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소속 아티스트나 연습생, 현장 스태프와의 접촉 문제로 강제추행 고소를 당하는 연예기획사 매니저분들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대부분 “징역은 아니고 벌금으로 끝나겠다”는 소식을 들은 뒤에야 비로소 진짜 걱정을 꺼내십니다.
제가 만난 매니저분들은 “벌금만 내면 끝나는 것 아닌가요”, “회사에는 말하지 않고 넘어가면 되지 않나요”라고 많이 물으십니다. 그런데 벌금형이 확정되는 순간 법원의 취업제한 명령이 함께 붙고, 회사는 법에 따라 직원의 성범죄 경력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몇 달 뒤 경력 조회 한 번으로 일을 그만두게 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성인을 상대로 한 성범죄에도 취업제한 명령을 내리도록 하고 있고, 그 대상 사업장에 대중문화예술기획업소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벌금형도 매니저라는 직업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강제추행으로 벌금형을 받으면 연예기획사에서 일할 수 없게 되는지, 그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확정 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법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벌금형이어도 연예기획사 취업을 막는 명령이 함께 내려질 수 있습니다
취업제한은 징역형만의 문제가 아니라, 성범죄로 형이 선고되면 벌금형에도 따라붙는 제도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은 법원이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또는 성인대상 성범죄로 형을 선고할 때에 취업제한 명령을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약식명령도 포함됩니다. 강제추행은 성인대상 성범죄에 속하므로, 피해자가 성인이어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대상이 되는 사업장 목록에는 학교·학원·어린이집·의료기관·체육시설 등과 함께 같은 항 제16호의 대중문화예술기획업소가 들어 있습니다. 취업제한 명령을 받으면 이 기획업소를 직접 운영할 수도 없고, 취업하거나 “사실상 노무를 제공”하는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정식 직원이 아니라 외주 형태로 현장 업무를 돕는 것도 사실상 노무 제공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크게 오해하는 부분은 “벌금이니까 전과 한 줄이고 회사생활에는 영향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취업제한은 처벌과 별개로 직업 자체를 제한하는 처분입니다. 벌금 액수가 적다고 해서 면제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강제추행 벌금형이라도 성인대상 성범죄로 선고되면, 대중문화예술기획업소 취업을 제한하는 명령이 원칙적으로 함께 내려집니다.
2. 취업제한 기간은 벌금이 확정된 날부터 계산되고 최대 10년입니다
기간은 법원이 정하고, 시작점은 벌금형이 확정된 날이며, 상한은 10년입니다.
제56조 제1항은 징역형의 경우 집행을 마치거나 집행유예가 된 날부터 기간을 세지만, 벌금형은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계산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취업제한 기간이 10년을 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기간은 사안별로 법원이 판결에서 정합니다.
법원은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 또는 성인대상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하는 경우에는 판결로 그 형 또는 치료감호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집행이 유예ㆍ면제된 날(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일정기간 동안 …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명령을 성범죄 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약식명령의 경우에는 고지)하여야 한다. 다만,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그 밖에 취업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서입니다.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거나 취업을 제한해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명령을 선고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같은 조 제3항은 법원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나 심리학자 등에게 재범 위험성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도 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단서에 해당한다는 점을 재판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입증하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명령을 받으면 회사도 법적 의무를 지게 됩니다. 제56조 제5항에 따라 기획업소의 장은 취업 중인 사람이나 취업하려는 사람의 성범죄 경력을 확인해야 하고, 제57조 제3항 제11호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이 대중문화예술기획업소를 연 1회 이상 점검·확인합니다. 제58조에 따라 취업제한 기간 중 일하는 사람이 있으면 해임을 요구받을 수 있고, 기획업소 운영자에게는 폐쇄까지 요구될 수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해당 매니저를 계속 둘 수 없는 구조입니다.
명령은 벌금이 확정된 날부터 최장 10년이고, 회사는 법에 따라 경력을 확인할 의무가 있어 숨기고 근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3. 벌금형이어도 신상정보 등록 의무가 10년간 따라옵니다
취업제한과 별개로, 강제추행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고 벌금형도 예외가 아닙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은 형법 제298조(강제추행)를 포함한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사람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정합니다. 제외되는 것은 제12조·제13조의 범죄 등 일부 벌금형뿐이고, 강제추행 벌금형은 제외 대상이 아닙니다.
신상정보 등록의 원인이 된 성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 10년(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5조 제1항 제4호).
등록대상자는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주소지 관할 경찰관서에 성명, 주소, 직업과 직장 소재지, 연락처, 신체정보, 소유 차량 등록번호 등을 제출해야 합니다(제43조 제1항). 변경이 생기면 20일 이내에 다시 제출해야 하고, 매년 12월 31일까지 경찰관서에 출석해 사진을 촬영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 제4항). 직장이 바뀌면 그 변경도 제출 대상입니다.
등록기간 10년 동안은 관할 경찰관서가 1년마다 직접 대면 등으로 등록정보의 진위와 변경 여부를 확인합니다(제45조 제7항 제3호). 성범죄 경력 조회에서도 이러한 이력이 확인되는 구조이므로, “회사에 알리지 않고 지나간다”는 전제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벌금형이라도 10년의 신상정보 등록 의무가 생기고, 제출을 미루면 별도의 처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4. 매니저라는 지위는 법정형이 달라지고 벌금형이 나올 수 있는 구간도 갈립니다
같은 추행이어도 피해자와의 관계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지고, 벌금형 가능성도 달라집니다.
