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나 도서 지역처럼 외진 근무지에서 복무하는 군인은 근무지와 숙소가 떨어져 있어 하루에도 몇 번씩 차량이나 도보로 이동합니다. 그 이동 중에 사고를 당해 전역 이후까지 상이가 남았는데, 보훈 심사에서 "근무 중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받는 사례가 있습니다. 쟁점은 이동 행위가 국가유공자법상 직무수행에 포함되는지, 포함된다면 어디까지가 직무수행이고 어디서부터 사적 행위인지입니다. 이 글에서는 공상군경 요건의 구조, 이동 중 사고를 직무수행으로 보는 기준, 심사에서 갈리는 지점과 준비할 자료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공상군경 요건 — 직무수행 중 상이를 입고 전역했을 것
군인이 직무 중 다쳤을 때 국가유공자로 등록되는 길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호의 공상군경입니다. 이 조항은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질병 포함)를 입고 전역하거나 퇴직한 사람, 또는 6개월 이내에 전역·퇴직하는 사람으로서 상이정도가 국가보훈부장관이 실시하는 신체검사에서 상이등급으로 판정된 사람으로 정합니다. 요건을 풀면 세 개입니다.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 중일 것, 그 직무가 국가 수호나 안전보장과 직접 관련될 것, 상이등급 판정을 받을 것입니다.
이 중 이동 중 사고에서 다툼이 되는 것은 첫째와 둘째입니다. 상이등급은 신체검사로 결정되는 의학적 문제이지만, 앞의 두 요건은 사고가 일어난 경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의 문제라서 같은 사고도 결론이 갈립니다. 법 제4조 제2항은 구체적 기준을 대통령령에 맡기면서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수행의 범위, 직무수행과 국가 수호 등과의 관련 정도, 상이를 입게 된 경위 및 본인 과실의 유무와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동 중에 다쳤다"는 사실만으로는 결론이 나지 않고, 그 이동이 어떤 직무를 위한 것이었는지가 먼저 밝혀져야 합니다.
공상군경은 '다친 장소'가 아니라 '무슨 직무를 하던 중에 어떤 경위로 다쳤는가'로 판단된다 — 이동 중 사고도 그 이동이 직무에 속하는지가 출발점이다.
시행령 별표 1 — 이동 행위를 직무수행에 포함하는 규정
구체 기준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4호가 정합니다. 법 제4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하는 상이자는 시행령 별표 1 제2호의 2-1부터 2-8까지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해야 한다는 구조입니다. 그중 2-1은 직무수행에 관한 유형이고, 이 유형은 직무수행에 이와 직접 관련된 준비 또는 정리행위, 그리고 직무수행을 위해 목적지까지 이동하거나 직무수행 종료 후 소속부대 등으로 이동하는 행위를 포함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동 중 사고를 다투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문언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여기서 읽어야 할 것은 이동이 아무 때나 직무수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직무수행을 위한 이동이거나 직무수행 종료 후 소속부대로 복귀하는 이동일 때 직무수행에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GOP 초소 교대 근무를 위해 숙소에서 초소로 가는 길, 경계 근무를 마치고 소속 중대로 복귀하는 길은 문언상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쉬는 시간에 개인 용무로 이동하던 중이었다면 이동 자체가 직무와 연결되지 않아 이 포함 규정의 도움을 받기 어렵습니다. 같은 도로, 같은 차량이라도 이동의 목적이 직무인지 사적 용무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직무수행을 위한 이동 — 경계 근무 투입, 작전·정비·순찰 임무 수행지로의 이동처럼 임무 때문에 목적지로 가는 경우.
직무수행 종료 후 복귀 이동 — 임무를 마치고 소속부대, 숙소 등으로 돌아오는 경우.
준비·정리행위 — 직무와 직접 관련된 장비 점검, 인수인계, 정리 행위.
제외되기 쉬운 이동 — 개인 용무, 사적 모임, 휴식 중 외출처럼 직무와 무관한 이동.
