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몰카 촬영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수사기관이 휴대전화를 통째로 가져가는 상황에서 변호사와 나눈 상담 내용까지 넘어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변호사와 한 통화는 비밀이니 당연히 압수 대상이 아니다”, “어차피 내 휴대전화니 경찰이 뭘 보든 어쩔 수 없다”는 두 극단 중 하나로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압수수색 현장에서는 휴대전화 속 통화녹음 파일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몰라 당황하거나, 반대로 아무 말도 못 한 채 휴대전화를 내어주고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수사 실무는 휴대전화 속 디지털 정보를 압수할 때 영장에 적힌 범죄 혐의와의 관련성, 그리고 선별 절차를 엄격하게 따지고 있습니다. 변호사와의 통화녹음 역시 이 틀 안에서 다퉈야 하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수사기관이 그 내용을 볼 수 있는지가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몰카 사건에서 변호사와의 통화녹음이 압수될 수 있는지, 압수되었다면 어떻게 다툴 수 있는지를 법 규정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몰카 사건에서는 휴대전화가 가장 먼저 압수 대상이 됩니다
촬영 기기와 저장 파일이 핵심 증거이므로 휴대전화 압수는 사실상 필수 수순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나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촬영물을 소지·저장·시청한 경우도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
촬영에 쓰인 기기는 거의 예외 없이 스마트폰이고, 촬영물이 클라우드·메신저·갤러리 어디에 복제되었는지도 그 안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임의제출을 요구하거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해 휴대전화 자체를 확보하려 합니다.
문제는 휴대전화 한 대에는 촬영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통화녹음, 메신저 대화, 사진, 업무 파일이 함께 들어 있고, 그중에는 이번 사건 때문에 변호사와 상담하며 남긴 통화녹음 파일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몰카 사건에서 휴대전화는 가장 먼저 압수되는 물건이고, 그 안의 모든 파일이 곧바로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2. 형사소송법상 변호사의 업무상 비밀 압수거부권은 휴대전화 속 녹음파일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112조는 변호사가 소지·보관하는 물건을 전제로 한 규정이어서, 의뢰인 본인 휴대전화는 별도로 다퉈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12조는 변호사 등이 업무상 위탁을 받아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으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은 압수를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그 타인의 승낙이 있거나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입니다. 이 규정은 수사기관에도 제219조를 통해 준용됩니다.
그런데 문언을 보면 거부권을 행사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변호사이고, 대상은 변호사가 소지·보관하는 물건입니다. 의뢰인이 자기 휴대전화에 직접 녹음해 저장한 통화파일은 문언상 이 조항의 직접 적용 대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변호사와 한 통화니까 제112조로 무조건 압수가 안 된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변호사는 변호사법 제26조에 따라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되고, 변호인과의 상담 내용은 방어권의 핵심 영역입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내용이 수사기관에 넘어가면 방어권을 침해한다는 점을 들어 압수 범위에서 제외해 달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됩니다. 다만 이는 법 조항 하나로 자동 보호되는 문제가 아니라, 집행 현장과 사후 준항고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제112조는 변호사 쪽에 있는 자료를 보호하는 규정이어서, 의뢰인 휴대전화 속 녹음파일은 관련성·선별 절차로 따로 다퉈야 합니다.
3. 영장에 적힌 혐의와 관련 없는 정보는 압수할 수 없습니다
정보저장매체는 범위를 정해 출력·복제하는 것이 원칙이고, 통째 압수는 예외입니다.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은 압수 대상이 정보저장매체인 경우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고 정합니다. 범위를 정해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한 때에 한해서만 매체 자체를 압수할 수 있습니다. 이 규정은 수사 단계에서도 제219조에 따라 준용됩니다.
즉 영장에 적힌 범죄 혐의가 ‘특정 기간의 불법촬영’이라면, 그와 무관한 변호사 상담 통화녹음은 원칙적으로 압수 범위 밖입니다. 이미 휴대전화를 통째로 가져갔더라도, 수사기관은 포렌식 이미징 후 혐의와 관련된 파일만 선별해 증거로 삼아야 하고 무관한 정보는 삭제·반환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것이 선별 과정입니다. 상담 녹음의 파일명이 통화 상대방 이름 또는 날짜로 되어 있으면 수사관이 이를 열어 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변호사 상담 파일이라는 점을 미리 알리고 해당 파일을 선별에서 제외하도록 요청하는 의견서를 내면, 관련성 없는 정보를 열람한 절차상 하자를 다투는 근거가 됩니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121조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이 규정은 수사 단계에서도 제219조에 따라 준용됩니다. 선별과 탐색 단계에 참여해 어떤 파일이 열람되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어입니다.
