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을 실제 공사비보다 높게 책정해 업체에 지급하게 한 뒤 그중 일부를 돌려받은 담당자는 흔히 "내가 챙긴 돈은 일부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법원은 횡령액을 담당자 주머니에 들어온 현금이 아니라 회사에서 부당하게 빠져나간 증액분 전체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돌려받은 금액이 3천만원이어도 부풀린 금액이 1억원이면 1억원이 문제 되는 구조입니다. 이 글에서는 업무상횡령이 성립하는 조건, 횡령액이 왜 부풀린 금액 전체로 잡히는지, 그리고 이 금액이 형량과 대응 전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공사대금 부풀리기, 횡령인가 배임인가 — 먼저 가려야 할 죄명
공사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사건에서 적용될 수 있는 죄명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횡령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조의 업무상배임입니다. 두 죄를 가르는 기준은 담당자가 회사의 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는지입니다. 회사 계좌의 출금 권한이나 공사비 집행 결재권을 갖고 있어 돈의 처분을 사실상 좌우할 수 있었다면 횡령 쪽으로, 단지 발주와 견적 검토만 맡았을 뿐 돈 자체는 다른 부서가 집행했다면 배임 쪽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입증 구조와 이득액 산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횡령은 회사의 재물이 담당자의 지배 아래 있다가 임의로 처분된 사실을 보면 되지만, 배임은 임무에 위배한 행위와 회사의 재산상 손해, 그리고 행위자 또는 제3자의 재산상 이익이라는 요건을 모두 증명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검사가 두 죄를 주위적·예비적으로 함께 적어 기소하는 일도 흔합니다. 그래서 "나는 결재권자가 아니라 담당자일 뿐"이라는 항변이 횡령 부분에서는 의미가 있어도, 배임으로 다시 평가되면 같은 금액을 두고 책임을 져야 할 수 있습니다.
업무상횡령(형법 제356조) — 회사 자금을 보관·집행하는 지위에서 증액분을 지급하게 한 경우.
업무상배임(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 돈의 보관권한 없이 발주·계약 단계에서 임무에 위배해 손해를 끼친 경우.
배임수재(형법 제357조 제1항) — 업체로부터 돌려받은 돈이 업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평가되는 경우.
기소 실무 — 주위적·예비적 공소사실로 여러 죄명을 함께 적어 두는 경우가 많음.
공사대금 부풀리기 사건의 죄명은 담당자가 회사 돈을 보관·집행하는 지위에 있었는지에서 갈린다.
업무상횡령의 성립요건 — 보관자 지위와 불법영득의사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할 때 성립하고, 업무로 보관하는 경우에는 형법 제356조에 따라 가중됩니다. 여기서 '보관'은 민법상 임치계약에 한정되지 않고, 사실상 또는 법률상으로 그 재물을 지배하고 처분할 수 있는 지위를 뜻합니다. 회사 직원이 공사비를 집행할 권한이 있었다면 회사 계좌에 있는 돈은 그 직원에게 업무상 보관된 타인의 재물이 되는 셈입니다.
두 번째 요건은 불법영득의사입니다. 판례는 불법영득의사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타인의 재물을 자기 소유물처럼 처분하는 의사'로 봅니다. 공사비는 실제로 필요한 공사의 대가로만 지출하도록 위탁된 돈입니다. 그런데 필요한 금액보다 많이 지급하게 하고 그 차액을 처음부터 돌려받거나 다른 용도로 쓸 계획이었다면, 지출 시점에 이미 위탁 취지에 반하는 처분이 이루어진 것이고 불법영득의사도 인정됩니다. 나중에 일부를 회사에 돌려놓았더라도 이미 성립한 죄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횡령죄의 기수 시기도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횡령은 불법영득의사가 외부에 드러나는 처분 행위가 이루어진 때 성립하므로, 부풀린 대금이 업체 계좌로 나간 시점이 핵심이 됩니다. 담당자가 돌려받은 돈을 실제로 쓰기 전이라도, 돌려받는 약속이 있었다면 처분 시점에 이미 죄가 성립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횡령액은 돌려받은 돈이 아닌 부풀린 금액 전체 — 산정 기준
횡령액 산정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내 통장이나 현금으로 되돌아온 돈만이 횡령액'이라는 생각입니다. 횡령죄는 피해 회사의 재물이 위탁 취지에 반해 처분된 순간 성립하는 죄이므로, 산정의 출발점은 담당자가 챙긴 이익이 아니라 회사에서 부당하게 나간 금액입니다. 적정 공사비가 9천만원인데 1억 5천만원을 지급하게 했다면, 문제 되는 금액은 증액분 6천만원이고, 이 중 2천만원만 돌려받았더라도 6천만원이 횡령 주장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때 '부풀린 금액'은 계약서에 적힌 총액이 아니라 적정 대가를 초과한 부분입니다. 실제 시공이 이루어졌다면 시공에 대한 정당한 대가는 횡령액에서 빠집니다. 다툼은 여기서 생깁니다. 검사는 감정, 동종 공사 단가, 다른 업체의 견적을 근거로 적정 대가를 낮게 잡으려 하고, 피의자는 설계 변경, 추가 공정, 자재 가격 상승을 근거로 증액분이 실제 공사의 대가였다고 반박하게 됩니다. 결국 횡령액의 크기는 증액분과 정당한 대가를 가르는 공사비 감정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횡령액의 출발점 — 지급한 총액이 아니라 적정 대가를 초과해 회사에서 나간 증액분.
