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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가족 재산을 빼돌렸는데 재산관리인이 고소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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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가족 재산을 빼돌렸는데 재산관리인이 고소할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가족이 갑자기 연락이 끊겨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자, 그 사이 남은 가족이나 지인이 실종자 명의의 예금·부동산·보험금을 정리해 쓰는 일로 분쟁이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어차피 돌아오지 않을 사람 재산인데 가족이 쓰는 게 낫지 않나”, “나중에 돌아오면 설명하면 된다”고 생각해 실종자의 통장에서 돈을 빼 쓰거나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법원이 선임한 재산관리인이 나타나 장부를 요구하고 고소까지 하겠다고 하면, “가족인데 처벌까지 되겠느냐”, “재산관리인에게 고소할 자격이 있느냐”며 당황하게 됩니다.

최근 실무는 법원이 선임한 재산관리인이 실종자의 재산을 지키는 주체로서 형사 고소와 민사 청구를 함께 진행하는 흐름이고, 2025년 말 형법 개정으로 가족 사이의 재산범죄도 피해자 측의 고소가 있으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아래에서는 실종된 가족의 재산을 빼돌렸을 때 재산관리인이 고소할 수 있는지, 어떤 죄가 문제되는지, 그리고 고소를 받았을 때와 하려 할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실종된 가족의 재산은 가족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재산이 아닙니다

행방불명이 되어도 재산의 주인은 그대로이고, 법원이 관리인을 세워 지킵니다.

가족이 행방불명되어도 그 사람의 소유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27조에 따른 실종선고가 확정되어 사망으로 간주되기 전까지는 예금과 부동산은 여전히 본인의 재산이고, 배우자나 자녀라 하더라도 임의로 인출·처분할 권한이 없습니다.

민법 제22조는 종래의 주소나 거소를 떠난 부재자가 재산관리인을 정하지 않았다면,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로 가정법원이 재산관리에 필요한 처분을 명하도록 하고 있고, 실무에서는 이 처분으로 재산관리인이 선임됩니다. 이때 관리인은 선임된 순간부터 부재자의 재산 목록을 작성하고 보존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며, 법원은 담보 제공이나 재산 상황 보고를 명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3조, 제24조).

그래서 선임 이후 실종자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흔적이 확인되면 재산관리인은 그 내역의 출처와 사용처를 물을 수밖에 없고, 설명이 되지 않으면 곧바로 법적 대응으로 이어집니다. 선임 이전에 빠져나간 돈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점이 선임 전이라는 이유로 책임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임 후 관리인이 그 반환을 청구하게 됩니다.

실종자의 재산은 선임 전후를 가리지 않고 본인 것이며, 가족이라도 임의로 쓰면 책임이 따릅니다.


2. 재산관리인은 법원의 권한 범위 안에서 고소할 수 있습니다

고소권은 피해자 본인에게 있지만, 재산을 관리하는 관리인이 그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구조가 인정됩니다.

형사소송법 제223조는 범죄로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고소권을 주고, 제225조 제1항은 피해자의 법정대리인도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런데 재산관리인은 조문상 법정대리인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아, 실종자 대신 고소할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실무에서는 재산관리인이 법원의 선임 결정에 따라 부재자의 재산을 보존하고 그 재산에 대한 침해에 대응할 권한을 갖는다고 보아, 재산범죄에 대한 고소도 그 관리 권한 안에 들어간다고 봅니다. 하급심에서 법원의 허가를 받은 재산관리인의 고소권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민법 제25조는 관리인이 보존행위를 넘는 행위, 예컨대 처분이나 합의를 하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으므로, 고소는 하되 합의·처벌불원은 허가 없이 하기 어렵다는 점은 구분해야 합니다.

횡령죄에 관한 대법원의 불법영득의사 법리는 이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업무상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반하여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도3399 판결).

즉 “나중에 실종자가 돌아오면 돌려주려 했다”는 사정은 처벌을 막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고소를 준비하는 쪽은 선임 결정문, 재산목록, 통장 거래내역을 갖추는 것이 우선입니다.

재산관리인의 고소는 선임 결정이 준 권한 범위에서 가능하고, 합의 단계에서는 법원 허가가 필요합니다.


3. 빼돌린 방식에 따라 횡령·사기·문서위조 등 적용 죄명이 달라집니다

실종자 재산을 보관하던 사람이면 횡령, 그렇지 않으면 절도·사기·사문서위조가 문제됩니다.

가장 흔한 유형은 실종자가 맡겨 둔 통장·도장·인감을 가지고 있던 가족이 그 돈을 인출해 쓰는 경우로, 보관자의 지위에서 처분했다면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문제됩니다. 실종자 소유 임대 부동산의 보증금이나 월세를 계속 받아 쓰는 경우도 같습니다.

보관 관계가 없는데도 실종자의 카드나 통장을 몰래 가져가 쓰면 절도 또는 컴퓨터등사용사기가, 실종자 행세를 하거나 위임장을 위조해 부동산을 팔아 넘기면 사문서위조·행사,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사기가 문제됩니다. 한 사건에서 이 죄명들이 함께 문제되는 경우가 많고, 이때 죄별로 피해액과 고소기간이 달라 정리가 필요합니다.

