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 신고에서 허위 세금계산서를 쓰거나 매출을 빼는 일이 한두 해가 아니었다면, 단순한 조세포탈 한 건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세범처벌법은 조세포탈을 상습적으로 범한 사람에게 형의 2분의 1을 가중한다고 정하고 있고, 포탈세액이 커지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이 다시 하한선을 끌어올립니다. 세무조사 이후 고발 통보를 받았을 때 '몇 년치를 한 번에 문제 삼는 것인지', '상습으로 보는 기준이 무엇인지'가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됩니다. 이 글에서는 상습범 가중이 어떤 구조로 작동하는지, 법원이 상습성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그리고 방어 방향을 어디에 잡아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조세범처벌법 제3조 제4항 — 상습범 가중이 붙는 자리
조세포탈의 기본 처벌은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에 있습니다.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를 받은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2배 이하 벌금에 처하고, 포탈세액이 5억원 이상이거나 3억원 이상이면서 신고·납부해야 할 세액의 100분의 30 이상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3배 이하 벌금으로 올라갑니다. 여기에 같은 조 제4항이 "제1항의 죄를 상습적으로 범한 자는 형의 2분의 1을 가중한다"고 덧붙입니다.
이 조항은 범죄의 유형 자체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법정형에 가중 비율을 곱하는 구조입니다. 기본형의 징역 상한 2년을 기준으로 보면 가중 후 상한은 3년이 되고, 세액 요건을 충족해 3년 이하가 적용되는 경우 가중 후 상한은 4년 6개월이 됩니다. 벌금도 같은 방식이어서 포탈세액의 2배 이하였던 상한이 3배 이하로 넓어집니다. 가중되는 것은 처벌 범위의 상한과 하한이므로, 실제 선고에서도 집행유예가 가능한 구간에서 실형이 문제되는 구간으로 이동할 위험이 생깁니다.
상습범 가중은 새로운 죄가 아니라 제1항의 법정형에 2분의 1을 더하는 규정이다 — 기본형이 무거울수록 가중 후의 폭은 더 커진다.
'상습성'이란 무엇인가 — 반복 그 자체가 아니라 습벽
상습범에서 말하는 상습성은 같은 종류의 범행을 반복하는 습벽, 즉 그런 행위를 되풀이하는 버릇을 뜻합니다. 범행이 여러 번이라는 사실은 습벽을 인정하는 중요한 자료이지만, 그것만으로 곧바로 상습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전과 유무,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사이의 간격, 범행 방법의 유사성, 범행 횟수 등을 종합해 이 습벽이 범행으로 발현된 것인지를 봅니다.
조세포탈은 사업자의 신고·납부 주기를 따라 해마다 발생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상습성 논란에 취약합니다. 3년 연속 부가가치세를 허위로 신고했다면 수사기관은 세목과 과세기간이 달라도 같은 수법이 반복되었다는 점을 들어 습벽을 주장합니다. 반대로 방어 측은 각 과세기간의 포탈이 우발적이었는지, 특정 거래처의 일시적 사정이 원인이었는지, 아니면 회사의 구조적 관행이었는지를 구분해 설명하게 됩니다. 같은 3회라도 매번 다른 수법이고 동기가 다르다면 습벽의 발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논리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범행 수법의 동일성 — 같은 거래처, 같은 방식의 허위 세금계산서 수취인지 여부.
범행 간격 — 과세기간마다 이어졌는지, 중간에 정상 신고 기간이 있었는지.
동기·경위 — 경영난 같은 일회성 사정인지, 처음부터 세 부담을 줄이려는 계획이었는지.
이전 처분 경험 — 과거 세무조사, 추징, 고발 또는 처벌 전력이 있는지.
