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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업자가 선금만 받고 잠적하면 사기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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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업자가 선금만 받고 잠적하면 사기죄인가요 

김상훈 변호사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맺고 계약금과 선금을 보냈는데, 업자가 공사를 시작하지 않은 채 전화를 받지 않거나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철거만 해 놓고 사라지거나, 자재가 들어온다는 말만 반복하다 연락이 끊기는 사례도 많습니다. 이미 집을 비우고 이사 날짜까지 잡아 둔 상태라면 피해는 선금 액수에 그치지 않고 거주 계획 전체로 번집니다. "돈을 떼였으니 당연히 사기 아니냐"는 생각이 들겠지만, 법에서는 단순한 계약 불이행과 사기죄를 구분하고 있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선금 후 잠적, 채무불이행과 사기죄를 가르는 지점

업자가 선금을 받고 공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사기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공사를 하지 못한 것은 우선 민사상 채무불이행이고, 형사상 사기가 되려면 돈을 받을 때 이미 속이려는 마음이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 차이는 실제 결과에서 크게 드러납니다. 사기죄(형법 제347조 제1항)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범죄이고,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가중됩니다. 반면 민사 채무불이행에 그친다면 업자는 돈을 돌려줄 책임을 질 뿐 형사처벌은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이 업자가 처음부터 공사할 생각이 없었다"는 정황을 모으는 것입니다. 잠적했다는 사실은 그 정황 중 하나일 뿐,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공사가 일부 진행되었거나 업자가 사정이 어려워서 못 했다고 주장하면 수사기관이 채무불이행으로 보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기망과 편취의 고의, 계약 당시 이행 의사·능력의 입증

사기죄는 사람을 속여(기망) 재물을 건네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는 범죄입니다(형법 제347조 제1항). 인테리어 선금 사건에서는 업자가 계약 당시에 공사를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행세해 선금을 받았는지가 핵심입니다. 법원은 이 편취의 고의를 업자의 진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같은 법리에서 중요한 것은 시점입니다. 계약 당시에는 이행할 생각이 있었으나 이후 자금난이나 다른 현장 사정으로 공사를 못 하게 되었다면, 이는 사후적인 채무불이행으로 보아 사기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받은 선금을 자재 구입이나 인건비가 아니라 기존 빚 변제나 다른 현장 선금 돌려막기에 쓰려는 구조였다면, 처음부터 공사할 능력과 의사가 없었다는 쪽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수사 단계에서 실제로 살펴보는 사정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 계약 당시의 재정 상태 — 업자가 이미 다른 현장에서 선금을 받고 공사를 못 해 분쟁 중이었는지, 체납·채무가 많았는지

  • 선금의 사용처 — 받은 돈이 해당 공사의 자재·인건비로 쓰였는지, 입금 직후 개인 채무 변제나 생활비로 빠져나갔는지

  • 공사 착수 여부와 정도 — 철거·자재 반입 등 실질적 착수가 있었는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연락만 끊었는지

  • 사업 실체 — 사업자등록과 사무실, 시공 인력과 장비가 실제로 있는지, 허위 시공 사례나 가짜 후기로 영업했는지

  • 잠적의 경위 — 연락 두절 시점이 입금 직후인지, 기한이 지난 뒤 독촉을 받고서인지, 번호를 바꾸거나 현장을 비웠는지

  • 다른 피해자의 존재 — 같은 방식으로 여러 명에게 선금을 받았다면 처음부터 이행 의사가 없었다는 강한 정황이 됩니다

반대로 업자 쪽에서 내세우는 방어 논리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공사를 일부 진행했다", "자재를 이미 발주했다", "자금 사정이 갑자기 나빠졌다", "연락을 피한 게 아니라 일정이 밀렸을 뿐이다" 같은 주장입니다. 일부 시공 사실이 있으면 그 부분은 정산 대상이 되고, 사기 고의를 부정하는 사정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디까지 공사가 됐는지를 사진·영상으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한편 피해자가 의심스러운 점을 알고도 계속 선금을 보냈다고 해서 사기가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추가 송금 경위는 반드시 확인 대상이 됩니다.

사기가 아닌 것으로 정리되더라도 돈을 돌려받을 길이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도급계약이 이행되지 않았다면 계약 해제와 선급금 반환, 지연손해금을 민사로 청구할 수 있고, 사기로 인정되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일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문제됩니다(민법 제766조). 사기죄 자체의 공소시효는 법정형이 장기 10년 이상이므로 10년입니다(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사기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고소 기간의 제한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업자의 재산이 정리되고 증거도 흐려지므로 이 기간만 믿고 미룰 일은 아닙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증거 확보, 고소와 가압류를 병행하는 다섯 단계

사건이 형사와 민사 양쪽으로 갈 수 있으므로, 순서를 정해 동시에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계약·송금 증거 고정 — 계약서, 견적서, 선금 이체 내역, 업자와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 대화, 통화 녹음을 먼저 확보합니다. 견적 단계에서 공사 일정과 기한을 어떻게 약속했는지, 업자가 "곧 시작한다"고 말한 내용이 남아 있는지가 나중에 기망 여부를 가르는 자료가 됩니다. 대화방은 삭제되거나 탈퇴될 수 있으니 전체를 내보내 저장해 두어야 합니다.

  • 업자의 실체 조사 — 사업자등록 상태, 대표자 명의, 사무실 주소, 사용 계좌의 명의를 확인하고, 같은 업체를 상대로 한 다른 분쟁이나 후기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다른 피해자를 모을 수 있으면 상습적 편취라는 정황이 되고, 공동 고소로 수사 속도도 달라집니다.

  • 내용증명으로 해제·반환 요구 — 기한을 정해 공사 이행을 최고하고, 이행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하며 선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취지를 명확히 적어 보냅니다. 주소를 알 수 없으면 사업자등록상 주소나 마지막으로 확인된 거주지로 보내고, 반송 이력도 증거로 남깁니다. 연락을 피한다는 사실 자체가 기록되기 때문입니다.

  • 사기 고소 — 업자의 주소지나 피해 발생지를 관할하는 경찰서에 고소장과 증거를 함께 제출합니다. 고소장에는 "돈을 못 받았다"에 그치지 않고, 앞서 본 계약 당시 이행 의사·능력이 없었음을 보여 주는 사정을 항목별로 정리해야 합니다. 고소 후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의 배상명령 신청으로 형사 재판 절차 안에서 피해금 반환 명령을 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 가압류와 민사 청구 — 업자가 재산을 숨기기 전에 예금채권이나 부동산, 공사대금 채권 등에 가압류를 신청해 두고, 선급금 반환청구 소송이나 지급명령으로 집행권원을 확보합니다. 형사 수사가 길어지는 사이 재산이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아, 가압류는 고소와 같은 시기에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업자가 합의를 제안하면 변제 계획과 담보를 서면으로 받아 두고, 합의서 문구가 이후 고소 취하 의무로 읽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선금 액수보다 증거 확보 시점이 결과를 좌우

업자가 잠적했다고 해서 반드시 사기가 되는 것도, 사기가 아니라고 해서 돈을 포기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계약 당시 이행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를 보여 줄 사정을 얼마나 일찍 모으느냐, 그리고 재산이 사라지기 전에 가압류를 걸었느냐가 실제 회수 가능성을 가릅니다.

선금을 보낸 뒤 연락이 끊긴 상태라면, 대화 기록과 송금 내역부터 보존하시고 형사 고소와 민사 회수를 함께 염두에 둔 대응 순서를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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