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나 오피스텔 호실을 친척·동업자와 함께 공유 명의로 사들였는데, 어느 날 대지 소유자로부터 "그동안의 대지 사용료를 내라"는 내용증명이 날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청구 금액입니다. 내 지분은 4분의 1에 불과한데 호실 전체 면적을 기준으로 계산된 금액이 통째로 청구되고, 법원도 그 청구를 받아들이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대지사용권이 없는 전유부분을 여럿이 공유할 때 부당이득 책임이 어떤 구조로 만들어지는지, 지분이 작아도 왜 전체 면적만큼 물게 되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는지 이 글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대지권 없는 호실 — 대지사용권이 없는 전유부분이란
집합건물에서 구분소유자는 자기 호실(전유부분)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호실을 쓰기 위해 건물 대지에 대해 가지는 권리도 함께 가져야 합니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호는 이 권리를 대지사용권이라 부릅니다. 보통은 대지 지분을 공유하는 형태이고, 흔히 '대지권'이라 줄여 말합니다. 같은 법 제20조는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을 분리해서 처분할 수 없도록 하여, 호실을 사고팔면 대지 지분도 같이 움직이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 일체성이 깨진 건물이 적지 않습니다. 분양자가 대지 소유권을 정리하지 못한 채 호실만 먼저 팔았거나, 대지에 걸린 담보권 때문에 지분 이전이 막혔거나, 건축주가 대지 일부를 따로 남겨 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호실을 사면 등기부에는 건물만 보이고 대지에 대한 권리는 비어 있습니다. 이 빈 부분이 바로 대지 소유자가 호실 소유자에게 사용료를 청구할 수 있는 통로가 됩니다.
대지사용권이 있는 호실 — 전유부분과 대지 지분이 함께 등기되어 있고, 대지 사용료 문제가 생기지 않음.
대지사용권이 없는 호실 — 건물 등기만 있고 대지에 대한 소유권·지상권·임차권 같은 권원이 없음.
확인 방법 — 전유부분 등기부 표제부의 '대지권의 표시' 란이 비어 있는지, 대지의 토지등기부 소유자가 누구인지 대조.
분양계약서 확인 — 대지 지분 이전 시기와 책임이 분양자에게 있는지 별도로 정리되어 있는지 검토.
대지사용권이 없다는 것은 호실 아래 땅을 사용할 법적 권원이 없다는 뜻이고, 그 순간부터 대지 소유자에게는 사용료 상당의 부당이득 청구권이 생긴다.
대지 소유자가 청구하는 것 — 차임 상당 부당이득반환
대지 소유자는 건물을 허물라는 청구도 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먼저 사용료를 받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근거는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입니다.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으로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그 이익을 반환해야 하는데, 남의 땅 위에 권원 없이 호실을 두고 있다면 그 땅을 쓰는 이익, 즉 지료에 해당하는 차임 상당액이 부당이득이 됩니다. 소유자가 실제로 땅을 쓰려던 계획이 없었더라도 사용 가능성을 빼앗긴 것으로 보아 손해가 인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환 범위는 수익자가 선의인지 악의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민법 제748조 제1항에 따라 선의의 수익자는 현존하는 이익 범위에서 반환하지만,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악의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 전부에 이자를 붙여 반환해야 하고 손해가 더 있으면 배상해야 합니다. 또한 제749조 제2항은 선의의 수익자가 패소한 경우 그 소송이 제기된 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소송에서 졌다면 소장이 제기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자 부담이 생긴다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청구 기간도 중요합니다. 부당이득반환채권은 민법 제162조 제1항의 일반 채권으로서 소멸시효가 10년이라, 대지 소유자는 호실 취득 이후 기간 중 소 제기 시점부터 소급해 최대 10년치를 한꺼번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호실을 오래 보유했다면 누적 금액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호실을 여럿이 공유할 때 — 불가분채무라서 지분 비율이 방패가 되지 않는다
핵심 쟁점은 호실을 여러 명이 공유할 때 각자가 얼마를 물어야 하느냐입니다. 직관적으로는 지분 비율대로 나누어 부담할 것 같지만, 대법원은 다르게 봅니다. 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0다13948 판결은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을 사용해서 생긴 부당이득 반환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가분채무라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구분소유 호실을 피고와 소외 회사가 2분의 1씩 공유하고 있었는데도, 그 호실 전체 면적에 관한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411조는 불가분채무에 연대채무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어, 채권자인 대지 소유자는 공유자 누구에게든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유자 한 명이 전부를 이행하면 나머지 공유자의 채무도 함께 소멸합니다. 지분이 4분의 1뿐인 공유자도 "나는 4분의 1만 부담한다"는 항변이 통하지 않고, 대지 소유자가 가장 자력이 있어 보이는 공유자를 골라 호실 전체 면적분의 사용료를 청구하면 그 전액에 대해 응해야 합니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건물 공유자들이 건물 전체를 함께 소유하면서 하나의 대지를 동시에 점유·사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한 호실이 차지하는 땅은 쪼개서 지분별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호실 전체가 하나로 올라앉은 땅이라, 사용 이익 역시 불가분적이라고 평가됩니다. 지분이 작다는 사정은 대지 소유자에 대한 책임 범위를 줄이지 못하고, 공유자들 사이의 내부 정산 단계에서만 의미를 가집니다.
