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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를 잘못 알고 싸게 판 집도 착오로 취소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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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를 잘못 알고 싸게 판 집도 착오로 취소할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집값이 단기간에 오르내리면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서야 “내가 시세를 잘못 알고 너무 싸게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매도인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매도인분들 중 상당수는 “중개사가 이 가격이면 잘 받는 거라고 했다”, “같은 단지 시세가 그 정도인 줄 알았다”는 생각으로 계약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계약금을 받고 나서 인근 실거래가를 확인해 보니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차이가 나고, 매수인에게 계약을 되돌리자고 하면 “계약서대로 하자”는 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런 사안에서 동기의 착오는 그 동기가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표시되었을 때에 한하여 취소를 인정하고,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도 엄격하게 따지고 있습니다. 시세를 잘못 알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취소가 되지 않으며, 어떤 사실을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아래에서는 시세를 잘못 알고 싸게 판 집을 민법 제109조의 착오를 이유로 취소할 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그리고 취소가 어려울 때 검토할 다른 구제 수단을 살펴보겠습니다.


1. 시세를 잘못 안 것은 ‘동기의 착오’이고, 그대로는 취소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매매대금은 맞게 적었지만 그 대금을 정한 이유가 틀렸다면, 민법상 동기의 착오로 분류됩니다.

민법 제109조 제1항은 의사표시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고, 다만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약서에 5억원을 적을 생각이었는데 실수로 3억원을 적었다면 표시상의 착오로 곧바로 이 조문의 문제가 됩니다.

그런데 시세를 잘못 안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매도인은 “이 집의 시세가 3억원이라고 생각해서” 3억원에 팔기로 한 것이고, 계약서에는 의도한 대로 3억원이 정확히 적혀 있습니다. 의사표시 자체에는 아무 오류가 없고, 그 의사를 하게 된 동기(시세 인식)가 틀렸을 뿐입니다. 이것이 ‘동기의 착오’입니다.

동기의 착오는 원칙적으로 취소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계약을 하는 사람은 각자 자기 판단과 위험으로 거래하는 것이고, 상대방이 알 수 없는 마음속 사정까지 보호하면 거래 안전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세를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취소 근거가 되지 않으며, 다음 섹션에서 보는 ‘동기의 표시’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시세를 잘못 안 것은 동기의 착오이므로, 그 동기가 계약의 내용이 되었는지부터 증명해야 합니다.


2. 시세에 대한 인식이 계약의 내용으로 ‘표시’되었다면 취소를 다툴 수 있습니다

동기가 상대방에게 표시되고 해석상 계약 내용이 되었다고 인정되면 별도의 합의가 없어도 충분합니다.

대법원은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함을 이유로 취소하려면, 그 동기를 해당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인정되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당사자들이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합의까지 따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함을 이유로 표의자가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그 동기를 당해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인정되면 충분하고 당사자들 사이에 별도로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기로 하는 합의까지 이루어질 필요는 없지만, 그 법률행위의 내용의 착오는 보통 일반인이 표의자의 입장에 섰더라면 그와 같은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하였으리라고 여겨질 정도로 그 착오가 중요한 부분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8. 2. 10. 선고 97다44737 판결).

주택 매매에 대입하면, 계약 과정에서 매도인이 “옆 동 같은 평수가 최근 3억원에 거래되었으니 이 가격에 판다”는 취지를 말했고 매수인이 그 전제를 알고서 계약했다면 시세 인식이 표시된 것으로 볼 여지가 커집니다. 반대로 아무 말 없이 대금만 합의했다면 표시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계약 전 문자·카카오톡 대화, 매물 접수 시 중개사에게 전달한 희망가 근거, 중개사가 제시한 시세표·실거래 자료가 핵심 증거가 됩니다.

