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업종의 경쟁업체가 온라인 후기나 거래처 연락을 통해 "그 업체는 원산지를 속인다", "곧 폐업한다더라" 같은 말을 퍼뜨려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든 분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경쟁업체의 서비스에 불만이 있어 후기를 남겼다가 갑자기 고소를 당했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먼저 알아야 할 것은 경쟁업체를 비방했다는 사실만으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떤 말을 어떻게 퍼뜨렸는지에 따라 업무방해죄가 될 수도, 명예훼손이나 신용훼손이 될 수도, 아무 죄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경쟁업체 비방에 적용되는 업무방해·신용훼손·명예훼손의 갈림길
경쟁업체를 겨냥한 비방 행위에는 보통 세 가지 죄가 함께 검토됩니다. 첫째는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 제1항)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둘째는 신용훼손죄(형법 제313조)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로 사람의 신용을 훼손하는 경우이며 법정형은 업무방해죄와 같습니다. 셋째는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와 온라인에서 비방할 목적이 있는 경우의 정보통신망법 제70조입니다.
세 죄는 보호하는 대상이 다릅니다. 업무방해죄는 업체의 영업 활동이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는 상태를, 신용훼손죄는 지급능력이나 신뢰 같은 경제적 평가를, 명예훼손죄는 사회적 평가 자체를 보호합니다. 그래서 같은 후기 하나가 세 죄 모두에 해당할 수도 있고, 그중 하나에만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죄가 적용되는지에 따라 고소장의 구성, 합의 시 처벌불원의 효과, 민사 손해배상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업무방해죄가 "허위의 사실"을 요건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진실한 사실을 말했다면 업무방해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사실이라도 비방할 목적이 있고 공공의 이익과 무관하게 퍼뜨렸다면 명예훼손 쪽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즉 "허위인가, 사실인가"가 첫 번째 갈림길이고, "누구에게 어떻게 퍼뜨렸는가"가 두 번째 갈림길입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허위사실의 의미, 의견과 사실의 구분, 업무방해의 위험범 구조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허위사실이란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내용을 말합니다. 전체 취지가 진실한데 일부 표현만 과장된 정도라면 허위로 보지 않는 것이 법원의 일반적인 태도입니다. 반대로 핵심 내용이 진실과 다르다면, 그 일부가 사소해 보이더라도 허위사실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가게는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를 쓴다"는 말이 실제로 한 번도 그런 사실이 없는데 나왔다면 허위사실이고, 실제로 적발된 이력이 있다면 진실한 사실의 적시가 됩니다.
다음으로 사실의 적시와 의견 표명의 구분이 중요합니다. "서비스가 불친절했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낮았다"처럼 평가나 감상을 말하는 것은 의견 표명이어서 진위를 가릴 수 없습니다. 이런 표현은 원칙적으로 허위사실 유포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업체는 계약금을 받고 잠적한다"처럼 구체적 사건을 암시하면서 증명 가능한 형태로 말하면 사실의 적시가 됩니다. 법원은 표현의 객관적 의미, 전후 문맥, 게시 경위를 함께 보고 판단합니다. 의견 표명인 것처럼 포장했더라도 그 속에 구체적 사실이 전제되어 있다면 사실 적시로 봅니다.
업무방해죄는 실제로 매출이 줄었다는 결과까지 요구하지 않습니다. 업무방해죄는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성립하는 위험범으로 보는 것이 확립된 법원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허위 후기를 올렸더라도 손님이 줄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위험이 발생했다고 볼 정도의 전파성은 필요합니다.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온라인 게시판, 지역 커뮤니티, 거래처에 대한 직접 연락은 전파성이 인정되기 쉽습니다. 반면 지인 한 명에게만 사적으로 한 말이라면 위험 발생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고의도 필요합니다. 행위자가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 퍼뜨렸어야 합니다. 직접 겪은 일이라고 믿고 후기를 썼는데 나중에 사실과 달랐다면 고의가 없다고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확인할 수단이 충분했는데도 소문만 듣고 단정적으로 썼다면 허위임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명예훼손과의 관계도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은 형법 제307조 제2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사실을 적시한 경우는 제307조 제1항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인터넷에서 비방할 목적으로 한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되어 사실 적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형법 제310조에 따라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되지 않는 위법성 조각이 인정될 수 있지만, 허위사실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또한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형법 제312조 제2항)인 반면, 업무방해죄와 신용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경쟁업체를 상대로 한 사건에서는 고소 단계에서 업무방해와 신용훼손을 함께 적용해 달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도 생기는데, 재산상 손해뿐 아니라 법인의 신용 훼손에 따른 무형의 손해도 청구 대상이 됩니다. 매출 감소액을 입증하기 어렵더라도 위자료 형태로 인정받을 수 있고, 게시물의 삭제·정정을 구하는 민사 가처분도 함께 검토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피해를 입은 경우와 고소당한 경우를 나눠 본 대응 단계
먼저 비방 피해를 입은 사업자의 경우입니다.
