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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 대가를 회사 계좌로 받았는데 배임수재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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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 대가를 회사 계좌로 받았는데 배임수재가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거래처나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사례금·소개비·컨설팅비 때문에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특히 돈을 본인 계좌가 아니라 회사 계좌로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돈은 회사 통장으로 들어왔고 나는 한 푼도 가져가지 않았다”, “정식으로 세금계산서까지 끊었으니 청탁 대가가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거래처가 입찰이나 납품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점이 드러나면, 돈이 어느 계좌에 들어갔는지와 상관없이 담당자 개인이 배임수재 혐의로 입건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배임수재죄에서 돈이 외형상 회사에 지급된 것처럼 보이더라도 사회통념상 청탁을 받은 사람이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다면 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2016년 개정 형법은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까지 처벌 대상에 명시했습니다.

아래에서는 청탁 대가를 회사 계좌로 받은 경우 배임수재가 어떤 경우에 성립하는지, 처벌 수위는 어떠한지, 조사를 받게 되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임무와 관련해 받을 때 성립합니다

배임수재는 공무원이 아니어도, 직원·임원·수탁자 등 타인의 사무를 맡은 모든 사람이 대상입니다.

형법 제357조 제1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구성요건은 크게 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 ② 그 임무와의 관련성 ③ 부정한 청탁 ④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취득, 네 가지로 나뉩니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는 공무원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회사의 구매·영업·시설관리 담당 직원, 임원, 대표이사, 입찰 심사를 맡은 위원, 조합이나 단체의 업무 담당자처럼 타인을 위해 일정한 사무를 맡고 있으면 해당됩니다. 즉 회사 대표라 하더라도 법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대상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그 돈이 자신의 임무와 관련이 있어야 합니다. 업체 선정, 단가 결정, 검수 통과, 계약 갱신처럼 본인이 권한을 가진 사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위에서 받은 돈이라면 임무 관련성이 인정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본인의 업무와 전혀 무관한 개인적 친분에 따른 금전 거래라면 처음부터 이 요건이 문제됩니다.

배임수재의 출발점은 돈이 들어온 통장이 아니라, 그 돈을 받은 사람이 어떤 사무를 맡고 있었느냐입니다.


2. 청탁이 ‘부정한’ 것인지는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으로 판단합니다

업무상 배임에 이를 필요는 없고,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은 묵시적 청탁도 포함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는 지점이 ‘부정한 청탁’입니다. 대법원은 청탁이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지를 청탁의 내용, 관련된 금품의 액수와 형식, 보호법익인 사무처리자의 청렴성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배임수재죄에 있어서 ‘부정한 청탁’이라 함은 청탁이 사회상규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말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청탁의 내용 및 이와 관련되어 교부받거나 공여한 재물의 액수·형식, 보호법익인 사무처리자의 청렴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야 하며, 그 청탁이 반드시 명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묵시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무방하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도11259 판결).

이 법리에서 중요한 점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이런 부탁을 들어달라”고 말로 요청하지 않았더라도, 거래 구조상 돈을 준 쪽이 특혜를 기대하고 받는 쪽도 이를 알고 있었다면 묵시적 청탁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부정한 청탁이 반드시 업무상 배임의 내용이 되는 정도에 이를 필요도 없어서, 업체에 손해를 입히지 않았더라도 청탁 자체가 사회상규에 반하면 충분합니다.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9도17102 판결은 여기에 더해, 공여한 금품에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서의 성질과 그 외 행위에 대한 사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면 그 전부가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일부는 정상적인 용역 대가였다”는 주장만으로는 전액이 문제되는 상황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묵시적 청탁도 부정한 청탁이 될 수 있고, 정상 대가와 청탁 대가가 섞여 있으면 전부를 청탁 대가로 볼 수 있습니다.


3. 회사 계좌로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배임수재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돈이 어디에 입금됐는지가 아니라, 사회통념상 누가 받은 것으로 평가되는지가 기준입니다.

2016. 5. 29. 형법 제357조 제1항이 개정되기 전에는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무처리자 본인이 재물을 취득한 경우만 처벌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족이나 지인 계좌로 받게 하면 처벌이 어렵다는 허점이 있었고, 개정법은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 때’를 구성요건에 추가했습니다.

다만 회사 계좌 입금 사안은 조금 더 정교하게 봐야 합니다. 대법원은 개정 형법에서 말하는 ‘제3자’에 사무처리를 위임한 타인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담당자가 회사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고 돈이 회사에 입금됐다면, 회사는 사무를 위임한 타인이어서 ‘제3자’ 조항만으로는 처벌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배임수재죄의 행위주체가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는지는 증거에 의하여 인정된 사실에 대한 규범적 평가의 문제이다. 부정한 청탁에 따른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이 외형상 사무처리를 위임한 타인에게 지급된 것으로 보이더라도 사회통념상 그 타인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받은 것을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람이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배임수재죄가 성립될 수 있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9도17102 판결).

