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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제한 기간에 산업단지 공장을 팔면 계약이 무효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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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제한 기간에 산업단지 공장을 팔면 계약이 무효인가요 

김상훈 변호사

산업단지 안에 있는 공장을 팔기로 계약서까지 썼는데, 그 뒤에야 "분양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음대로 팔 수 없는 땅"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매수인 입장에서는 이미 계약금과 중도금을 보냈는데 소유권이전이 막히는 것은 아닌지, 계약 자체가 처음부터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집니다. 처분제한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그 제한을 어긴 계약이 형사처벌 문제인지, 계약의 효력 문제인지, 입주계약 해지 문제인지가 한꺼번에 얽혀 있어 정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처분제한의 대상과 기간, 그리고 어긴 계약에 걸리는 세 갈래 책임

산업단지에서 분양받은 산업용지와 그 위의 공장은 일반 부동산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집적법) 제39조 제1항은 산업시설구역 등의 산업용지 또는 공장 등을 소유한 입주기업체가 공장설립등의 완료신고 전, 또는 완료신고(사업개시 신고) 후 일정 기간이 지나기 전에 이를 처분하려면 먼저 관리기관에 양도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 일정 기간은 시행령 제49조 제7항이 5년으로 정합니다.

그래서 "처분제한 기간에 판다"는 것은, 분양받은 뒤 공장 완료신고(또는 사업개시 신고)를 하기 전이거나 그 신고 후 5년이 지나기 전에 관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제3자와 직접 매매계약을 맺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때 문제는 서로 다른 세 갈래로 나뉩니다.

  • 형사책임 — 제39조 제1항을 위반해 산업용지나 공장 등을 양도한 사람은 제52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 입주계약 해지 — 관리기관은 제42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제39조 제1항·제2항을 위반해 처분한 입주기업체에 시정을 명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입주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 매매계약의 사법상 효력 — 이 글의 질문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위 두 가지가 법에 적혀 있는 것과 달리, 계약이 무효인지는 법에 따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이 세 갈래는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입니다. 계약이 유효하더라도 형사책임과 입주계약 해지는 따로 문제될 수 있고, 반대로 계약이 무효가 되더라도 이미 이루어진 양도 행위에 대한 책임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효력규정이냐 단속규정이냐, 대법원 2025다211003 판결의 기준

산업집적법에는 제39조 제1항을 위반한 매매계약을 무효로 한다는 문구가 없습니다. 이런 경우 법원은 민법 제105조의 틀 위에서, 그 규정이 계약의 효력까지 부정해야 하는 효력규정(강행규정)인지, 행정적 규제와 처벌로 충분한 단속규정인지를 따집니다. 규정의 입법 배경과 취지, 보호법익, 위반의 중대성, 당사자에게 위반 의도가 있었는지, 위반이 당사자와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 위반행위에 대한 사회적·경제적·윤리적 평가 등을 종합합니다.

이 기준을 산업단지 처분제한에 적용한 판결이 대법원 2026. 1. 8. 선고 2025다211003 판결입니다. 다만 정확히 짚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 판결이 직접 다룬 조문은 제39조 제1항이 아니라 제40조의2 제1항(분양받은 사람이 3개월 안에 입주계약을 맺지 못한 채 관리기관 등이 아닌 제3자에게 산업용지를 판 경우)입니다. 법원은 이 조항을 효력규정이 아닌 단속규정으로 보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해 체결된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판결이 든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산업집적법의 목적은 행정적 규제와 형사처벌로도 달성할 수 있고, 사인 간 거래 자체를 금지하는 법이 아니라 일정한 경우 처분을 제한하는 법입니다.

  • 계약을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면, 이행이 모두 끝나고 새 소유자가 관리기관과 입주계약을 맺어 공장을 가동하는 등 법률관계가 오래 쌓인 뒤에도 매도인이나 매수인이 언제든 무효를 주장할 수 있게 되어 거래 안정성을 해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매도인이 더 큰 전매차익을 얻는 데 도움이 되는 결과도 생깁니다.

  • 처분 행위 자체가 현저히 반사회적·반도덕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법도 양도한 사람을 처벌할 뿐 취득한 사람은 처벌하지 않습니다.

같은 판결은 한 가지 예외도 분명히 밝혔습니다. 단속규정으로 보더라도, 당사자들이 시세차익 등을 노리고 서로 통정해 처분제한을 위반하는 계약을 맺은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처분제한을 어겼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이 당연히 무효는 아니지만, 어떻게 어겼는지에 따라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구조입니다.

제39조 제1항 위반 사안에 이 판결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제39조 제1항도 같은 산업집적법에 있고, 어긴 사람에 대한 형사처벌(제52조 제1항 제1호)만 있을 뿐 계약 효력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위 판결의 논리가 상당 부분 맞닿아 있지만, 5년이라는 제한 기간의 취지와 구체적 사정에 따라 하급심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약 내용과 경위를 놓고 따져야 합니다.

