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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아둔 남의 물건을 담보로 잡혔다 되찾아도 횡령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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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아둔 남의 물건을 담보로 잡혔다 되찾아도 횡령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지인이나 거래처에게 맡겨 둔 물건이 알고 보니 대출 담보로 잡혀 있었다는 상담이 부쩍 늘었습니다. 차량, 귀금속, 고가 장비, 보관 중인 미술품처럼 맡아 둔 물건을 급전을 구하느라 전당포나 대부업체에 맡기고 돈을 빌린 뒤, 소유자가 알아채기 전에 갚고 되찾아 두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잠깐 빌려 쓴 것뿐이고 이미 되찾아서 돌려놨다”, “원래대로 돌려놨으니 피해가 없지 않으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소유자가 이 사실을 알게 되어 고소하면, 돌려놓았다는 사정이 있어도 수사기관은 사건을 그대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도 횡령죄에서 일단 타인의 재물을 자기 것처럼 처분한 이상 사후에 반환하거나 변상하더라도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담보로 잡혔다가 되찾은 경우도 이 틀에서 판단됩니다.

아래에서는 맡아 둔 남의 물건을 담보로 제공한 행위가 왜 횡령이 되는지, 되찾아 온 사정은 어디에서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고소를 당했거나 당할 상황이라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맡아 둔 물건을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 자체가 횡령에 해당합니다

횡령은 물건을 팔았을 때만이 아니라, 소유자처럼 처분하는 순간 성립합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를 처벌합니다. 성립 요건은 크게 둘입니다. 첫째, 재물이 타인의 소유이고 행위자가 소유자와의 위탁관계에 기해 이를 보관하고 있을 것. 둘째, 행위자가 그 재물을 자기 소유물처럼 처분하는 불법영득의사를 외부로 드러냈을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횡령이라고 하면 맡아 둔 물건을 팔아넘기거나 돌려주지 않는 경우만 떠올립니다. 그러나 실무에서 불법영득의사의 실현행위로 보는 범위는 훨씬 넓습니다. 매매나 증여처럼 소유권을 넘기는 행위뿐 아니라, 맡아 둔 물건에 질권을 설정해 주거나 동산양도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빌리는 행위도 소유자의 허락 없이 했다면 법률상 처분에 해당합니다. 담보로 제공하는 순간 그 물건은 채무를 갚지 못하면 채권자가 환가해 가져갈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소유자의 지배에서 사실상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보관’은 계약서가 있어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인이 잠시 맡겨 둔 경우, 수리나 위탁판매를 위해 넘겨받은 경우, 동거하며 대신 관리해 준 경우처럼 소유자의 신뢰에 기해 물건이 내 점유로 들어왔다면 위탁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보관자가 그 지위를 이용해 맡은 물건으로 대출을 받았다면, ‘잠깐 빌려 쓴 것’이라는 말은 사실상 소유자의 허락 없이 자기 것처럼 쓴 것을 스스로 설명하는 말이 됩니다.

맡은 물건을 허락 없이 담보로 내놓는 순간, 소유자처럼 처분한 것으로 보아 횡령의 실행이 이루어집니다.


2. 나중에 갚고 되찾아도 이미 성립한 횡령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횡령은 처분 시점에 기수가 되고, 사후 반환은 죄의 성립이 아니라 양형에서 평가됩니다.

횡령죄는 보관자가 불법영득의사를 외부로 실현한 때 기수에 이르는 범죄입니다. 담보 제공 사안으로 옮겨 보면, 물건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받은 때가 그 시점입니다. 그 후 대출금을 갚고 물건을 되찾아 오더라도 이미 완성된 범죄가 소급해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이 점은 횡령죄에 관한 대법원의 다음 설시와 같은 맥락입니다.

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는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이 판시는 횡령죄 일반에 관한 것이어서, 보관하던 타인의 재물을 자기 소유처럼 처분했다면 사후에 갚을 생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영득의사가 부정되지 않는다는 법리는 단순횡령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담보를 잡히고 빌린 돈으로 급한 불을 끄고 곧 되찾을 계획이었다는 항변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다만 되찾았다는 사정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소유자가 입은 피해가 회복되었는지, 담보로 맡겼던 기간이 얼마나 짧았는지, 소유자와 합의가 되었는지는 기소 여부와 양형을 가르는 사정이 됩니다.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방어와, 성립하더라도 처벌을 낮춘다는 방어는 구분해서 준비해야 합니다.

되찾아 온 것은 면책 사유가 아니라 유리한 양형 사정이라는 점을 구분해서 대응해야 합니다.


3. 소유자의 사전 동의나 추인이 있었다면 횡령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횡령 여부는 되찾았는지가 아니라, 소유자의 허락이 있었는지에서 갈립니다.

횡령죄의 핵심은 소유자의 의사에 반한 처분입니다. 따라서 소유자가 담보 제공을 사전에 승낙했거나, 처분 이후 이를 알고 명확히 받아들였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소유자가 “그 물건으로 대출받아 쓰고 나중에 찾아다 줘도 된다”고 허락한 경우는 처분이 위탁의 취지 안에 있는 것이어서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입증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소유자는 “허락한 적이 없다”고 하고, 보관자는 “구두로 허락받았다”고 주장하는 구도가 대부분입니다. 이때 법원과 수사기관이 보는 것은 구체적인 정황입니다. 담보 제공을 전후로 오간 문자·메신저 대화에서 대출 이야기가 나왔는지, 소유자가 담보 사실을 알면서도 한동안 문제 삼지 않았는지, 과거에도 비슷하게 물건을 맡기고 빌려 쓰게 한 관계였는지, 이자나 되찾는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가 판단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소유자가 나중에 알고 “화는 나지만 돌려받았으니 됐다”고 말했더라도, 그 말이 곧바로 처분 시점의 동의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추인 또는 용서의 의사는 처벌불원 의사로서 양형과 합의 단계에서 의미가 있을 뿐, 이미 성립한 횡령을 없애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대화 기록과 같은 객관 자료가 있을 때에만 힘을 가집니다.

