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학교 안에서 담임교사가 학생에게 신체 접촉을 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형사처벌과 별도로 학교나 교육청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문의하시는 학부모님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학부모님들은 “교사 한 명이 저지른 일인데 학교에까지 돈을 달라고 할 수 있나요”, “교사가 처벌받으면 그걸로 끝나는 것 아닌가요”라고 먼저 물으십니다. 그런데 교사 개인은 배상할 돈이 넉넉지 않은 경우가 많고, 형사 재판이 끝난 뒤에야 민사 청구를 알아보다가 학교 쪽은 “개인 일탈이라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는 장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법은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고 돌보는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가해라면 그 교사를 쓰는 학교의 설립·운영 주체에게도 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립학교인지 사립학교인지에 따라 청구의 근거와 상대방이 달라질 뿐입니다.
아래에서는 담임교사의 추행으로 아이가 피해를 입었을 때 학교 측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상대방, 시효, 형사절차와의 관계를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1. 공립학교 교사의 추행이라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립학교 교사는 공무원이므로 국가배상법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배상 주체가 됩니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립 초·중·고등학교 교사는 이 조문의 ‘공무원’에 해당하므로, 담임교사가 학생을 추행했다면 이는 아동·청소년 보호 관련 법령을 위반한 위법행위로서 국가배상의 요건 가운데 ‘법령 위반’과 ‘고의’를 충족하게 됩니다.
쟁점이 되는 것은 ‘직무를 집행하면서’라는 부분입니다. 법원은 공무원의 행위가 실제로 직무 수행 목적이었는지가 아니라, 행위의 외관을 객관적으로 볼 때 직무 행위로 보이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담임교사가 수업 시간, 쉬는 시간, 상담 시간, 방과 후 교실처럼 학생을 지도·감독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담임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접촉했다면 외형상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배상 주체가 누구인지도 중요합니다. 같은 법 제6조 제1항은 공무원의 선임·감독을 맡은 자와 봉급 등 비용을 부담하는 자가 다르면 비용을 부담하는 자도 배상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립학교 사건에서는 소속 시·도 교육청을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와 국가를 함께 피고로 삼는 방안을 검토하게 됩니다.
공립학교 담임교사의 추행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사립학교 교사의 추행이라면 민법상 사용자책임으로 학교법인에 청구합니다
사립학교 교사는 공무원이 아니므로 학교법인이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로서 책임을 집니다.
사립학교 교사는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이 아니어서 국가배상법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대신 민법 제756조 제1항이 적용됩니다.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사용자가 선임과 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경우에만 면책됩니다.
실무에서 학교법인은 “교사 개인의 사적인 범죄이고 우리는 채용 때부터 충분히 주의했다”고 면책을 주장합니다. 하지만 사용자책임에서 ‘사무집행에 관하여’ 역시 외형상 업무 범위에 속하는지로 판단하고, 면책 사유인 상당한 주의는 사용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학교가 이전에 같은 교사에 대한 민원을 접수하고도 방치했는지, 성비위 예방교육과 신고체계를 실제로 운영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교사 개인도 민법 제750조에 따라 불법행위 책임을 집니다. 판례에서도 초등학교 교사가 교육활동 중 학생들을 강제로 추행한 사건에서 해당 학교를 설치·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가 교사의 사용자로서 교사와 연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교사가 교육활동 중 학생들을 강제로 추행한 사안에서, 해당 초등학교를 설치·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교사의 사용자로서 그와 연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09. 1. 22. 선고 2008가합2136 판결).
이 판결은 항소심 단계로 넘어간 1심 판결이므로 결론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가해 교사와 학교 설치 주체가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는 구조 자체는 사용자책임의 전형적인 적용 방식입니다. 연대책임이므로 피해자는 양쪽 모두에게 전액을 청구할 수 있고, 학교 측이 먼저 배상하더라도 민법 제756조 제3항에 따라 교사에게 구상하는 것은 내부 문제입니다.
사립학교라면 교사 개인과 학교법인을 함께 피고로 삼아 연대 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구성입니다.
3. 형사 유죄가 확정되기 전에도 민사 청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민사 배상 청구는 형사 판결을 기다릴 법적 의무가 없고, 형사 기록은 민사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많은 분이 형사 재판 결과가 나와야 민사 소송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시지만, 민사와 형사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국가배상법 제9조도 이 법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은 배상심의회에 배상신청을 하지 않고도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공립학교 사건에서도 별도 신청 절차를 반드시 거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증거 구조는 형사 절차와 밀접합니다. 교사가 아동·청소년을 추행한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항은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를 범한 자를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같은 조 제5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 아동·청소년을 추행한 자도 같은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담임교사가 성적 지위를 이용했다면 폭행·협박이 없었더라도 위력 추행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형사 수사 과정에서 확보되는 피해 아동 진술 영상, 교사 진술조서, 학교 CCTV, 교내 메신저 기록은 민사 소송에서 가해 사실과 직무 관련성을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자료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고소와 민사 청구를 병행하되, 민사 단계에서 형사 기록의 사실조회나 문서제출을 신청해 활용합니다.
