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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정지 가처분 변호사비를 관리비로 내면 횡령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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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정지 가처분 변호사비를 관리비로 내면 횡령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나 관리단 대표를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이 제기되고, 그 가처분을 막기 위해 선임한 변호사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가 새로운 분쟁으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회장 자리를 지키는 건 결국 단지를 위한 일이다”, “대표회의에서 말만 해두면 관리비로 처리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변호사 비용을 관리비 계좌에서 지급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이후 반대편 입주민이 관리비 장부를 열람하다가 해당 지출을 발견하면, “회장 개인의 지위를 지키려고 입주민 돈을 썼다”며 업무상횡령으로 고소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업무상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사를 지출의 명목이 아니라 실질, 즉 누구의 이익을 위한 처분이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비용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횡령 책임이 사라지지 않고, 반대로 단체의 업무와 관련된 정당한 지출이라면 횡령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직무정지 가처분 변호사 비용을 관리비로 지급한 행위가 어떤 경우에 횡령이 되고 어떤 경우에 되지 않는지, 그리고 이미 지급했거나 지급을 의심받는 상황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관리비는 회장 개인의 돈이 아니라 입주자 전체의 재산입니다

관리비 계좌의 돈을 쓸 수 있는 범위는 단지 운영에 필요한 비용으로 한정됩니다.

아파트 관리비는 입주자가 매달 납부해 관리주체가 보관·집행하는 돈입니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나 관리소장은 그 돈의 소유자가 아니라, 입주자 전체를 위해 이를 보관하고 집행하는 지위에 있습니다. 형법상으로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하고, 그 보관을 업무로 하고 있으므로 위반 시 단순 횡령이 아니라 업무상횡령이 문제됩니다.

그렇다면 직무정지 가처분 사건의 변호사 비용은 어떻게 볼까요.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에 따른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회장 개인을 피신청인으로 하여 그 직무 수행을 일시 정지시키는 절차입니다. 형식상 당사자가 회장 ‘개인’이다 보니, 이 사건의 변호사 비용이 단지의 업무 비용인지 회장 개인의 소송비용인지 구분이 갈립니다.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 구분이 흐려진 채 지출이 이루어졌을 때입니다. 가처분의 쟁점이 회장 선출 절차의 하자나 개인 비위 의혹이라면, 그 방어는 회장 개인의 지위를 지키는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될 여지가 큽니다.

관리비로 지급할 수 있는 변호사 비용인지는 이름이 아니라, 그 소송이 단지의 업무와 관련된 것이냐로 가려집니다.


2. 가처분 방어가 단지를 위한 것인지 개인을 위한 것인지가 성립 여부를 가릅니다

횡령은 지출의 명목이 아니라 누구의 이익을 위한 처분이었는지로 판단됩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 이런 행위를 한 경우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가처분 변호사 비용 사건에서 핵심은 불법영득의사입니다. 불법영득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보관 중인 타인의 재물을 자기 소유처럼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는데, 가처분 방어 비용의 경우 이 의사가 있었는지는 대체로 세 가지로 갈립니다. 첫째, 가처분의 쟁점이 단지 운영 자체(예를 들어 관리규약 해석, 대표회의 의결의 효력)에 관한 것인지입니다. 둘째, 회장이 패소하거나 직무가 정지되면 회장 개인이 입는 불이익과 단지가 입는 불이익 중 어느 쪽이 큰지입니다. 셋째, 비용 지출에 대해 단체 내부에서 정해진 승인 절차를 거쳤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가처분 신청이 “회장 선출 과정에서 입주자대표회의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는 취지라면, 방어의 대상은 대표회의 구성의 적법성이라 단지 업무와의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인정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회장이 관리비를 사적으로 썼다”는 비위 의혹에 대한 방어라면, 그 비용은 회장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평가되기 쉽습니다.

단지 운영의 적법성을 다투는 가처분이냐, 회장 개인의 비위를 다투는 가처분이냐에 따라 같은 변호사 비용도 결론이 달라집니다.


3. 대표회의 의결 없이 회장이 단독으로 지급하면 횡령으로 의심받습니다

관리규약과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지급은 업무 관련성 주장마저 약하게 만듭니다.

변호사 비용이 단지 업무와 관련 있다고 주장하려면 그 지출이 내부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음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공동주택에서는 관리규약에서 관리비의 사용 용도와 지출 승인 방법을 정하고, 입주자대표회의가 의결로 집행 여부를 결정합니다. 소송비용 지출도 예외가 아니어서, 대표회의 안건으로 올려 의결을 받은 기록이 있는지가 사후 분쟁에서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 없이 회사 자금을 사적 용도로 쓴 경우를 횡령으로 본 바 있습니다.

