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임야나 농지의 등기부를 떼어 보았더니, 전혀 모르는 사람 이름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다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등기 원인란에는 오래전 날짜의 ‘매매’ 또는 ‘상속’이 적혀 있고, 등기 근거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이 기재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특별조치법으로 마친 등기라니 이미 끝난 일 아닌가”, “수십 년 지난 등기를 이제 와서 다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대응을 미룹니다. 그 사이 상대방은 땅을 제3자에게 팔거나 근저당을 설정하고, 사건은 점점 복잡해집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특별조치법에 따른 등기에 추정력을 인정하면서도, 보증서·확인서가 허위이거나 법이 정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추정력이 깨진다고 일관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즉 특별조치법 등기라고 해서 되찾을 길이 막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특별조치법 등기가 어떤 구조의 등기인지, 어떤 경우에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 소송과 형사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특별조치법 등기는 서류만으로 마친 등기여서 실체와 다를 수 있습니다
등기부 증명서류 대신 보증서와 확인서로 마친 등기이므로, 그 서류가 틀리면 등기도 틀립니다.
특별조치법은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야 하는데도 계약서나 등기필증이 없어 등기를 못 하고 있던 부동산을 정리하려고, 정해진 기간 동안만 효력을 갖도록 만든 한시법입니다. 1977년, 1992년(법률 제4502호) 등 여러 차례 제정되었고, 가장 최근에는 2020년 8월 5일부터 2년간 시행된 법이 있었습니다. 해당 법은 지금은 모두 효력이 끝났기 때문에, 현재 문제 되는 것은 과거에 이 법으로 이미 마쳐진 등기입니다.
이 법의 핵심은 등기 원인을 증명하는 계약서 대신, 시·군·구청장이 위촉한 보증인들의 보증서를 첨부해 대장소관청에서 확인서를 발급받으면 그 확인서로 등기를 신청할 수 있게 했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서류가 아니라 사람의 보증에 기대어 만든 등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는 사실상 양수한 적이 없는 사람이 이웃, 친척, 마을 어른을 보증인으로 세워 허위 보증서를 만들고, 토지 소유자의 후손이 이를 모르고 있는 사이 소유권을 가져가는 일이 발생합니다. 특히 소유자가 외지에 살거나 이미 사망해 상속인들이 땅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임야·농지가 주로 표적이 됩니다. 법 자체가 보증서의 진실성을 전제로 한 제도라는 점이 곧 다툴 수 있는 지점이 됩니다.
특별조치법 등기는 보증서와 확인서가 진실이라는 전제 위에 서 있는 등기이므로, 그 전제가 무너지면 등기도 무너집니다.
2. 등기에는 추정력이 있지만, 허위 보증서임이 입증되면 번복됩니다
등기부상 소유자가 이긴 상태에서 출발하는 싸움이므로, 되찾으려는 쪽이 허위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민법 제186조에 따라 부동산 물권변동은 등기를 해야 효력이 생기고, 등기된 사람은 그 등기에 적법한 원인이 있다고 추정받습니다. 특별조치법으로 경료된 등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소송에서는 땅을 되찾으려는 쪽이 먼저 등기가 부적법하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그 증명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별조치법에 의하여 경료된 등기는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로 추정되고, 특별조치법 소정의 보증서나 확인서가 허위 또는 위조된 것이라거나 그 밖의 사유로 적법하게 등기된 것이 아니라는 입증이 없는 한 특별조치법에 의하여 경료된 이전등기의 추정력은 깨어지지 않는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다94264 판결).
뒤집어 말하면 보증서나 확인서가 허위 또는 위조임을 입증하면 추정력이 깨진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등기한 사람이 소송 중에 “보증서에는 매매라고 썼지만 사실은 증여였다”는 식으로 취득 원인을 바꿔 주장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곧바로 추정력이 깨지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2001. 11. 22. 선고 2000다71388, 71395 전원합의체 판결은 그 주장 자체에서 특별조치법에 따른 등기를 할 수 없음이 명백하거나 내용이 구체성이 전혀 없는 경우처럼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추정력이 깨진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되찾는 쪽은 상대방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는 사정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보증서 내용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방향으로 소송을 설계해야 합니다. 보증인이 실제로는 그 땅과 매수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진술, 등기 당시 상대방의 나이·거주지·농사 이력, 토지대장상 소유자 변동 내역이 그 재료가 됩니다.