호실 공유자는 대지 소유자에게 각자 전액을 책임지고, 지분 비율은 공유자들끼리 나중에 정산할 때 비로소 쓰인다.
청구 금액은 어떻게 계산되나 — 면적과 지료 감정
대지 소유자가 청구하는 금액은 크게 두 가지 요소로 정해집니다. 하나는 호실이 차지하는 대지 면적이고, 다른 하나는 그 면적에 적용할 단위 사용료입니다. 법원은 보통 감정평가를 통해 대상 토지의 가액을 산정하고, 그 가액에 일정 비율을 곱해 연간 지료를 계산한 뒤 호실이 점유하는 비율을 적용합니다. 이때 호실이 차지하는 비율은 건물 전체의 전유면적 중 해당 전유부분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로 환산하는 방식이 쓰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가정을 하나 세워 보겠습니다. 대지 전체의 감정 지료가 연 1억 2,000만원이고, 해당 호실이 건물 전체 전유면적의 5%를 차지한다면, 호실 몫은 연 600만원입니다. 이 호실을 세 명이 2분의 1, 4분의 1, 4분의 1로 공유한다면 지분 4분의 1의 공유자도 대지 소유자에게는 연 600만원 전체를 물어야 하는 것이 불가분채무의 결과입니다. 5년치를 청구받으면 3,000만원이고, 소송 제기일 이후의 지연이자까지 더해집니다.
호실 면적 비율 — 건물 전체 전유면적 대비 해당 호실의 면적 비율로 대지 몫을 환산.
지료 수준 — 토지 감정가를 기준으로 하되 용도·입지에 따라 비율이 달라지므로 감정으로 확정.
청구 기간 — 호실 취득일(공유자별로 다를 수 있음)부터 현재까지, 시효 10년 이내.
지연이자 — 소장 부본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 소송촉진법 제3조의 연 12%가 적용될 수 있고(항쟁이 타당한 범위는 판결 선고까지 제외), 악의로 인정되면 그 이전 기간에도 이자가 붙음.
누군가 대신 냈다면 — 공유자 사이의 구상권 정리
대지 소유자에게 전액을 지급한 공유자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나머지 공유자에게 각자의 부담 몫만큼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불가분채무는 연대채무 규정을 준용하므로 민법 제425조에 따라 변제로 공동 면책을 얻은 채무자는 다른 채무자에게 그 부담 부분에 대해 구상할 수 있습니다. 내부 부담 비율은 특별한 약정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지분 비율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실무에서는 지분을 크게 가진 공유자가 먼저 청구를 받고, 작은 지분의 공유자들에게 자기 몫을 구상하려다 분쟁이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지 소유자와의 합의 단계에서부터 공유자 전원이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아 부담 비율을 문서로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지급 영수증, 송금 내역, 공유자 간 합의서를 갖춰 두면 이후 구상금 청구 단계에서 입증이 쉬워집니다.
반대로 대지 소유자가 일부 공유자만 골라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도 나머지 공유자의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소송 상대에서 빠진 공유자가 있더라도 판결로 전액을 변제한 공유자는 구상 절차를 밟을 수 있고, 변제 시점부터 법정이자가 붙는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합니다.
더 큰 위험 — 집합건물법 제7조 매도청구와 철거 청구
사용료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대지 소유자가 호실의 존속 자체를 문제 삼는 경우입니다. 대지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 건물 철거를 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대지 소유자는, 집합건물법 제7조에 따라 대지사용권을 가지지 않은 구분소유자에게 그 구분소유권을 시가로 매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매도청구권은 형성권이라, 대지 소유자가 의사표시를 하면 상대방의 승낙 없이 시가 기준의 매매계약이 성립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공유 호실의 경우 매도청구는 호실 전체를 대상으로 하므로 공유자 모두가 함께 소유권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호실을 영업에 쓰고 있다면 사용료 부담에 더해 호실을 잃을 위험까지 안게 되는 셈입니다. 이 경우 매매대금은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되므로 어느 시점·어떤 방식으로 평가하느냐가 다툼이 됩니다. 사용료 청구가 시작된 단계에서 이미 대지 지분 매입 협상이나 지상권 설정 같은 대안을 병행해 검토해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분 매입 협상 — 대지 소유자로부터 대지 지분을 취득해 대지사용권을 확보하는 방안.
분양자에 대한 책임 추궁 — 대지 지분 이전 의무를 지고 있는 분양자 또는 시행사에 이행·손해배상 청구.
사용료 정산 합의 — 지료 수준을 감정으로 확정하고 장기 임대차나 지상권 설정으로 전환.
공유자 간 부담 분담 약정 — 협상 비용과 사용료를 지분별로 나누는 문서를 먼저 작성.
