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장애인 거주시설·복지관·활동지원기관 등에서 일하던 직원이 성추행 혐의로 입건되었다가 벌금형을 받은 뒤,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는지 묻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직원분들 중 상당수는 “징역이 아니라 벌금이니 전과만 남고 일은 그대로 할 수 있다”, “약식명령이라 서류로 끝났으니 시설에는 알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판결문이나 약식명령서에 취업제한명령이 한 줄 붙어 있는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 시설 운영자의 경력 조회 과정에서 해임 요구까지 받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법원은 성범죄 사건에서 벌금형을 선고하면서도 장애인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을 함께 선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보고 있습니다. 벌금이라는 형의 무게와 직장을 잃을 수 있는 불이익의 무게는 별개이고, 신상정보 등록까지 따라붙을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장애인 시설 직원이 성추행으로 벌금형을 받았을 때 계속 일할 수 있는지, 어떤 규정이 적용되고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관련 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벌금형으로 끝나도 장애인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이 따라붙을 수 있습니다
벌금형이라는 이유만으로 직장이 안전해지지는 않습니다.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은 법원이 성폭력범죄로 형을 선고하는 경우 판결로 일정 기간 장애인관련기관을 운영하거나 그곳에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취업제한명령을 함께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약식명령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장애인관련기관은 장애인복지시설과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장애인 쉼터는 물론 노인복지시설, 장기요양기관, 의료기관(의사·간호사 등 한정), 활동지원기관, 특수교육기관, 장애인 표준사업장 등 13개 유형에 걸쳐 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 시설에서 일하던 분이 같은 업종의 다른 기관으로 옮기는 것도 막힐 수 있습니다.
제한 기간은 법원이 정하되 10년을 넘지 못합니다.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기간이 시작됩니다. 벌금형은 집행 종료를 기다릴 것 없이 확정 즉시 기간이 진행됩니다.
벌금형이라도 취업제한명령이 붙으면, 확정된 날부터 최장 10년간 장애인관련기관에서 일할 수 없습니다.
2. 취업제한은 예외 사유가 인정될 때에만 면할 수 있고, 판단은 선고 단계에서 끝납니다
취업제한명령은 원칙이고, 면제는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다는 점이 인정될 때의 예외입니다.
조문의 구조가 중요합니다. 법원은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하여야” 하고, 예외는 단서에 있습니다.
다만,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그 밖에 취업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 단서).
따라서 “벌금형이니 알아서 빠지겠지”라고 기다리는 것은 위험합니다. 예외를 적용받으려면 사건의 경위가 우발적이었는지, 접촉의 정도와 지속성은 어땠는지, 피해자와 합의했는지, 반성과 재범 방지를 위한 노력(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심리검사 결과 등)이 객관적 자료로 법원에 제출되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법원은 필요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심리학자, 성범죄 관련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약식명령으로 벌금이 고지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약식명령서에 취업제한이 기재되어 있다면,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해 재판 단계에서 다툴 수 있고, 이 기간을 넘기면 그대로 확정됩니다.
예외 판단은 선고 시점에 이루어지므로, 기소 단계부터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3. 피해자가 장애인이거나 시설 종사자 지위가 있으면 처벌 구조 자체가 달라집니다
같은 추행이라도 피해자가 장애인인지에 따라 벌금형 가능 범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일반 강제추행은 형법 제298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그런데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폭행·협박으로 추행하면 성폭력처벌법 제6조 제3항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3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됩니다.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는 같은 조 제6항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시설 직원에게는 가중 규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장애인의 보호, 교육 등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의 장 또는 종사자가 보호, 감독의 대상인 장애인에 대하여 제1항부터 제6항까지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7항).
그래서 입소자나 이용자를 상대로 한 사건에서 벌금형이 나왔다면 법정형의 하한이 이미 높은 구간에서 선택된 것이고, 반대로 동료 직원이나 외부인 상대 사건이라면 형법 제298조의 낮은 구간이 적용됩니다. 어느 조문으로 기소되었는지는 이후 신상정보 등록 기간, 시설의 징계 판단, 취업제한 예외 인정 여부에 모두 영향을 줍니다.
피해자가 누구이고 어떤 지위에서 접촉했는지가 적용 법조와 이후 불이익의 폭을 좌우합니다.
4. 벌금형이어도 신상정보 등록 10년과 직장 정보 제출 의무가 생깁니다
취업제한과 별개로, 등록대상 성범죄는 벌금형이어도 신상정보 등록대상이 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은 강제추행 등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벌금형 예외는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제12조)·통신매체이용 음란(제13조) 등 일부 범죄에 한정되고, 형법상 강제추행이나 장애인에 대한 추행은 벌금형이어도 대상입니다.
