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전세 만기가 다가왔는데 집주인과 연락이 닿지 않거나,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는 통지를 받고 상담을 요청하시는 임차인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 중 상당수가 “전세보증보험에 들어 두었으니 전세사기 피해자 신청은 어차피 안 된다”, “보증보험이 있으면 보증기관에서 알아서 돌려주겠지”라고 생각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막상 보증 이행을 청구해 보니 보증한도에 미치지 못하거나 약관상 요건이 맞지 않아 보증금 일부 또는 전부를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은 보증에 가입했다는 사실만으로 피해자 결정을 막지 않고, 보증으로 보증금 전액의 반환이 가능한 경우에 한해 적용대상에서 제외합니다. 보증보험 가입 여부보다 ‘전액 반환이 실제로 가능한가’가 판단의 핵심입니다.
아래에서는 보증보험에 가입한 임차인이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을 받을 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그리고 신청 전에 확인해야 할 순서를 법 조문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보증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실만으로 신청이 막히지는 않습니다
법이 제외하는 것은 ‘보증 가입자’가 아니라 ‘보증으로 전액 반환이 가능한 사람’입니다.
특별법 제3조 제2항 제1호는 임차인이 임차보증금 반환을 위한 보증 또는 보험에 가입하였거나 임대인이 임차보증금 반환을 위한 보증에 가입하여 임차인에게 보증금의 전액 반환이 가능한 경우를 피해자 요건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조문의 문언을 끝까지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제외되는 사람은 ‘보증에 가입한 임차인’이 아니라 ‘가입한 보증으로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임차인’입니다. 보증에 가입했더라도 전액 반환이 가능하지 않다면 이 제외사유에는 해당하지 않고, 나머지 요건을 갖추었는지로 피해자 해당 여부가 판단됩니다.
반대로 보증기관이 보증금 전액을 이행해 주었거나 이행받을 것이 확실하다면, 임차인에게는 보증금 반환 피해가 남아 있지 않으므로 피해자로 결정되지 않는 것이 이 조항의 취지입니다. 같은 항의 다른 제외사유, 즉 보증금 전액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최우선변제 대상이거나 대항력·우선변제권으로 보증금 전액을 자력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와 같은 맥락입니다.
보증보험 가입 여부가 아니라, 그 보증으로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가 제외 여부를 가릅니다.
2. 보증이 있어도 전액 반환이 안 되는 경우에는 피해자 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보증한도 초과분, 약관상 면책, 이행 지연으로 남는 피해는 신청의 대상이 됩니다.
실무에서 보증을 들었는데도 전액 반환이 안 되는 경우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 보증금이 보증기관의 보증한도를 넘는 경우입니다. 보증금 전액이 아니라 한도 안의 금액만 보증 대상이므로, 한도를 넘는 부분은 보증으로 돌려받지 못합니다.
둘째, 보증약관이 정한 이행 요건이나 면책사유에 걸리는 경우입니다. 보증은 약관에서 정한 보증사고 요건(임대차 종료 후 보증금 미반환 등)을 갖추었을 때 이행되고, 임차인이 임차권등기나 명도 같은 이행 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약관상 면책사유가 있으면 이행이 거절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전액 반환이 가능한 경우’로 볼 수 없습니다.
셋째, 보증 이행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아직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입니다. 이때에도 보증금 반환 전까지 임차인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지켜야 하고,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상황에서는 시간이 곧 권리의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보증이 있으니 안 된다”고 단정하고 신청 자체를 포기하기보다, 내 보증의 보증한도와 약관 요건, 이행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보증으로 전액이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보증에 가입했더라도 피해자 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3. 보증과 무관하게 나머지 요건은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대항력·확정일자, 보증금 상한, 다수 피해 우려, 기망 정황이 함께 충족되어야 합니다.
보증 문제를 넘어섰다고 해서 바로 피해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별법 제3조 제1항은 네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출 것을 요구합니다. 첫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에 따라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을 마치고 임대차계약증서상 확정일자를 갖출 것(임차권등기를 마친 경우나 전세권이 설정된 경우 포함), 둘째, 임차보증금이 5억원 이하일 것입니다.
셋째, 임대인의 파산 또는 회생절차 개시, 임차주택의 경매 또는 공매절차의 개시, 임차인의 집행권원 확보 등에 해당하여 2인 이상의 임차인에게 보증금 변제를 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것이 예상되어야 합니다. 넷째, 임대인등에 대한 수사 개시, 임대인등의 기망, 변제능력 없는 자에 대한 주택 양도, 변제능력 없이 다수 주택을 취득·임대하는 등 임대인이 보증금반환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보증금 상한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시·도별 여건과 피해자 여건을 고려해 2억원의 범위에서 상향 조정할 수 있으므로, 5억원을 넘는 보증금이라도 일률적으로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경매 또는 공매 절차가 이미 완료된 임차인은 첫째 요건(대항력·확정일자)과 셋째 요건(다수 피해 우려)이 제외됩니다.
보증 문제가 정리되더라도, 요건 네 가지를 모두 서류와 정황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4. 피해자로 결정되면 경매 유예와 우선매수권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정의 실익은 경매 절차에서의 방어 수단과 금융·주거 지원에 있습니다.