돌려받은 금액 — 횡령액이 아니라 담당자가 가져간 몫을 보여주는 사실관계로 쓰임.
정당한 대가 — 실제로 시공된 공정의 적정 대금은 횡령액에서 공제.
산정 방법 — 공사비 감정, 동종 단가 비교, 다른 업체 견적, 정산 자료.
횡령액은 돌려받은 현금의 크기가 아니라 적정 대가를 넘어 회사에서 빠져나간 증액분 전체로 따진다.
돌려받지 않은 몫도 포함되는 이유 — 제3자를 위한 영득과 공범
부풀린 금액 중 업체가 그대로 챙긴 부분까지 담당자의 횡령액에 들어가는 이유는 불법영득의사의 범위에 있습니다. 판례는 불법영득의사의 대상에 '자기'뿐 아니라 '제3자'도 포함시킵니다. 담당자가 직접 가져가지 않았더라도 업체나 제3자가 이익을 얻도록 회사 돈을 위탁 취지에 반해 처분했다면 영득의사가 인정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증액분 6천만원 중 4천만원을 업체가 가져갔어도, 그 부분은 업체를 위한 처분으로 평가되어 횡령액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업체 대표와의 관계도 따져야 합니다. 담당자와 짜고 증액된 금액을 지급받고 일부를 돌려준 업체 대표는 보관자 신분이 없지만,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신분이 있는 자의 범죄에 가공하면 공범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업무상횡령이라는 가중된 신분은 업체 대표에게 적용되지 않아 같은 조 단서에 따라 단순 횡령(제355조 제1항)의 형으로 처벌됩니다. 실무에서는 담당자와 업체 대표가 함께 입건되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진술이 나오는 경우가 많고, 이 진술이 증액분의 성격과 돌려준 돈의 용도를 가르는 증거가 됩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나는 3천만원만 받았다"는 주장은 횡령 성립 자체를 부정하는 항변이 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담당자가 실제로 가져간 몫과 업체가 가져간 몫이 구분된다는 점은 양형에서 의미가 있고, 가담 정도와 주도 여부를 설명하는 자료로 쓸 수 있습니다.
형량을 가르는 이득액 — 특경법 구간과 단순 횡령의 차이
횡령액이 얼마로 확정되느냐에 따라 법정형 자체가 달라집니다. 업무상횡령의 기본 법정형은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그러나 횡령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이 적용되어,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됩니다. 같은 행위라도 5억원 선을 넘는지 여부가 집행유예 가능성과 직결되는 이유입니다.
여기서 횡령액을 '돌려받은 돈'으로 보느냐 '부풀린 금액 전체'로 보느냐가 현실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담당자가 돌려받은 돈이 3억원이라도 부풀린 금액이 6억원으로 산정되면 특경법 적용 구간에 들어갑니다. 또 같은 업체와 여러 건의 공사를 반복했다면 개별 건이 아니라 합산액이 문제 됩니다. 동일한 범의로 같은 피해자의 재물을 계속해서 처분한 경우 포괄일죄로 묶어 합산하는 것이 실무 흐름이기 때문입니다.
횡령액 5억원 미만 — 형법 제356조, 10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 특경법 제3조 제1항 제2호,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 — 특경법 제3조 제1항 제1호,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여러 건 반복 — 동일 범의의 계속이면 포괄일죄로 합산될 수 있음.
돌려받은 돈은 배임수재가 될 수 있다 — 횡령과 배임수재의 관계
부풀린 대금의 일부를 업체로부터 돌려받는 행위는 별도로 형법 제357조 제1항의 배임수재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 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때 성립하며,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받은 돈은 제357조 제3항에 따라 몰수하거나 몰수가 불가능하면 가액을 추징합니다. 업체 쪽은 같은 조 제2항의 배임증재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됩니다.
횡령과 배임수재는 사실관계가 겹치지만 보호하는 법익과 성립 요건이 다릅니다. 횡령은 회사의 재물이 위탁에 반해 처분된 사실을, 배임수재는 업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과 그 대가의 수수를 문제 삼습니다. 두 죄가 함께 적용될 때는 실체적 경합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돌려받은 돈에 '리베이트' 성격이 강할수록 배임수재가 추가될 위험도 커집니다. 수사 단계에서 돌려받은 돈의 명목을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죄명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진술의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수사에서 확인하는 자료 — 계좌 흐름과 견적 자료
부풀리기 사건은 증액의 존재와 환류(돈이 되돌아온 흐름)를 입증하는 자료가 핵심이므로, 수사기관은 계좌 추적에서 시작합니다. 회사가 업체에 지급한 대금이 얼마나 지나지 않아 담당자나 그의 가족, 지인 계좌로 이체되었는지, 현금 인출 직후 일정 금액이 건네졌는지를 확인합니다. 여기에 견적서와 계약서, 세금계산서, 시공 사진, 공정 내역, 다른 업체의 비교 견적을 대조해 적정 대가를 추정합니다.
