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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중 땅인 줄 모르고 상속 지분을 팔았을 때, 횡령 고의가 부정되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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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중 땅인 줄 모르고 상속 지분을 팔았을 때, 횡령 고의가 부정되는 기준 

강대현 변호사

돌아가신 부친 명의로 등기된 땅을 상속받아 자기 지분을 팔았는데, 몇 달 뒤 종중으로부터 "그 땅은 종중 소유"라며 횡령으로 고소당하는 일이 있습니다. 상속인 입장에서는 부친 이름으로 된 등기부를 보고 당연히 상속재산이라 믿었을 뿐인데, 하루아침에 피의자가 되는 것입니다. 횡령은 타인의 재물을 맡아 보관하던 사람이 그것을 자기 것처럼 처분할 때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그 재물이 남의 것이라는 점을 몰랐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종중 소유 토지를 상속재산으로 알고 지분을 처분한 경우 왜 횡령의 고의가 부정될 수 있는지, 그리고 수사기관과 법원이 어떤 자료로 그 '몰랐다'는 주장을 판단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종중 땅 상속 지분 처분 — 횡령으로 의심받는 구조

종중은 같은 선조의 후손들로 이루어진 단체인데, 종중 재산인 토지를 종중 이름으로 등기하지 않고 종원 개인 명의로 올려두는 경우가 예전부터 흔했습니다. 이른바 명의신탁입니다. 원칙적으로 부동산 명의신탁약정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에 따라 무효지만, 같은 법 제8조 제1호는 종중이 보유한 부동산을 종중 외의 자 명의로 등기한 경우 조세 포탈, 강제집행 면탈, 법령상 제한 회피 목적이 아니라면 제4조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종중 명의신탁은 유효하게 남고, 이름만 빌려준 종원(수탁자)은 종중과의 관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됩니다.

문제는 수탁자가 사망하면서 생깁니다. 민법 제1005조는 상속인이 상속개시 때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승계한다고 정하므로, 수탁자의 지위도 상속인에게 넘어갑니다. 상속인이 그 토지를 자기 지분으로 팔면 종중 입장에서는 '맡아둔 사람이 맘대로 처분했다'는 구도가 되어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으로 고소하게 됩니다. 등기부상으로는 분명한 상속재산이기 때문에, 상속인이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사안과 알면서 판 사안이 겉으로는 똑같이 보인다는 점이 이 유형의 핵심 어려움입니다.

종중 땅을 상속 지분으로 판 사건의 승부는 '처분했는가'가 아니라 '처분할 때 그 땅이 종중 것임을 알았는가'에서 갈린다.

횡령죄의 성립요건 — 타인의 재물, 보관, 불법영득의사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한 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성립요건을 풀어 쓰면 세 가지입니다. 처분 대상이 타인의 재물일 것, 행위자가 그것을 위탁관계에 기해 보관하고 있을 것, 그리고 보관자가 소유자만이 할 수 있는 처분을 하겠다는 의사, 즉 불법영득의사가 있을 것입니다. 부동산도 등기명의자가 사실상 처분 권한을 쥐고 있으므로 보관의 대상이 되고, 공유지분의 매도도 처분에 해당합니다.

종중 땅 상속 사건에서 앞의 두 요건은 사실관계상 다툼이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땅이 종중 소유로 확인되고, 부친이 종중으로부터 명의를 신탁받은 것이 맞다면 상속인에게도 보관자 지위가 승계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방어의 무게는 세 번째 요건과 그 전제인 고의에 실리게 됩니다. 횡령은 과실로는 처벌하지 않는 고의범이므로, 부주의했다거나 확인을 소홀히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형사처벌의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 타인의 재물 — 종중 소유가 증명되어야 하며, 종중의 소유 사실과 명의신탁 경위가 입증 대상.

  • 보관자 지위 — 신탁 약정과 상속에 의한 승계로 상속인에게도 인정될 수 있음.

  • 불법영득의사 — 소유자처럼 처분하겠다는 의사로, 자기 재산이라고 믿은 처분과는 구별.

  • 고의 — 위 사실들을 인식하고 처분했다는 점까지 검사가 증명해야 함.

형법 제13조 — 타인 소유임을 몰랐다면 고의가 없다

형법 제13조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횡령죄에서 '재물이 타인의 것'이라는 사실은 죄의 성립요소 그 자체입니다. 따라서 상속인이 해당 지분을 부친 소유 상속재산으로 믿고 있었고 종중 소유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팔았다면, 구성요건적 사실에 대한 인식이 없어 고의가 인정되지 않고, 고의가 없으면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땅을 팔면 안 되는 줄 몰랐다'는 법률의 부지와, '이 땅이 남의 땅인 줄 몰랐다'는 사실의 부지는 다릅니다. 앞의 것은 원칙적으로 고의를 막지 못하지만, 뒤의 것은 바로 제13조가 말하는 사실 인식의 결여입니다. 종중 땅 사건에서 상속인이 다투는 것은 후자입니다. 부친이 남긴 등기권리증과 상속등기, 이미 수십 년간 부친 이름으로 납부되어온 재산세를 근거로 '내 상속재산'이라 믿었다는 주장은 사실 인식의 문제로 구성됩니다. 다만 고의는 마음속 상태라서 직접 증명하기 어렵고, 결국 주변 사정으로 추단하게 됩니다.