형사 판결 확정을 기다리지 않아도 민사 청구는 가능하고, 수사기록이 민사의 핵심 입증자료가 됩니다.
4. 청구할 수 있는 손해와 소멸시효는 미성년 피해자에게 유리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하면 성년이 될 때까지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청구할 수 있는 손해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정신과·심리상담 치료비 같은 적극적 손해, 둘째는 향후 치료 예상비용, 셋째는 아이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입니다. 부모도 민법 제751조에 따라 자녀의 피해로 입은 고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별도로 청구할 수 있고, 앞서 본 사례에서도 학부모에게 별도의 위자료가 인정됐습니다.
시효는 민법 제766조가 정합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같은 조 제3항은 미성년자가 성폭력·성추행·성희롱 그 밖의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 그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진행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오래 기다려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CCTV 보존기간이 지나고, 아이의 기억과 진술이 흐려지며, 가해 교사가 퇴직하거나 학교를 옮겨 소재 파악이 어려워집니다. 부모가 지체하다 증거를 잃는 경우가 훨씬 많으므로 시효보다 증거 보전을 기준으로 시점을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시효에는 여유가 있지만 증거에는 여유가 없으므로, 피해를 알게 된 즉시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5. 신고부터 배상 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아이의 안전 확보와 증거 보전을 먼저 하고, 형사 고소와 민사 청구를 순서대로 준비해야 합니다.
통상 ①학교 또는 교육청에 사실을 알리고 분리 조치를 요청한 뒤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 ②피해 아동 진술조사와 피고소인 조사가 진행되며 → ③수원지방검찰청 등 관할 검찰청이 송치 사건을 기소 또는 불기소로 처분하고 → ④기소되면 수원지방법원 형사재판이 열리고, 민사 배상 소송은 이와 병행하거나 이후에 제기하는 순서로 이어집니다. 아이가 어릴수록 반복 진술로 인한 2차 피해가 문제되므로 진술 절차에서 보호 방안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아이를 위해 우선 아래 순서로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아이의 진술을 유도하지 말고 아이가 말한 날짜·장소·표현을 그대로 기록하고, 병원·상담센터 진단서와 진료기록을 확보합니다.
학교에 담임 접촉 차단과 분리 조치를 서면으로 요청하고, 학교가 어떻게 회신하고 대응했는지 기록으로 남겨 둡니다.
CCTV 보존, 교내 메신저·알림장 기록, 이전 유사 민원 유무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고 변호사와 형사 고소 및 민사 청구 순서를 정합니다.
학교 측의 사후 대응이 부실했다면 이 부분도 감독 소홀 주장의 근거로 쓰이므로, 학교와 나눈 연락은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아이가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마주하면 “학교와 척을 지면 아이가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라는 걱정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 아동의 부모님 입장에서는 형사처벌과 별도로 아이의 치료와 회복을 뒷받침할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학교의 책임은 교사 한 명의 일탈로 덮이는 것이 아니라, 외형상 직무 관련성과 관리·감독의 실태가 함께 따져지는 문제입니다.
반대로 의혹을 받는 교사나 이를 관리하는 학교 입장에서도 “접촉이 있었지만 추행의 고의는 없었다”는 주장은 접촉의 경위, 부위, 지속성, 아이의 반응에 대한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되어야 하며, 사실관계가 다르다면 초기에 정리해 두어야 불필요한 책임 확대를 막을 수 있습니다.
저는 학교와 같은 지도·감독 관계에서 벌어진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쪽과 의혹을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어떤 순서로 확보했는지가 이후 형사와 민사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어떤 청구부터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그때가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증거와 시효가 모두 살아 있는 지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교사가 형사처벌을 받아야만 학교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민사 배상은 형사 결과와 별개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교사의 가해 사실을 입증해야 하므로 수사기록과 형사 판결이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Q. 공립학교와 사립학교 중 어느 쪽이 청구하기 유리한가요?
A. 근거 법률이 다를 뿐 둘 다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립은 국가배상법 제2조, 사립은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을 근거로 하며, 두 경우 모두 직무와의 관련성이 핵심입니다.
Q. 교사가 방과 후 학교 밖에서 추행했다면 학교 책임은 없나요?
A. 시간과 장소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담임이라는 지위를 이용했는지, 학교 업무와 관련된 상담·지도 명목이었는지에 따라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구체적 경위를 살펴야 합니다.
Q. 아이가 어려서 지금은 소송이 힘든데 나중에 해도 되나요?
A. 민법 제766조 제3항에 따라 미성년 피해자의 성적 침해 손해배상청구권은 성년이 될 때까지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다만 증거가 사라지기 전에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부모도 별도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자녀가 입은 피해로 부모가 받은 고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도 민법 제751조에 따라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고, 실제 판결에서도 부모에게 별도 위자료가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Q. 학교에 알렸더니 쉬쉬하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학교의 대응 내용과 일시를 서면과 녹취로 남기고, 사실을 경찰에 직접 신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교가 알고도 방치했다면 이는 오히려 감독 소홀을 입증하는 자료가 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