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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시행자가 보상 협의만 끌고 재결 신청을 안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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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시행자가 보상 협의만 끌고 재결 신청을 안 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재개발·택지개발·도로 같은 공익사업 구역에서 토지 보상 협의가 몇 달씩, 길게는 몇 년씩 이어지면서도 정작 수용재결 절차는 시작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토지·건물 소유자분들 중 상당수는 “협의가 끝나면 알아서 재결 신청을 하겠지”, “사업시행자가 곧 연락을 주겠다고 했으니 기다리면 된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그런데 기다리는 동안 보상금은 묶이고, 이사 계획과 대출 상환은 틀어지며, 사업시행자는 보상 협의만 반복하면서 시간을 벌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지보상법은 이런 상황을 소유자가 그저 기다리게 두지 않습니다. 사업인정고시 이후에는 소유자가 직접 서면으로 재결 신청을 청구할 수 있고, 사업시행자가 청구 후 60일을 넘기면 지연된 기간만큼 법정이율 상당의 가산금을 보상금에 얹어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권리는 요건과 방식을 지켜 행사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아래에서는 사업시행자가 협의만 끌고 재결 신청을 하지 않을 때 소유자가 무엇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법조문과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협의가 길어져도 소유자가 움직이지 않으면 재결 절차는 저절로 시작되지 않습니다

재결을 신청할 수 있는 쪽은 원칙적으로 사업시행자이고, 협의는 그 앞 단계일 뿐입니다.

토지보상법 제16조와 제26조는 사업시행자가 토지소유자 및 관계인과 성실하게 협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시행령 제8조에 따르면 사업시행자는 보상협의요청서에 협의기간·장소·방법, 보상의 시기·방법·절차 및 금액을 적어 통지해야 하고, 협의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30일 이상이어야 합니다.

협의기간 안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 사업시행자는 협의경위서를 작성해 소유자의 서명 또는 날인을 받아야 합니다. 여기까지가 협의 단계입니다. 그다음 단계인 재결은 법 제28조 제1항에 따라 협의가 성립되지 않았을 때 사업시행자가 사업인정고시일부터 1년 이내에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신청하는 절차입니다.

문제는 협의기간이 지났는데도 사업시행자가 “추가로 협의해 보자”며 감정평가를 다시 하고, 보상 조건을 조금씩 바꿔 제시하면서 재결 신청을 미루는 경우입니다. 이 상태가 이어져도 법은 소유자의 손이 묶이도록 두지 않았습니다. 다음 항목의 재결신청 청구권이 바로 그 장치입니다.

협의가 길어지는 동안 소유자가 가만히 있으면, 재결 절차의 시계는 사업시행자 마음대로 흘러갑니다.


2. 사업인정고시 후에는 서면으로 재결 신청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업인정고시가 있었고 협의기간이 지났다면, 소유자는 재결신청청구서를 사업시행자에게 제출할 수 있습니다.

법 제30조 제1항은 사업인정고시가 된 후 협의가 성립되지 않았을 때 토지소유자와 관계인이 서면으로 사업시행자에게 재결을 신청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시행령 제14조 제1항은 여기에 한 가지 요건을 더합니다. 시행령 제8조에 따른 협의기간이 지난 후에 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재결신청청구서에는 ① 사업시행자의 성명 또는 명칭 ② 공익사업의 종류 및 명칭 ③ 토지소유자 및 관계인의 성명·주소 ④ 대상 토지의 소재지·지번·지목·면적과 지장물의 종류·구조·수량 ⑤ 협의가 성립되지 않은 사유를 적어야 합니다. 구두나 전화로 “재결 신청해 주세요”라고 요청한 것은 법이 말하는 청구가 아닙니다.

재개발·재건축 구역의 현금청산 대상자처럼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로 사업인정이 의제되는 사업에서도 같은 구조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청구서가 사업시행자에게 도달한 날이 언제인지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내용증명이나 배달증명처럼 발송 사실과 수령일이 남는 방법을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도달 문제와 관련해 대법원은 사업시행자가 청구서가 담긴 등기우편물의 수취를 거부한 사건에서, 부당하게 수취를 거부한 경우에는 수취를 거부한 때에 의사표시의 효력이 생긴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두34630 판결). 수취를 거부한 정당한 사유는 거부한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구두 독촉이 아니라, 법정 사항을 적은 서면을 도달 증명이 되는 방식으로 보내야 청구가 성립합니다.


