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를 맡기고 중간에 관계가 틀어졌을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은 "지금까지 한 공사에 대해 얼마를 줘야 하는가"입니다. 같은 공정률 50%라도 계약이 총액계약이냐 단가계약이냐에 따라 기성금 계산식이 전혀 달라지고, 그 차이가 수천만 원 단위의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계약서 제목에는 '도급계약서'라고만 쓰여 있고 산출내역서에는 수량과 단가가 빼곡히 적혀 있어, 어느 쪽인지부터 다툼이 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 글에서는 두 계약 방식의 구조적 차이, 기성 공사대금을 산정하는 방법, 그리고 분쟁이 생겼을 때 무엇을 근거로 다투는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총액계약과 단가계약 — 대금이 확정되는 시점이 다르다
도급은 민법 제664조에 따라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고 도급인이 그 결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하는 계약입니다. 이 보수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총액계약은 공사 전체에 대해 하나의 금액(예: 3억 2,000만원)을 정하고 그 금액에 공사를 완성하기로 하는 방식이고, 단가계약은 공종별 단가만 정해 두고 실제로 시공된 물량에 단가를 곱해 최종 대금을 정산하는 방식입니다.
총액계약에서는 계약 시점에 대금이 이미 확정되어 있으므로, 시공 중에 실제 물량이 설계보다 조금 늘거나 줄어도 당사자 사이에 별도 합의가 없는 한 대금은 그대로입니다. 수급인이 물량 산정 위험과 공사비 상승 위험을 안고 가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단가계약에서는 물량이 늘면 대금이 늘고 줄면 줄기 때문에, 위험이 도급인 쪽으로 더 많이 넘어갑니다. 계약 체결 당시에는 총액이 얼마가 될지 확정되지 않으므로, 도급인은 예산 상한을 별도로 정해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총액계약 — 전체 도급금액이 확정됨. 물량 증감은 특약이 없으면 대금에 영향 없음.
단가계약 — 공종별 단가만 확정됨. 최종 대금은 실제 시공 물량으로 정산.
혼합형 — 총액을 정하되 일부 공종만 실비·단가로 정산하는 방식도 있어, 문언을 공종별로 따로 봐야 함.
구분 기준 — 계약서의 제목이 아니라 대금 확정 방식에 관한 합의 내용과 산출내역서의 성격으로 판단.
총액계약은 물량 위험을 수급인이, 단가계약은 물량 위험을 도급인이 더 크게 부담하는 구조이고, 기성금 계산도 이 위험 배분을 그대로 따라간다.
기성 공사대금이 문제 되는 순간 — 중도 해제와 기성 청구
기성 공사대금이 법적으로 쟁점이 되는 장면은 크게 둘입니다. 하나는 계약에서 매월 또는 공정 단계별로 기성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했는데 지급이 늦어지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공사가 완성되기 전에 계약이 해제·해지되어 이미 시공한 부분의 대금을 정산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후자는 민법 제665조 제1항이 보수를 완성된 목적물의 인도와 동시에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어, 일이 완성되지 않은 채 끝나면 무엇을 얼마로 받을 수 있는지가 곧바로 문제가 됩니다.
법원은 건축공사처럼 이미 완성된 부분이 가분(나눌 수 있는)이고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 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이미 시공한 부분에 대한 계약은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 그 부분에 대한 보수를 인정하는 흐름입니다. 즉 해제의 효력은 미완성 부분에만 미치고, 기성 부분은 도급인이 그 가치만큼 대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도급인이 민법 제673조에 따라 일의 완성 전 손해를 배상하고 해제하는 경우에도 같은 관점에서 기성 부분 정산과 수급인이 입은 손해 배상이 함께 다뤄집니다. 어느 쪽 귀책으로 계약이 끝났는지에 따라, 기성 부분 대금 외에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이 더해지거나 공제될 수 있습니다.
총액계약의 기성 산정 — 공사비 비율로 약정 총액을 나눈다
총액계약에서 공사가 중간에 끝났다면, 이미 시공한 부분의 대금을 어떻게 계산할까요. 실무와 법원이 널리 쓰는 방식은 전체 약정 도급금액에 공사 전체에 소요될 공사비 대비 이미 완성한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의 비율을 곱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약정 총액이 3억원이고, 전체 공사 예상 공사비가 2억 4,000만원, 이미 시공된 부분에 든 공사비가 1억 2,000만원이라면 비율은 50%이므로 기성 대금은 약정 총액의 절반인 1억 5,000만원이 됩니다. 시공된 만큼의 실제 원가를 그대로 받는 것이 아니라, 약정 총액의 이익률이 기성 부분에도 비례해서 반영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 방식에서 다툼은 두 군데서 생깁니다. 첫째는 '이미 완성한 부분'의 범위입니다. 철근 배근만 마치고 콘크리트를 아직 타설하지 않은 상태처럼, 공정이 중간에 걸쳐 있으면 어디까지를 완성 부분으로 볼지 감정이 필요합니다. 둘째는 '미시공 부분의 공사비'입니다. 도급인이 후속 업체에 맡겨 마무리한 비용이 약정 총액을 넘는다고 해서 그 금액이 곧바로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고, 약정 당시의 공사 범위와 품질을 기준으로 감정인이 산정한 비용이 기준이 됩니다. 이 때문에 총액계약의 기성 분쟁은 대부분 법원 감정으로 결론이 납니다.
