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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중 땅 반환소송을 이끈 임원에게 땅을 떼어주는 결의, 현저히 불공정하면 무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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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중 땅 반환소송을 이끈 임원에게 땅을 떼어주는 결의, 현저히 불공정하면 무효일까 

강대현 변호사

명의신탁으로 남의 이름에 올라 있던 종중 땅을 오랜 소송 끝에 되찾았는데, 그 소송을 이끈 회장이나 임원에게 "수고했으니 땅 일부를 나눠주자"는 결의가 올라오는 일이 있습니다. 공로에 보답하는 취지라 처음에는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나중에 다른 종원이 뒤늦게 알고 문제를 삼으면 결의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쟁점은 두 가지입니다. 결의 내용이 종중재산의 분배로서 '현저히 불공정'한 수준인지, 그리고 결의에 이르는 절차가 적법했는지입니다. 이 글에서는 임원에게 되찾은 땅을 떼어주는 결의가 어떤 기준으로 유효·무효가 갈리는지, 무효라면 어떤 구제 수단이 있는지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종중재산은 총유 — 처분과 분배는 총회 결의가 있어야 한다

종중은 법인이 아닌 사단이어서, 종중의 재산은 종원 전체가 함께 소유하는 총유로 봅니다. 민법 제275조는 법인 아닌 사단의 사원이 집합체로서 물건을 소유하는 것을 총유라 하고, 제276조 제1항은 총유물의 관리·처분을 사원총회의 결의에 따르도록 정합니다. 그러므로 종중 땅을 팔거나 누구에게 넘기려면 임원 몇 명의 합의가 아니라 종중 총회의 결의라는 정당한 의사결정 절차가 있어야 합니다.

이 구조는 소송에서도 이어집니다. 명의신탁된 땅을 되찾으려는 소송도 종중 재산에 관한 것이어서, 보통 총회에서 소 제기와 수행 권한을 회장 등에게 맡기는 결의를 거칩니다. 문제는 그 뒤입니다. 소송에서 이겨 땅이 돌아오면 그 땅은 다시 종원 전체의 재산인데, 이 시점에 같은 총회 결의 방식으로 "일부를 임원에게 증여한다"고 정하면 총유물의 처분이라는 형식은 갖추게 됩니다. 그러나 형식을 갖췄다고 해서 내용까지 유효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총회 결의라도 그 내용이 종중의 목적에 반하면 법원이 무효로 볼 수 있습니다.

총회 결의라는 형식을 갖췄더라도, 종중재산의 분배 내용이 현저히 불공정하면 결의는 무효가 될 수 있다.

임원의 소송 수행은 위임 — 선관주의의무와 보수·비용의 원칙

종중 임원과 종중의 관계는 위임과 유사한 관계로 봅니다. 민법 제681조에 따라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사무를 처리해야 하고, 종중 임원은 규약과 총회 결의를 따라 그렇게 직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즉 종중 땅을 되찾는 소송을 이끄는 일은 특별한 호의가 아니라 임원이 원래 해야 할 직무의 일부입니다.

그렇다면 그 대가는 어디까지 허용될까요. 위임에서 수임인이 보수를 받으려면 특약이 있어야 하고(민법 제686조 제1항), 사무를 처리하며 쓴 필요비는 상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688조 제1항). 그래서 임원이 소송 과정에서 실제 쓴 비용을 변상받거나, 총회가 정당한 절차로 정한 합리적인 수준의 사례를 받는 것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범위를 넘어 되찾은 재산 자체를 공로의 대가로 나눠주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임원이 의무를 다한 것에 불과한 일에 종중 재산이 크게 빠져나가는 구조가 되어, 결의의 정당성이 의심받게 됩니다.

대법원 2017다231249 — 환수 토지를 임원에게 증여한 결의가 무효가 된 사안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판결이 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다231249 판결입니다. 사안에서 종중은 2006년 총회에서 명의신탁된 종중 토지의 반환소송을 회장에게 맡겼고, 소송은 2009년 승소로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총회는 되찾은 토지 일부를 회장과 임원들에게 증여하기로 결의했고, 임원들 명의로 이전등기까지 마쳐졌으며 그중 회장 명의의 토지는 제3자에게 팔렸습니다.