3. 청구를 받은 날부터 60일이 지나면 사업시행자는 지연가산금을 물게 됩니다

사업시행자는 청구일로부터 60일 안에 재결을 신청해야 하고, 넘기면 지연 기간만큼 가산금이 붙습니다.

법 제30조 제2항은 사업시행자가 청구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이 기간을 넘겨서 재결을 신청한 경우 그 지연된 기간에 대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의 법정이율로 산정한 금액을 토지수용위원회가 재결한 보상금에 가산해 지급하도록 합니다.

이 가산금은 단순한 이자가 아닙니다. 대법원은 재결신청 지연가산금이 사업시행자가 정해진 기간 내에 재결신청을 하지 않고 지연한 데 대한 제재와 토지소유자 등의 손해에 대한 보전이라는 성격을 함께 가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토지보상법 제30조 제3항에 따른 재결신청 지연가산금은 사업시행자가 정해진 기간 내에 재결신청을 하지 않고 지연한 데 대한 제재와 토지소유자 등의 손해에 대한 보전이라는 성격을 아울러 가진다. 따라서 토지소유자 등이 적법하게 재결신청청구를 하였다고 볼 수 없거나 사업시행자가 재결신청을 지연하였다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해당 기간 동안은 지연가산금이 발생하지 않는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두34630 판결).

이 판시는 양면이 있습니다. 소유자 입장에서는 사업시행자가 협의를 핑계로 시간을 끌어도 적법한 청구만 해 두면 지연 기간이 가산금으로 환산된다는 뜻이고, 반대로 청구서가 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협의기간 중에 보낸 것이라면 그 기간은 가산금 계산에서 빠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청구 시점과 방식이 곧 금액입니다.

가산금은 관할 토지수용위원회가 재결서에 적도록 되어 있고, 사업시행자는 수용 또는 사용의 개시일까지 보상금과 함께 지급해야 합니다(시행령 제14조 제2항). 즉 재결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확정·지급되는 구조이므로, 청구 후 60일이 지나면 재결 신청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청구가 적법하면 60일 도과 시점부터 재결 신청일까지 지연가산금이 쌓이고, 청구가 부적법하면 그 기간은 인정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4. 아무 조치 없이 1년이 지나면 사업인정이 효력을 잃지만, 소유자에게 유리하게만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사업인정 실효와 재결 실효는 사업시행자가 져야 할 위험이지만, 그 사이 소유자의 권리 행사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법 제23조 제1항은 사업인정고시일부터 1년 이내에 재결 신청을 하지 않으면 1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 사업인정이 효력을 잃는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이로 인해 소유자와 관계인이 입은 손실을 사업시행자가 보상하도록 합니다. 손실보상은 손실이 있음을 안 날부터 1년, 발생한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으므로(법 제9조 제5항 준용), 기간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재결이 난 뒤에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법 제40조 제1항에 따라 사업시행자는 수용 또는 사용의 개시일까지 재결한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고, 법 제42조 제1항은 개시일까지 보상금을 지급하거나 공탁하지 않으면 재결이 효력을 잃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소유자가 입은 손실은 사업시행자가 보상해야 합니다.

또 하나의 함정은 사업시행자가 재결 금액에 불복하는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사업시행자가 이의재결에 불복해 낸 행정소송이 각하·기각·취하되면 법 제87조에 따라 이의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판결일 또는 취하일까지의 기간에 대해 가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1두57667 판결). 소송이 길어질수록 사업시행자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소유자 쪽에서 재결 금액에 불복할 때의 기한도 짧습니다. 이의신청은 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법 제83조 제3항), 행정소송은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이며 이의신청을 거쳤다면 이의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법 제85조 제1항)입니다. 이의신청이나 소송을 제기해도 수용 진행은 정지되지 않습니다(법 제88조).

사업시행자의 지연에는 법이 부담을 지우지만, 소유자 자신의 불복 기한은 30일·90일로 매우 짧게 정해져 있습니다.


5. 청구부터 재결 확인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협의기간 경과 확인과 청구서 도달 증명, 이 두 가지가 가산금 청구의 출발점입니다.

