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합의와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소멸시효

로그인/가입

첫 상담 100% 지원!

성추행 합의와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소멸시효
법률가이드
손해배상소송/집행절차미성년 대상 성범죄성매매성폭력/강제추행 등디지털 성범죄

성추행 합의와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소멸시효 

최용희 변호사

[성추행 합의와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소멸시효]

올해 초 직장 상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성분을 만났습니다. 피해를 당한 것이 분명해 보여 여성분을 대리해 고소를 진행하게 되었고, 수사 및 재판 결과 범죄가 인정되어 유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여성분은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가해자 측 변호인으로부터 합의를 하자는 제안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하였고, 고소한 사건과는 별개로 이제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려고 합니다.

위와 같이 굳이 시간과 비용을 추가로 들여가며 별도의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어떤 실익이 있고, 형사절차에서 합의를 하는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으며, 손해배상청구는 어느 시점에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성추행 처벌과 손해배상청구는 별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것은 쉽게 말해 돈을 달라는 것이고, 이는 가해자가 성추행으로 처벌받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즉, 가해자가 성추행으로 처벌받는다고 해서 당연히 손해배상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별도로 소송을 해야 합니다.

피해를 입었다면 당연히 손해배상을 받아야 하고 자본주의사회에서 손해배상의 방법은 금전일 수밖에 없으므로 당연히 돈으로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성범죄 피해 여성들은 혹시라도 손해배상을 요구하게 되면 마치 돈을 바라고 누군가를 고소한 것처럼 보일까봐 혹은 꽃뱀으로 몰릴까봐 우려합니다. 돈을 얻기 위해 누군가를 허위로 고소해서는 안 되지만 피해를 입었다면 처벌과는 별개로 당연히 손해배상을 받아야 합니다.

[형사절차에서의 합의와 민사소송]

제가 만난 여성분은 가해자를 강제추행죄(성추행)로 고소한 다음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상대 측 변호인으로부터 여러 차례 합의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형사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합의를 할지,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지 고민하게 된 것입니다.

형사절차에서 합의할지,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할지는 정답이 없고 선택의 문제지만 가장 큰 차이는 가해자의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형사절차에서 합의할 경우 통상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하게 되어 처벌 수위가 다소 낮아질 수 있습니다. 반면 형사절차에서 합의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는 여전히 처벌을 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하는 경우 시간적, 경제적 소모를 감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을 받은 이후에는 손해배상에 임하는 가해자의 자세가 소극적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가 만난 여성분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했고, 가해자와의 관계 및 당시의 사정을 종합해보았을 때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되어 형사절차에서는 합의하지 않았고, 현재 민사소송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성추행 피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성추행 피해는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불법행위라는 점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원고가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형사사건이 재판에 회부되거나 판결이 선고된 다음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재판에 회부되었다는 것은 가해자의 행위가 불법행위라는 검찰의 판단이 있었다는 뜻이고, 유죄판결이 선고되었다는 것은 가해자의 행위가 불법행위라는 법원의 판단이 있었다는 뜻이기 때문에 입증이 보다 수월합니다.

한편, 돈 달라고 하는 모든 권리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아무리 권리가 있어도 받을 수 없게 되는데 이를 소멸시효라고 합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경우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해야 하고, 이를 경과하면 아무리 피해를 입었어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습니다(민법 제766조 제1항).

이에 대한 사례 하나를 소개합니다. 피해자 A는 가해자인 대학교수 B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2014년 11월 B를 경찰에 고소하였습니다. 수사 및 재판 끝에 유죄가 선고되었고, 재판은 2017년 말에 마무리되었습니다. A는 2017년 11월 B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이 소송에서 B는 A의 권리는 3년이 지났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자신은 손해배상을 해줄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의 의미는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하는데 B가 줄곧 범행을 부인하여 장기간 수사 및 재판이 진행된 끝에 유죄판결이 선고된 점을 고려하면 A는 1심 판결이 있던 2017년 1월에야 비로소 B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인식했다고 보이므로 아직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B는 A에게 3000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성추행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

의뢰인들로부터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변호사님은 왜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안 하시나요?"입니다. 실제로 의뢰인 상담을 해보면 굳이 변호사가 필요 없는 사건이 정말 많습니다. 당사자가 준비해서 제출하면 되는 자료를 굳이 변호사 사무실 이름이 적힌 표지를 씌워서 제출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사자 입으로 해도 될 말을 굳이 변호사의 입을 통해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변호사 비용만 낭비할 뿐이고, 때로는 형사사건에 대한 경험도 없는 변호사가 함부로 맡았다가 사건을 그르치게 되기도 합니다.


다만 성추행 피해를 입은 사건에서 가해자로부터 손해배상을 형사절차에서의 합의를 통해 받을지 혹은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받을지, 손해배상청구는 어느 시점에 가능한지 등은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위 사례에서 법원이 1심 판결이 있었던 때부터라고 판결했어도 모든 사건에서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어서 각 사안의 특수성에 맞게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도 반드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간단한 상담을 통해 최소한 사건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최용희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46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