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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상속재산분할·유류분소송 기여분 인정 기준 

최용석 변호사

부동산 상속재산분할심판, 유류분 청구까지 겹쳤다면 기여분은 어떻게 인정받을까

부모님이 남긴 아파트나 토지 때문에 형제자매 사이에서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법정상속분대로 똑같이 나누자”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나는 부모님을 오랫동안 모셨고 병원비와 생활비도 부담했는데 똑같이 나누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생전에 부모님으로부터 부동산을 증여받은 상속인이 있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집니다. 다른 상속인이 유류분을 청구하면서 증여받은 부동산의 일부를 돌려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상속재산분할심판과 유류분소송을 같은 문제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상속재산분할에서는 기여분 자체를 정해 상속분에 반영할 수 있고, 유류분에서는 현재 민법에 따라 특별한 부양이나 재산 형성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증여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부모님을 오래 모셨다고 모두 기여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기여분은 공동상속인 가운데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데 특별한 기여를 한 사람에게 상속분을 더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특별한’입니다. 자녀가 부모님을 가끔 병원에 모시고 가거나 명절에 생활비를 드린 정도라면 일반적인 가족관계에서 기대되는 부양으로 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배우자가 함께 살면서 생활을 돌본 경우에도 부부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부양 수준을 넘었는지가 따로 문제 됩니다.

대법원도 기여분을 인정하려면 가족으로서 통상적으로 할 수 있는 부양을 넘어, 다른 상속인과 똑같이 나누는 것이 오히려 공평하지 않을 정도의 특별한 기여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4. 11. 25. 자 2012스156, 157 결정).

예를 들어 부모님이 장기간 중증 질환을 앓았는데 한 자녀가 직장을 줄이거나 그만두면서 수년 동안 간병을 전담했고, 병원비와 간병비도 상당 부분 부담했다면 기여분을 주장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같은 집에서 살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누가 병원에 동행했는지, 간병을 얼마나 자주 했는지, 생활비와 의료비는 누가 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봅니다.

부동산을 관리하고 돈을 썼다면 영수증 한 장이 중요할 수 있다

부양뿐 아니라 피상속인의 재산을 지키거나 늘린 경우에도 기여분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님 소유 건물이 낡아 한 상속인이 자기 돈으로 수천만원의 수리비를 부담했고, 오랫동안 임차인을 관리하거나 공실을 줄여 건물 가치를 유지했다면 재산 유지에 대한 기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내가 건물을 다 관리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의 비용과 노동을 부담했는지가 보여야 합니다. 간병을 주장한다면 진료기록과 입퇴원 확인서, 간병비 지급내역, 병원비 송금내역, 요양기관 자료 등을 모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비를 부담했다면 정기적인 송금내역이 중요하고, 부동산을 관리했다면 공사계약서와 공사비 영수증, 세금이나 관리비 납부자료, 임대차 관리자료 등이 도움이 됩니다.

다른 상속인에게 “그동안 내가 혼자 병원비를 내고 있다”고 보낸 문자나 가족끼리 주고받은 카카오톡도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여분을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상대방이 주장하는 비용을 실제로 누가 부담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부모님 계좌에서 비용이 지급됐거나, 상대방이 이미 급여나 임대수익 등 별도의 대가를 받고 관리했다면 ‘특별한 희생’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기여분은 상속재산분할심판 없이 따로 결정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상속재산분할청구와 함께 신청하거나 상대방이 먼저 분할심판을 청구했다면 그 절차 안에서 기여분 결정청구를 해야 합니다(대법원 1999. 8. 24. 자 99스28 결정).

기여분이 인정되면 부동산을 무조건 더 많이 가져가는 것은 아니다

기여분이 인정되면 이를 반영해 각 상속인의 실제 상속분을 다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자녀 세 명의 법정상속분이 같더라도 한 사람이 상당한 기여분을 인정받는다면 최종적으로 나눌 몫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생전에 특정 상속인이 큰 재산을 증여받았다면 그 특별수익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상속재산분할에서는 먼저 상속이 시작된 시점, 보통 피상속인이 사망한 때를 기준으로 상속재산과 생전 증여재산 등을 평가해 각자의 구체적 상속분 비율을 정합니다. 대법원도 특별수익과 기여분을 반영한 구체적 상속분은 상속개시 당시의 가액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2. 6. 30. 자 2017스98, 99, 100, 101 결정).