GOP·도서 근무 환경 — 이동이 직무의 일부가 되는 구조
일반 부대는 생활관과 근무지가 가까워 출퇴근에 가까운 이동이 문제가 되지만, GOP나 도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철책 경계 근무는 소초와 초소 사이의 도보 이동이 근무 교대의 필수 과정이고, 도서 부대는 섬 안의 지형과 해안 도로, 함정이나 선박을 이용한 연락·보급 이동이 임무 수행과 분리되지 않습니다. 근무지와 숙소가 일정한 거리 이상 떨어져 있어 부대가 정한 시각과 경로에 따라 이동하도록 지시한 경우에는, 그 이동은 개인이 자유롭게 택한 이동이 아니라 명령에 따른 직무수행의 과정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 점이 중요한 이유는 심사에서 "숙소에서 근무지로 가던 길이면 출퇴근과 같다"는 식으로 쉽게 정리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출퇴근 사고는 근거 법령이 다른 공무원연금법상 공무상 재해 영역에서 주로 논의되는 개념이고, 국가유공자법은 별표 1 2-1의 문언으로 따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이동이 부대의 명령, 근무표, 교대 시각, 이동 수단 지정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점을 입증하면 단순 출퇴근이 아니라 직무수행을 위한 이동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습니다. 반대로 이 부분의 자료가 없으면 이동이 자발적이었다고 평가될 위험이 커집니다.
직접 관련성 — 이동 중 사고가 인정되려면 넘어야 하는 문턱
이동이 직무수행에 포함되더라도 끝이 아닙니다. 법원은 공상군경 요건의 인과관계를 일반적인 불법행위에서처럼 넓게 보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5두54469 판결은 국가유공자법상 요구되는 '직접적인 원인관계'가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사망·상이 사이에 단순한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직무수행이 상이의 주된 원인이어야 한다는 뜻이고, 이는 이동 중 사고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 기준을 이동 사고에 대입하면 이렇게 나뉩니다. 야간 경계 근무 투입을 위해 눈길을 이동하다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은 경우는 이동이라는 직무 과정에서 직무 특유의 위험(야간, 험지, 기상)이 상이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하기 쉽습니다. 반면 이동 중 기존 질환이 악화된 경우, 또는 사고 원인이 이동과 관계없는 사적 행위(휴대전화 조작, 장난, 음주)였던 경우에는 직무수행이 주된 원인이라고 보기 어려워집니다. 같은 이동 중 사고라도 사고의 원인이 직무 환경에서 나온 것인지, 개인 사정에서 나온 것인지가 쟁점의 중심이 됩니다.
이동이 직무에 포함된다는 것과 그 이동 중 입은 상이가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한다는 것은 별개의 판단이다 — 두 번째는 직무수행이 상이의 주된 원인이어야 한다.
제외 사유 — 공무 이탈과 사적 행위, 중대한 과실
요건을 충족하는 것처럼 보여도 법 제4조 제6항의 제외 사유에 해당하면 등록 대상에서 빠집니다. 이 조항은 세 가지를 듭니다.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발생했거나 관련 법령 또는 소속 상관의 명령을 현저히 위반해 발생한 경우, 공무를 이탈한 상태에서의 사고나 재해로 인한 경우, 장난·싸움 등 직무수행으로 볼 수 없는 사적인 행위가 원인이 된 경우입니다. 이동 중 사고에서는 이 세 가지가 자주 맞부딪힙니다.
가장 흔한 쟁점은 공무 이탈입니다. 숙소에서 근무지로 가던 중 사적 용무를 위해 다른 곳에 들렀다 사고가 났다면 사고 시점에 공무를 이탈한 상태였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또 이동 수단이 부대가 지정한 것이 아니라 임의로 차량을 운전하거나 정해진 경로를 벗어난 것이었다면 상관의 명령을 현저히 위반했다는 판단이 따라붙기도 합니다. 반면 지정된 경로와 방법으로 이동하던 중 일어난 사고라면 과실이 일부 있더라도 중대한 과실이나 현저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즉 이동 경로, 수단, 시각이 부대의 지시 범위 안에 있었는지를 객관 자료로 보여주는 것이 방어의 핵심입니다.
중대한 과실 — 불가피한 사유 없는 고의·중대한 과실, 또는 법령·명령의 현저한 위반.
공무 이탈 — 사적 용무로 직무 경로를 벗어난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
사적 행위 — 장난, 싸움 등 직무수행으로 볼 수 없는 행위가 원인인 경우.
대응 포인트 — 지정 경로·수단·시각 준수 여부와 사고 직전 행적을 객관 자료로 확정.