등록기간은 선고형에 따라 정해지는데,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10년입니다(제45조 제1항 제4호). 확정일부터 30일 이내에 주소지 관할 경찰관서에 성명·주소·직업 및 직장 소재지·연락처 등을 제출해야 하고(제43조 제1항), 직장이 바뀌는 등 변경사유가 생기면 20일 이내에 변경정보를 다시 제출해야 합니다(제43조 제3항). 즉 새 직장이 생길 때마다 그 소재지가 경찰과 법무부에 전달됩니다.
이 의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므로(제50조 제3항), 직장에서의 불이익에 더해 새로운 형사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5. 수사부터 확정까지, 직장을 지키려면 단계마다 확인할 것이 다릅니다
기소 전 대응과 선고 시점의 자료 제출이 취업 여부를 가릅니다.
성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시설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 또는 신고 접수 및 피의자 조사 → ②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 ③검사의 기소유예 또는 약식 청구·정식 기소 → ④법원(수원지방법원) 약식명령 고지 또는 재판 선고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취업제한명령은 법원이 형을 선고할 때 함께 내리는 것이므로, 검사가 기소유예 처분을 하면 법원의 취업제한명령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기소 전 단계에서 합의와 반성 자료로 기소유예를 구하는 것이 직장을 지키는 가장 큰 갈림길인 이유입니다.
또한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5항은 시설 운영자가 취업자의 성범죄 경력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고, 취업제한명령을 어긴 사실이 드러나면 관할 행정기관장이 운영자에게 해임을 요구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10항). 아래 순서로 현재 상태부터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사건이 기소유예, 약식명령, 정식재판 중 어느 단계인지 확인하고, 약식명령이라면 고지받은 날부터 7일의 정식재판 청구기간이 남아 있는지 따져봅니다.
판결문 또는 약식명령서에 장애인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과 신상정보 등록 사실이 기재되어 있는지, 있다면 제한 기간이 몇 년인지 확인합니다.
현재 근무하는 곳이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의 13개 유형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시설 내부 징계 절차가 시작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확인을 바탕으로 양형자료와 재범 위험성 소명자료를 준비하면, 취업제한명령 자체를 면하거나 기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마치며
시설 직원분들은 “설마 벌금인데 일까지 못 하겠느냐”는 생각 때문에 약식명령을 받고도 아무 대응 없이 7일을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취업제한명령과 신상정보 등록이 그대로 확정됩니다.
혐의를 받는 직원 입장에서는 사건의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고, 억울한 부분은 다투되 인정할 부분은 합의와 재범 방지 자료로 대응해야 합니다. 피해를 호소한 쪽이나 시설 운영자 입장에서도 직원 경력 확인 의무와 신고 의무가 법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사건을 덮어두는 것이 오히려 시설에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혐의를 받는 쪽과 피해를 주장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선고 전에 어떤 자료를 준비했는지에 따라 취업제한 여부와 직장 유지 가능성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벌금형이라고 안심하기 전에, 직장과 이후 경력이 걸린 지점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결과가 확정되기 전 마지막 기회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벌금형을 받으면 무조건 장애인 시설에서 해임되나요?
A. 무조건은 아닙니다. 법원이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하지 않았거나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다고 보아 면제한 경우에는 법상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시설의 내부 징계와 경력 조회는 별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Q. 취업제한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A. 법원이 정하되 10년을 넘지 못합니다. 벌금형이면 형이 확정된 날부터 기간이 시작됩니다.
Q.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그냥 두면 어떻게 되나요?
A.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확정됩니다. 확정되면 취업제한명령과 신상정보 등록 의무도 함께 발생하므로, 7일 안에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Q. 벌금형이면 신상정보 등록은 안 하나요?
A. 아닙니다. 강제추행 등 등록대상 성범죄는 벌금형이어도 등록대상이고, 등록기간은 10년입니다. 확정일부터 30일 이내에 경찰서에 정보를 제출해야 하고,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Q. 기소유예를 받으면 취업제한이 없나요?
A. 취업제한명령은 법원이 형을 선고할 때 함께 내리는 것이므로, 기소유예 처분만으로는 법원의 취업제한명령이 선고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소 전 단계의 대응이 중요합니다.
Q. 다른 종류의 일터로 옮기면 괜찮은가요?
A. 제한 대상은 장애인복지시설뿐 아니라 노인복지시설, 장기요양기관, 의료기관(의사·간호사 등 한정), 특수교육기관 등 13개 유형입니다. 이 범위 밖의 업종은 취업제한명령의 직접 대상이 아니지만, 이직 시 신상정보 변경 제출 의무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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