원심은 종중 규약의 포상 규정을 근거로 결의를 유효하게 보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파기환송했습니다. 종중재산은 분묘 수호와 제사, 종원 사이의 친목이라는 종중의 목적을 이루는 데 본질적으로 중요하므로, 그 분배 결의가 현저하게 불공정하거나 사회적 타당성을 잃은 경우 무효라는 것이 핵심 법리입니다. 소송 수행은 임원이 당연히 해야 하는 업무이므로 실비 변상이나 합리적 범위의 보수를 넘어 회복한 재산의 상당 부분을 나눠 갖는 것은 허용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총회가 미리 정한 사례금은 승소금액의 7%였는데, 실제 증여된 토지는 환수 토지 면적의 약 17%였음.

  • 증여를 결의한 정기총회의 참석자는 35명에 불과했음.

  • 임원이 실제 지출한 비용을 확인할 자료가 없었음.

  • 변호사 보수는 별도로 승소 목적물의 13%로 약정되어 있었음.

'현저히 불공정'을 가르는 기준 — 법원이 실제로 보는 요소

법원은 하나의 숫자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여러 사정을 함께 봅니다. 위 사안에서 드러난 것처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보상의 비율입니다. 총회가 스스로 정한 사례 기준을 넘는지, 임원이 실제로 쓴 비용과 비교해 과도한지가 출발점입니다. 되찾은 땅의 가치가 크다면 같은 비율이라도 절대 금액이 커지므로, 금액이 종중 재정에 미치는 영향도 따져봅니다.

다음은 보상의 근거입니다. 임원이 낸 비용이 자료로 입증되는지, 소송을 하면서 별도 보수나 변호사 비용이 이미 처리되었는지, 규약에 포상 규정이 있다면 그 취지와 한도가 무엇인지를 봅니다. 규약의 포상 조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조항을 근거로 한 구체적 결의 내용이 적정한지를 따로 판단합니다. 끝으로 종중 목적과의 관계가 있습니다. 분묘 관리와 제사 같은 목적에 쓸 재산이 임원 개인에게 넘어가 종중의 기반이 약해진다면 불공정의 정도는 더 크게 평가됩니다.

  • 비율 — 총회가 정한 사례 기준이나 실비를 넘어 환수 재산의 큰 부분이 임원에게 가는지.

  • 근거 — 지출 내역이 자료로 확인되는지, 변호사 보수 등이 별도로 정리되었는지.

  • 규약 — 포상 규정이 있어도 그 한도 안의 결의인지.

  • 종중 목적 — 제사·분묘 관리 등 종중의 기반을 해칠 정도인지.

절차의 하자 — 소집통지·정족수·이해관계 임원의 의결권

내용이 문제 없어 보여도 절차에 하자가 있으면 결의는 따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종중 총회는 소집권한이 있는 사람이 소집해야 하고, 통지가 가능한 종원들에게 소집을 알려야 합니다. 일부 종원에게만 통지하고 연 총회, 규약상 정족수에 못 미치는 인원이 모여 한 결의는 원칙적으로 무효 사유가 됩니다. 앞의 사안에서 참석자가 35명뿐이었다는 점은 정족수 하자가 아니라 증여 결의가 전체 종중원의 진정한 의사에 부합하는지를 따지는 사정으로 거론되었습니다.

또 하나 주의할 지점은 이해관계가 걸린 임원의 의결권입니다. 민법 제74조는 사단법인과 어느 사원의 관계사항을 의결할 때 그 사원은 의결권이 없다고 정하는데, 이 취지는 비법인사단에도 유추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임원 본인에게 땅을 증여하는 안건이라면 그 임원이 표결에 참여하거나 총회를 사실상 주도해 얻은 결의는 효력이 의심받습니다. 실무에서는 안건 상정, 소집통지 명단, 참석자 서명부, 의사록을 순서대로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결의가 무효라면 — 무효확인, 등기 말소, 부당이득과 손해배상

결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종원은 먼저 종중 총회 결의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해 결의의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비법인사단의 결의는 주식회사 주주총회 결의처럼 취소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무효 사유가 있으면 그 확인을 구하는 방식으로 다투게 됩니다. 결의가 무효로 확정되면 증여의 법적 근거가 사라지므로 임원 앞으로 넘어간 이전등기를 말소하라는 청구, 말소가 어려운 경우의 가액 반환 청구로 이어집니다.

