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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과 다른 죄의 벌금형은 따로 선고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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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과 다른 죄의 벌금형은 따로 선고해야 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강제추행 혐의와 함께 폭행이나 모욕 같은 다른 혐의가 한 사건에 묶여 재판을 받으면서, 벌금형이 몇 개나 나오는지, 합쳐서 얼마를 내야 하는지를 묻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상담을 해보면 “죄마다 벌금이 따로 나오니 전부 더하면 몇천만 원이겠다”, “벌금형이면 어차피 돈만 내면 끝나니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생각으로 사건을 가볍게 보다가, 선고 이후에 이수명령과 신상정보 등록이라는 예상 밖의 후속 절차를 마주하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별개로 나눠 선고될 것이라 기대했다가 하나의 형으로 묶여 선고되는 것을 보고 당황하는 분도 계십니다.

형법은 수 개의 죄를 동시에 판결할 때 각 죄의 벌금을 따로 선고하지 않고, 경합범 규정에 따라 하나의 벌금형으로 정하는 방식을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다만 징역형이 섞이거나, 사건이 나뉘어 따로 확정되는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강제추행과 다른 죄가 함께 재판받을 때 벌금형이 어떻게 선고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점들을 형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동시에 재판받는 죄들은 경합범으로 묶여 하나의 벌금형이 선고됩니다

같은 종류의 형, 즉 벌금끼리는 개별 선고가 아니라 하나의 형으로 합쳐 정합니다.

형법 제37조는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 개의 죄를 경합범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강제추행죄와 다른 죄를 같은 시기에 기소해 한 재판부가 함께 심리한다면, 이 두 죄는 경합범 관계에 놓입니다.

경합범이 되면 형법 제38조 제1항이 적용됩니다. 법원은 먼저 각 죄에 대해 어떤 형을 선택할지 정합니다. 강제추행죄는 형법 제298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법정형인데, 징역과 벌금 중 벌금을 선택한 죄가 둘 이상이라면 그 벌금들은 같은 종류의 형이므로 제38조 제1항 제2호가 적용됩니다.

즉 죄마다 벌금 액수를 따로 정해 각각 선고하는 것이 아니라, 경합범 가중을 거친 하나의 벌금형이 선고되고, 판결문 주문에도 벌금 액수가 하나로 적힙니다. 하나의 벌금형이므로 납입 의무도 하나, 노역장 유치 기간도 하나로 정해집니다.

동시에 판결받는 죄들의 벌금은 따로따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벌금형으로 묶여 선고됩니다.


2. 하나의 벌금액은 가장 무거운 죄의 다액에 2분의 1까지 가중해 정합니다

가중에는 상한이 있어, 각 죄의 벌금 상한을 단순히 더한 액수를 넘길 수 없습니다.

제38조 제1항 제2호의 핵심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각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이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 외의 같은 종류의 형인 경우에는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多額)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을 합산한 형기 또는 액수를 초과할 수 없다(형법 제38조 제1항 제2호).

숫자로 따져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가장 무거운 죄가 강제추행이라면 그 다액은 1천500만원이고, 여기에 2분의 1을 가중하면 처단 가능한 벌금의 상한은 2천250만원이 됩니다. 그런데 함께 기소된 다른 죄의 벌금 상한이 500만원이라면, 두 죄의 다액을 합산한 액수는 2천만원입니다. 합산액을 넘을 수 없으므로 이 사건의 하나의 벌금형은 최대 2천만원이 상한이 됩니다.

결국 죄의 개수가 늘어났다고 해서 벌금이 단순히 합산되지는 않지만, 가장 무거운 죄 하나만 선고받을 때보다는 상한이 올라간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실제 선고액은 이 상한 안에서 범행의 경위, 피해 정도, 합의 여부 등을 보고 정해집니다.

가중의 천장은 ‘가장 무거운 죄 다액의 1.5배’와 ‘각 죄 다액의 합산액’ 중 낮은 쪽입니다.


3. 다른 죄가 징역형이면 벌금과 징역이 따로 병과됩니다

종류가 다른 형이 선택되면 하나로 묶지 않고 각각 병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모든 경우에 벌금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38조 제1항 제3호는 각 죄에 대해 정한 형이 무기징역·무기금고 외의 서로 다른 종류의 형이면 병과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강제추행에는 벌금을 선택하고 함께 기소된 다른 죄에는 징역을 선택했다면, 징역형과 벌금형이 함께 선고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실무에서 이런 병과가 곧바로 선고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법원은 사건 전체의 양형을 종합해 어느 죄에 어떤 형을 선택할지 정하고, 강제추행에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택되면 그때부터는 벌금형이 아니라 징역형 처벌의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제38조 제2항은 징역과 금고를 같은 종류로 보아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벌금형이 하나로 나오는가, 징역과 함께 나오는가’는 법원이 각 죄에서 어떤 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그래서 수사 단계부터 벌금형 선택을 이끌어낼 사정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벌금과 벌금은 하나로 묶이고, 벌금과 징역은 병과된다는 것이 제38조의 기본 구도입니다.