이 사건은 신문사 기자들이 유료 기사 청탁을 받고 소속 신문사 계좌로 돈을 입금받은 경우였습니다. 대법원은 청탁 자체는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보았지만, 계좌 입금 부분은 기자 본인이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청탁을 받은 사람이 해당 돈의 지급처와 사용처를 사실상 정했거나, 그 돈으로 본인의 성과급·급여·개인 지출이 해결되는 구조라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사안마다 확인할 것은 ① 돈의 입금처를 누가 지정했는지 ② 입금된 돈이 회사 회계에 정식으로 처리되었는지 ③ 담당자가 그 금액에 대해 개인적 이익(인센티브·정산·사적 사용)을 얻었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가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같은 회사 계좌 입금이라도 결론이 갈립니다.

회사 계좌 입금은 면죄부가 아니며, 그 돈을 담당자가 직접 받은 것과 같이 볼 수 있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4. 처벌 수위와 몰수·추징, 돈을 건넨 쪽의 책임까지 함께 따져야 합니다

받은 사람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이고, 건넨 사람도 처벌되며, 받은 돈은 추징됩니다.

형법 제357조 제1항의 법정형은 앞서 본 대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공여한 사람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서, 청탁한 거래처 대표 역시 같은 사건에서 조사받게 됩니다.

또한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범인 또는 그 사정을 아는 제3자가 취득한 재물은 몰수하고, 몰수가 불가능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 징역형이나 벌금형이 가볍게 끝나더라도 받은 금액이 추징으로 환수된다는 점이 실무상 큰 부담입니다. 특히 같은 금원을 두고 배임수재와 함께 업무상횡령 등 다른 죄명이 검토되는 경우도 있어서, 죄명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양형에서는 받은 금액의 규모, 청탁 내용이 실제 업무에 미친 영향, 회사 피해 여부와 회복 여부, 자진 반환 및 합의 여부가 주요하게 고려됩니다. 다만 이런 사정은 범죄 성립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이후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이라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5. 수사에서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 전 자료 정리와 진술 방향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합니다.

배임수재 사건은 통상 ①회사나 거래처의 고소·고발 또는 내사 착수(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②피의자 조사와 계좌 추적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입금 계좌 거래내역과 회사 회계처리 기록이 핵심 증거로 확보됩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해명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돈을 받게 된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 입금 계좌를 누가 지정했는지, 어떤 명목이었는지를 대화 기록·메일로 확인합니다.

  2. 입금된 돈이 회사 회계에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세금계산서, 계약서, 내부 결재, 매출 인식 여부가 정상 거래의 근거가 됩니다.

  3. 본인의 업무 권한과 그 거래처 사이의 관계를 점검합니다. 해당 시기에 본인이 업체 선정·단가·검수에 관여했는지가 임무 관련성의 핵심입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입금 경위와 용역의 실질을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다면,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는 점과 직접 취득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마치며

청탁 대가를 회사 계좌로 받은 분들은 “회사에 들어간 돈인데 내 책임일 리 없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에 해명 자료를 정리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건넨 거래처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용역 대가였다는 점을 계약서와 업무 실적으로 입증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입금 명목과 실제 용역 내용이 어긋나면 공여자 역시 배임증재로 조사받게 됩니다.

반대로 받은 담당자 입장에서도 “회사로 들어갔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입금처를 누가 정했는지, 그 돈에 대해 개인적 이익이 있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금품 수수 사건에서 받은 쪽과 건넨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좌 흐름과 회계처리를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곧 받을 것 같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진술 한 번으로 방향이 정해지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돈을 회사 법인 계좌로만 받았고 제 통장에는 들어온 게 없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돈이 외형상 회사에 지급된 것으로 보이더라도 사회통념상 청탁을 받은 사람이 직접 받은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으면 배임수재가 성립할 수 있다고 봅니다. 입금처를 누가 정했고 개인적 이익이 있었는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Q. 청탁을 들어주겠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도 배임수재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부정한 청탁은 명시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없고 묵시적으로 이루어져도 충분합니다. 다만 거래 구조와 금액, 시기를 종합해 판단하므로 사안별로 달라집니다.

Q.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정식 계약서도 썼다면 안전한가요?

A. 정상 거래의 근거가 되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안전하지는 않습니다. 용역의 실질이 없거나 금액이 과다하다면 형식을 갖췄더라도 청탁 대가로 볼 수 있고, 정상 대가와 청탁 대가가 섞여 있으면 전부가 청탁 대가로 평가될 수도 있습니다.

Q. 받은 돈을 돌려주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범죄 성립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반환과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되고, 몰수·추징의 범위에도 영향을 줍니다.

Q. 돈을 건넨 거래처도 처벌되나요?

A. 그렇습니다. 형법 제357조 제2항에 따라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공여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입금 경위와 회계처리에 대한 초기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정하고, 이후 진술을 바꾸면 신빙성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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