다만 땅이 이미 제3자에게 넘어갔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앞의 사안처럼 임원이 받은 필지를 팔아버렸다면, 제3자의 등기를 되돌릴 수 있는지는 거래 경위와 제3자의 사정에 따라 갈리므로, 임원을 상대로 한 부당이득반환과 손해배상 청구가 현실적인 경로가 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임원이 얻은 이익과 종중이 입은 손해를 계산해야 하므로 매매대금, 이전 시점의 시가, 임원이 실제 쓴 비용을 증거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은 일반 채권처럼 민법 제162조의 10년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결의 시점부터 오래 지났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임원이 정당하게 보상받으려면 — 비용 정산과 투명한 절차

반대로 임원이 소송 노고를 인정받고 싶다면 방법은 있습니다. 먼저 쓴 비용을 영수증과 계좌 내역으로 증빙해 실비 상환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변호사 보수나 인지대처럼 이미 종중 재산에서 나갔거나 나가야 할 비용과 임원 개인의 몫이 섞이지 않도록 구분해야 합니다.

보수 성격의 사례를 받으려면 소 제기 단계 총회에서 보수의 기준과 한도를 미리 정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소송이 끝난 뒤에 되찾은 재산을 보고 정하면 이해관계가 겹쳐 시비가 생기기 쉽습니다. 결의할 때에는 소집통지를 모든 종원에게 적법하게 하고, 해당 임원은 표결에서 빠지며, 금액과 근거를 의사록에 남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급 방식도 현금 보상처럼 종중 재산을 지키는 쪽이 땅 자체를 이전하는 것보다 분쟁 위험이 낮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종중 규약에 임원 포상 규정이 있으면 땅을 나눠줘도 되나요?

A. 규약에 포상 규정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유효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2017다231249 판결은 포상 규정에도 불구하고 환수 재산의 상당 부분을 임원에게 증여한 결의를 무효로 보았습니다. 규약의 취지와 한도 안에서 구체적 결의 내용이 적정한지가 따로 판단됩니다.

Q. 소송 비용을 임원이 사비로 냈다면 그 돈은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민법 제688조 제1항에 따라 수임인은 사무 처리에 쓴 필요비를 상환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영수증, 계좌 이체 내역처럼 실제 지출을 확인할 자료가 있어야 하고, 그 자료가 없으면 과다 보상 시비가 생깁니다.

Q. 총회에서 다수가 찬성했다면 결의는 문제없는 것 아닌가요?

A. 다수결로 정했더라도 내용이 현저히 불공정하거나 사회적 타당성을 잃었다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소집통지 누락이나 정족수 미달, 이해관계 있는 임원의 의결 참여 같은 절차 하자가 있으면 찬성 인원과 무관하게 효력이 흔들립니다.

Q. 결의가 무효로 확정되면 임원이 받은 땅은 어떻게 되나요?

A. 증여의 근거가 사라지므로 임원 앞으로 마쳐진 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미 제3자에게 팔렸다면 거래 경위에 따라 말소가 어려울 수 있고, 그때는 임원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을 구하는 방향이 됩니다.

Q. 결의 무효확인의 소는 누가 제기하나요?

A. 결의의 효력에 법률상 이해관계가 있는 종원이 제기할 수 있습니다. 종중의 이름으로 소를 내려면 별도의 총회 결의나 대표자 선임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먼저 종원 개인이 제기할 수 있는지와 종중이 직접 나서야 하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Q. 소송을 이끈 임원이 보수를 받는 것 자체가 위법한가요?

A. 아닙니다. 보수 기준이 사전에 정당한 절차로 정해졌고 금액이 합리적 범위 안에 있다면 문제되지 않습니다. 위법 시비는 되찾은 재산의 상당 부분을 사실상 대가로 가져가는 경우처럼 비율과 근거가 과도할 때 생깁니다.

맺음말

종중 땅을 되찾는 소송을 이끈 임원의 수고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 수고가 곧바로 되찾은 땅의 일부를 가져갈 권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원은 위임 관계에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직무를 해야 하고, 그 대가는 실비 변상과 합리적 범위의 보수가 기본입니다. 이 범위를 크게 넘어 환수 재산을 나누는 결의는 총회를 거쳤더라도 현저히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결의 내용이 의심스럽다면 소집통지 명단, 참석자 서명부, 의사록, 임원의 지출 자료를 먼저 확보해 내용과 절차를 함께 점검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결의가 이미 이행되어 등기가 넘어갔다면 말소와 반환 청구를 어떻게 구성할지가 달라지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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