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심사위원인 교수가 업체 돈을 받으면 뇌물죄인가요 | 횡령/배임 | 로톡
공기업 심사위원인 교수가 업체 돈을 받으면 뇌물죄인가요
법률가이드
횡령/배임

공기업 심사위원인 교수가 업체 돈을 받으면 뇌물죄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공기업·공공기관의 입찰 제안서나 기술 평가를 외부 교수가 심사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교수가 입찰 업체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이유로 수사를 받는 사건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나는 공무원이 아니라 교수일 뿐인데 무슨 뇌물이냐”, “심사 결과와 상관없이 자문료 명목으로 받은 돈이다”, “업체가 먼저 사례라며 준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계셨습니다. 반대로 돈을 건넨 업체 쪽은 “심사위원에게 인사한 것뿐인데 그게 범죄가 되느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수사가 시작되면 계좌 내역과 평가표가 대조되면서 이런 설명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기업 기술심사평가위원인 교수가 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사건에서, 뇌물죄의 주체인 ‘공무원’에 해당하는지를 엄격하게 따져 뇌물죄가 아닌 배임수재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즉 “공기업 심사위원이 돈을 받으면 모두 뇌물죄”도 아니고, “교수니까 처벌되지 않는다”도 아닙니다. 결론은 그 심사위원의 법적 지위가 무엇인지에 따라 갈립니다.

아래에서는 공기업 심사위원인 교수가 업체 돈을 받았을 때 어떤 경우에 뇌물죄가 되고, 어떤 경우에 다른 죄로 처벌되는지, 그리고 수사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뇌물죄 성립 여부는 심사위원의 법적 지위에 달려 있습니다

돈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그 사람을 형법상 ‘공무원’으로 볼 수 있는지가 먼저 문제됩니다.

뇌물죄는 아무나 저지를 수 있는 범죄가 아닙니다. 형법 제129조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이므로, 돈을 받은 사람이 공무원이어야 합니다. 공기업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교수는 원칙적으로 민간인이기 때문에, 위촉만으로 바로 뇌물죄의 주체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법은 민간인이라도 일정한 지위에 있으면 뇌물죄를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보는 공무원 의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해당 교수가 국공립대학 교수라면 교육공무원이라는 별도의 신분이 있어, 그 신분과 심사 업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쟁점이 됩니다. 수사기관은 이 두 갈래, 즉 의제 규정의 적용 여부와 본래 공무원 신분과의 직무 관련성을 함께 살핍니다.

결국 사건의 첫 질문은 “얼마를 받았는가”가 아니라 “어떤 근거로 위촉되어 어떤 심사를 했는가”입니다. 위촉장, 평가위원 운영 규정, 평가 대상 계약의 종류가 이 질문의 답을 정합니다.

공기업 심사위원 교수의 뇌물죄는, 금품 수수 이전에 ‘공무원으로 볼 수 있는가’라는 신분 문제부터 통과해야 성립합니다.


2. 공무원 의제 규정이 적용되는 위원이라면 뇌물죄로 처벌됩니다

법률이 직접 공무원으로 간주하는 지위라면 ‘교수’라는 신분은 방어가 되지 못합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53조는 공공기관의 임직원, 운영위원회의 위원과 임원추천위원회의 위원으로서 공무원이 아닌 사람은 형법 제129조(수뢰, 사전수뢰)부터 제132조(알선수뢰)까지의 규정을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수가 공기업의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처럼 이 조문에 열거된 위원회의 위원이었다면, 업체나 지원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행위는 뇌물죄로 다뤄집니다.

대법원은 형법 제129조의 ‘공무원’을 다음과 같이 풀이합니다.

형법 제129조에서 정한 ‘공무원’이란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상 공무원 및 다른 법률에 따라 위 규정들을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간주되는 사람 외에 법령에 기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및 이에 준하는 공법인의 사무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노무의 내용이 단순한 기계적·육체적인 것에 한정되어 있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대법원 2012. 7. 26. 선고 2012도5692 판결).

이 법리에 따르면 법령에 근거하여 공공 사무를 맡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위원 위촉의 근거가 법률이나 그 위임을 받은 법령에 있다면 공무원으로 평가될 여지가 커지고, 공기업 내부 규정만이 근거라면 평가가 달라집니다. 이 차이가 다음 소제목의 쟁점입니다.

뇌물죄가 성립하면 업체 측은 형법 제133조의 뇌물공여로 함께 처벌될 수 있고,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까지 있었다면 심사 결과를 조작한 별도의 책임도 따져집니다.

법이 공무원으로 간주하는 위원회의 위원이었다면, 교수라는 신분과 무관하게 형법상 뇌물죄가 적용됩니다.


3. 의제 규정이 없는 입찰 심사위원은 뇌물죄가 아닌 배임수재·청탁금지법이 문제됩니다

뇌물죄가 안 된다고 해서 처벌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용 법조가 바뀔 뿐입니다.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6266 판결은 국립대학교 교수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기술심사평가위원으로 위촉된 뒤 입찰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안입니다. 검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으로 기소했지만, 대법원은 다음 세 가지를 들어 뇌물죄 적용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률의 시행령이 형사처벌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면서 법률의 명시적인 위임 범위를 벗어나 처벌의 대상을 확장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므로, 그러한 시행령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이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5도6266 판결, 대법원 2017. 2. 16. 선고 2015도1601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첫째, 평가위원 업무는 국립대 교수 본래의 직무인 교육·연구와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국가계약법령의 공무원 의제 규정은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계약에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셋째, 공기업 내부 세부심사기준에만 근거를 둔 평가위원은 ‘법령에 기하여’ 사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므로 형법 제129조의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은 뇌물수수가 아니라 배임수재가 인정된 사안입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형법 제357조 제1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을 취득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제2항은 이를 공여한 업체 측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심사위원의 임무는 공정한 평가이므로 ‘부정한 청탁’의 존재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또한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11조는 법령에 따라 공무상 심의·평가 등을 하는 개인을 공무수행사인으로 보고 제8조를 준용하며, 직무 관련 여부와 무관하게 1회 100만원 또는 연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제22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 규정이 해당 위원에게 적용되는지는 위촉의 근거 법령에 따라 별도로 판단됩니다.