한편 맡아 둔 물건이 직계혈족이나 배우자 등 가까운 친족의 것이라면 형법 제361조가 준용하는 제328조의 친족상도례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친족 사이에서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가족 간 분쟁에서는 이 규정 때문에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유자의 동의가 사전에 있었다는 점을 객관 자료로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4. 처벌은 물건 가액과 관계에 따라 달라지고, 민사상 책임도 별개로 남습니다

형사처벌과 민사 배상은 서로 별개로 진행되며, 한쪽의 해결이 다른 쪽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단순 횡령은 형법 제355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맡아 둔 것이 업무상 관계에 따른 것이라면, 예를 들어 위탁판매업자, 수리업체, 보관업체, 회사 자산 관리자처럼 업무로서 타인의 물건을 맡았다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물건 가액이 아주 크다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에 따라 이득액 5억원 이상 구간에서 가중처벌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담보 제공 사안에서는 무엇을 횡령액으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건 가액 전부를 보는지, 담보로 받은 대출금 범위를 보는지, 이미 되찾아 온 사정을 어떻게 반영하는지에 따라 적용 법조와 양형이 달라질 수 있어 사건별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민사 문제도 따로 남습니다. 소유자의 동의 없이 담보를 설정한 것은 불법행위이므로, 보관기간 동안 사용하지 못한 손해, 되찾는 과정에서 든 비용, 물건이 훼손되었다면 그에 따른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특히 담보를 받은 상대방이 소유자 것임을 알지 못했다면 민법상 선의취득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소유자가 물건을 되찾지 못하게 될 수 있고, 보관자는 그 가액 상당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되찾아 오지 못한 사건과 되찾은 사건은 이 지점에서 책임의 크기가 크게 달라집니다.

초범인지, 담보 제공 기간이 얼마나 짧았는지, 소유자와 합의했는지, 처벌불원서를 받을 수 있는지는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같은 처분을 가르는 사정입니다.


5. 고소가 되었다면 이런 순서로 절차가 진행됩니다

첫 조사 전에 자료를 정리해 두면, 진술이 흔들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횡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장이 접수되고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가 이루어지며 → ③공소청(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공소청)으로 송치되어 기소 여부가 결정되고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되는 순서를 거칩니다. 담보로 잡힌 물건을 되찾은 사건이라면 수사 단계에서 합의가 이루어졌는지가 처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고소 사실을 알게 되었거나 소유자가 문제를 삼기 시작했다면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물건을 맡게 된 경위와 조건이 담긴 자료(대화 기록, 영수증, 위탁 문서)를 모아 위탁관계의 범위를 확인합니다.

  2. 담보 제공 시점과 대출 내역, 상환 및 반환 일자를 차례로 정리하고 현재 물건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3. 소유자의 동의 여부를 보여 주는 대화 기록을 확보하고, 합의 가능성과 처벌불원서 확보 방안을 검토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수사 초기 진술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을 부인할 것인지, 인정하되 정상을 다툴 것인지에 따라 준비할 내용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맡아 둔 물건을 잠깐 담보로 쓰고 되찾아 두는 일은 당사자에게는 ‘급한 사정 속의 임시 방편’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이미 범죄가 성립했을 수 있다는 점을 늦게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대응도 늦어집니다.

물건을 맡겼다가 담보로 잡힌 사실을 알게 된 소유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대응에 앞서 물건의 현재 위치, 담보 내역, 상대방에게 허락한 범위를 확인해 두는 것이 먼저입니다. 물건을 되찾는 것과 형사 고소, 손해배상 중 무엇을 우선할지에 따라 접근이 달라집니다.

반대로 담보 제공 사실로 고소를 당한 보관자 입장에서도 “돌려놨으니 문제없다”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동의가 있었는지, 합의가 가능한지, 처분 경위가 어떠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맡아 둔 재물을 둘러싼 횡령 사건에서 고소를 한 쪽과 고소를 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출금을 다 갚고 물건을 되찾았는데도 횡령으로 처벌될 수 있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담보로 제공한 시점에 이미 횡령이 성립하고, 사후에 갚거나 되찾은 사정은 죄의 성립이 아니라 기소 여부와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Q. 소유자에게 말로만 허락받았는데 인정되나요?

A. 동의가 있었다면 횡령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지만 입증이 문제입니다. 문자나 메신저 대화, 담보 제공 이후 소유자의 반응 같은 객관 자료가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Q. 가족 물건을 담보로 잡혔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형법 제361조가 준용하는 제328조의 친족상도례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친족 사이에서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Q. 담보를 받은 업체가 소유자의 물건인 줄 몰랐다면 물건을 못 찾나요?

A. 상대방이 선의이고 과실이 없다면 민법상 선의취득이 인정될 수 있어 소유자가 물건을 되찾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 경우 보관자는 가액 상당의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합의하면 사건이 바로 끝나나요?

A. 횡령은 합의가 곧 공소권 소멸 사유는 아니지만, 처벌불원서와 피해 회복은 기소유예, 집행유예 등 처분과 양형에서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할수록 유리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하고, 위탁관계와 동의 여부에 관한 진술이 나중에 번복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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