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투자 사기, 중고거래 사기, 보이스피싱처럼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누어 저지르는 조직적 사기 사건이 늘면서, 피해금을 누구에게서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상담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피해자분들 중 상당수는 “주범은 잠적했고 돈은 이미 다 썼다더라”, “그래도 가담한 사람 중에 집이 있는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한테 받으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십니다. 반대로 가담자로 입건된 분들은 “나는 돈을 몇십만 원밖에 못 받았는데 왜 수천만 원을 물어줘야 하느냐”, “내 몫만 갚으면 끝나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십니다. 두 생각 모두 실제 법리와 어긋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공범 관계의 사기에서는 공동불법행위에 따른 연대책임이 적용되어, 피해자는 재산이 있는 공범 한 명에게 피해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청구 방법, 형사절차에서의 배상명령, 이후 공범 사이의 구상까지 알아야 실제 회수와 방어가 가능합니다.
아래에서는 사기 공범 중 한 명에게 전액 청구가 가능한 이유와 그 한계, 그리고 피해자와 가담자 각자가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공범 중 한 명에게도 피해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동으로 사기를 저지른 사람들은 피해 전액에 대해 서로 연대하여 책임을 집니다.
민법 제760조 제1항은 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사기는 형사상 범죄이면서 동시에 민법상 불법행위이므로, 여러 명이 함께 속여 돈을 가져갔다면 이 조항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여기서 연대책임이란 피해자가 공범 가운데 누구에게든 손해 전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사기 피해금이 5천만원이고 공범이 세 명이라면, 피해자는 세 명 모두를 상대로 각 5천만원을 청구할 수도 있고, 재산이 있는 한 명만 골라 5천만원 전부를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중복해서 받을 수는 없으므로 어느 한 명이 갚은 만큼은 모두에 대해 줄어듭니다.
이때 공범 개개인이 실제로 얼마를 챙겼는지는 피해자의 청구액을 줄이는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가담 정도가 가벼웠다거나 수익 배분이 적었다는 사정은 공범들 사이의 내부 문제일 뿐, 피해자에 대한 책임 범위를 나누어 주지 않습니다. 이 구조 때문에 주범은 무자력이고 가담자만 재산이 있는 사건에서는, 가담자에게 피해 전액이 청구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사기 공범은 피해 전액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므로, 피해자는 재산이 있는 한 명에게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직접 속이지 않은 가담자도 공동불법행위자가 됩니다
통장 대여·인출·전달 같은 일부 역할만 맡았어도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가담자 입장에서 가장 많이 하는 항변은 “나는 피해자를 만난 적도 없고 거짓말을 한 적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민법은 공동불법행위의 범위를 넓게 정하고 있습니다.
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공동 아닌 수인의 행위 중 어느 자의 행위가 그 손해를 가한 것인지를 알 수 없는 때에도 같다.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행위자로 본다(민법 제760조).
따라서 범행을 계획한 주범뿐 아니라, 피해금을 받을 통장을 만들어 준 사람, 입금된 돈을 인출해 전달한 사람, 범행을 알면서 거짓 서류나 사무실을 제공한 사람도 교사자·방조자로서 공동행위자로 취급됩니다. 형사에서는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으로 처벌 수위가 갈리지만, 민사에서는 방조자도 공동행위자로 보아 전액 연대책임이 문제됩니다.
쟁점은 결국 가담자가 사기라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행위와 피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입니다. 형사 사건에서 사기 고의가 인정되어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민사에서도 그 판단이 사실상 강하게 작용합니다. 반대로 단순히 돈을 빌려주려고 통장을 건넸다거나 정상적인 알바로 알았다는 사정은 고의와 예견 가능성 여부를 가르는 핵심 자료가 되므로, 당시 대화 내용·송금 경위·대가 수령 여부를 정리해야 합니다.
공동불법행위의 범위는 방조자까지 포함하므로, 일부 역할만 맡았다는 사정으로 전액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3. 형사재판 중에는 배상명령으로 민사소송 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소송촉진법상 배상명령을 신청하면 형사재판 절차 안에서 집행권원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따로 민사소송을 내면 인지대, 송달비용,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시간이 듭니다. 이를 줄이는 제도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의 배상명령입니다. 사기·공갈·횡령·배임 같은 재산범죄의 제1심 또는 제2심 형사공판 절차에서, 그 범죄행위로 인해 직접 발생한 물적 피해에 대해 피해자가 신청하면 법원이 피고인에게 배상을 명할 수 있습니다.
배상명령은 신청 단계에서 인지대가 들지 않고, 유죄 판결과 함께 선고되며 확정되면 민사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어 이를 근거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공범이 함께 기소된 사건이라면 피해자는 재산이 있는 피고인을 상대로 신청하는 것이 실익이 큽니다. 신청은 제1심 또는 제2심 변론이 종결되기 전까지 해야 하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다만 배상명령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피고인의 배상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거나 피해 변제가 이미 이루어진 경우, 사건이 복잡해 형사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이 신청을 각하할 수 있습니다. 공범 사이의 책임 비율이 크게 다투어지거나 피해액 산정이 복잡한 사건이라면 처음부터 민사소송을 병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담자에게는 형사절차에서 피해 변제와 합의가 곧 양형자료가 되므로, 배상명령이나 합의 협상을 통한 일부 변제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는지가 형량에 영향을 줍니다. 사기죄의 법정형이 형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무거워진 만큼, 변제 노력과 합의의 의미는 더 커졌습니다.
형사재판 중 배상명령을 신청하면 인지대 부담 없이 판결과 동시에 집행권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4. 전액을 낸 공범은 다른 공범에게 구상할 수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전액 책임이지만, 대내적으로는 각자의 부담 비율에 따라 정산됩니다.