'이 땅이 종중 것임을 몰랐다'는 주장은 법률의 부지가 아니라 사실의 부지이므로 형법 제13조에 따라 고의를 부정하는 사유가 된다.

증명책임과 합리적 의심 — 몰랐다는 점을 피의자가 입증해야 하나

흔한 오해는 '몰랐다는 걸 내가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형사재판에서 고의를 포함한 범죄사실의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은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정하고, 제325조는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 판결로 무죄를 선고하도록 정합니다. 그러므로 검사가 '상속인이 종중 땅임을 알았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하지 못하면 무죄가 됩니다.

실무에서는 피의자가 '몰랐다'고만 말해서는 부족합니다. 고의 부정은 결국 정황의 문제라서, 피의자 쪽이 몰랐다고 보이게 하는 객관적 사정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검사의 증명이 합리적 의심 아래로 떨어집니다. 예컨대 종중과의 접촉 기록이 전혀 없고, 부친이 생전에 종중 땅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종중이 수십 년간 문제 삼지 않았다는 사정이 쌓이면 '알았다'는 추단이 약해집니다. 반대로 피의자가 침묵하면 수사기관은 정황을 알았다는 방향으로 해석할 여지를 갖게 되므로, 초기부터 일관된 진술과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의 판단에 쓰이는 사정 — 수사기관과 법원이 보는 자료

고의 여부는 처분 당시 상속인이 무엇을 알 수 있었는지를 재구성하는 작업입니다. 수사기관은 보통 등기부와 종중 쪽 자료, 그리고 매매 과정의 기록을 함께 봅니다. 상속인에게 유리한 쪽으로 작용하는 자료와 불리하게 작용하는 자료를 나눠 보면 방어 방향이 선명해집니다.

  • 등기 경위 — 부친이 매매·증여로 취득한 것인지, 종중 명의신탁으로 등기된 것인지. 등기원인이 상속인에게 알려져 있었는지가 핵심.

  • 세금 납부 주체 — 재산세·종합토지세를 누가 냈는지. 부친 개인이 내왔다면 개인 소유로 믿을 근거가 됨.

  • 종중 측 관리 흔적 — 종중 총회록, 재산대장, 묘지·제실 관리 기록이 상속인에게 전달된 적이 있는지.

  • 점유와 사용 — 누가 토지를 경작·관리·사용해 왔는지. 종중이 실제로 점유했다면 상속인이 몰랐다고 보기 어려워짐.

  • 상속 과정 — 상속재산 협의분할 때 이 토지가 목록에 들어 있었는지, 종중 이야기가 언급된 적이 있는지.

  • 매도 경위 — 매도가 시세에 맞는 정상 거래였는지, 급하게 헐값에 처분했는지, 대금을 어디에 썼는지.

이 중 법원이 특히 무겁게 보는 것은 '인식할 계기'가 있었는지입니다. 같은 땅이 종중 땅일 가능성을 내비치는 정황, 예를 들어 종중이 상속인에게 공식적으로 명의 반환을 요구한 일이 있다면 그 이후의 처분은 고의 부정이 어렵습니다. 반면 종중이 오랫동안 아무 말이 없었고 상속인이 계기를 접한 적이 없다면, 상속인이 상속재산으로 믿었다는 진술은 설득력을 가집니다.

미필적 고의의 함정 — 의심 가는 정황을 외면한 경우

고의에는 확정적 인식뿐 아니라 미필적 고의도 포함됩니다. 이 땅이 종중 땅일 수도 있겠다고 의심하면서도 '그래도 상관없다'고 받아들여 처분한 경우에는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확실하게는 몰랐다'는 주장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건에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는지, 그럼에도 확인 절차를 일부러 피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예를 들어 부친이 생전에 '이 땅은 우리 집안 땅이라 함부로 못 판다'고 말한 적이 있거나, 문중 어른이 매매 전에 연락해 땅 이야기를 꺼냈거나, 등기부 사항 중 종중 이름이 보이는 기록이 있었다면 상속인이 의심할 수 있었다고 평가받기 쉽습니다. 반대로 단순히 확인하지 않았다는 부주의만으로는 미필적 고의가 되지 않습니다. '알 수 있었는데 몰랐다'와 '알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감수했다'는 형사법상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다만 사실관계에서 이 둘의 경계는 모호하므로, 처분 전후 대화와 연락 기록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처분 이후에 알게 된 경우 — 알게 된 시점이 갈림길