회사의 대표이사 혹은 그에 준하여 회사 자금의 보관이나 운용에 관한 사실상의 사무를 처리하여 온 자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함에 있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 등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

이 법리를 관리비에 대입하면, 회장이 대표회의 의결도 없이 관리비 계좌에서 변호사 비용을 직접 이체했다면 ‘적법한 절차 없는 임의 처분’으로 보일 위험이 큽니다. 반대로 대표회의가 의결로 정하고, 지출의 필요성과 금액이 기록에 남아 있다면 개인 이익 목적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어려워집니다. 다만 의결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항상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의결 자체가 회장의 영향력 아래 형식적으로 이루어졌거나, 반대 의견을 배제한 채 처리된 경우에는 법원이 의결의 실질을 따져 판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후에 회장이 돈을 개인 자금으로 되돌려 놓았다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범죄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을 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는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의결 기록이 있느냐에 따라 업무 관련성 주장의 설득력이 달라지지만, 사후 반환만으로는 이미 성립한 횡령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4. 지급 금액과 횟수에 따라 형량 구간이 달라집니다

변호사 비용은 한 번에 큰 금액이 아니어도 여러 번 합산되면 가중처벌 구간에 들어갑니다.

가처분은 본안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착수금과 성공보수, 이의·항고 단계 비용이 여러 차례 나눠 지급되어 합산 금액이 커집니다. 업무상횡령의 이득액이 5억원 미만이면 형법 제356조가 적용되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변호사 비용만으로 5억원에 이르는 경우는 흔하지 않지만, 같은 시기에 다른 관리비 지출 문제가 함께 지적되면 합산 이득액이 커질 수 있습니다. 가처분 변호사 비용 지출 하나만 보고 고소가 이루어지는 경우보다, 관리비 전반의 회계 의혹 속에서 이 지출이 하나의 항목으로 포함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형사 책임 외에 민사상 책임도 별개로 문제됩니다. 단지가 지급된 금액을 부당이득 또는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고, 가처분 사건에서 회장이 패소했다면 민사소송법 제98조의 소송비용 패소자 부담 원칙에 따라 상대방 비용까지 부담하게 되어 부담이 겹칠 수 있습니다. 초범인지, 반환·합의 여부 등은 횡령 성립 자체에는 영향이 없지만 양형 단계에서는 참작될 수 있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지출 근거 자료를 먼저 정리해야 수사 단계에서 방어 방향이 정해집니다.

이런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단지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공소청(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공소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고소인은 보통 관리비 장부 열람 청구나 지자체 감사 결과를 근거로 삼는 경우가 많아, 수사 초기부터 지출 내역이 정리된 자료가 제출됩니다.

변호사 비용 지급을 지적받았거나 지급을 앞두고 있다면 아래 순서로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관리규약에서 소송비용 지출과 승인 절차를 어떻게 정하고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지급 전 대표회의 회의록·의결 서류가 있는지, 없다면 사후 추인 가능성과 그 한계를 점검합니다.

  3. 가처분 신청서와 결정문을 대조해 쟁점이 단지 운영에 관한 것인지, 회장 개인에 관한 것인지 분류합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수사기관에 낼 의견서를 준비하면, 지출이 업무 관련성 있는 정당한 비용이었다는 점을 처음부터 일관되게 소명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가처분 사건은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다 보니, 변호사 비용을 어디서 어떻게 지급할지는 뒤로 미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급하게 관리비에서 먼저 처리하고, 이후 문제가 되고 나서야 의결 절차가 없었음을 알게 되는 일이 반복됩니다.

회장이나 대표를 의심하는 입주민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지출 내역, 대표회의 회의록, 관리규약, 가처분 결정문을 순서대로 확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런 자료가 쌓일수록 형사 고소와 민사 반환청구 모두에서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지출을 의심받는 회장·대표 입장에서도 “단지를 위한 일이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의결 절차가 있었는지, 가처분의 쟁점이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공동주택 관리비 분쟁에서 지출을 문제 삼은 쪽과 지출을 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의결 기록과 쟁점 정리 하나로 결론이 갈리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직무정지 가처분 변호사 비용을 관리비로 내면 무조건 횡령인가요?

A. 무조건은 아닙니다. 가처분의 쟁점이 단지 운영과 관련되고 대표회의 의결 등 정해진 절차를 거쳤다면 횡령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면 회장 개인의 비위를 방어하기 위한 비용이거나 절차 없이 임의로 지급했다면 문제가 됩니다.

Q. 먼저 관리비로 냈다가 나중에 개인 돈으로 채워 넣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사후 반환은 이미 성립한 횡령을 없애지 못합니다. 대법원은 사후에 반환하거나 변상할 의사가 있더라도 불법영득의사 인정에 지장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반환·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대표회의에서 구두로 괜찮다고 했다면 충분한가요?

A.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의결 사실을 증명할 회의록이나 안건 서류가 필요하고, 의결이 형식적이었는지도 실질적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Q. 가처분에서 패소하면 상대방 변호사 비용도 관리비로 낼 수 있나요?

A. 패소자 소송비용 부담은 당사자인 회장 개인에게 돌아가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를 관리비로 대신 내는 것은 개인 채무를 단체 자금으로 갚는 것으로 평가될 위험이 큽니다.

Q. 형사 고소와 민사 반환청구를 같이 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 수사 기록이 민사 부당이득·손해배상 청구의 입증자료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병행이 회수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사건 방향을 정하고, 지출 근거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어야 일관된 소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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