매매 대금과 관련해서도 눈여겨볼 규정이 있습니다. 관리기관에 양도하는 경우 산업용지의 양도가격은 취득가격에 이자와 비용을 더한 금액으로 정해집니다(제39조 제5항). 시행령 제52조는 그 이자와 비용을 취득가격에 취득일부터 양도일까지의 생산자물가총지수를 곱한 금액, 취득세 등 제세공과금, 유지·보존·개량에 쓴 비용으로 정합니다. 제3자에게 시세대로 팔면 이 가격을 넘는 차익이 생기는데, 처분제한이 막으려는 것이 바로 이런 차익입니다. 이 점이 위 판결에서 통정 시세차익 목적이 있으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한 대목과 이어집니다.

처분제한이 풀리는 경우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제39조 제1항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말하되, 시행령 제49조 제1항이 상속, 법인의 분할·합병, 일정 요건의 현물출자·법인전환, 신탁업자와의 신탁계약, 지식산업센터 소유권 이전 등은 제외합니다. 또 완료신고 후 5년이 지난 뒤에는 관리기관에 양도할 의무 대신 제39조 제3항에 따른 처분신고만 하면 되고, 입주기업체이거나 같은 업종을 운영하려는 사람에게 처분하는 경우에는 신고도 필요 없습니다.

한편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제38조 제9항에는 사업시행자로서 직접 개발해 입주하려는 자에 대한 별도의 처분제한(완료신고 전, 또는 신고 후 5년 이내 처분 금지)이 있습니다. 어느 법의 제한을 받는 땅인지에 따라 예외 사유와 승인 주체가 다르므로, 분양받은 경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매도인과 매수인이 각각 점검할 단계

이미 계약을 맺은 상태라면, 쟁점이 정리된 만큼 다음 순서로 점검합니다.

  • 제한 기간 안인지부터 확정 — 공장설립등의 완료신고일 또는 사업개시 신고일, 분양일, 입주계약서와 등기부를 대조해 5년 기산점과 현재 시점을 확인합니다. 같은 단지라도 산업시설구역인지 지원시설구역인지에 따라 대상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제한이 풀리는 경로가 있는지 확인 — 시행령 제49조 제1항의 제외 사유에 해당하는지, 혹은 관리기관에 처분신청서를 내 관리기관이 직접 매수하거나 선정한 양수 대상자에게 양도하는 절차(시행령 제49조 제2항~제6항)를 밟을 수 있는지 봅니다. 특정 매수인에게 팔고 싶다면 구조조정이나 인접 공장 확장 같은 사유로 처분신청자가 추천한 자가 양도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는 경우(제49조 제3항 각 호)에 해당하는지 따져볼 수 있습니다.

  • 매도인이라면 이행 전에 계약 구조를 바로잡기 — 아직 소유권이전이 끝나지 않았다면 관리기관 절차를 거치도록 계약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형사책임(제52조 제1항 제1호)과 입주계약 해지(제42조 제1항 제6호) 위험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이미 대금을 받았다면 관리기관과 먼저 협의하고 시정명령에 대응할 자료를 갖춥니다.

  • 매수인이라면 입주계약과 대금 지급 시기를 점검 — 제39조 제6항에 따라 기존 입주기업체가 아닌 매수인은 미리 입주계약을 체결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관리기관 절차 이행을 조건으로 한 중도금·잔금 지급 구조가 있는지, 이행이 막힐 때 계약금 반환과 손해배상을 어떻게 정했는지 확인하고, 이미 지급한 대금은 입금 내역과 약정서를 확보해 둡니다.

  • 계약 무효·유효를 다투게 될 때의 증거 정리 — 위 판결이 통정 시세차익 목적을 무효 사유로 삼은 만큼, 거래 가격 형성 경위와 협상 메시지, 관리기관과의 사전 협의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어느 쪽 입장이든 이 자료를 먼저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 제재 대응 준비 — 관리기관의 시정명령이나 수사 단계가 시작되면, 위반 경위와 이미 이행된 범위, 시정 가능성을 서면으로 정리해 대응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이행이 진행되기 전에 구조부터 점검해야 하는 이유

처분제한을 어긴 계약이 당연히 무효는 아니라는 판결 흐름이 있다고 해서 안심할 일은 아닙니다. 계약이 유효하더라도 양도한 사람에게는 형사처벌과 입주계약 해지라는 별도의 위험이 남고, 통정해 차익을 노린 정황이 보이면 무효 주장까지 가능해집니다.

소유권이전과 입주계약, 대금 지급이 한 번 진행된 뒤에는 되돌리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처분제한 기간에 공장을 팔았거나 팔려는 상황이라면, 기산점과 예외 사유, 관리기관 절차 가능 여부를 먼저 점검하고 계약 구조와 증거를 정리한 뒤 대응 방향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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