는 선의, 악의를 불문하고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함은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 입니다.

이러한 경우 명의수탁자의 형사처벌에 관하여, 우리 대법원은 이러한 계약명의신탁의 경우에는 횡령죄의 성립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즉, 매도인이 선의인 경우나, 악의인 경우나 모두,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타인재물보관자'로 될 수 없고, 따라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2012. 12. 13.선고 2010도10515 판결, 2012. 11. 29.선고 2011도7361 판결) 이에 대하여는 명의신탁자가 피해자가 아니라, 매도인이 피해자로서 매도인에 대하여 '타인재물보관자'에 해당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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