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 낡은 건물을 임대하거나 직접 쓰면서, 사무실을 식당으로, 주택 일부를 가게로 바꾸는 등 용도를 변경했다가 구청의 시정 통보나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어차피 곧 철거될 건물인데 무슨 상관이냐”, “건축법상 신고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 “간판만 바꿨을 뿐 공사도 안 했다”는 생각으로 용도를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구청에서 확인이 나오면 “정비구역이라 별도 허가가 필요했다”는 말을 듣고,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형사 입건 통보까지 받게 되어 당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개발 구역, 즉 정비구역에서는 일반 지역과 달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건축물의 용도변경 자체가 허가 대상이며, 허가 없이 변경하면 건축법과 별개로 형사처벌 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투기 수요 차단과 사업 진행을 위해 행위를 제한하는 취지이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는 재개발 구역에서 허가 없이 용도변경을 하면 어떤 법에 따라 어떻게 처벌되는지, 그리고 이미 변경했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재개발 구역에서는 용도변경도 시장·군수등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정비구역에서는 건축법상 신고 대상인 용도변경도 정비법상 허가를 따로 받아야 합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9조 제1항은 정비구역에서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토석의 채취, 토지분할, 물건을 쌓아 놓는 행위 등을 하려는 자는 시장·군수등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가 포함되는데, 시행령이 용도변경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 제19조제1항에 따라 시장ㆍ군수등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행위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건축물의 건축 등: 「건축법」 제2조제1항제2호에 따른 건축물(가설건축물을 포함한다)의 건축, 용도변경(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 제1호).
여기서 많이 놓치는 부분이 건축법과의 관계입니다. 건축법 제19조 제2항은 사용승인을 받은 건축물의 용도를 시설군 기준으로 상위군으로 바꾸면 허가를, 하위군으로 바꾸면 신고를 하도록 정합니다. 일반 지역이라면 근린생활시설 안에서의 변경처럼 신고나 건축물대장 기재 변경만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비구역에서는 건축법상 신고 대상이든 대장 변경 대상이든 상관없이 정비법상 허가가 따로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 법 문언에 충실한 해석입니다.
정비구역 지정·고시 이후 시점이 기준이 되므로, 구역 지정 사실을 모르고 임대차계약을 맺어 용도를 바꾼 임차인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구역 지정 당시 이미 관계 법령에 따라 허가를 받았거나 허가가 필요 없던 행위로서 공사나 사업에 착수한 사람은, 지정·고시일부터 30일 이내에 진행 상황과 시행계획을 첨부해 신고하면 계속 시행할 수 있습니다(법 제19조 제3항, 시행령 제15조 제4항).
재개발 구역에서의 용도변경은 건축법상 절차와 별개로 정비법상 허가를 받아야 하는 행위입니다.
2. 허가 없이 용도변경하면 정비법상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허가를 받지 않은 것만으로 구성요건이 충족되며, 공사 여부나 철거 예정 여부는 묻지 않습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37조 제2호는 제19조 제1항을 위반하여 허가 또는 변경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아 행위를 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허가를 받지 않고 한 경우뿐 아니라, 허가를 받으면서 용도를 속이거나 다른 용도로 신청해 받은 뒤 실제로는 다르게 사용한 경우도 포함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변명이 “곧 철거될 건물이라 피해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정비구역의 사업 진행을 해치지 않도록 행위를 사전에 통제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실제 손해가 발생했는지는 구성요건이 아닙니다. 또한 “간판과 영업 형태만 바꿨고 공사는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용도변경은 건축물의 사용 목적을 바꾸는 것 자체를 말하기 때문에 방어가 되기 어렵습니다.
처벌 대상은 실제로 용도를 변경한 사람입니다. 건물주가 직접 한 경우뿐 아니라 임차인이 한 경우도 해당하고, 건물주가 임차인의 용도변경을 알면서 지시하거나 함께 했다면 공범이 될 수 있습니다. 법인의 대표자나 직원이 업무에 관해 위반하면 행위자와 함께 법인 또는 개인도 같은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법 제139조, 다만 상당한 주의·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제외).
정비구역에서 허가 없는 용도변경은 ‘피해가 없었는지’와 무관하게 허가를 받았는지만으로 처벌 여부가 갈립니다.
3. 건축법상으로는 도시지역이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건축법 위반은 정비법 위반과 별개로 성립하고, 법정형이 오히려 더 무겁습니다.
건축법 제19조는 용도변경을 하려면 변경하려는 용도의 건축기준에 맞아야 하고, 사용승인을 받은 건축물은 허가 또는 신고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여 도시지역에서 용도변경을 한 건축주와 공사시공자는 건축법 제10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다음과 같이 처벌됩니다.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도시지역에서 제11조제1항, 제19조제1항 및 제2항, … 을 위반하여 건축물을 건축하거나 대수선 또는 용도변경을 한 건축주 및 공사시공자(건축법 제108조 제1항 제1호). 제1항의 경우 징역과 벌금은 병과(倂科)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재개발 구역은 거의 모두 도시지역에 속하므로 이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 번의 용도변경이 정비법과 건축법의 구성요건에 모두 해당하면, 두 죄의 형을 합산해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으로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됩니다. 실무에서는 두 법 위반을 함께 적용해 송치하는 일이 많습니다.
건축법은 처벌과 별도로 행정적 제재도 강력합니다. 허가권자는 위반 건축물에 대해 용도변경·사용금지·사용제한 등의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고(건축법 제79조 제1항), 시정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합니다(제80조 제1항). 이행강제금은 최초 시정명령일을 기준으로 해당 지자체 조례가 정한 횟수만큼 반복 부과될 수 있고, 영리 목적이나 상습 위반이면 100분의 100 범위에서 가중됩니다(제80조 제2항, 제5항). 시정명령을 받고 이행하지 않은 건축물에는 영업 등의 허가·등록을 하지 않도록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제79조 제2항).
