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폐차를 요청해 두었거나 보험이 오래 끊겨 직권으로 등록이 지워진 차를 그대로 몰다가 단속에 적발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상담을 해 보면 “번호판만 달려 있으면 되는 줄 알았다”, “말소는 서류상 정리일 뿐이고 차는 멀쩡하니 잠깐 타는 건 괜찮다”는 생각으로 운전을 이어간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단속 후 벌금 정도로 끝날 줄 알았던 사건이 운전면허 취소 통지로 이어지면, 당장 생계를 위한 운전까지 막히게 되어 크게 당황하십니다.
도로교통법은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등록되지 아니한 자동차를 운전한 경우를 운전면허를 반드시 취소해야 하는 사유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이 아니어도 말소된 차를 운전했다는 사실만으로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말소된 차를 운전했을 때 면허취소가 어떤 근거로, 어떤 경우에 이뤄지는지, 그리고 형사처벌과 불복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법 조항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말소등록된 자동차는 ‘등록되지 아니한 자동차’로 취급되어 운행할 수 없습니다
말소등록은 자동차의 법적 등록 자체를 지우는 것이어서, 차가 멀쩡해도 도로 운행 자격이 사라집니다.
자동차관리법 제13조 제1항은 폐차를 요청한 경우, 천재지변이나 교통사고로 본래 기능을 회복할 수 없게 된 경우, 수출하는 경우 등에 소유자가 번호판을 반납하고 말소등록을 신청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소유자가 신청하지 않아도 시·도지사가 직권으로 말소할 수 있는데,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상 의무보험 가입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지 1년 이상 지난 경우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말소등록이 되면 해당 차량은 자동차등록원부에서 지워집니다. 자동차관리법 제5조는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자동차등록원부에 등록한 후가 아니면 이를 운행할 수 없다. 다만, 제27조제1항에 따른 임시운행허가를 받아 허가 기간 내에 운행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자동차관리법 제5조).
예외는 임시운행허가를 받아 허가 기간 안에 운행하는 경우뿐입니다. 말소된 차를 다시 도로에서 쓰려면 같은 법 제13조 제10항에 따라 신규등록을 다시 해야 하고, 그 전에는 번호판이 붙어 있든 보험이 남아 있든 운행할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이 직권말소입니다. 자동차 소유자는 보험 만기를 넘기고 이를 방치한 채 우편 통지도 받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도로에서 단속될 때 경찰은 소유자가 말소 사실을 알았는지를 따로 묻기보다 단말기에서 조회되는 등록 상태를 먼저 봅니다.
말소된 차량은 기계적으로 멀쩡해도 법적으로는 등록되지 아니한 자동차이고, 그 운행은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2. 등록되지 아니한 자동차를 운전하면 면허취소가 ‘할 수 있다’가 아닌 ‘하여야 한다’입니다
제93조 제1항 제16호는 면허취소 사유이고, 단서 규정상 재량 없이 반드시 취소하는 유형에 속합니다.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은 시·도경찰청장이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는 사유를 나열하고, 그 중 일부는 반드시 취소해야 하는 사유로 단서에 따로 모아 두었습니다. 말소된 차를 운전한 경우는 이 필요적 취소 사유에 들어 있습니다.
시ㆍ도경찰청장은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등록되지 아니하거나 임시운행허가를 받지 아니한 자동차(이륜자동차는 제외한다)를 운전한 경우에는 운전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도로교통법 제93조제1항제16호 및 같은 항 단서).
음주운전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정지와 취소가 나뉘고 벌점이 쌓이는 방식인 것과 달리, 이 유형은 벌점 누적과 무관하게 한 번의 운전만으로 취소됩니다. 취소는 소유 차량에만 그치지 않고, 이 운전자가 받은 모든 범위의 운전면허(1종 대형·보통, 2종 보통 등)에 미칩니다.
괄호 속 예외도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법 조문이 제외하는 것은 이륜자동차입니다. 즉 말소된 오토바이를 운전한 경우는 제16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승용차·화물차·승합차는 모두 해당합니다.