그런데 실제 아파트나 토지를 누구에게 줄 것인지를 정할 때는 다시 현재 가치가 중요해집니다. 예를 들어 상속 당시 5억원이었던 아파트가 심판이 끝날 무렵 8억원이 됐다면, 특정 상속인에게 아파트 전체를 주면서 다른 상속인에게 돈으로 차액을 정산할 때 5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특정 상속인에게 부동산을 현물로 나눠주는 경우 전체 분할 대상 재산을 실제 분할 시점을 기준으로 평가해 차액을 정산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속분 비율을 계산하는 시점과 실제 부동산을 나눌 때 적용하는 시가의 시점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유류분소송에서 기여분을 못 쓴다는 설명은 이제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최근 법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유류분소송에서 “내가 부모님을 많이 모셨으니 기여분을 빼고 계산해달라”고 직접 주장하기 어려웠습니다. 민법 제1118조가 특별수익에 관한 규정은 유류분에 준용하면서 기여분에 관한 민법 제1008조의2는 준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25일 이 구조가 기여상속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할 수 있다고 보아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습니다. 오랜 기간 부모를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상속인이 그 대가로 증여를 받았는데도 다시 다른 상속인에게 유류분을 반환하게 되는 결과가 불합리할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이후 2026년 3월 17일 민법이 개정됐습니다. 다만 법이 바뀐 방식은 “유류분에도 기여분 30%를 그대로 적용한다”는 식은 아닙니다. 민법 제1008조에 새로운 단서가 들어갔습니다. 상당한 기간 부모를 동거하거나 간호하고, 재산 유지나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 대한 보상으로 증여나 유증을 받은 경우에는 그 기여에 해당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제1118조가 제1008조를 유류분에도 준용하므로 유류분 계산에서도 같은 내용이 반영됩니다.

예를 들어 한 자녀가 15년간 부모님을 간병하고 부모님의 건물도 관리했고, 부모가 그 수고를 고려해 아파트를 증여했다면 그 아파트 전부를 무조건 상속분의 선급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인정되는 범위를 특별수익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현재 유류분소송에서는 “나는 기여분이 30%이므로 유류분에서도 30%를 바로 빼달라”는 주장보다 이 증여가 특별한 부양이나 재산 유지에 대한 보상이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부모님이 언제 돌아가셨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2026년 법 개정은 모든 과거 사건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부칙은 새로 만들어진 제1008조 단서를 2024년 4월 25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도 적용하도록 정했습니다. 즉 부모님이 2024년 4월 25일 이후 돌아가셨다면 개정법의 보상적 증여에 관한 규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상속이 그보다 전에 시작된 사건이라도 예외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5월 29일, 헌법재판소 결정 당시 이미 법원에서 계속 중이던 사건이라면 상속개시일이 더 오래전이라도 헌법불합치 결정의 취지를 반영해 새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피상속인이 2018년에 사망했지만 소송이 계속 중이었기 때문에 새 법리가 문제 됐습니다(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4다208261 판결).

반대로 2024년 4월 25일 전에 상속이 시작됐고 그때 이미 사건까지 확정된 경우처럼 과거의 법률관계가 끝난 사건까지 모두 다시 계산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래된 상속 사건은 상속개시일과 소송이 언제 시작됐는지, 헌법재판소 결정 당시 계속 중이었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유류분으로 부동산 지분을 돌려줘야 하는지도 법이 바뀌었다