부정한 행위가 먼저다 — 제3조 제6항의 적극적 행위 요건
상습범 가중은 제1항의 죄가 성립해야 붙는 규정이므로, 그 전제인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인정되지 않으면 가중 자체가 문제되지 않습니다.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6항은 이를 이중장부 작성 등 거짓 기장, 거짓 증빙·문서의 작성 및 수취, 장부와 기록의 파기, 재산 은닉이나 거래의 조작·은폐, 세금계산서의 조작 등으로 열거하면서,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 행위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이 때문에 단순히 신고를 누락하거나 세액을 과소 신고한 것은 부정한 행위로 평가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을 장부에는 정상 기재하되 계산 착오로 일부 누락했다면 적극적 은닉이 아니고, 반대로 현금 매출을 별도 장부로 관리하며 신고에서 제외했다면 이중장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상습범 사건에서는 여러 해에 걸친 행위 중 일부 연도는 단순 누락, 일부 연도만 적극적 행위였다고 가려내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연도별로 제1항의 죄가 성립하는 횟수가 줄어들면 상습성을 인정하기 위한 반복의 근거도 함께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연간 5억원·10억원 —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제8조가 덮는 구간
상습범 가중과 별개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은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의 죄에서 포탈세액이 연간 1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연간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이 경우 포탈세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 벌금을 병과한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기준은 한 번의 신고가 아니라 '연간' 포탈세액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상습범 가중과 특가법 가중이 만나는 지점이 실무에서 가장 위험합니다. 어느 법정형이 기준이 되는지에 따라 형량 범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포탈세액이 5억원 선을 넘는지 못 넘는지가 사건의 분기점이 됩니다. 가령 연간 포탈세액이 4억 8천만원으로 산정되었다가 특정 매입세액의 공제가 인정되어 줄어든다면 특가법 적용 여부는 갈리지 않지만, 반대로 4억 9천만원에서 5억 1천만원으로 올라가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하한이 생깁니다. 세액 산정의 다툼이 곧 형량의 하한을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상습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연간 포탈세액이 5억원과 10억원을 넘는지다 — 세액 산정 한 줄이 형량의 하한을 바꾼다.
고발 없이는 기소도 없다 — 제21조와 세무조사 단계의 방어
조세범 처벌법 제21조는 국세청장, 지방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의 고발이 없으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즉 조세포탈은 고발이 소추 조건이어서, 세무조사 단계에서 어떤 범칙사건으로 분류되고 어느 범위까지 고발되는지가 이후의 상습성 논란까지 좌우합니다. 고발된 범칙행위의 범위를 벗어난 사실은 별도 고발 없이 기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처음 고발서에 몇 개 과세기간이 담겼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실무에서는 조사 단계의 진술 하나가 습벽의 증거로 쓰이기도 합니다. "매년 하던 대로 했다"는 취지의 진술은 반복성과 관행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말이 되고, 이후 형사 단계에서 상습성의 핵심 근거로 인용됩니다. 그래서 조사 대응에서는 연도별로 행위의 경위와 동기를 구분해 설명하고, 단순 관행이라는 표현이 아니라 거래 사정과 회계 처리 방식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수정신고나 기한 후 신고가 이미 이뤄졌다면 그 시점과 내용도 함께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형을 줄이는 길 — 수정신고·기한 후 신고와 양형 자료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3항은 제1항의 죄를 범한 사람이 포탈세액에 대해 국세기본법 제45조에 따라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2년 이내에 수정신고를 하거나 같은 법 제45조의3에 따라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6개월 이내에 기한 후 신고를 한 경우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임의적 감경이어서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상습범 가중으로 상한이 올라간 사건에서 실질적인 감경 사유로 작동합니다. 기한을 넘기면 이 조항을 쓸 수 없으므로 조사 초기에 기간 계산부터 해두어야 합니다.
양형 자료는 신고 이후의 행동이 중심입니다. 추징된 세액과 가산세를 실제로 납부한 내역, 회계 처리 체계를 바꾼 사실, 세무 대리인 교체나 내부 통제 도입 같은 재범 방지 조치를 서류로 남겨 두면 습벽이 이어질 위험이 낮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한편 법인이 운영 주체인 사건에서는 같은 법 제18조의 양벌규정에 따라 행위자뿐 아니라 법인에도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으므로, 대표자 개인의 책임과 법인의 책임을 분리해 방어를 설계해야 합니다.