통화녹음이 영장 혐의와 관련 없다면 압수 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하고, 참여권 행사가 그 출발점입니다.
4. 절차를 어기고 확보한 증거는 재판에서 쓸 수 없습니다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에 따라 적법 절차 위반이 인정되면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영장에 적힌 범위를 넘어 변호사와의 통화녹음을 탐색·복제하고, 이를 증거로 신청했다면 그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로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하자가 곧바로 증거 배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절차 위반의 정도와 기본권 침해의 중대성을 종합해 판단하기 때문에, 단순한 형식 하자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질적으로 방어권을 침해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압수 목록에 상담 녹음이 포함되었는지, 수사관이 그 파일을 실제로 열람했는지, 그 내용이 수사 방향이나 신문 내용에 반영되었는지를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더 중요한 점은 변호사 상담 통화가 수사기관의 증거로 쓰일 가능성은 낮지만, 그 안에 “사실은 내가 찍었다”는 식의 말이 담겨 있다면 이를 근거로 신문이 이루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증거능력 문제 못지않게 열람 자체를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지만, 그 전에 열람 자체를 막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5. 압수가 이미 진행되었다면 이렇게 대응합니다
압수 직후 며칠의 대응이 열람 범위와 이후 방어 전략을 결정합니다.
몰카 사건은 통상 ①피해자 신고 또는 단속 → ②피의자 특정 및 압수수색(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관할 경찰서) → ③포렌식 및 피의자 조사 → ④공소청(수원지방공소청) 송치 및 처분, 기소 시 수원지방법원 재판 순으로 진행됩니다.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뒤에는 포렌식이 곧바로 시작되므로 대응 시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변호사 상담 녹음이 휴대전화에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아래 순서로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압수 직후 담당 수사관에게 변호사 상담 녹음이 있다는 사실과 해당 파일의 위치·파일명을 서면으로 알리고, 선별 제외를 요청합니다.
포렌식 참여 일정을 확인해 변호인과 함께 참여하고, 열람·복제 대상 목록을 받아 상담 녹음이 포함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제외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압수처분에 대한 준항고와 의견서로 다투고, 열람 사실이 있다면 이를 근거로 위법수집증거를 주장합니다.
앞으로 변호사와 통화를 녹음할 계획이라면 휴대전화 본체가 아닌 별도의 저장공간에 보관하거나 아예 녹음을 남기지 않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 부분은 사건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상담 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치며
몰카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분들은 “창피해서”,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으니까”라는 이유로 변호사를 찾는 시점을 미루다가, 휴대전화가 이미 넘어가고 포렌식이 끝난 뒤에야 상담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혐의를 받는 입장에서는 상담 내용이 새어나갈까 불안한 만큼, 압수 당시 곧바로 선별 제외를 요구하고 참여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입장에서도 수사기관이 적법한 범위 안에서 증거를 확보해야 사건이 뒤집히지 않는다는 점은 알아 두셔야 합니다.
저는 불법촬영 사건에서 혐의를 받는 분과 피해를 호소하는 분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압수 단계의 대응 하나가 이후 수사와 재판의 방향을 크게 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압수수색을 받았거나 소환 통보를 받았다면, 열람 범위가 정해지기 전인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초기 대응을 함께할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변호사와의 통화녹음이면 법적으로 압수가 금지되나요?
A.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112조는 변호사가 보관하는 물건을 전제로 하므로, 의뢰인 휴대전화 속 녹음은 영장 혐의와의 관련성과 선별 절차로 다투게 됩니다.
Q. 휴대전화를 이미 경찰에 냈는데 지금이라도 제외 요청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포렌식 선별이 끝나기 전에 서면으로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미 열람이 이루어졌다면 준항고나 위법수집증거 주장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임의제출이면 어떻게 달라지나요?
A. 임의제출은 스스로 제출한 것이므로 영장에 의한 압수보다 다투기 어렵습니다. 제출 범위를 특정하고 변호사 상담 파일은 제외한다는 뜻을 분명히 남겨 두어야 합니다.
Q. 상담 녹음에 사실을 인정하는 말이 있으면 증거로 쓰이나요?
A. 위법하게 확보되었다면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신문 단계에서 질문의 단서로 활용될 위험이 있어 열람 자체를 막는 것이 우선입니다.
Q. 몰카 혐의는 얼마나 처벌되나요?
A. 촬영 자체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촬영물 반포는 제2항, 소지·저장은 제4항이 별도로 적용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과 압수 단계 대응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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