게시물 증거 보전부터 — 게시글 전체 화면, 작성자 표시, 게시 일시, 조회수와 댓글, 주소창의 URL까지 한 화면에 담아 캡처합니다. 게시글은 언제든 삭제될 수 있으므로 발견 즉시 확보하고, 필요하면 공증이나 캡처 확인 서비스를 이용해 증거력을 높여 둡니다. 거래처에 보낸 문자나 전화 내용도 통화 녹음과 수신자 진술로 남겨야 합니다.
허위성 자료 정리 — 비방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보여 줄 자료를 준비합니다. 원산지 비방이라면 거래명세서와 납품 서류, 폐업 소문이라면 사업자 등록 상태와 영업 실적이 해당합니다. 고소 단계에서는 허위 여부가 핵심 쟁점이므로 이 자료가 탄탄할수록 수사가 빨라집니다.
삭제 요청과 임시조치 —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따라 명예를 침해하는 정보에 대해 포털이나 커뮤니티 운영자에게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할 수 있고, 권리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우면 운영자가 임시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임시조치는 게시물을 일정 기간 비공개로 돌리는 조치로 신속하게 피해 확산을 막는 효과가 있습니다.
고소와 작성자 특정 — 작성자가 누구인지 모르더라도 경찰서에 고소하면 IP와 계정 정보를 통해 작성자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고소장에는 업무방해, 신용훼손, 명예훼손의 적용 가능성을 함께 적고, 비방 시점과 매출 변동을 연결해 설명합니다.
민사 손해배상과 게시금지 가처분 — 형사 절차와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비방이 계속되는 상황이라면 가처분으로 추가 게시를 막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합의가 가능한 경우에는 사과문 게시와 재발 방지 약정, 위약금 조항을 함께 담아 합의서를 작성합니다.
반대로 고소를 당한 쪽이라면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내가 쓴 글을 사실과 의견으로 분해 — 문장별로 증명 가능한 사실과 단순한 평가를 나눕니다. 의견 표명에 해당하는 부분은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라는 점을 정리합니다.
진실성의 근거 확보 — 직접 겪은 일이라면 영수증, 대화 내용, 사진, 서비스 이용 내역을 모읍니다. 내용이 진실이거나 진실하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허위임을 알지 못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면 고의를 부인할 수 있습니다.
경찰 조사 전 진술 준비 — 소환 통보를 받으면 작성 경위, 게시 범위, 삭제 여부, 영업 방해의 의도 유무를 일관되게 정리해 둡니다. 이미 게시물을 삭제했거나 정정했다면 그 시점과 경위가 양형과 합의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합의 검토 — 명예훼손은 처벌불원 의사로 공소권이 사라지고, 업무방해와 신용훼손은 합의가 양형에서 고려됩니다. 상대방과 직접 연락하다 오히려 협박 시비가 생기는 사례가 있으므로 합의는 대리인을 통해 진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증거 보전과 초기 진술이 결과를 가르는 이유
경쟁업체를 비방했다고 해서 곧바로 업무방해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허위의 사실을 알면서 불특정 다수나 거래처에 퍼뜨렸다면 처벌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피해를 입은 쪽은 게시물이 지워지기 전에 증거를 확보해야 하고, 고소당한 쪽은 첫 진술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 설명하지 못하면 이후 번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쟁업체와 관련한 비방 문제로 피해를 입었거나 고소 통보를 받았다면, 게시물의 내용과 전파 범위를 먼저 정리하고 적용될 죄명과 대응 순서를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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