그다음 관문은 ‘중요부분’입니다. 시세와의 차이가 일반인이 그 사정을 알았다면 그 가격에 팔지 않았을 정도여야 합니다. 시세 대비 몇 퍼센트부터 중요하다는 정해진 수치는 없고, 차액의 절대 규모와 비율, 매도 목적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시세 차이가 5% 안팎이라면 변동 폭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고, 20~30% 이상 벌어지는 경우에는 중요부분 판단에서 한결 유리해집니다. 다만 이는 실무에서의 대략적인 감각일 뿐 법이 정한 기준은 아닙니다.


3. 시세를 확인하기 쉬운 환경이었다면 ‘중대한 과실’로 취소가 막힐 수 있습니다

중대한 과실이란 직업·행위의 종류·목적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한 것입니다.

동기가 표시되었고 중요부분 요건까지 갖추었더라도,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 대법원은 동기의 착오에서 말하는 ‘중대한 과실’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동기의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하는데,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표의자의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98. 2. 10. 선고 97다44737 판결).

요즘 아파트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같은 단지의 거래 내역을 누구나 조회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도인이 중개사 말만 믿고 실거래가를 한 번도 조회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상대방이 중대한 과실을 주장하는 단골 논거가 됩니다. 반대로 매도인이 고령의 해외 거주자이거나 부동산 거래 경험이 전혀 없고, 중개사가 시세를 일부러 낮춰 알려준 사정이 있다면 과실 판단은 매도인에게 유리해집니다. 부동산 임대업자나 다주택자처럼 거래 경험이 많은 매도인에게는 더 높은 주의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취소권에는 기간 제한도 있습니다. 민법 제146조에 따라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내, 법률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착오를 알게 된 뒤 잔금을 그대로 받거나 소유권이전등기에 협조하는 등 계약을 이행하면 추인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으므로, 시세 차이를 알게 된 즉시 행동을 정리해야 합니다.

착오 취소는 ‘표시된 동기’와 ‘중대한 과실 없음’ 두 가지를 모두 입증해야 열리는 좁은 문입니다.


4. 취소가 인정되면 계약은 처음부터 무효가 되지만, 제3자에게 넘어가면 달라집니다

취소의 효과는 소급 무효이고 서로 받은 것을 돌려주되, 선의의 제3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습니다.

착오 취소가 받아들여지면 계약은 처음부터 무효였던 것으로 됩니다. 매도인은 받은 계약금·중도금·잔금을 반환하고, 매수인은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해 주어야 합니다. 이를 받지 못하면 매도인은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청구와 함께 부당이득 반환 법리에 따라 대금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소송을 진행합니다. 매수인이 그 사이 거둔 임대료 등 이익의 반환 범위는 별도로 다투게 됩니다.

가장 위험한 변수는 매수인이 이미 집을 제3자에게 팔았거나 그 집에 근저당을 설정해 대출을 받은 경우입니다. 민법 제109조 제2항은 착오로 인한 취소를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계약 직후 상대방이 곧바로 전매하려는 조짐이 보이면, 본안 소송에 앞서 처분금지가처분으로 등기부에 처분 제한을 걸어 두는 것이 실질적인 방어책입니다.

이때 유념할 점은, 법원이 일부 취소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하나의 법률행위의 일부분에만 취소 사유가 있더라도 그 법률행위가 가분적이거나 목적물의 일부가 특정될 수 있다면, 나머지 부분을 유지하려는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 일부만의 취소도 가능하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1998. 2. 10. 선고 97다44737 판결). 다만 집 한 채를 통째로 판 경우에는 이 법리가 적용될 여지가 적습니다.


5. 취소가 어렵다면 사기·불공정 법률행위·손해배상으로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상대방이 시세를 알면서 속였거나 약점을 이용했다면 착오보다 더 강한 법적 수단이 열립니다.

