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부동산 매매에서 잔금까지 모두 받은 뒤에, 법원으로부터 “매수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압류했다”는 결정문이 도달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통지를 받은 매도인분들 중 상당수는 “나는 돈을 다 받았으니 내 문제는 아니다”, “등기를 넘겨주는 건 계약상 의무이니 그냥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고 법무사를 불러 이전등기를 서두릅니다. 그런데 막상 그 등기를 마치고 나면 매수인의 채권자가 찾아와 “가압류를 무시하고 등기를 해줬으니 책임지라”고 하거나, 반대로 매수인이 “가압류가 있다는 이유로 등기를 안 해주는 것은 채무불이행”이라고 다투는 경우가 생깁니다.
민사집행법은 채권가압류의 효력을 제3채무자에게 채무자에게 지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명령으로 정하고 있고, 이 사안에서 제3채무자는 바로 등기를 넘겨줄 의무를 진 매도인입니다. 더구나 가압류 사실을 알면서 매수인과 짜고 처리하는 방식은 민사 책임을 넘어 강제집행면탈 등 형사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잔금을 다 받은 매도인에게 매수인의 등기청구권 가압류가 어떤 의미인지, 어떤 행동이 위험하고 어떤 순서로 정리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가압류 결정이 도달하면 매도인은 ‘제3채무자’가 됩니다
돈을 다 받았어도, 등기를 넘겨줄 의무가 있는 매도인은 가압류 사건의 당사자가 됩니다.
매수인이 잔금까지 모두 치렀다면,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채권을 갖게 됩니다. 매수인에게 돈을 받을 채권자가 있다면, 그 채권자는 매수인의 재산 중 바로 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압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 자체가 아직 매수인 명의가 아니어서 부동산을 가압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 가압류 결정은 채무자인 매수인뿐 아니라 등기를 넘겨줄 의무를 지는 매도인에게도 송달됩니다. 법률상 매도인의 지위는 제3채무자입니다. 결정문에는 가압류채권자가 누구인지, 청구금액이 얼마인지, 가압류를 풀기 위해 공탁할 수 있는 해방금액이 얼마인지, 어느 법원의 어떤 사건번호인지가 적혀 있습니다.
가압류가 매도인에게 송달되는 순간부터는 “내 일이 아니다”라고 볼 수 없습니다. 같은 매매계약 위에서 매수인에 대한 이행의무와 가압류채권자에 대한 지급금지 의무가 동시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서둘러 등기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결정문의 내용을 정확히 읽고 송달일을 기록해 두는 것입니다.
잔금을 다 받았더라도, 가압류 결정을 송달받은 매도인은 제3채무자로서 법적 의무를 지게 됩니다.
2. 가압류가 있다고 등기청구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임의로 이전하면 위험합니다
가압류의 효력은 ‘이행 금지’이지 ‘계약 무효’가 아닙니다.
채권가압류의 내용은 민사집행법 제296조 제3항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채권의 가압류에는 제3채무자에 대하여 채무자에게 지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명령만을 하여야 한다(민사집행법 제296조 제3항).
이 조문이 말하는 바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가압류는 제3채무자인 매도인에게 “매수인에게 이행하지 말라”고 명할 뿐이며, 매매계약을 없애거나 매수인의 등기청구권을 소멸시키지 않습니다. 둘째, 그 명령을 어기고 매수인에게 이전등기를 해주면, 그 이행은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어 매도인이 채권자에게 별도로 책임을 질 위험이 생깁니다.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다4680 전원합의체 판결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압류·가압류가 부동산 자체에 대한 처분금지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라고 보면서도, 제3채무자가 압류·가압류 이후 채무자에게 임의로 이전등기를 이행하면 그로 인한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즉 등기가 매수인 앞으로 넘어가더라도 그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매도인이 가압류채권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한편 가압류는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실제로 급부를 받아가는 것만 막을 뿐, 매수인이 매도인을 상대로 이전등기를 구하는 소송을 내는 것까지 막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매수인이 “잔금을 다 줬으니 등기를 해달라”며 소를 제기하는 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매도인은 이때 가압류 사실을 법원에 분명히 알리고 대응해야 합니다.