기성 비율 = 기시공 부분 공사비 ÷ 전체 공사비(기시공 + 미시공).
기성 대금 = 약정 총액 × 기성 비율. 약정 총액 자체가 낮게 정해졌다면 그 낮은 단가가 기성에도 반영됨.
도급인이 후속 공사에 쓴 비용은 곧바로 기준이 아니라, 하자·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이나 상계 항변의 자료로 따로 다뤄짐.
공정 확인 자료 — 감리·현장 사진, 공정 보고서, 자재 반입 내역, 공정별 기성 청구서.
단가계약의 기성 산정 — 실제 시공 물량에 단가를 곱한다
단가계약은 계산 구조가 단순합니다. 공종별로 실제로 시공한 물량에 약정 단가를 곱해서 더하는 것이 기성 대금입니다. 철근콘크리트 타설 320㎥에 단가 12만원이라면 3,840만원, 거푸집 1,150㎡에 단가 2만 8,000원이라면 3,220만원이 되는 식입니다. 여기서 쟁점은 단가가 아니라 물량입니다. 도면상의 설계 물량인지, 실제 시공 후 측량·검측한 물량인지에 따라 같은 단가계약이라도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계약서에 '준공 시 실측 정산'이나 '설계 수량 기준'이라는 정산 기준이 정해져 있는지가 먼저 확인됩니다.
단가계약에서도 안전장치 없이 물량이 불어나면 도급인이 예상하지 못한 대금을 부담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물량 증감 범위(예: ±10%)를 넘으면 단가를 재협의한다는 조항이나 총액 상한 조항을 둡니다. 이런 조항이 있다면 기성 청구 시점에 상한을 초과하지 않았는지, 물량 증가에 대해 도급인의 확인이나 승인 절차를 거쳤는지를 함께 따져야 합니다. 도급인의 승인 없이 수급인이 임의로 시공한 물량은 대금이 인정되지 않거나,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한도에서만 인정되는 쪽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가·변경공사 — 총액이든 단가든 합의가 없으면 다툼이 된다
현장에서는 계약 이후 설계가 바뀌거나 도급인이 구두로 추가 시공을 요청하는 일이 흔합니다. 이때 추가 공사 대금은 원칙적으로 당사자 사이의 합의가 있어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총액계약에서는 당초 계약 범위에 포함된 공사인지 별도의 추가공사인지가 핵심이고, 포함된 공사라면 추가 대금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단가계약에서는 계약에 없던 공종의 단가를 어떻게 정할지가 쟁점이 됩니다.
서면 합의가 없더라도 도급인이 추가 시공을 지시하거나 알면서 이를 용인했다면 묵시적 합의가 인정되어 대금 청구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증명 부담이 수급인에게 있어, 카카오톡 메시지, 현장 회의록, 이메일 등 지시나 승인의 흔적이 없으면 인정받기가 어렵습니다. 건설공사 도급계약에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5항이 적용되어, 설계변경이나 경제상황 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변경을 상당한 이유 없이 인정하지 않거나 그 부담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조항은 현저히 불공정한 경우 그 부분에 한해 무효가 됩니다. 이 규정은 총액계약이라도 사정 변경에 따른 금액 조정을 일률적으로 배제한 약정을 다투는 근거가 됩니다.
추가·변경공사 대금은 '시공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도급인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다는 증거가 있어야 청구가 받아들여진다.
어느 계약인지 다툴 때 — 계약서·산출내역서·거래 관행
총액계약인지 단가계약인지 분명하지 않을 때는 계약서 문언을 넘어 여러 자료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계약서에 '도급금액 일금 3억원'이라고 되어 있고 산출내역서가 참고 자료로만 첨부되었다면 총액계약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반대로 계약서가 단가표를 계약의 일부로 편철하고 '실제 시공 물량에 따라 정산한다'는 문구가 있으면 단가계약으로 봅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2항은 도급금액·공사기간 등을 계약서에 분명하게 적도록 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표준계약서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표준계약서를 쓰지 않은 소규모 공사일수록 이 부분이 모호해 분쟁이 커집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견적서 작성 경위, 협상 과정에서 오간 메시지, 이전 기성 청구와 지급 방식도 중요한 증거입니다. 앞선 두 차례 기성금을 공종별 물량을 확인해 지급했다면 단가계약으로 운용해 온 정황이 되고, 공정률 퍼센트만 확인해 일정 금액씩 지급했다면 총액계약의 운용으로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 따라서 기성금을 받거나 줄 때마다 어떤 기준으로 계산했는지 문서로 남겨 두는 것이 이후 분쟁에서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계약서의 대금 조항 — '도급금액 일금 ○○원'인지, '단가 × 실제 물량'인지.