입증 자료 — 심사는 부대 기록에서 갈린다
국가유공자 요건은 신청인이 모든 것을 증명해야 하는 구조는 아니지만, 실제로는 이동이 직무였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의 유무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신청을 받으면 국가보훈부는 소속 부대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고 그 회신과 신청인 제출 자료를 종합해 요건 해당 여부를 결정합니다. 따라서 신청 전에 부대 기록과 본인 자료를 정리해 두면 사실 확인 회신의 방향을 예측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핵심 자료는 사고의 시간대와 이동 목적을 확정하는 것들입니다. 근무표와 교대 시각 기록은 해당 이동이 근무를 위한 것이었음을 보여주고, 사고 보고서와 헌병·군사경찰 조사 기록은 사고 경위에 대한 부대의 공식 인식을 담고 있습니다. 진단서와 진료기록은 상이와 사고 사이의 시간적 연결을 보여주고, 동료 장병의 진술서는 이동 지시 여부와 사적 행위가 없었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공상 처리가 되었는지, 요양 승인과 같은 군 내부 절차를 거쳤는지도 중요한 자료입니다. 다만 군 내부에서 공무상 질병·상이로 처리되었더라도 국가유공자 요건은 별개 기준으로 심사되므로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비해당 결정 이후 — 이의신청과 행정소송으로 다투는 길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받았다면 불복 절차가 열려 있습니다. 결정 통지를 받은 뒤 보훈심사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으로 비해당 결정의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소송에서는 이동이 시행령 별표 1 2-1이 정한 직무수행을 위한 이동 또는 복귀 이동이었는지, 사고 원인이 직무 환경에 있었는지, 제4조 제6항 제외 사유가 없는지를 하나씩 다투게 됩니다. 처분 당시 보훈 심사에서 놓친 사실, 예컨대 부대 지시 내용이나 현장 환경은 소송에서 새로운 증거로 보강할 수 있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점검할 것은 비해당 결정서에 적힌 사유입니다. 결정 사유가 "이동 중이어서 직무수행이 아니다"인지, "직접적인 원인관계가 없다"인지, "공무 이탈 또는 사적 행위가 원인"인지에 따라 반박해야 하는 방향이 완전히 다릅니다. 제기 기간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행정소송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하므로 결정서를 받으면 기간부터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처음 신청 단계에서 이동의 직무성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다면, 이의 단계에서 근무표, 이동 지시 기록, 동료 진술을 보완해 다시 판단받는 것이 현실적인 순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숙소에서 근무지로 가다 다쳤다면 무조건 직무수행으로 인정되나요?
A. 무조건은 아닙니다. 시행령 별표 1 2-1은 직무수행을 위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행위를 직무수행에 포함하지만, 그 이동이 근무를 위한 것이었는지, 지정된 경로와 방법으로 이루어졌는지를 따져 판단합니다. 근무표와 부대 지시로 이동의 직무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출퇴근 중 사고와 같은 기준으로 보나요?
A. 같지 않습니다. 출퇴근 재해는 주로 공무원연금법상 공무상 재해에서 다루는 개념이고, 국가유공자법은 시행령 별표 1의 문언과 직무수행과의 직접 관련성을 기준으로 따로 판단합니다. GOP나 도서처럼 명령에 따라 이동하는 환경은 이 점을 구체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Q. 이동 중 규정을 어겼다면 인정이 어려운가요?
A. 법 제4조 제6항은 고의·중대한 과실, 법령·상관 명령의 현저한 위반, 공무 이탈, 사적 행위를 제외 사유로 정합니다. 경미한 위반은 곧바로 제외 사유가 되지 않을 수 있으나, 위반 정도와 사고 원인의 관계를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Q. 군에서 공상으로 처리했으면 국가유공자도 되나요?
A. 별개입니다. 군 내부의 공상 처리는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지만 국가유공자 요건은 국가보훈부가 법 제4조와 시행령 별표 1 기준으로 따로 심사합니다. 내부 처리가 되었다는 사실이 결정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Q. 전역한 지 오래됐는데도 신청할 수 있나요?
A. 공상군경은 전역 이후에도 요건을 갖추면 등록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대 기록 확보와 사고 경위 입증이 어려워지므로 근무표, 사고 보고서, 진료기록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비해당 결정을 받으면 다시 신청할 수 없나요?
A.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고, 새로운 자료가 확보되면 재신청을 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 맞는지는 결정서에 적힌 사유와 확보 가능한 자료에 따라 달라지므로 결정 사유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맺음말
외진 근무지의 이동은 단순한 출퇴근이 아니라 경계 근무와 임무를 이어주는 직무의 일부일 수 있고, 국가유공자법 시행령 별표 1 2-1은 직무수행을 위한 이동과 종료 후 복귀 이동을 직무수행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동이 직무에 속한다는 것과 상이가 직무수행을 주된 원인으로 발생했다는 것은 별개의 판단이며, 공무 이탈이나 사적 행위가 원인이면 제4조 제6항으로 제외됩니다.
결국 결과를 가르는 것은 이동의 목적, 경로, 수단, 시각을 부대 기록과 진술로 얼마나 구체적으로 확정하느냐입니다. 비해당 결정을 받았더라도 결정 사유에 따라 반박할 지점이 달라지고 불복 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결정서와 사고 관련 기록을 정리해 판단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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