공소시효 7년 — 몇 년치까지 문제 삼을 수 있나
조세범 처벌법 제22조는 제3조부터 제14조까지의 범칙행위 공소시효를 7년으로 정합니다. 다만 행위자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 적용을 받는 경우 법인에 대한 공소시효는 10년입니다. 포탈범의 기수 시기는 제3조 제5항에 따라 신고납부 조세는 신고·납부기한이 지난 때 등으로 정해지므로, 과세기간별로 시효의 시작점이 다르게 계산됩니다.
이 점은 상습범 사건에서 방어의 폭을 넓히는 요소입니다. 오래된 과세기간은 시효가 지났을 수 있고, 시효가 완성된 연도는 처벌 대상에서 빠집니다. 다만 상습성 판단에서는 시효가 지난 과거 행위가 습벽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다시 거론될 수 있어,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과 정황 증거로 쓰이는 것을 구분해 대응해야 합니다. 수사기관이 몇 개 연도를 묶어서 문제 삼는지, 각 연도의 기수 시기가 언제인지를 표로 정리해 시효 완성 여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2년 연속 허위 세금계산서를 받았다면 상습범인가요?
A. 횟수만으로 상습이 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수법의 동일성, 범행 간격, 동기, 이전 처분 경험 등을 종합해 습벽의 발현인지를 판단합니다. 두 해의 사정이 다르고 우발적이었다는 점이 소명되면 상습성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Q. 상습범 가중이 되면 형량이 정확히 얼마나 늘어나나요?
A.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4항은 형의 2분의 1을 가중한다고 정합니다. 기본형 징역 2년 이하는 상한이 3년, 3년 이하는 상한이 4년 6개월이 되고, 벌금도 같은 비율로 넓어집니다. 포탈세액이 연간 5억원 이상이면 특가법이 별도로 적용됩니다.
Q. 단순히 신고를 누락한 것도 조세포탈이 되나요?
A. 제3조 제1항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를 요건으로 하고, 제6항은 이를 조세 부과·징수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 행위로 정합니다. 단순 누락은 대체로 이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으나 이중장부나 거래 은폐가 있었다면 달라집니다.
Q. 수정신고를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제3조 제3항은 법정신고기한 후 2년 이내 수정신고, 6개월 이내 기한 후 신고를 한 경우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면제가 아니라 임의적 감경이고, 기간이 지나면 이 조항을 쓸 수 없습니다.
Q. 세무서 고발이 없으면 수사받지 않나요?
A. 제21조에 따라 국세청장 등의 고발이 없으면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다만 다른 죄명으로 수사가 진행될 수 있고, 조사 단계의 진술이 이후 형사 절차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으므로 대응은 조사 초기부터 필요합니다.
Q. 오래전 과세기간도 처벌받나요?
A. 제22조의 공소시효는 7년입니다. 시효가 완성된 연도는 처벌 대상에서 빠집니다. 다만 습벽을 보여주는 정황으로는 거론될 수 있어 시효 계산과 상습성 판단을 따로 점검해야 합니다.
맺음말
조세포탈 상습범 가중은 제3조 제4항의 한 줄이지만, 그 위에 특가법의 연간 포탈세액 구간이 겹치면서 형량의 폭이 크게 벌어지는 구조입니다. 핵심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각 연도에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실제로 인정되는지, 반복이 습벽의 발현으로 평가되는지, 연간 포탈세액이 5억원과 10억원의 선을 넘는지입니다.
세무조사 단계에서부터 연도별 경위와 세액 산정을 정리하고, 수정신고 기한과 공소시효를 먼저 계산해 두면 방어의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고발 통보를 받았거나 조사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진술하기 전에 사건 범위와 쟁점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기업 사건이 많은 시화·반월 일대처럼 중소 제조업체의 세무 이슈가 잦은 지역에서는 특히 이런 점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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