구별해야 할 사안 — 대지 지분이 충분한 구분소유자는 다르다
이 글의 불가분채무 법리를 모든 집합건물 분쟁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은 2022. 8. 25. 선고 2017다257067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구분소유자가 전유부분의 면적에 비추어 적정한 대지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대지 지분만 가진 외부 공유자가 사용이익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대지사용권이 전유부분과 일체화되어 있는 집합건물의 특성을 반영한 결론으로, 이 판결은 그 견해와 배치되는 범위에서 앞서 본 2000다13948 판결을 변경했습니다.
즉 이 글에서 다루는 책임은 호실에 대지사용권이 아예 없는 경우, 또는 있더라도 적정 범위에 못 미치는 경우에 문제가 되는 구조입니다. 내 호실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대응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청구를 받으면 먼저 등기부의 대지권 표시와 전유부분 면적에 비례한 대지 지분 수치를 확인해야 합니다. 지분이 있으나 부족한 경우에는 부족분에 한정해 책임이 문제 되는 쪽으로 판단되는 경향이 있어, 청구서에 적힌 금액이 어떤 기준으로 계산된 것인지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구를 받았다면 — 점검 순서와 준비 자료
내용증명이나 소장을 받았다면 먼저 청구 근거를 분해해서 봐야 합니다. 대지 소유자가 누구이고 그 지분이 얼마인지, 청구 기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호실 면적과 대지 환산 방식이 무엇인지 하나씩 대조합니다. 대지 소유자가 여러 명의 공유자라면 각자의 지분 비율에 맞춰 청구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오래된 기간이 포함되어 있다면 소멸시효 10년을 넘긴 부분은 제외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자료로는 분양계약서와 대금 영수증, 호실 취득일을 보여 주는 등기부등본, 대지 소유자의 토지등기부, 건축물대장상 전유면적, 임대차를 놓은 경우 임대료 내역이 필요합니다. 지료가 과다하게 산정되었다면 법원 감정 신청으로 적정 수준을 다툴 수 있고, 분양자에게 대지 지분 이전 의무가 남아 있다면 그 책임을 묻는 소송을 병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공유자 사이에서는 전원이 같은 방향으로 대응하도록 정리하는 것이 비용과 시간을 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 지분은 10분의 1인데도 호실 전체 사용료를 내야 하나요?
A. 대지사용권이 없는 호실이라면 대법원은 공유자들의 부당이득 반환채무를 불가분채무로 보므로, 대지 소유자는 지분 10분의 1의 공유자에게도 호실 전체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신 낸 금액 중 다른 공유자의 몫은 구상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Q. 호실을 팔고 나면 이전의 대지 사용료도 면제되나요?
A. 이미 발생한 부당이득은 소유 기간에 대해 그대로 남아 있어, 호실을 팔았다고 소멸하지 않습니다. 매매계약서에 이 부분을 어떻게 정산하기로 했는지 따로 정해 두지 않았다면 매수인과 책임이 뒤섞여 분쟁이 될 수 있습니다.
Q. 대지 소유자가 몇 년 치까지 청구할 수 있나요?
A. 부당이득반환채권은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소 제기 시점에서 10년 이내의 기간이 청구 대상입니다. 오래전 기간은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항변하여 다툴 수 있습니다.
Q. 대지 사용료를 내면 대지사용권이 생기나요?
A. 사용료를 정산해도 그것만으로 대지사용권이라는 물권적 권원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대지 지분을 매수하거나 지상권·임대차 같은 사용 권원을 설정해야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소됩니다.
Q. 대지 소유자가 호실을 시가로 팔라고 하면 거부할 수 있나요?
A. 집합건물법 제7조의 매도청구권은 요건을 갖추면 대지 소유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효력이 생기는 형성권이라 단순 거부로 막기 어렵습니다. 다만 청구권자의 지위 요건과 시가 산정은 다툼 여지가 있으므로 청구를 받으면 바로 검토해야 합니다.
Q. 분양자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나요?
A. 분양계약상 대지 지분 이전 의무를 분양자가 부담하고 있다면 그 불이행에 대해 이행청구나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습니다. 분양자가 사라졌거나 무자력이라면 실질적인 회수가 어려울 수 있어 계약서와 분양 경위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맺음말
대지사용권이 없는 호실을 여럿이 공유하면, 지분이 작더라도 대지 소유자에게는 호실 전체 면적에 해당하는 사용료를 각자 책임지는 구조가 됩니다. 이는 부당이득 반환채무를 불가분채무로 보는 대법원의 태도에서 나오는 결과이고, 지분 비율은 공유자들 사이의 구상 단계에서 비로소 의미를 갖습니다. 시효 10년까지 누적될 수 있다는 점과, 사용료 청구가 매도청구나 철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청구를 받았다면 청구 근거와 기간, 대지 지분의 유무와 적정성부터 대조하고, 공유자 전원이 같은 방향으로 대응을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사용료 정산에 그치지 않고 대지 지분 확보나 사용 권원 설정 같은 근본적 해결까지 함께 설계해야 비슷한 청구가 반복되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호실 취득 단계라면 계약 전에 등기부의 대지권 표시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위험을 피할 수 있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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