일반적인 강제추행은 형법 제298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매니저와 소속 아티스트·연습생처럼 업무나 계약 관계로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에게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이 적용되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조문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조항으로 기소되는지에 따라 방어 논점도 달라집니다.
벌금형이 선택될 수 있는 사건은 대체로 접촉 정도와 지속성이 상대적으로 가볍고, 합의가 이루어졌거나 초범이며 반성하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접촉이 반복되었거나 위력을 이용한 정황이 뚜렷하면 징역형 집행유예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징역형이든 벌금형이든 취업제한 명령은 따라오지만, 징역형이면 집행이 끝나거나 유예된 날부터 기간이 계산됩니다.
실무에서는 “벌금이면 다행”이라고만 생각하고 약식명령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가 취업제한 명령이 함께 붙은 것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벌금의 액수보다 약식명령서에 취업제한 명령과 등록대상자 고지가 기재되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벌금 액수보다, 어떤 조문으로 어떤 부수처분과 함께 확정되느냐가 매니저 직업의 존속을 좌우합니다.
5. 약식명령을 받은 날부터 7일, 선택에 따라 일할 수 있는지가 갈립니다
확정 전에는 취업제한을 다툴 수 있고, 확정 후에는 직업 선택의 폭이 이미 정해집니다.
강제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 접수와 조사 → ②공소청(수원지방공소청) 송치 및 처분 → ③벌금 약식기소 또는 정식 기소 → ④법원(수원지방법원)의 약식명령 또는 재판 순서로 진행됩니다. 벌금 약식명령이 나오면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는 한 그대로 확정됩니다(형사소송법 제453조 제1항).
정식재판을 청구하더라도 약식명령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제한되어 있어(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벌금이 징역으로 바뀔 부담은 크지 않습니다. 대신 정식재판에서는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사정과 취업제한을 해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을 직접 주장하고 입증할 기회가 생깁니다. 아래 순서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약식명령서를 받으면 주문에 취업제한 명령과 신상정보 등록 고지가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청구 기한 7일을 달력에 표시합니다.
합의서와 처벌불원서, 반성문, 소속 회사의 재직 사실과 업무 내용, 재범 방지 계획을 자료로 정리해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면 확정일부터 30일 이내 신상정보 제출 기한을 지키고, 회사와 협의해 취업제한 기간에 가능한 업무 범위를 확정합니다.
청구 기한을 넘기면 취업제한 명령까지 확정되므로, 약식명령을 받기 전 수사 단계에서부터 이 부수처분을 염두에 두고 대응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마치며
매니저분들은 사건이 터지면 소속 아티스트와 회사의 평판부터 걱정하다가 법적 대응을 미루기 쉽습니다. 그러다 약식명령이 날아오고 7일이 지나면 취업제한 명령이 그대로 확정됩니다.
혐의를 받는 입장에서는 무죄를 다투든 선처를 구하든,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벌금형에 취업제한이 붙는지 여부를 처음부터 쟁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접촉의 경위와 정도, 위력 사용 여부, 합의 가능성에 따라 같은 사건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입장에서도 절차를 알고 계시면 도움이 됩니다. 형사 절차와 별개로 회사 내 조사나 계약 문제가 진행될 수 있고, 합의는 처벌 수위와 부수처분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강제추행 사건에서 혐의를 받는 쪽과 피해를 주장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증거 정리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벌금형으로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바로 지금이, 직업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강제추행 벌금형을 받으면 연예기획사에서 무조건 일을 못 하게 되나요?
A. 원칙적으로 취업제한 명령이 함께 선고되지만,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거나 취업을 제한해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법원이 판단하면 명령이 내려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재판에서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취업제한 기간은 언제부터 계산하나요?
A. 벌금형은 형이 확정된 날부터입니다. 약식명령은 청구 기한 7일이 지나면 확정되므로, 그날이 기산점이 됩니다. 기간은 법원이 정하며 10년을 넘지 못합니다.
Q. 회사에 말하지 않고 계속 다니면 안 되나요?
A. 권하지 않습니다. 기획업소의 장은 취업자의 성범죄 경력을 확인할 법적 의무가 있고, 지자체도 기획업소를 연 1회 이상 점검합니다. 적발되면 해임 요구와 사업장 폐쇄 요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매니저가 아니라 외주 스태프로 일하면 괜찮은가요?
A. 아닙니다. 취업제한 명령은 취업뿐 아니라 “사실상 노무를 제공”하는 것도 막습니다. 고용 형태만 바꾸는 것으로는 피하기 어렵습니다.
Q. 벌금형이면 신상정보 등록은 안 하나요?
A. 강제추행은 벌금형도 등록 대상이고 등록기간은 10년입니다. 확정일부터 30일 이내에 주소지 관할 경찰관서에 신상정보를 제출해야 합니다.
Q.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이미 늦은 건가요?
A.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라면 정식재판 청구가 가능합니다. 정식재판에서도 약식명령보다 중한 종류의 형은 선고할 수 없으므로, 취업제한 면제 사유를 다툴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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