유류분 반환방법도 2026년에 중요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과거 판례에서는 원칙적으로 증여받은 부동산 자체를 돌려주는 원물반환이 먼저 문제 됐습니다. 그래서 아파트를 증여받은 사람이 유류분소송에서 패소하면 일정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줘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6년 3월 17일 개정된 민법 제1115조는 유류분이 부족한 경우 그 재산의 가액을 지급하도록 규정했습니다. 또 가액 지급을 청구한 날부터 이자를 가산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이 규정은 부칙에 따라 2026년 3월 17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부터 적용됩니다. 부모님이 그보다 전에 돌아가신 사건에서는 종전 법과 판례에 따라 부동산 자체의 반환 문제가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유류분소송은 상속개시일을 먼저 확인한 뒤 청구 방법을 정해야 합니다. 2026년 3월 17일 이후 시작된 상속이라면 기본적으로 돈으로 지급하는 구조가 되고, 그 이전 상속이라면 원물반환인지 가액반환인지에 대한 기존 법리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기존 법에 따라 가액반환을 계산하는 사건에서는 유류분 부족액 계산을 위한 증여재산의 시가는 상속개시 당시를 기준으로 하고, 실제 반환할 가액은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의 가치가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대법원 2024. 5. 17. 선고 2023다316851 판결).

상속재산분할과 유류분소송이 동시에 진행된다면 주장도 맞춰야 한다

상속재산분할심판은 가정법원에서 진행되고, 유류분반환청구는 민사소송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절차는 나뉘어 있어도 같은 증여와 같은 부동산, 같은 간병 사실을 놓고 다투게 되는 경우가 많아 두 사건에서 서로 모순되는 주장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속재산분할에서는 기여분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언제부터 부모님을 돌봤는지, 월평균 얼마의 비용을 부담했는지, 부동산의 유지와 관리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자료로 정리해야 합니다.

유류분소송에서는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생전 증여가 단순히 한 자녀에게 재산을 미리 물려준 것이 아니라, 특별한 부양이나 재산관리의 대가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2026년 개정 이후에는 이 구별이 유류분 계산액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부동산이 한 상속인 명의로 넘어간 상태에서 매각될 우려가 있다면 보전조치도 검토해야 합니다.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진행 중인 경우 가정법원은 가사소송법 제62조에 따라 재산 처분을 금지하거나 재산을 보존하기 위한 사전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전처분 자체에는 집행력이 없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사건 유형에 따라 가압류나 가처분을 검토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돼 있습니다.

유류분 사건은 적용되는 법에 따라 보전방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6년 3월 17일 이후 상속처럼 가액 지급이 원칙인 사건이라면 돈을 받을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가압류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종전 법에 따라 부동산 지분 자체의 반환이 문제 되는 사건이라면 처분금지가처분 필요성을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결국 기여분 분쟁은 ‘누가 더 잘했나’가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부담했는지를 증명하는 싸움이다

부모님을 오래 모셨다는 말만으로 기여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몇 년 동안 어떤 방식으로 간병했는지, 부모님의 생활비와 병원비를 누가 부담했는지, 부동산 관리와 수리비를 누가 책임졌는지를 구체적인 자료로 보여줘야 합니다. 상대방의 기여분 주장을 방어하는 입장에서도 같은 기준으로 실제 비용 부담자와 대가 지급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유류분 문제는 최근 법 개정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합니다. 2026년 현재는 특별한 부양이나 재산 형성에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 증여라면 그 기여에 해당하는 범위가 유류분 계산에서도 제외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속개시일과 소송 진행 시점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달라질 수 있고, 2026년 3월 17일 이후 상속부터는 유류분 반환방법도 가액 지급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현재 형제자매 사이에서 부모님이 남긴 부동산의 지분을 두고 다투고 있거나, 한 상속인이 장기간 부모님을 간병했다는 이유로 기여분을 주장하고 있거나, 생전에 증여받은 부동산 때문에 유류분청구까지 받은 상황이라면 상속재산만 보고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법률사무소 강현에서는 상속재산과 생전 증여내역, 병원과 간병자료, 생활비 송금내역, 부동산 관리비와 공사비 자료, 상속개시일과 현재 부동산 시가를 함께 검토해 상속재산분할에서 기여분을 어느 범위까지 주장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지, 유류분소송에서는 보상적 증여에 관한 개정 법리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판단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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