또한 직권말소된 줄 모르고 몰았거나 말소된 지인의 차를 빌려 탄 경우처럼 말소 사실을 몰랐더라도, 조문은 ‘운전한 경우’라는 사실을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운전자의 인식 여부가 조문상 요건으로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말소된 자동차의 운전은 한 번만으로도 도로교통법상 필요적 면허취소 사유입니다.
3. 말소 상태가 아니었거나 도로 운전이 아니었다면 취소 요건 자체가 흔들립니다
취소처분은 ‘등록되지 않은 차’ ‘운전’ 두 요건이 모두 입증될 때만 가능하므로 사실관계부터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필요적 취소 사유이므로 감경이나 정상 참작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응의 중심은 요건 사실 자체를 다투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단속 당시 해당 차량이 실제로 말소등록 상태였는지입니다. 자동차관리법 제13조 제9항은 이해관계인이 시·도지사에게 말소사실증명서를 신청할 수 있게 하고 있어, 말소 일자와 단속 일시를 맞춰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말소 일자와 단속 일시의 선후입니다. 말소등록이 단속보다 뒤에 이뤄졌거나, 이전등록·변경등록만 지연되어 등록원부에는 차량이 남아 있었다면 ‘등록되지 아니한 자동차’가 아닙니다. 명의 이전을 하지 않은 중고차를 운전한 사안은 자동차관리법 제12조 위반 문제로 별도로 다뤄지고 제16호와는 구별됩니다.
둘째, 임시운행허가입니다. 제93조 제1항 제16호 자체가 임시운행허가를 받은 자동차를 제외하고 있으므로, 신규등록·이전등록 과정에서 임시운행허가증이 발급되어 있었다면 그 허가 기간과 운행 목적의 범위 안에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셋째, 운전 장소입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는 ‘운전’을 원칙적으로 도로에서 차를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불특정 다수가 통행하는 곳이 아닌 사유지 안에서 이동한 경우라면 도로 운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다만 공개된 주차장이나 아파트 단지 통로는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로 보일 가능성이 있어 개별 사실관계 판단이 필요합니다.
넷째, 운전자의 특정입니다. 번호판 영치·무인단속 같은 간접 증거만 있고 누가 운전했는지 특정되지 않는다면, 면허 소지자의 운전 사실 자체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이런 점들을 근거 자료와 함께 정리해야 의견제출이나 행정심판에서 의미 있는 주장이 됩니다.
면허취소를 막으려면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말소 시점, 임시운행허가, 도로 여부, 운전자 특정 네 가지 요건 사실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4. 면허취소와 형사처벌은 별개 절차로 진행되고, 취소 후 1년은 다시 면허를 받을 수 없습니다
같은 운전 한 번에도 행정처분, 형사처벌, 보험 문제가 각각 따로 발생합니다.
형사처벌부터 보면, 자동차관리법 제79조 제1호는 제5조를 위반해 등록하지 아니하고 자동차를 운행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말소등록 시 번호판을 반납하지 않았다면 제82조 제2호에 따라 1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말소된 차는 보험도 이미 해지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8조는 의무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아니한 자동차를 도로에서 운행하지 못하게 하고, 같은 법 제46조 제3항 제2호는 이를 위반한 자동차보유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이 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대인 배상 책임보험의 보호도 받지 못합니다.
행정처분은 형사절차와 별도로 진행됩니다. 경찰이 사건을 송치한 결과와 무관하게 시·도경찰청장이 면허를 취소할 수 있고, 형사재판에서 벌금형이 확정되는 것과 면허취소 통지가 나오는 시점은 서로 다릅니다. 취소되면 도로교통법 제82조 제2항 제7호에 따라 취소된 날부터 1년 동안 운전면허를 다시 받을 수 없고,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특별교통안전 의무교육도 받아야 면허를 다시 받을 수 있습니다.
면허취소의 영향은 단순히 1년이 아닙니다. 생계형 운전자나 영업직의 경우 면허를 다시 받기까지 소득이 끊기는 손해가 훨씬 큽니다. 따라서 형사 사건에서 선처를 받는 일과 별개로, 행정처분 단계에서 다툴 수 있는지를 처음부터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5. 단속 후에는 의견제출과 행정심판 기간 안에 움직여야 합니다
면허취소는 사전통지와 의견제출, 행정심판을 거쳐야만 행정소송으로 이어지므로 기간 관리가 핵심입니다.