4. 처벌뿐 아니라 원상회복 명령, 대집행, 보상 제외까지 따라옵니다
형사처벌을 면하더라도 원상회복과 영업손실보상 불이익은 별도로 남습니다.
정비법 제19조 제4항에 따라 시장·군수등은 허가 없이 행위를 한 자에게 원상회복을 명할 수 있고,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법에 따라 직접 철거·원상복구한 뒤 비용을 징수할 수 있습니다. 즉 형사사건이 벌금으로 끝나더라도 이전 용도로 되돌려야 하는 의무는 계속 남습니다.
더 큰 문제는 보상입니다. 재개발이 공익사업에 준하는 보상 체계를 따를 때, 영업손실보상 대상은 허가 등이 필요한 영업이라면 사업인정고시일 등 전에 허가를 받아 그 내용대로 행하고 있는 영업이어야 합니다(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45조 제2호). 허가 없이 용도를 바꿔 시작한 영업은 보상 대상에서 빠지거나 크게 다투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의 임대료 수익을 노린 용도변경이 철거 시점에는 수천만원의 보상 손실로 돌아오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죄책을 판단하는 단계에서는 어느 쪽 입장인지가 중요합니다. 건물주가 용도변경을 알고 허용했는지,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서의 용도 제한을 어기고 임의로 바꿨는지에 따라 책임 범위와 구상 문제까지 달라집니다. 계약서의 용도 조항과 구청과의 민원 기록, 통보 문서가 모두 중요한 자료가 되는 이유입니다.
무허가 용도변경의 대가는 형사처벌 하나로 끝나지 않고, 원상복구와 보상 불이익까지 합산해 따져야 합니다.
5. 적발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구청 시정 통보를 받은 시점부터 대응 방향이 결정됩니다.
보통 ①구청(정비사업 담당 부서나 건축과)의 현장 확인과 시정 통보 → ②고발 또는 수사기관의 인지 → ③경찰 조사(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및 공소청(수원지방공소청) 송치와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구청의 시정명령에 불응하고 영업을 계속하면 이행강제금이 반복 부과되고 수사 단계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시정 통보를 받았거나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물이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된 날짜와 용도변경을 한 시점을 비교해, 구역 지정 이후의 변경인지부터 확인합니다.
건축물대장과 임대차계약서상 용도, 실제 사용 현황을 대조해 어떤 시설군에서 어떤 시설군으로 바뀐 것인지 정리합니다.
구청에서 받은 문서(시정명령, 이행강제금 계고)가 있다면 기한을 확인하고, 원상복구 가능 여부와 비용을 따져 보고 시정 이행과 형사 대응 순서를 정합니다.
시정을 이행하고 위반 기간이 짧았다는 사정, 초범이라는 점, 임대료 등 이득이 크지 않았다는 사정은 이후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을 자료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재개발 구역의 용도변경 문제는 “어차피 철거될 건물”이라는 생각 때문에 법적 위험을 가볍게 보다가 초기 대응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용도를 변경한 건물주나 임차인 입장에서는 허가 여부와 정비구역 지정 시점, 실제 사용 내용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정명령 기한 안에 이행했는지, 고의나 인식이 어느 정도였는지에 따라 처벌 수위와 이행강제금 부담이 크게 달라집니다.
반대로 이웃 건물의 무허가 용도변경으로 피해를 보는 입장이나 사업 진행을 책임지는 조합 관계자 입장에서도, 민원 제기와 고발에는 증거 정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어떤 자료가 위반 사실을 입증하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실효성 있는 조치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저는 정비구역 내 건축물 문제에서 위반 의심을 받는 쪽과 문제를 제기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 적용 순서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구청의 시정 통보나 수사기관 연락을 받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건축법상 신고만 하면 되는 용도변경인데도 재개발 구역에서는 허가가 필요한가요?
A. 필요합니다. 정비법 시행령 제15조 제1항 제1호가 건축물의 용도변경을 정비구역 행위허가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건축법상 신고 대상인지와 무관하게 정비법상 허가를 따로 받아야 합니다.
Q. 공사 없이 간판과 영업만 바꿨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용도변경은 공사 여부가 아니라 건축물의 사용 목적을 바꾸는 것을 뜻하므로, 허가 없이 영업 형태를 바꿨다면 정비법 제137조 제2호 위반이 문제됩니다.
Q. 임차인이 임의로 용도를 바꿨는데 건물주도 책임을 지나요?
A. 건물주가 변경을 알고 허용하거나 함께 했다면 공범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임대차계약서상 용도 제한을 어기고 임차인이 독단으로 한 경우에는 건물주의 인식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Q. 정비법 위반과 건축법 위반으로 각각 처벌받나요?
A. 한 번의 행위가 두 법의 구성요건에 모두 해당하면 형법 제40조에 따라 상상적 경합으로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됩니다. 다만 두 법에 따른 행정제재(원상회복 명령, 시정명령, 이행강제금)는 각각 별도로 부과될 수 있습니다.
Q. 구청에서 원상복구하라고 하는데, 따르면 형사처벌은 면하나요?
A. 면하지 않습니다. 시정 이행은 이행강제금 부과를 막고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이 될 수 있지만, 이미 성립한 범죄 자체를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구역 지정 사실을 알았는지, 허가가 필요하다고 인식했는지가 정해지기 때문에 이후 방어 방향에 큰 영향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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