시세를 잘못 안 원인이 매수인 또는 중개사가 일부러 낮은 시세를 알려준 데 있다면, 민법 제109조에 머물 이유가 없습니다. 먼저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민법 제110조)로 취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착오와 달리 사기 취소는 표의자의 과실 유무와 무관하게 주장할 수 있어 중대한 과실 문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형사적으로도 상대방이 기망으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면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죄가 문제되며,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또 하나는 불공정한 법률행위(민법 제104조)입니다. 당사자의 궁박·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입니다. 급전이 필요한 매도인의 사정을 알고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사들인 사안처럼 대가 불균형이 심하고 상대방이 이를 알고 이용했다면 검토 대상입니다. 이 경우 법률행위 자체가 무효이므로 3년·10년의 취소권 제척기간 문제도 생기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개사가 시세를 잘못 안내해 손해를 입힌 사안이라면 계약 취소와 별개로 손해배상청구를 검토합니다. 실제로는 집을 되찾기보다 시세와 매매대금의 차액을 중개사 쪽에서 받아내는 방식이 현실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절차는 통상 ①시세 차이 확인 후 내용증명으로 취소 의사표시(수원 지역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 관할) → ②상대방 이전등기·전매 방지를 위한 처분금지가처분 신청 → ③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 및 부당이득 반환 민사소송 제기 → ④사기가 의심되면 관할 경찰서(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장 접수 및 수원지방검찰청 처분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준비는 아래 순서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계약일 전후의 인근 단지 실거래가와 감정 자료를 모아 시세와 대금의 차액을 수치로 정리합니다.

  2. 매물 접수, 가격 협의 과정의 문자·카카오톡·통화 녹음에서 시세 근거가 오갔는지 확인합니다.

  3.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상대방이 이미 전매하거나 근저당을 설정했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가처분 신청을 먼저 준비합니다.

취소가 인정되는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잔금을 받기 전이거나 소유권이전등기 직후라면 가능한 한 빨리 변호사와 증거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치며

시세를 잘못 알고 판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 부끄러움이나 “내가 알아봤어야 했는데”라는 자책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착오 취소와 추인 판단은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지는 문제입니다.

싸게 판 매도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억울함보다, 시세를 근거로 가격을 정했다는 사실이 대화·자료에 남아 있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실거래가 자료와 계약 협상 기록이 곧 동기의 표시를 뒷받침합니다.

반대로 계약을 되돌리자는 요구를 받은 매수인 입장에서도 “계약서에 도장 찍었으니 끝”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상대방의 동기를 알고 있었는지, 시세를 낮춰 말한 사실이 있었는지에 따라 사기나 불공정 법률행위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저는 부동산 거래 분쟁에서 매도인과 매수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동기가 표시되었는지와 과실의 정도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계약을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 지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시세보다 싸게 판 것만으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시세를 잘못 안 것은 동기의 착오여서, 그 시세 인식이 상대방에게 표시되어 계약 내용이 되었다고 인정되어야 합니다. 가격 차이 자체는 중요부분 판단의 한 요소일 뿐입니다.

Q. 중개사가 잘못된 시세를 알려줘서 팔았는데, 이 경우도 취소가 되나요?

A. 가능성은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중개사 안내가 계약 협상에서 가격의 전제로 오갔다는 증거가 필요하고, 실거래가를 직접 조회하지 않았다면 중대한 과실을 이유로 취소가 막힐 수 있습니다. 중개사의 책임은 별도의 손해배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언제까지 취소할 수 있나요?

A. 민법 제146조상 추인할 수 있는 날부터 3년, 계약일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다만 착오를 알고도 잔금을 받거나 이전등기에 협조하면 추인으로 볼 여지가 있어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Q. 이미 매수인이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착오 취소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109조 제2항). 그래서 전매 전에 처분금지가처분을 걸어 두는 것이 중요하고, 이미 넘어갔다면 매수인에 대한 손해배상을 중심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Q. 상대방이 시세를 알고도 숨겼다면 사기가 되나요?

A. 단순히 말하지 않은 것만으로 곧바로 사기가 되지는 않습니다. 허위의 시세를 말했거나, 알려야 할 신의칙상 의무가 있는데도 속였다면 민법 제110조 사기 취소와 형법 제347조 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소송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A.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상대방의 처분 여부를 확인하고, 계약 전후 대화 기록과 인근 실거래가 자료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후 내용증명과 처분금지가처분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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