실무에서는 통상 ① 사업인정고시일과 협의기간 종료일 확인 → ② 재결신청청구서 발송과 도달일 확보 → ③ 청구일부터 60일이 지났을 때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 신청 접수 여부 확인 → ④ 재결 후 보상금 수령·불복 여부 판단(수원 지역 사업이라면 이의신청 또는 수원지방법원 등 관할 법원에 행정소송)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재결이 신청되면 관할 토지수용위원회는 신청서 사본을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보내 공고·열람하도록 의뢰하고, 열람기간은 14일 이상입니다(시행령 제15조). 소유자는 이 열람기간 중에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으므로, 보상금 산정에 이의가 있다면 이 시점이 첫 반론의 기회입니다.

청구서를 보내기 전에 아래 순서로 확인해 두시기 바랍니다.

  1. 사업인정고시(또는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가 있었는지, 그 고시일과 사업시행자가 통지한 협의기간이 언제 끝났는지를 확인합니다.

  2. 시행령 제14조 제1항의 다섯 가지 기재사항을 모두 넣은 재결신청청구서를 내용증명 등 도달일이 남는 방식으로 보내고 사본을 보관합니다.

  3. 청구서 도달일로부터 60일이 되는 날을 달력에 표시하고, 그날 이후 재결 신청 여부와 가산금 산정 내역을 사업시행자와 토지수용위원회에 확인합니다.

이렇게 청구 시점과 도달 증거를 정리해 두면 사업시행자가 협의 중이라는 이유로 지연을 정당화하더라도 가산금 청구의 근거를 분명히 할 수 있습니다. 보상금 액수에 다툼이 있다면 재결 단계에서 감정평가 쟁점까지 함께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보상 협의가 길어질 때 소유자분들이 청구를 미루는 이유는 대개 “사업시행자와 관계가 틀어질까 봐”, “곧 좋은 조건을 제시하겠다고 해서”입니다. 그러나 법이 정한 시계는 청구서가 도달한 날부터 흐르기 시작하므로, 기다린 시간은 청구한 뒤에야 권리로 바뀝니다.

보상금을 기다리는 소유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청구서의 기재사항과 도달 증거를 갖추는 것이 먼저입니다. 협의 경위, 사업시행자의 통지 내역, 청구서 발송 자료가 쌓일수록 지연가산금과 보상금 다툼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사업시행자 측에서 협의와 재결 신청 시기를 조율해야 하는 입장에서도 “협의 중”이라는 말만으로 60일의 기한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청구 접수 시점부터 일정을 관리하지 않으면 가산금이 누적됩니다.

저는 토지 보상과 부동산 분쟁에서 소유자 쪽과 사업시행자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청구서 한 장의 기재와 도달 시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협의가 길어지고 있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청구 시점이 곧 권리의 시작점이 되는 만큼,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업인정고시가 나기 전에도 재결 신청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법 제30조 제1항은 사업인정고시가 된 후 협의가 성립되지 않았을 때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고시 전에는 협의 단계이므로 이 청구권이 생기지 않습니다.

Q. 협의기간이 끝나기 전에 미리 청구서를 보내도 되나요?

A. 권하지 않습니다. 시행령 제14조 제1항은 협의기간이 지난 후 청구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고, 대법원은 적법한 청구로 볼 수 없는 기간에는 지연가산금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Q. 청구서를 보냈는데 사업시행자가 우편물을 받지 않습니다.

A. 부당한 수취 거부라면 거부한 때에 도달한 것으로 보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 다만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는 거부한 쪽이 증명해야 하므로, 반송된 봉투와 발송 증빙을 그대로 보관해야 합니다.

Q. 60일이 지났는데 재결 신청을 하지 않으면 가산금은 계속 쌓이나요?

A. 법 제30조 제3항은 60일을 넘겨 재결을 신청한 경우 그 지연된 기간에 대해 가산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가산금은 재결서에 적혀 보상금과 함께 지급되므로, 재결 신청 여부를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Q. 사업시행자가 사업인정고시 후 1년이 지나도록 재결 신청을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법 제23조에 따라 1년이 되는 날의 다음 날 사업인정이 효력을 잃고, 사업시행자는 그로 인해 소유자가 입은 손실을 보상해야 합니다. 손실보상 청구에는 1년·3년의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Q. 재결 금액이 너무 낮은데 불복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90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을 거쳤다면 이의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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