횡령 대법원 법리는 임의로 처분한 회사 자금에 관한 판단에서도 확인됩니다.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를 위한 지출 이외의 용도로 거액의 회사 자금을 가지급금 등의 명목으로 인출, 사용하면서 이자나 변제기의 약정이 없음은 물론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아니하는 것은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의 지위를 이용하여 회사 자금을 사적인 용도로 임의로 대여,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어 횡령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도135 판결).

타인의 재산을 맡은 사람이 정당한 절차 없이 사적으로 쓰면 횡령이 된다는 법리는 실종자 재산을 맡은 가족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적용됩니다. “생활비로 썼다”, “병원비·간병비로 썼다”는 주장은 영수증과 지출 시점이 실종자나 그 재산을 위한 것임을 뒷받침할 때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죄명은 보관 지위와 빼돌린 수단에 따라 갈리고, 지출 사유의 증빙 여부가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4. 가족 사이라도 고소가 있으면 처벌 대상이고, 고소기간과 형량을 확인해야 합니다

친족 사이의 재산범죄는 ‘형 면제’가 아니라 ‘고소가 있어야 처벌하는 친고죄’로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 사이의 재산범죄는 형법 제328조에 따라 형이 면제되었고, 그래서 가족이 실종자 재산을 쓴 경우에는 문제 삼기 어렵다는 인식이 컸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2024년 6월 이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고, 2025년 12월 30일 국회가 친족 사이 재산범죄를 친고죄로 일원화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켜 제도가 바뀌었습니다. 이제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형이 면제되지 않고, 피해자 측의 고소가 있으면 처벌할 수 있습니다.

친고죄가 되면 고소가 처벌의 조건이므로, 재산관리인의 고소 여부가 사건의 존폐를 좌우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30조는 친고죄의 고소를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하도록 정하고 있어, 관리인이 언제 범인과 범행을 알았는지가 기간 계산의 핵심입니다. 개정 전후에 걸친 사건은 부칙의 경과 규정까지 따져 보아야 합니다.

형량은 단순횡령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업무상 임무에 위배한 경우는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무거워집니다. 공소시효는 단순횡령이 5년, 업무상횡령이 7년입니다.

다만 합의나 반환은 성립 자체를 막지는 못해도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고, 관리인이 합의하려면 앞서 본 대로 법원 허가가 필요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민사 청구와 함께 진행됩니다

형사 고소 전에 거래내역과 선임 결정문을 정리하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정합니다.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거주자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재산관리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재산관리인은 형사 절차와 별도로 가정법원에 재산 상황을 보고하고, 민사로 부당이득반환·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가압류를 신청하여 실제 회수를 도모합니다.

고소를 앞두었거나 고소를 받았다면,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가정법원의 재산관리인 선임 결정문과 권한 범위, 합의·처분에 대한 허가 여부부터 확인합니다.

  2. 실종자 명의 계좌의 실종 시점 이후 전체 거래내역을 발급받아 인출 시점·금액·상대방을 정리합니다.

  3. 인출액이 실종자를 위한 지출(병원비·세금·관리비 등)이었는지 영수증과 대조해 구분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고소와 민사 반환청구를 함께 검토하면 처벌과 회수를 같이 다룰 수 있고, 반대로 고소를 받은 쪽도 지출의 정당성을 어떻게 입증할지 초기에 정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가족이 사라진 상황에서 재산 문제는 “일단 급하니까”, “가족끼리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정리 없이 흘러가고, 문제가 커진 뒤에야 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종자의 재산을 지키려는 재산관리인 입장에서는 선임 결정문의 권한 범위, 고소기간, 합의 허가 요건을 놓치지 않고 증거를 쌓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고소를 받은 가족 입장에서도 “가족이니 괜찮다”는 생각은 더 이상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지출 내역과 사유를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재산을 관리하고 지키려는 쪽과 재산 사용 경위를 소명해야 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자료 정리와 법리 선택이 결론을 가르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실종된 가족의 통장에서 생활비로 돈을 썼는데 횡령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실종자나 그 재산을 위한 지출이 아니라면 보관자의 임의 처분으로 보아 횡령이 문제되고, 영수증 등으로 지출 사유를 소명할 수 있는지가 쟁점입니다.

Q. 재산관리인은 누가 어떻게 선임하나요?

A. 이해관계인이나 검사가 가정법원에 부재자 재산관리 처분을 청구하면 법원이 선임합니다(민법 제22조). 선임 후에는 재산목록 작성과 보고 의무가 따릅니다.

Q. 가족인데 처벌까지 받나요?

A. 과거와 달리 가족이라는 이유로 형이 면제되지 않습니다. 2025년 말 개정으로 친족 사이 재산범죄도 고소가 있으면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재산관리인이 고소한 뒤 합의해 줄 수 있나요?

A. 합의나 처벌불원은 보존행위를 넘는 처분에 해당할 수 있어 법원 허가가 필요합니다(민법 제25조). 허가 없이 한 합의는 효력에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Q. 고소기간은 언제까지인가요?

A. 친고죄는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30조). 개정 전후에 걸친 사건은 부칙 경과 규정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Q. 이미 돈을 돌려주었는데도 고소가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사후 반환은 범죄 성립을 막지 못하고 양형에서 참작될 뿐입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이 지출 사유 소명의 방향을 정하고, 합의 허가와 민사 대응까지 함께 설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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