추정력은 깨뜨릴 수 있는 추정이며, 깨뜨리는 열쇠는 보증서의 허위성을 객관 자료로 입증하는 데 있습니다.
3. 법이 정한 대상이 아닌 땅이나 사람이라면 허위가 아니어도 등기가 무너집니다
특별조치법은 ‘사실상 양수’한 사람에게만 문을 열어 준 법이므로, 그 요건 밖에서 마친 등기는 그 자체로 위법합니다.
많은 분들이 허위 보증서만 문제 삼지만, 실무에서는 법이 적용되는 대상이 아닌데도 등기가 마쳐진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특별조치법은 일정 시점 이전에 매매·증여·교환 등으로 사실상 양도받았거나 상속받은 부동산, 그리고 소유권보존등기가 되어 있지 않은 부동산 등으로 적용 범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취득 원인이 이 범위 밖이라면 보증서 진위와 상관없이 등기는 허용될 수 없습니다.
앞서 본 대법원 2008다94264 판결이 바로 이 경우입니다. 등기를 마친 사람이 내세운 취득 원인이 법의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 않음이 명백하다면, 특별조치법에 따른 등기를 경료할 수 없으므로 추정력은 번복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대법원 2005. 9. 9. 선고 2005다27966 판결은 하급심이 상대방 주장 내용을 오해해 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단정한 점을 바로잡으면서, 단순히 기재된 것과 다른 취득 원인을 주장한다는 사유만으로는 추정력이 깨지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하였습니다.
이 두 판결을 함께 읽으면 기준이 분명합니다. 상대방의 주장이 오락가락한다는 사실 자체는 부족하지만, 상대방이 스스로 주장하는 취득 원인이 법이 허용한 범위 밖이면 추정력은 무너집니다. 그래서 소송 초기에 상대방이 어떤 원인으로 취득했다고 주장하는지를 확정시키고, 그 주장을 법 적용 요건에 대입해 보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해당 기간 안에 사실상 양수가 있었는지, 대상 부동산이 법이 정한 종류인지, 보존등기 여부가 어떠했는지를 하나씩 확인합니다.
법이 허용한 범위 밖에서 마쳐진 특별조치법 등기는, 보증서가 진짜였더라도 추정력이 번복됩니다.
4. 말소를 받더라도 상대방의 시효취득 주장과 제3자 문제가 남습니다
소유권은 시효로 사라지지 않지만, 상대방이 점유를 오래 해 왔다면 취득시효 항변을 정면으로 넘어야 합니다.
등기가 원인무효라면 소유자는 민법 제214조에 따라 방해제거로서 말소등기 또는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소유권에 기한 청구는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으므로, 수십 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청구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실제 방어는 대부분 취득시효에서 나옵니다. 민법 제245조 제1항은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사람이 등기하면 소유권을 취득하도록 정하고, 제2항은 등기부에 소유자로 등기된 사람이 10년간 선의·무과실로 점유한 경우에도 취득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상대방이 임야를 실제로 경작·관리해 왔다면 이 항변이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습니다. 다만 허위 보증서로 등기했다는 사실이 증명되면 선의·무과실 요건은 인정되기 어렵고, 점유 사실도 지목·현황·경작 여부를 항공사진과 현장 검증으로 따져 다툴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쟁점은 제3자입니다. 우리 법은 등기에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원인무효 등기에서 이어진 전전 매수인이나 근저당권자의 등기도 원칙적으로 함께 말소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시간이 갈수록 말소해야 할 등기가 늘어나므로, 소송 제기 즉시 민사집행법 제300조에 따른 처분금지가처분을 걸어 현재 등기 명의자가 땅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합니다.
실무상 청구 취지는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이고, 상속인이 여럿이면 보존행위로서 각자 단독으로도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합니다. 소유권을 입증하는 자료는 토지·임야대장의 사정명의, 제적등본과 가족관계기록을 통한 상속관계, 종중 땅이라면 종중 규약과 총회 결의록입니다.
한편 허위 보증서를 쓴 사람에게는 형사책임도 따릅니다. 공무원에게 허위 신고를 해 등기부에 불실의 사실을 기록하게 하면 형법 제228조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가 되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처음부터 땅을 빼앗을 의도였다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로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문제 됩니다. 2020년 한시법은 허위보증서 작성자 자체를 별도로 가중 처벌하는 규정도 두었습니다. 다만 형사 사건에서 유죄가 나오더라도 곧바로 소유권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므로, 민사 말소소송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5. 자료 확보부터 판결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등기소와 시·군·구청에서 확인서 원본 기록을 확보하는 것이 소송의 출발점입니다.