의제 규정이 없다면 뇌물죄는 어려울 수 있지만, 배임수재와 청탁금지법 위반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4. 받은 금액에 따라 형량이 크게 달라지고 받은 돈은 몰수·추징됩니다

뇌물죄가 인정되는 순간 금액 구간별 하한이 생기고, 벌금이 따로 병과됩니다.

뇌물죄로 인정되면 먼저 형법 제129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가 기본 형량입니다. 여기에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가 수뢰액에 따라 형을 가중합니다. 수뢰액이 3천만원 이상 5천만원 미만이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 5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이면 7년 이상의 유기징역, 1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수뢰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이 함께 병과됩니다. 3천만원을 받았다면 6천만원에서 1억 5천만원의 벌금이 징역과 별도로 붙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심사를 앞두고 여러 번에 걸쳐 나눠 받은 돈도 수뢰액은 합산하여 구간을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회차별 금액이 작다는 사정이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받은 금품은 형법 제134조에 따라 필요적으로 몰수·추징됩니다. 이미 사용했더라도 같은 금액을 추징당하므로, 돌려주거나 사용한 사정은 형량에서 유리한 사정이 될 수는 있어도 추징을 피하게 해주지는 않습니다. 배임수재의 경우에도 형법 제357조 제3항에 따라 취득한 재물은 몰수·추징됩니다.

같은 돈이라도 공무원으로 보이느냐에 따라 형량의 하한과 벌금 병과 여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5. 수사 단계에서는 위촉 근거 자료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신분 쟁점이 결론을 가르므로, 진술 전에 위촉 근거와 금품의 성격을 정리해야 합니다.

공기업 심사 관련 금품 수수 사건은 통상 ①공기업 감사실의 자체 감사 또는 제보, 업체 관계자의 진술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또는 검찰의 계좌 추적과 압수수색,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수뢰액이 특가법 구간에 걸리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대비해야 합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위촉장과 평가위원 운영 규정을 확인하여, 위촉의 근거가 법령(공공기관운영법상 위원회 등)인지 공기업 내부 기준인지 가립니다.

  2. 받은 돈의 명목(자문료·강연료·사례비·차용 등)과 지급 시점이 평가 전후 어느 쪽인지 계좌 내역과 약정 서류로 정리합니다.

  3. 해당 업체의 평가표와 본인이 부여한 점수를 대조하여, 금품과 점수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 자료가 정리되어야 뇌물죄가 아니라는 주장, 대가성이 없다는 주장, 정당한 용역 대가라는 주장 중 어느 것이 실제로 가능한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분들은 “교수로서 평소 하던 자문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다가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업체 쪽도 “관행이었다”는 이유로 진술을 가볍게 하다가 사건이 커집니다.

돈을 받았다는 의심을 받는 교수 입장에서는 어떤 지위로 위촉되었는지, 받은 돈에 정당한 용역 대가가 섞여 있는지를 먼저 정리해야 뇌물죄가 아닌 다른 결론을 다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돈을 건넨 업체 입장에서도 뇌물공여나 배임증재로 함께 처벌될 수 있어, 평가 시점과 금품 지급의 관계를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저는 금품 수수 사건에서 받은 쪽과 건넨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위촉 근거와 금품의 성격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적용 법조와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기업 심사위원인 교수가 업체 돈을 받으면 무조건 뇌물죄인가요?

A. 아닙니다. 위원이 형법 제129조의 공무원이거나 공공기관운영법 제53조 같은 의제 규정의 대상이어야 뇌물죄가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배임수재나 청탁금지법 위반이 검토됩니다.

Q. 국립대 교수는 교육공무원이니 뇌물죄가 되지 않나요?

A. 반대로 보기 어렵습니다. 교육공무원 신분이 있어도 공기업 심사 업무가 교수 본래의 직무와 관련 있어야 하는데, 대법원은 LH 기술심사평가위원 사건에서 직무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경우에도 배임수재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심사 후에 자문료 명목으로 받은 돈은 괜찮은가요?

A. 명목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심사 결과와 연결된 사후 사례라면 부정한 청탁이나 대가성이 인정될 수 있고, 실제 용역 대가인지는 계약서·업무 내역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Q. 뇌물죄가 인정되면 얼마부터 가중처벌되나요?

A. 수뢰액 3천만원 이상부터 특가법 제2조가 적용되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1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수뢰액의 2배에서 5배의 벌금도 병과됩니다.

Q. 받은 돈을 돌려주면 처벌을 면하나요?

A. 면하지 못합니다. 이미 성립한 죄는 반환으로 없어지지 않고, 받은 금품은 몰수·추징 대상입니다. 다만 반환 사정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업체 직원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뇌물죄가 성립하면 뇌물공여, 배임수재라면 배임증재가 문제되고, 청탁금지법상 금품 제공 행위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