피해자에게 전액을 갚은 가담자가 그 부담을 혼자 떠안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불법행위자들은 피해자에 대해서는 연대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가담 정도·이득 취득 비율·범행에서의 역할에 따라 부담부분이 정해집니다. 자기 부담부분을 넘어 변제한 공범은 민법 제425조에 따라 다른 공범에게 그 초과분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범이 이득의 대부분을 가져갔고 가담자는 수수료 명목으로 소액만 받았다면, 법원은 가담자의 내부 부담 비율을 낮게 보고 전액 변제한 가담자의 구상 청구를 상당 부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이 비율은 정해진 공식이 없고, 수익 분배 내역·지시 관계·범행 기여도를 종합해 사안별로 판단합니다.
실무에서 구상의 가장 큰 현실적 문제는 주범이 무자력이거나 소재 불명이라는 점입니다. 구상권은 청구할 권리일 뿐 회수를 보장하지 않으므로, 구상을 염두에 두려면 변제 전에 다른 공범의 재산 상황을 확인하고 가압류 등 보전 조치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변제 후에는 변제 사실을 증명하는 영수증, 합의서, 입금 내역을 반드시 남겨 두어야 구상 소송에서 입증이 가능합니다.
또한 한 공범이 피해 일부를 변제하거나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그 효력은 합의서 문구에 따라 달라집니다. 변제된 금액만큼은 모든 공범의 채무가 함께 줄어들지만, 피해자가 특정 공범에게만 채무를 면제해 준 경우 그 효력이 다른 공범에게까지 미치는지는 면제의 의사 해석에 따라 갈립니다. 따라서 합의서에는 “나머지 채무 전부를 면제한다”인지, “해당 공범의 몫만 면제한다”인지를 분명히 적어야 분쟁을 피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전액을 갚은 공범은 자기 부담부분을 초과한 만큼 다른 공범에게 구상할 수 있지만, 회수는 상대방의 자력에 달려 있습니다.
5. 청구는 보전 조치와 형사·민사 병행으로 진행됩니다
가압류로 재산을 묶고, 배상명령 또는 민사소송으로 집행권원을 얻는 순서가 핵심입니다.
실제 진행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피해자·피의자 조사와 공범 특정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 ④법원(수원지방법원)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 신청 또는 별도 민사소송 제기의 순서입니다. 민사소송은 피고의 주소지나 불법행위지 법원에 낼 수 있습니다.
재산을 가진 공범이 있다면 판결을 기다리는 동안 재산이 처분될 수 있으므로, 민사집행법 제276조 이하의 부동산·채권 가압류를 먼저 검토합니다. 가압류는 청구권과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해야 하고 법원이 정하는 담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금에는 불법행위일부터 민법상 연 5%의 지연손해금이 붙고, 사실심 판결 선고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법에 따른 연 12%가 적용됩니다.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문제됩니다. 공범이 뒤늦게 밝혀진 경우에는 그 공범을 안 시점이 언제인지가 쟁점이 되므로, 확인한 날짜를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자든 가담자든 아래 순서로 자료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금이 입금·인출된 전체 거래내역을 확보하고, 공범별로 돈이 흘러간 경로를 정리합니다.
공범 각자의 역할을 보여주는 대화 기록, 지시 내용, 대가 수령 내역을 보존합니다.
공범들의 부동산·예금 등 재산 상황을 확인하고 가압류 필요 여부와 합의 문구를 먼저 검토합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고소와 민사상 청구를 함께 설계하면, 회수 가능성과 방어 전략을 현실적으로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사기 공범 사건은 “나는 일부만 했다”거나 “어차피 돈은 주범이 가져갔다”는 생각 때문에, 청구를 당하고 나서야 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는 이미 가압류가 되어 있거나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피해를 입으신 분은 주범을 찾는 데만 매달리기보다,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공범을 특정하고 재산이 처분되기 전에 보전 조치와 배상명령을 준비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공범으로 지목된 분도 “내 몫만 갚으면 된다”는 생각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사기 고의가 있었는지, 가담 정도가 어느 수준이었는지, 합의를 어떻게 설계하는지에 따라 형사 결과와 민사 부담이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사기 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쪽과 가담자로 입건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회수액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재산이 처분되거나 진술이 굳어지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가 받은 돈은 얼마 안 되는데도 피해 전액을 물어줘야 하나요?
A. 공동불법행위로 인정되면 피해자에게는 전액 연대책임을 집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받은 돈과 가담 정도에 따라 다른 공범에게 구상할 수 있고, 적은 이득은 양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Q. 피해자가 공범 한 명에게만 돈을 받으면 나머지는 책임이 없어지나요?
A. 받은 금액만큼은 모든 공범의 채무가 줄어들지만, 나머지 금액은 그대로 남습니다. 면제나 합의라면 합의서 문구에 따라 다른 공범에게 미치는 효력이 달라집니다.
Q. 배상명령은 어떤 사기 사건에서나 신청할 수 있나요?
A. 사기를 포함한 일정한 재산범죄의 제1심 또는 제2심 형사재판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피해액이나 책임 범위가 복잡해 형사절차를 지연시킬 우려가 있으면 각하될 수 있어, 민사소송 병행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Q. 통장만 빌려줬는데도 손해배상 책임이 생기나요?
A. 사기에 쓰일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방조자로서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가 수령 여부와 대화 내용, 당시 인식이 핵심 쟁점입니다.
Q. 손해배상청구권은 언제까지 행사할 수 있나요?
A.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가 문제됩니다. 시효를 막으려면 소 제기나 가압류 등 시효 중단 조치를 서두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고의와 가담 정도 판단의 출발점이 되고, 이후 민사 책임 범위에도 그대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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