특별법 제4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피해사실 조사, 피해주택 매입, 법률상담, 금융지원, 주거지원 등의 보호대책을 세우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보증보험으로 일부만 돌려받은 임차인에게도 남은 피해를 다툴 수단이 필요한데, 피해자 결정은 그 출발점이 됩니다.
구체적으로 제17조는 전세사기피해주택에 대해 경매가 진행 중이면 피해자가 법원에 매각기일 지정 보류나 지정된 매각기일의 취소·변경 등 경매 유예·정지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기간은 유예·정지한 날의 다음 날부터 1년 이내로 하되 사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연장할 수 있습니다. 제20조는 경매에서 피해자가 최고매수신고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우선매수하겠다는 신고를 할 수 있고, 신고가 있으면 법원이 그 피해자에게 매각을 허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매에서는 제21조가 같은 취지의 우선매수 신청을 규정합니다.
다만 보증기관이 보증금을 대신 지급했다면 그 범위에서 보증기관이 임차인의 지위를 승계해 임대인에게 구상하게 되므로, 이미 돌려받은 부분과 남은 부분을 구분해 정리해 두어야 이후 분쟁이 줄어듭니다.
임대인이 처음부터 돌려줄 의사가 없었다면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로 고소하는 길도 열려 있고, 임대인등에 대한 수사 개시는 앞서 본 제4요건의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5. 신청 전 보증 상태를 먼저 점검하면 절차가 빨라집니다
보증 이행 가능성, 요건 서류, 형사 고소 여부를 한꺼번에 정리해 접수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전체 흐름은 통상 ①보증기관에 보증 이행을 청구해 이행 가능 여부와 범위를 확인 → ②전세사기피해자 결정 신청서와 요건 서류를 제출하고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 → ③임대인 고소가 필요하면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주택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장 접수 → ④경매가 진행 중이면 해당 법원(수원지방법원 등)에서 유예·정지 신청이나 우선매수 신고를 하는 순서로 이어집니다. 이 네 단계는 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청 전에 아래 순서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보증증서와 약관을 확인해 보증한도, 보증기간, 이행 요건(임차권등기 등)과 면책사유에 내 사정이 해당하는지부터 봅니다.
임대차계약서의 확정일자, 전입신고와 점유 사실, 등기부등본의 근저당·압류·경매 개시 내역을 정리해 제3조 제1항의 네 요건을 점검합니다.
같은 임대인에게 피해를 입은 다른 임차인이 있는지, 임대인에 대한 고소·수사 진행 여부를 확인해 제3요건과 제4요건의 근거 자료를 모읍니다.
이 과정에서 보증 이행과 피해자 결정 신청을 동시에 진행할지, 어느 쪽을 먼저 할지에 따라 경매 대응의 시기가 달라지므로 일정은 매각기일을 기준으로 거꾸로 계산해야 합니다.
마치며
보증보험에 가입해 두었다는 안도감 때문에 오히려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보증 이행이 될 것이라고 믿고 기다리는 사이 매각기일이 지나가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크게 줄어듭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 입장에서는 보증 이행 가능 범위와 피해자 요건을 동시에 점검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임대인이나 그 관계자로 수사를 받게 된 입장에서는 보증금 반환 의사와 능력이 어떻게 평가되는지에 따라 사기 여부의 판단이 갈리므로, 계약 당시 사정과 이후 반환 노력을 자료로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저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 쪽과 보증금반환채무를 둘러싸고 수사를 받는 임대인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와 서류의 정리 방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보증이 있는데 신청이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그때가 바로 확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시기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했으면 무조건 피해자 신청이 안 되나요?
A. 아닙니다. 특별법 제3조 제2항 제1호는 보증으로 보증금의 전액 반환이 가능한 경우를 제외할 뿐이므로, 전액 반환이 안 되는 경우에는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보증금 일부만 보증이행으로 돌려받았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전액 반환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므로 제외사유에 곧바로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남은 피해 금액과 나머지 요건 충족 여부를 따져서 판단해야 합니다.
Q. 보증금이 5억원을 넘으면 신청이 불가능한가요?
A. 원칙은 5억원 이하입니다. 다만 위원회가 시·도별 여건과 피해자 여건을 고려해 2억원 범위에서 상한을 상향 조정할 수 있습니다.
Q.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늦게 받았는데도 가능한가요?
A. 제3조 제1항 제1호는 인도·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갖출 것을 요구합니다. 다만 경매 또는 공매 절차가 이미 완료된 임차인은 이 요건이 제외되므로 절차 진행 단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임대인이 한 명의 임차인에게만 보증금을 안 돌려줬어도 되나요?
A. 제3요건은 2인 이상의 임차인에게 변제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것이 예상될 것을 요구합니다. 다른 피해 임차인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이미 경매가 진행 중인데 지금 신청해도 의미가 있나요?
A. 있습니다. 피해자로 결정되거나 결정 신청을 한 상태에서 경매 유예·정지를 법원에 신청할 수 있고, 우선매수 신고도 가능합니다. 매각기일 전에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