산출내역서의 지위 — 계약의 일부로 편철됐는지, 참고용인지.
기성 지급 방식 — 공정률 비율로 지급했는지, 물량 검측 후 지급했는지.
설계변경 조항 — 물량 증감 시 대금을 조정하는 규정이 있는지.
기성금을 받지 못할 때 — 공사 중지, 저당권 설정, 소멸시효
기성금이 계속 지급되지 않을 때 수급인이 취할 수 있는 수단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민간 공사에서 수급인이 계약 이행을 보증했는데도 발주자가 공사대금 지급보증이나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의2 제3항에 따라 수급인은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하고 공사를 중지할 수 있으며, 그래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공사라면 민법 제666조에 따라 공사대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그 부동산에 저당권 설정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하도급이라면 건설산업기본법 제34조 제1항에 따라 원도급자가 발주자로부터 기성금을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의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시간도 변수입니다. 공사에 관한 채권은 민법 제163조 제3호에 따라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기성금 청구를 오래 미루면 권리 자체를 잃을 수 있습니다. 소송으로 가면 총액계약이든 단가계약이든 결국 감정을 통해 시공 범위와 공사비를 확정하는 경우가 많아, 공정 사진과 검측 기록, 자재 거래 내역을 현장이 진행될 때부터 확보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반대로 도급인은 하자나 지연이 있다면 민법 제667조의 하자보수 청구와 손해배상을 상계 항변으로 내세울 수 있으므로, 기성 대금과 하자 금액을 함께 정리해 대응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총액만 적혀 있으면 물량이 늘어도 추가 대금을 못 받나요?
A. 당초 계약 범위에 포함된 공사라면 물량이 다소 늘더라도 별도 합의가 없는 한 추가 대금을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도급인의 요청으로 계약 범위를 벗어난 공사를 새로 시공했다면 추가공사로서 대금을 청구할 수 있고, 이때는 지시나 승인의 증거가 중요합니다.
Q. 단가계약인데 도급인이 실측 물량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A. 계약서의 정산 기준(설계 수량인지 실측인지)을 먼저 확인하고, 시공 후 측량·검측 자료와 감리 확인서를 근거로 삼습니다. 합의가 안 되면 소송에서 법원 감정인이 실제 시공 물량을 산정해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공사가 중간에 중단되면 기성 부분 대금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A. 총액계약은 약정 총액에 '기시공 부분 공사비 대비 전체 공사비' 비율을 곱해 산정하고, 단가계약은 실제 시공 물량에 약정 단가를 곱해 정산합니다. 어느 경우든 이미 시공된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지, 누구의 귀책으로 중단됐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Q. 기성금 청구에는 시효가 있나요?
A.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은 민법 제163조 제3호에 따라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기산점은 보수 지급을 청구할 수 있게 된 때부터이므로, 기성금 지급 약정 시기나 공사 완료·중단 시점을 기준으로 따져 보아야 합니다.
Q. 구두로 추가공사를 지시받았는데 서면이 없습니다. 대금을 받을 수 있나요?
A. 서면이 없어도 도급인이 지시했거나 알면서 용인한 사실이 증명되면 묵시적 합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메신저 대화, 현장 회의록, 추가 자재 발주 내역, 도급인 측 담당자의 현장 확인 기록이 있으면 증명에 도움이 됩니다.
Q. 하자가 있으면 기성금을 전부 안 줘도 되나요?
A. 하자가 있더라도 기성금 전부를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하자 보수에 드는 비용만큼 상계하거나 지급을 거절하는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민법 제667조에 따라 도급인은 하자보수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어, 두 채권을 비교해 정산하는 방향으로 정리됩니다.
맺음말
총액계약과 단가계약은 같은 공사를 두고도 대금이 확정되는 시점과 위험을 지는 쪽이 다릅니다. 총액계약의 기성은 약정 총액에 공사비 비율을 곱해 계산하고, 단가계약의 기성은 실제 시공 물량에 단가를 곱해 정산하므로, 분쟁이 생기면 먼저 계약서와 산출내역서로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추가·변경공사와 기성 지급 방식은 증거가 있어야 인정받을 수 있고, 공사대금 채권의 3년 시효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기성 분쟁은 감정으로 결론이 나는 사건이 많은 만큼, 공정 사진과 검측 기록, 지시·승인 대화를 현장 단계부터 정리해 두시길 권합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의 건설현장 분쟁이라면 계약서와 자료를 갖추어 상담을 받아 보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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