매매계약을 맺은 뒤 잔금과 이전등기 전에 종중으로부터 항의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고의의 시점이 문제가 됩니다. 계약 체결 당시에는 몰랐다 해도, 종중 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잔금을 받고 이전등기까지 마쳤다면 그 이후 행위에 대해서는 사실 인식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처분 행위가 이미 모두 끝난 뒤에 알게 되었다면 고의가 없었다는 점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러므로 항의를 받은 시점부터의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종중이 소유를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하면 잔금 지급과 등기 이전을 보류하고, 소유 관계를 확인한 뒤 매수인과 계약 해제나 조정을 논의하는 쪽이 형사 책임을 줄이는 길입니다. 이미 대금을 받았고 이전등기까지 끝난 뒤라면 종중과 협의해 피해를 회복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합의가 이루어지면 고소 취하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양형과 처분 판단에서 유리한 자료로 작용합니다.

형사 무죄와 별개의 민사 책임 — 땅의 소유 분쟁은 계속된다

횡령 고의가 부정되어 무죄나 불기소가 되더라도, 그것이 곧 종중 땅 분쟁의 종결은 아닙니다. 형사에서 문제 삼는 것은 처벌 여부이고, 민사에서 다투는 것은 소유와 반환입니다. 종중은 명의신탁 해지를 이유로 상속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거나, 이미 처분된 경우에는 처분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이 몰랐다는 사정은 형사 고의에서는 결정적이지만, 민사에서는 수령한 이익을 돌려줘야 하는 문제와 따로 다뤄집니다.

또한 매수인이 있는 경우에는 매수인과의 관계도 정리해야 합니다. 매수인이 선의로 소유권을 취득했는지, 종중과 매수인 사이에서 등기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상속인이 매도인으로서 지는 책임이 달라집니다. 이처럼 한 사건에서 형사 고소, 종중과의 민사소송, 매수인과의 계약 책임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으므로, 어느 절차에서 어떤 진술을 하는지가 다른 절차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전체 그림을 먼저 그려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종중 땅인 줄 정말 몰랐다면 횡령으로 처벌받지 않나요?

A. 횡령은 고의범이라 타인 소유임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형법 제13조에 따라 처벌되지 않습니다. 다만 '몰랐다'는 사정은 등기 경위, 세금 납부, 종중과의 접촉 이력 같은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되어야 설득력을 가집니다.

Q. 부친이 종중 땅임을 알고 있었다면 저도 책임이 있나요?

A. 부친의 인식은 부친의 사정이고, 형사책임은 처분한 상속인 본인의 고의를 따로 봅니다. 다만 상속인이 부친으로부터 그 사정을 들었거나 관련 문서를 물려받았다면 알았다고 평가받을 수 있으므로 상속 과정의 자료를 확인해야 합니다.

Q. 종중 땅이라는 걸 알게 된 뒤 팔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알게 된 뒤에 잔금을 받거나 이전등기를 한 행위는 인식을 전제로 한 처분이라 횡령의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항의를 받은 즉시 진행을 멈추고 소유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상속 지분만 팔았는데도 횡령이 되나요?

A. 공유지분의 처분도 처분행위에 해당하므로 대상이 종중 소유로 인정되면 지분 매도만으로도 횡령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지분이 타인 소유임을 인식했는지가 별도로 따져집니다.

Q. 무죄가 나오면 종중이 민사소송을 할 수 없나요?

A. 형사 무죄와 민사책임은 별개입니다. 종중은 명의신탁 해지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나 부당이득반환 등을 민사로 청구할 수 있어 형사결과와 별도로 대응이 필요합니다.

Q. 고소당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요?

A. 진술 전에 등기부, 세금 납부 내역, 상속 관련 서류, 매매 경위 자료를 모으고 사실관계를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초기 진술이 이후 고의 판단의 기준이 되므로 일관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맺음말

종중 땅을 상속재산으로 알고 지분을 판 경우 횡령 여부는 처분 사실이 아니라 처분 당시의 인식에서 갈립니다. 횡령은 고의범이고, 타인 소유임을 몰랐다면 형법 제13조에 따라 벌할 수 없으며, 그 고의는 검사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해야 합니다. 다만 의심 가는 정황을 외면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고, 알게 된 뒤의 처분은 별도로 평가되므로 시점별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형사 책임이 없더라도 종중과의 소유 분쟁과 매수인과의 책임은 따로 남습니다. 등기 경위와 세금 납부, 종중 접촉 기록 같은 자료를 초기에 갖추고 절차마다 진술이 어긋나지 않게 관리하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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