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개방된 공간인데도, 많은 분들이 마치 상대방에게 말하듯 막말을 하죠? 그것은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은 범죄이고, 어떤 것은 아닐까요? 여기서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1. 명예훼손죄란? 그 개념과 범위
흔히 상대방이 욕설, 막말, 비하, 성희롱 등 모욕감을 느끼게 하면 '명예훼손' 또는 '모욕'당했다고 생각합니다.
비난받을 일이고, 피해자에게는 정신적 충격이 크지요.
하지만 형법으로 처벌되는 명예훼손죄는 범위가 조금 좁습니다.
1) 형법상 '명예훼손'은 '사실을 적시해서 타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거나 저하시킬 수 있는 위험을 가하는 행위'입니다. 즉, 진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퍼뜨려서 남의 평가를 떨어뜨리는 거죠.
참고로, '모욕'은 구체적 사실 말고 '병신', '애꾸눈' 같은 '표현 자체'가 문제되는 것입니다. 물론 모욕도 처벌됩니다.
2) 명예훼손죄를 처벌하는 이유는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기 떄문이므로, 죄가 되려면 '공연성'이 있어야 처벌됩니다(아래 판결 참조). 그래서 피해자와의 1:1 대화, 피해자 가족, 절친에게 한 말은 공연성이 부정되기도 합니다.
3) 말한 내용이 '진실'이든 '허위'든 처벌됩니다. 허위사실은 가중처벌되고, 진실이거나 진실에 가깝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는 처벌받지 않습니다(형법 제310조). 만약 진실을 모두 처벌한다면 언론이 남아나질 않겠죠?
2. 온라인(사이버) 명예훼손의 처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벌칙)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 제1항과 제2항의 죄는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1) 온라인 명예훼손의 처벌
온라인에서의 명예훼손은 일반 명예훼손보다 처벌이 더 강합니다. 왜냐면 온라인의 파급력은 오프라인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죠. 몰카 동영상 유출, SNS 공개 폭로는 파급력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피해자가 자살하는 비극도 발생하지요. 특히 페이스북, 트위터 등 공유가 쉬운 SNS, 카카오톡 단체방은 최근의 핫이슈죠.
가해자는 폐쇄된 공간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완전공개된 공간처럼 피해가 급속도로 확산됩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은 익명성까지 더해져서 폐해가 더 크죠.
2) 주로 문제되는 부분
A. 단톡방, 페이스북
단톡방, 페이스북 같은 SNS는 엄밀히 말하면 100% 공개된 공간은 아닙니다.
1) 처음 트위터, 페이스북이 유행할 때는 '친구등록' 때문에 싸이월드 쓰듯이 폐쇄형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았죠. 친구에게 할 수 있는 온갖 얘기를 올렸는데, 알고보니 전 국민에게 공유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했다고 생각했던 명예훼손 발언이 삽시간에 퍼져서 곤란을 겪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지요.
2) 단체 채팅방은 채팅방 구성원끼리만 볼 수 있어서 폐쇄성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가족 간의 채팅방 같이 예외적인 경우를 빼고는 '전파가능성'이 인정될 수 있는 공간이지요.
3) 따라서 단체채팅방, 페이스북, 트위터에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할만한 발언을 하면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정인을 직접 지칭한 건 아니지만, 읽은 사람이 특정인으로 인식할 수 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음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B. 1:1채팅
1:1채팅 상황에서 상대방이 비하, 욕설, 명예훼손적 발언을 하는 경우죠.
하지만, 성범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빼고는, 명예훼손(모욕)이 안됩니다. 그 이유는 그 발언을 본 사람이 피해자 본인 밖에 없고 제3자는 보지 못하므로, 공연성(전파가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의할 것은, 1:1 대화라도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의 경우 처벌될 수 있습니다(공개 발언은 당연히 처벌되구요). 자기 또는 타인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인정되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하니까요. 그리고 욕설이나 발언이 '협박'에 이를 정도로 강하면 협박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C. 가해자의 실명을 모를 때
이 경우 포털사이트에 바로 요청해서는 인적사항을 알 수 없습니다. 형사고소를 해야 IP추적 같은 강제수사가 가능합니다.
D. 폐쇄된 공간에서 한 말을 제3자가 유출할 때
모 야구선수의 여자친구가 그 야구선수와의 카톡 내용을 공개한 사건이 있었죠.
카톡 내용은 유명 치어리더에 대한 비하발언이었습니다. 공개되면서 난리가 났구요. 이런 경우 그 여자친구는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3자에게 사회적 평가(명예)를 떨어뜨릴(훼손) 내용을 퍼뜨렸기(공연성) 때문입니다.
그런데 야구선수는 다릅니다. 여친과의 1:1대화로 은밀하게 얘기한 것뿐이죠. 여러분도 친구들과 남에 대한 험담, 근거 없는 비하발언 등등 하는 경우가 있지요? 과연 이 자체가 범죄일까요? 법원의 판결을 봐야겠지만, "여자친구가 제3자에게 퍼뜨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말했는지 여부가 쟁점이고, 공연성이 인정될 지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실제로는 처벌받았는데 실제 유출로 이어진 결과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3. 마무리
인터넷에서의 명예훼손은 사실 표현의 자유와 맞닿아 있습니다.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죠.
하지만 온라인에서 벌어진 명예훼손 범죄를 사회, 문화적으로 풀 수 있는 장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국민들이 고소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인터넷 상의 명예훼손에 대한 기준이 분명해져서, 모든 사람이 안심하고 인터넷을 사용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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