메신저 대화 기록도 중요한 증거입니다. "금액 맞춰서 올려라", "남은 건 따로 보내라" 같은 대화는 증액과 환류의 합의를 보여주는 직접 자료가 되고, 반대로 설계 변경과 추가 공정을 협의한 대화는 증액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됩니다. 그래서 조사를 받기 전에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와 불리한 자료를 함께 파악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리한 자료를 숨기려다 증거인멸로 보일 행동을 하면 오히려 구속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대응 방향 — 증액분의 성격 다투기와 피해 회복
대응의 첫 단계는 증액분이 실제 공사의 대가였는지 확인하는 일입니다. 설계 변경 요청서, 추가 공정 지시서, 자재 단가 변동 자료가 있다면 이를 근거로 부풀린 금액이 아니라 정당한 대가라는 점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적정 대가 감정에서 수사기관 산정액과 차이가 나면 횡령액이 줄어들어 특경법 구간 진입을 피할 가능성도 생깁니다.
증액분의 정당화가 어렵다면 두 번째 단계는 양형입니다. 이미 성립한 횡령죄는 사후 변제로 소멸하지 않지만, 피해 회복은 법원이 형을 정할 때 크게 고려하는 요소입니다. 피해 금액 전액 변제, 피해 회사와의 합의서 작성, 처벌불원 의사 확보, 반성 자료 제출이 대표적입니다. 횡령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서 합의가 있어도 공소가 제기될 수 있지만,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판단에서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업체 대표와의 진술 조율은 피해야 합니다. 서로 입을 맞춘 것으로 보이면 증거인멸 우려가 커지고 구속영장 청구 위험도 올라갑니다. 변호인을 통해 각자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진술 방향을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풀린 대금 중 제가 받은 돈만 횡령으로 처벌받나요?
A.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횡령액은 회사에서 부당하게 나간 증액분을 기준으로 따지고, 제3자를 위한 영득도 불법영득의사에 포함되므로 업체가 가져간 몫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가져간 몫의 크기는 양형에서 가담 정도를 설명하는 자료가 됩니다.
Q. 실제로 공사가 이루어졌다면 횡령이 아니지 않나요?
A. 공사가 이루어졌더라도 적정 대가를 초과한 부분은 횡령 문제가 됩니다. 실제 시공의 정당한 대가는 횡령액에서 제외되지만, 초과분은 공사비 감정으로 따로 산정합니다. 증액 사유를 입증하는 서류가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Q. 받은 돈을 회사에 돌려주면 처벌을 면하나요?
A. 이미 성립한 횡령죄가 변제로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피해 회복은 양형에서 매우 중요하게 반영되어,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판단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변제 시기가 이르고 금액이 전액일수록 효과가 큽니다.
Q. 횡령액이 5억원을 넘으면 어떻게 되나요?
A.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이 적용되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됩니다. 법정형 하한이 높아 집행유예를 받기 어려워지는 구간이므로 횡령액 산정을 다투는 일이 특히 중요합니다.
Q. 담당자에 불과한데 결재 권한이 없으면 횡령이 아닌가요?
A. 보관자 지위가 인정되지 않으면 횡령은 성립하기 어렵지만, 같은 사실관계가 업무상배임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또 돌려받은 돈은 배임수재로 문제 될 수 있어 죄명만 바뀔 뿐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업체 대표도 같이 처벌받나요?
A. 증액에 가담하고 대금을 돌려준 업체 대표는 공범이 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3조에 따라 신분이 없어도 공범이 성립하지만, 업무상횡령의 가중 신분은 적용되지 않아 단순 횡령의 형으로 처벌됩니다. 돌려준 돈은 배임증재로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공사대금 부풀리기 사건에서 횡령액은 담당자 손에 돌아온 돈이 아니라 적정 대가를 넘어 회사에서 빠져나간 증액분을 기준으로 따집니다. 업체가 가져간 몫도 제3자를 위한 영득으로 평가될 수 있어 "일부만 받았다"는 말만으로는 책임을 줄이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증액분이 정당한 대가인지, 감정으로 산정한 금액이 얼마인지가 사건의 승패를 가릅니다.
횡령액이 5억원을 넘으면 특경법이 적용되어 형량이 크게 높아지므로 수사 초기부터 산정 금액과 죄명을 점검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계좌 기록과 견적 자료, 메신저 대화를 정리하고, 피해 회복 방안을 일찍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조사를 받기 전에 전문가와 상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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