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 동호회, 직장 단체가 전세버스를 대절해 이동하는 가을철에는 다수 승객이 동시에 피해를 입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피해자가 여러 명이고 책임 주체도 운전자, 운송사업자, 상대 차량으로 나뉘어 있어, 개별 피해자가 받는 설명은 짧고 단편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세버스 사고에서 반복적으로 문제 되는 쟁점 다섯 가지를 근거 조문 및 판례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1. 보험사가 아니라 공제조합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보상 범위가 더 좁은가요
법적 지위는 보험과 동일합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5조 제1항은 자동차 운행으로 타인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는 수단으로 책임보험과 책임공제를 나란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공제는 의무보험을 대신하는 변칙적 제도가 아니라, 법이 정한 두 가지 이행 수단 중 하나입니다.
전세버스 운송사업자의 공제사업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64조 제1항 제1호에 근거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공제규정에 관하여 국토교통부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하고, 제4항은 결산기마다 책임준비금과 지급준비금을 계상, 적립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같은 조 제5항에 따라 이들 공제사업에는 보험업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다음 조항입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5조 제3항은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자에 대하여, 책임보험등에 가입하는 것 외에 사망 또는 부상에 관하여 책임보험등의 배상책임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지는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책임보험 한도까지만 보상된다"는 전제는 전세버스 사고에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한도 초과분을 담보하는 가입이 법률상 의무이므로, 제시액이 책임보험 한도 부근에서 형성되어 있다면 어느 담보에서 산정된 금액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2. 버스 기사 잘못이 아니라는데, 승객인 저는 누구에게 청구하나요
승객은 과실 비율과 무관하게 버스 측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 본문은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가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정합니다.
면책은 단서에서 제한적으로만 인정됩니다.
승객이 아닌 자가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는 운행자와 운전자가 운행에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을 것, 피해자나 제3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을 것, 자동차의 구조상 결함이나 기능상 장해가 없었을 것을 모두 증명하여야 합니다(제1호).
반면 승객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의 면책 사유는 승객의 고의 또는 자살행위로 한정됩니다(제2호).
전세버스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은 제2호의 적용을 받습니다.
상대 차량의 과실이 100퍼센트인 사고라 하더라도, 승객은 버스 측 운행자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대 차량 보험사와 이야기하라"는 안내를 받았더라도 청구 상대방이 그쪽으로 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0조에 따라 보험회사등에 대하여 보험금등을 직접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3.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으면 보상을 받지 못하나요
책임 성립의 문제가 아니라 과실상계의 문제입니다.
두 단계를 구분해야 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승객에 대한 운행자 책임은 고의나 자살행위가 아닌 한 면책되지 않습니다.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배상책임 자체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배상액은 감액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396조는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도록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763조가 이를 불법행위 손해배상에 준용합니다.
대법원 2008다91180 판결은 설치된 안전띠를 매지 않은 경우에도, 착용하였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때에는 미착용이 과실상계 사유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에서 전제가 된 것은 미착용 사실 자체가 아니라 미착용과 손해 확대 사이의 인과관계입니다.
해당 사안은 시내 일반도로에서 승합차 뒷좌석 승객이 안전띠를 매지 않은 경우로, 당시 뒷좌석에 법정 착용의무가 없었음에도 손해 확대에 기여하였다는 이유로 과실상계가 인정되었습니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50조 제1항은 운전자와 모든 좌석의 동승자에 대하여 안전띠 착용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민사상 감액 여부와 비율은 법규상 의무의 존부가 아니라 실제 부주의가 손해를 얼마나 확대하였는지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미착용을 이유로 일정 비율의 감액이 제시된 경우, 해당 충돌 형태에서 착용이 실제로 손상을 줄였을 것인지, 좌석벨트가 설치되어 있었고 착용이 가능한 상태였는지가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4. 아직 치료 중인데 합의를 권유받고 있습니다. 시점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요
합의서에는 통상 부제소 조항이 포함되므로, 치료 경과와 후유장해 여부가 정리된 뒤에 판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합의서의 "이 사건과 관련하여 향후 일체의 청구를 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조항은 그 사고에 관한 권리관계를 종결시킵니다.
서명 이후 추가 치료비나 후유장해에 대한 청구는 원칙적으로 차단됩니다.
판례는 합의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후발손해에 대하여 합의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경우를 인정해 왔으나, 이는 예외적 구제이고 예상 불가능성에 관한 입증 부담은 피해자가 집니다.
사후에 다투는 것보다 합의 시점을 조정하는 편이 확실합니다.
시간적 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라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0조에 따른 직접청구권, 제11조 제1항의 가불금 청구권, 제29조 제1항 및 제30조 제1항의 보장사업 보상청구권은 같은 법 제41조에 따라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치료비가 부담되어 조기 합의를 고려하는 경우라면, 합의에 앞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11조 제1항의 가불금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5. 일실수입과 위자료는 어떤 기준으로 산정되나요
소득, 노동능력상실률, 가동연한이라는 세 변수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일실수입은 사고가 없었더라면 얻었을 소득의 상실분으로, 월 소득에 노동능력상실률과 잔존 가동기간을 곱한 뒤 중간이자를 공제하여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산정됩니다.
가동연한에 관하여 대법원 2019. 2. 21. 선고 2018다248909 전원합의체 판결은 일반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상향하였습니다.
다만 직종과 개별 사정에 따라 가동연한을 달리 볼 수 있다는 점은 이후 판례에서도 다투어지고 있습니다.
노동능력상실률은 의학적 감정에 의존합니다.
보험회사나 공제조합이 자문의 소견을 근거로 제시하는 장해율과, 소송에서 법원이 지정한 의료기관의 신체감정을 거쳐 인정되는 장해율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득 산정에서는 증빙 구조가 쟁점이 됩니다.
프리랜서, 자영업자, 가사노동자, 정년 전후의 고령자와 같이 실제 소득의 입증이 단순하지 않은 경우, 통계상 일용노임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실제 수입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에 따라 금액 차이가 큽니다.
위자료는 보험이나 공제의 약관상 산정 기준과 법원의 판단 기준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소송에서는 상해의 정도, 치료 기간, 후유장해의 내용, 피해자와 가족의 사정, 가해자 측의 태도 등을 종합하여 정해집니다.
따라서 제시액의 다과를 먼저 다투기보다, 어떤 기준과 변수로 산정된 금액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사고 직후 확보해 두어야 할 자료
탑승 위치, 좌석벨트 설치 및 착용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 사진
사고 당일 또는 익일의 진료기록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초진 기록을 남길 것)
전세버스 운송사업자의 상호와 공제 또는 보험 가입 내역
운송계약의 당사자 확인 자료 (단체, 여행사, 회사 중 누가 계약하였는지)
블랙박스 영상, 동승자 인적사항
담당자가 제시한 금액과 산정 내역을 기재한 서면
본 글은 2026년 10월 기준 시행 중인 법령과 공간된 판례를 토대로 작성된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한 경우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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