가압류는 매수인의 등기청구권을 살려둔 채 ‘이행’만 막기 때문에, 서둘러 이전하는 것도, 무작정 버티는 것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3. 가장 빠른 출구는 가압류 자체를 풀어내는 것입니다
해방금액 공탁이나 합의로 가압류가 취소되면, 매도인은 아무 부담 없이 등기를 넘길 수 있습니다.
가압류가 걸린 상태에서 매도인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매수인이 가압류를 풀도록 하는 것입니다. 가압류 해제의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해방공탁입니다. 가압류명령에는 집행을 정지시키거나 취소시키기 위해 채무자가 공탁할 금액이 정해져 있고(민사집행법 제282조), 그 금액을 공탁하면 법원은 결정으로 집행한 가압류를 취소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299조 제1항). 매수인이 해방금액을 공탁하면 매도인은 가압류가 풀린 뒤 곧바로 이행하면 됩니다.
둘째, 채권자와의 합의입니다. 매수인이 청구금액을 변제하거나 분할 변제를 약속하고 가압류채권자로부터 해제 동의를 받으면, 채권자는 집행취소 신청을 통해 가압류를 풀게 됩니다.
셋째, 채무자 쪽 신청에 의한 취소입니다. 가압류채권자가 가압류 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은 경우 채무자는 제소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민사집행법 제287조), 채권자가 정해진 기간(2주 이상) 안에 소 제기 서류를 내지 않으면 가압류는 취소됩니다. 또한 가압류 집행 후 3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사정변경에 따른 취소 신청도 가능합니다(같은 법 제288조 제1항 제3호). 다만 제소명령 신청은 가압류의 채무자인 매수인만 할 수 있으므로(3년 경과에 따른 취소는 이해관계인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이 절차를 밟도록 서면으로 요청하고 그 경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어느 경로든 가압류 취소 결정이 확정되었다는 사실을 법원 기록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이전등기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가압류는 매수인이 풀어야 하고, 매도인은 그 해제가 확인되기 전에는 이행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4. 가압류를 알고도 매수인과 짜고 처리하면 형사 문제가 됩니다
가압류 사실을 숨기거나 허위로 꾸미는 순간, 민사 분쟁이 강제집행면탈 사건으로 바뀝니다.
잔금까지 받은 매도인이 흔히 하는 실수는 “가압류 때문에 곤란해졌으니 날짜를 앞당겨 이전한 것으로 하자”, “가압류 송달 전에 이미 넘긴 것으로 서류를 정리하자”는 매수인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형법 제327조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 또는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를 해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주체는 일차적으로 채무자인 매수인이지만, 매도인이 매수인과 공모해 거래 시점을 거짓으로 꾸미거나 허위 서류를 만들어주면 공동정범(형법 제30조)이나 종범(형법 제32조)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대 방향의 위험도 있습니다. 매수인에게 중도금·잔금을 받았음에도 가압류를 핑계로 등기를 계속 미루면서 제3자에게 부동산을 다시 처분해 버리면, 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이 문제됩니다. 배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업무상 임무 위배로 평가되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정리하면 매도인은 가압류가 있다는 이유로 매수인을 배신해서도 안 되고, 매수인과 함께 가압류채권자를 속여서도 안 됩니다. 가압류가 풀릴 때까지 이행을 보류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행위이지만, 그 사유와 경과를 서면으로 남겨두는 것이 사실상의 방어 수단이 됩니다.