특별조치법 등기 사건은 통상 ①등기사항전부증명서와 폐쇄등기부, 토지대장·임야대장 발급 및 등기소에서 등기원인 서류 열람 → ②확인서를 발급한 시·군·구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하여 보증서·보증인 명단 확인 → ③처분금지가처분 신청 후 부동산 소재지 관할 법원(수원 인근 토지라면 수원지방법원)에 말소등기 청구소송 제기 → ④보증인 증인신문, 사실조회, 현장 검증을 거쳐 판결, 그리고 필요하면 수원지방검찰청 관할 경찰서에 고소 병행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소송이 시작되면 아래 순서로 자료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등기원인 일자와 등기 접수 번호를 확인하고, 그 시점에 실제 소유자가 생존했는지, 땅을 팔았다는 정황이 있는지 제적등본과 가족관계기록으로 대조합니다.
확인서를 발급한 지자체에서 보증인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보증인이 해당 마을에 실제 거주하며 토지 사정을 알 만한 사람이었는지 가려냅니다.
토지 이용 현황을 항공사진, 이웃 진술, 세금 납부 내역(재산세·양도세 신고 여부)으로 정리해 상대방이 실제로 점유·관리했는지 확인합니다.
이 과정에서 보증인의 진술이 소송의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의 증인신문 전에 사실관계를 충분히 정리해 두어야 하고, 허위 보증이 드러나면 보증인 본인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어 증언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사와 형사를 어떤 순서로 가져갈지는 사건마다 달라지므로 처음부터 전체 그림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선대의 땅이 남의 명의로 넘어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 “이미 오래전 일이고 법으로 정리된 등기인데 어쩌겠나”라는 생각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대방의 시효취득 주장은 강해지고, 제3자에게 처분되어 말소해야 할 등기가 늘어납니다.
땅을 되찾으려는 소유자 쪽에서는 감정적인 분노보다 등기 원인, 보증서, 보증인, 점유 현황을 순서대로 확인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특별조치법으로 정당하게 등기를 마친 쪽도 수십 년 전 서류만으로는 방어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취득 경위를 입증할 자료를 지금부터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저는 부동산 소유권 분쟁에서 등기를 되찾으려는 쪽과 등기를 지키려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같은 등기가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르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등기부에 낯선 이름이 올라 있다면, 지금이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점입니다. 처분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특별조치법으로 마친 등기는 일반 등기보다 더 확실한가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일반 등기와 마찬가지로 추정력을 인정할 뿐이며, 보증서·확인서가 허위이거나 법 적용 대상이 아니면 그 추정력은 깨집니다.
Q. 등기된 지 30년이 넘었는데도 되찾을 수 있나요?
A. 소유권에 기한 말소청구는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20년 이상 소유 의사로 점유했다면 취득시효 항변이 제기될 수 있어 점유 사실을 따로 다투어야 합니다.
Q. 상대방이 보증서와 다른 취득 원인을 주장하면 바로 이기는 건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취득 원인을 달리 주장한다는 사유만으로는 추정력이 깨지지 않는다고 보며, 새 주장이 구체성이 없거나 법 적용 대상 밖임이 명백해야 합니다.
Q. 이미 제3자에게 팔렸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우리 법은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아 원인무효 등기에서 이어진 제3자 명의 등기도 원칙적으로 말소 대상이 됩니다. 다만 시효 등 별도 항변이 문제 될 수 있어 서둘러 처분금지가처분을 거는 것이 좋습니다.
Q. 허위 보증서를 쓴 사람은 어떤 처벌을 받나요?
A. 불실기재 등으로 형법 제228조가 문제 될 수 있고, 취득 의도가 명백하면 사기죄도 검토됩니다. 다만 형사 유죄만으로 소유권이 돌아오지는 않아 민사 말소소송을 병행해야 합니다.
Q. 상속인이 여러 명인데 한 명만 소송을 제기해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상속인 각자가 단독으로 원인무효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판결 후 등기 귀속 정리를 위해 전체 상속관계를 먼저 확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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