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최성문 변호사입니다.
회사가 외부 개발자에게 프로그램 개발과 유지보수를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계약이 끝난 뒤 그 개발자가 회사의 영업 자료를 몰래 유출해 경쟁 사업에 쓴다면, 회사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외주 개발자의 영업 DB 무단 유출 행위에 대해 회사를 대리하여 고소한 끝에 업무상배임죄 유죄가 인정된 사례를 소개합니다.
1.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알뜰폰 대리점 사업을 하는 회사입니다. 일선 휴대폰 판매점과 거래하며 개통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구조여서, 어느 판매점이 어떤 실적을 내는지, 점주는 어떤 사람인지가 곧 영업의 핵심 자산이었습니다.
피고인 B씨는 이 회사의 거래처 관리 프로그램을 외주로 개발하고 유지·보수해 온 사람입니다. 업무상 프로그램의 최고 관리자 권한으로 테스트 서버에 접속할 수 있었고, 서버에는 회사의 영업 DB가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B씨는 회사로부터 프로그램 관리 업무를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고 노트북 반환을 요구받았습니다. 그런데 곧바로 반환하지 않고 한 달 넘게 지난 뒤에야 돌려주었고, 그 사이 같은 노트북으로 서버에 접속해 영업 DB를 백업 유출했습니다. 이후 B씨는 같은 업종의 회사를 창업해 유사한 기능의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2. 이 사건의 핵심 쟁점
B씨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크게 세 가지를 주장했습니다.
① 자신은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이자 동업자일 뿐 직원이 아니므로, 업무상배임죄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다.
② 문제의 DB는 별다른 가치가 없어 ‘영업상 주요 자산’이 아니다.
③ DB를 실제 영업에 활용하지 않았으므로 회사에 손해가 없다.
3. 최성문 변호사의 대응 전략
저는 고소대리인으로서 수사기관과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위 세 가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① “투자자일 뿐”이라는 주장: 대가 구조와 개발 과정을 밝혔습니다
B씨는 매장 보증금 명목으로 9,000만 원을 투자하고 그 수익금으로 월 500만 원을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매장은 수익이 거의 나지 않아 일찍 정리되었고, 회사는 프로그램 개발에 협조하는 대가로 매월 300만 원을 지급하다가 B씨의 요청으로 500만 원으로 올려 지급한 것이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또한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 회사 직원들이 메뉴 구성과 구조 설계 단계부터 깊이 관여했고, 서버 운영비 등 유지관리 비용도 회사가 전액 부담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판례는 업무의 근거가 법령, 계약, 관습 가운데 무엇이든 묻지 않고 사실상의 업무도 포함한다는 점도 함께 짚었습니다.
② “가치 없는 자료”라는 주장: DB에 담긴 정보를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해당 DB에는 영업장려금 정책뿐 아니라 판매점별 월별 개통실적, 환수내역, 대표자의 나이·성향·연락처·주소 등 영업에 꼭 필요한 정보가 망라되어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실행 화면 캡처 자료로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제출했고, 점주 정보를 전부 외우고 있었다는 B씨 측 주장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③ “쓰지 않았다”는 주장: 반출 시점에 이미 범죄가 성립합니다
판례는 영업상 주요 자산을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무단 반출하거나, 계약 종료 시 반환·폐기해야 할 자료를 이용할 목적으로 반환하지 않은 경우 그 시점에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B씨가 DB를 유출한 사실을 시인한 이상 실제 영업에 활용했는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이 없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거래처 중복과 실적 변동 자료도 제출했습니다.
4. 재판부의 판단
재판부는 B씨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 업무상배임죄의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특히 ‘활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영업상 주요 자산에 해당하는 이상 그 자체로 재산적 가치가 있고, 동종 영업에 이용할 목적으로 백업하고 프로그램 개발에도 활용한 이상 회사로서는 적어도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5. 선고 결과
결국 피고인에게는 업무상배임죄가 인정되어 아래와 같은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6. 기업에서 꼭 알아두실 점
첫째, 직원이 아니어도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처럼 외주나 협력 관계라도 회사 업무를 실질적으로 맡아 처리했다면 업무상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법적 고용관계가 있는지만이 기준은 아닙니다.
둘째, 정보보안 확약서와 계약서는 반드시 남겨 두세요. 이 사건에서도 계약 종료 무렵 받아 둔 정보보안 확약서가 업무상 의무를 인정하는 중요한 근거로 쓰였습니다.
셋째, 계약이 끝나는 즉시 접근 권한과 장비를 회수하세요. 노트북 반환이 늦어지는 사이에 자료가 유출되었습니다. 접속 권한 차단과 장비 회수를 계약 종료일에 맞춰 처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입니다.
넷째, 평소에 자료를 관리해 두어야 나중에 입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자료를 누가, 언제, 어떻게 접근하는지 기록하고, 거래처별 실적과 매출 자료도 정리해 두면 손해를 입증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7. 마치며
회사의 영업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 확보가 어려워집니다. 접속 기록과 백업 흔적, 거래처 실적 변화 등 입증 자료를 서둘러 정리하고,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을 함께 검토하시길 권합니다. 영업 정보 유출로 고민이 있으시다면 가능한 한 빨리 상담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 위 사례는 개별 사건의 결과이며, 사건마다 사실관계와 증거가 달라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