5. 결정문 수령부터 등기 이전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송달일 기록과 서면 통지, 이 두 가지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실무에서는 통상 ①가압류 결정문 송달(매도인 주소지 관할 법원을 통한 송달이며, 수원 지역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 본원·지원 사건이 많습니다) → ②매수인에게 가압류 사실을 알리고 해제를 요구하는 내용증명 발송 → ③매수인의 해방공탁·합의 해제 또는 제소명령에 따른 취소결정 → ④취소결정 확인 후 법무사를 통한 이전등기 신청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만일 가압류가 본압류로 바뀌면 부동산 소재지 법원이 채권자 또는 제3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보관인을 정하고 제3채무자에게 채무자명의 이전등기절차를 보관인에게 이행하도록 명해야 합니다(민사집행법 제244조 제2항). 이 경우 제3채무자인 매도인도 신청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가압류 결정문을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정문 정본의 사건번호·채권자·청구금액·해방금액·송달일을 확인하고 원본을 보관합니다.
매매계약서, 잔금 영수증, 등기부등본을 정리해 잔금 수령 시점이 가압류 송달보다 앞서는지를 증빙으로 확보합니다.
매수인에게 가압류 사실과 해제 요구를 내용증명으로 보내고, 해제가 확인될 때까지 이전을 보류한다는 입장을 서면으로 남깁니다.
이렇게 증거를 갖춘 뒤 변호사와 함께 가압류채권자·매수인과의 관계를 정리하면, 매도인으로서 지는 책임을 최소화하면서 매수인에게도 이행의무를 다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매매대금을 다 받고 거래가 끝난 줄 알았다가 법원에서 가압류 결정문이 날아오면, 대부분 “내가 뭘 잘못했나”라는 당혹감 때문에 초기 대응을 놓칩니다.
돈을 받고도 등기를 넘기지 못해 곤란해진 매도인 입장에서는 가압류 송달일, 잔금 수령일, 해제 요구의 경과를 문서로 남기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그 기록이 이후의 민사·형사 분쟁에서 정당한 사유를 입증하는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가압류를 당한 매수인이나 가압류채권자 입장에서도 매도인이 가압류를 무시하고 임의로 이행해 버리는 것을 막으려면, 결정이 송달되었다는 사실과 시점을 분명히 해두어야 합니다.
저는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사기·배임·강제집행면탈 사건에서 매도인 측과 상대방 측 양쪽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송달일과 서류 한 장에 따라 책임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가압류 결정문을 받았다면 등기를 진행하기 전에 먼저 정리가 필요합니다. 되돌릴 수 없는 이행을 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잔금을 다 받았는데도 가압류 때문에 등기를 안 해줘도 되나요?
A. 가압류가 유효한 동안 매수인에게 임의로 이행하면 가압류채권자에게 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 해제가 확인될 때까지 이행을 보류하는 것은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사유를 서면으로 남기고 해제를 적극 요청해야 합니다.
Q. 가압류가 있어도 매수인이 저를 상대로 이전등기 소송을 낼 수 있나요?
A. 낼 수 있습니다. 채권가압류는 매수인이 실제로 급부를 받아가는 것을 막을 뿐, 이행을 구하는 소 제기 자체를 막지 않습니다. 소송에서는 가압류 사실을 분명히 주장하고 기록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Q. 가압류를 풀려면 누가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나요?
A. 가압류의 채무자인 매수인이 해방금액을 공탁하거나 채권자와 합의해 해제를 받고, 본안 제소명령이나 사정변경 취소를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이를 서면으로 요구하고 경과를 확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Q. 가압류 송달 전에 이미 이전등기를 마쳤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이전등기가 송달보다 앞서 완료되었다면 그 시점 이후의 가압류는 이미 이행된 채권에 대한 것이어서 제3채무자 책임이 달라집니다. 이 경우 접수일과 송달일의 순서를 증명하는 서류가 핵심이므로 등기사항증명서와 송달 기록을 함께 확보해야 합니다.
Q. 매수인이 날짜를 맞춰 달라고 부탁하는데 해줘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가압류를 피할 목적으로 거래 시점을 허위로 꾸미면 강제집행면탈죄의 공범이나 방조범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27조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Q. 가압류 결정문을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등기를 신청하거나 매수인과 합의서를 쓰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이행 한 번이 책임의 방향을 정하는 사건이라, 송달 직후에 서류와 대응 순서를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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