통상 ①단속·적발 후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조사 → ②사건 송치 및 공소청(수원지방공소청) 처분 → ③기소 또는 약식명령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판단 → ④운전면허 행정처분 순으로 진행됩니다. 이 가운데 ④의 면허 처분은 경찰의 통보로 별도 개시되며, 도로교통법 제93조 제4항에 따라 시·도경찰청장은 처분 전에 처분 내용과 의견제출 기한을 미리 통지해야 합니다.
처분에 불복하려면 도로교통법 제142조에 따라 행정소송에 앞서 행정심판의 재결을 거쳐야 합니다. 행정심판법상 청구 기간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이므로 취소 통지서를 받으면 곧바로 날짜를 계산해 두어야 합니다.
사전통지서나 취소 통지서를 받았다면 다음 순서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통지서에 적힌 위반 일시·장소·차량번호를 확인하고, 말소사실증명서와 자동차등록원부로 해당 일시의 등록 상태를 대조합니다.
임시운행허가 발급 이력, 운행 장소의 도로 해당 여부, 운전자 특정 증거 등 요건 사실에 관한 자료를 모읍니다.
의견제출 기한과 행정심판 청구 기간(처분을 안 날부터 90일)을 달력에 기재하고, 형사 사건과 병행해 대응 순서를 정합니다.
형사 사건에서 벌금형을 받더라도 면허 처분은 따로 남기 때문에, 형사와 행정 양쪽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불필요한 손실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마치며
말소된 차를 운전한 분들 대부분은 차에 문제가 없었기에 위법하다는 인식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단속 이후 형사 절차는 대응하면서도 면허 처분 통지가 따로 올 수 있다는 점은 놓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취소가 확정되기 전에 말소 일자, 임시운행허가, 운전 장소 같은 사실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처분 통지 이후에는 행정심판 기간이 정해져 있어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차량 소유자 입장에서도 직권말소 통지를 받았는지, 차를 빌려준 사람이 말소 사실을 알았는지에 따라 형사책임과 보험 문제가 달라질 수 있어 사실관계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교통 관련 형사 사건과 면허 행정처분을 함께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운전 행위라도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형사 결과와 면허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면허 취소 통지를 받았거나 단속 후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면, 결론을 바꿀 수 있는 시점은 길지 않습니다. 그때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폐차 요청만 하고 말소는 안 됐는데 그 차를 운전해도 면허가 취소되나요?
A. 취소 요건은 단속 당시 말소등록이 되어 등록원부에서 지워진 상태였는지를 기준으로 합니다. 말소등록이 완료되기 전이었다면 등록된 자동차를 운전한 것이므로 제16호 요건이 흔들리고, 그래서 말소 일자와 단속 일시의 선후를 먼저 확인합니다.
Q. 말소된 줄 몰랐다고 하면 면허취소를 피할 수 있나요?
A.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16호는 등록되지 아니한 자동차를 운전한 사실을 요건으로 하고 단서에서 취소를 필수로 정하고 있어,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취소를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실제 말소 시점이나 임시운행허가 같은 요건 사실은 다투어 볼 수 있습니다.
Q. 말소된 오토바이를 탔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제16호는 괄호로 이륜자동차를 제외하고 있어 면허취소 사유가 아닙니다. 다만 자동차관리법상 운행 금지나 번호판 관련 처벌 문제는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Q. 벌금만 내면 면허는 그대로 유지되나요?
A. 아닙니다. 형사처벌과 면허 행정처분은 별개 절차로 진행되므로 벌금형이 확정되더라도 시·도경찰청장의 취소처분은 따로 남을 수 있습니다.
Q. 면허가 취소되면 언제 다시 받을 수 있나요?
A. 도로교통법 제82조 제2항 제7호에 따라 일반적으로 취소된 날부터 1년이 지나야 다시 받을 수 있고, 특별교통안전 의무교육도 받아야 합니다. 다른 사유가 겹치면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Q. 취소 통지를 받았는데 언제까지 불복해야 하나요?
A. 행정심판법상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하고, 도로교통법 제142조에 따라 행정소송은 행정심판 재결을 거쳐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통지서를 받으면 기한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