4. 사건이 나뉘어 따로 확정되면 벌금을 각각 내야 할 수 있습니다

벌금형이 먼저 확정된 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이 되지 못합니다.

가장 주의할 부분은 사건이 나뉘어 진행되는 경우입니다.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 또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한다(형법 제37조).

이 조문의 후단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죄만 경합범 상대로 삼고 있습니다. 벌금형은 금고 이상의 형이 아니므로, 강제추행으로 벌금형이 먼저 확정된 뒤 다른 죄로 별도 재판을 받는다면 두 죄는 후단의 경합범이 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제39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각 사건에서 따로 벌금이 선고되어 합계액을 모두 납부해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두 사건이 모두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면 사건을 병합해 달라고 신청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병합되면 위 2번의 가중 구조가 적용되어 합산보다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벌금형은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납입해야 하고(형법 제69조 제1항), 내지 않으면 1일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노역장에 유치될 수 있습니다(제69조 제2항). 법원은 벌금을 선고하면서 노역장 유치 기간도 동시에 정해야 하고(제70조 제1항), 벌금이 1억원 이상이면 300일 이상으로 정해야 합니다. 노역장 유치 기간은 벌금형 하나마다 정해지므로, 따로 확정된 벌금은 각각 따져야 합니다.

벌금이 먼저 확정되면 경합범이 되지 못하므로, 사건 진행 순서가 곧 벌금 총액을 좌우합니다.


5. 벌금형으로 끝나도 이수명령과 신상정보 등록 절차가 이어집니다

벌금형이 선고돼도 성폭력범죄에는 형벌과 별도로 따라붙는 처분이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은 성폭력범죄에 대해 유죄판결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 500시간의 범위에서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을 병과하도록 정하고 있고, 벌금형일 때는 형 확정일부터 6개월 이내에 집행합니다(같은 조 제5항). 또한 같은 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될 수 있으므로, 벌금 액수만이 아니라 이런 후속 처분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절차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조사 → ②공소청(수원지방공소청) 송치와 처분(약식기소 또는 정식기소) → ③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하거나 정식기소된 경우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 → ④판결 확정과 벌금 납부·이수명령 집행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건이 벌금형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보인다면 아래 순서로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1. 함께 조사받는 혐의가 몇 개이고 같은 사건으로 묶여 처리되는지, 별도 사건이 있다면 각각 어느 단계에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약식명령이 나왔다면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는지 기한을 먼저 확인합니다.

  3. 벌금 총액뿐 아니라 수강명령·이수명령 시간과 신상정보 등록 여부가 어떻게 되는지를 함께 확인합니다.

이렇게 정리해 두면 약식명령을 그대로 받아들일지, 정식재판으로 다툴지 판단할 기준이 명확해집니다.


마치며

벌금형이라는 말을 들으면 “돈만 내면 끝나겠지”라는 생각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사건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벌금 총액은 물론 이수명령과 신상정보 등록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혐의를 받는 분의 입장에서는 사건이 하나로 묶여 처리되는지, 따로 확정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수사 단계의 진술과 합의 여부가 이후 벌금 액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해를 입은 분의 입장에서도 가해자가 받게 될 처분이 어디까지인지, 벌금형으로 종결될 때 어떤 후속 절차가 이어지는지 알아두면 합의와 의견 진술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혐의를 받는 분과 피해를 주장하는 분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혐의라도 사건 정리 방식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벌금형이 예상된다고 안심하기보다, 선고 전에 사건 구조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강제추행과 폭행으로 함께 기소됐는데 벌금이 각각 선고되나요?

A. 동시에 판결받는다면 벌금형이 선택된 죄들은 형법 제38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하나의 벌금형으로 정해집니다. 주문에 벌금 액수가 하나로 적힙니다.

Q. 벌금이 하나로 묶이면 각 죄의 벌금을 합친 금액이 나오는 건가요?

A. 아닙니다. 가장 무거운 죄의 다액에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의 다액을 합산한 액수를 넘을 수 없습니다. 선고액은 그 상한 안에서 양형 사정에 따라 정해집니다.

Q. 강제추행 벌금형이 이미 확정됐는데 다른 사건이 또 있습니다. 합쳐서 선고받을 수 있나요?

A. 형법 제37조 후단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만 경합범으로 보므로, 벌금형이 확정된 죄와는 경합범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따로 벌금이 선고될 수 있어, 확정 전에 사건 병합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한쪽 죄는 징역, 다른 죄는 벌금이면 어떻게 되나요?

A. 서로 다른 종류의 형이므로 제38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병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형을 선택할지는 법원이 사건 전체를 종합해 정합니다.

Q. 벌금형을 받으면 이수명령은 하지 않아도 되나요?

A. 아닙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2항·제3항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500시간 범위의 이수명령이 병과되고, 벌금형이면 형 확정일부터 6개월 이내에 집행합니다.

Q. 약식명령으로 벌금이 나왔는데 불복할 수 있나요?

A. 약식명령 고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기한이 짧으므로 약식명령서를 받으면 곧바로 내용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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